NonArtBookReview2013. 4. 22. 12:16




http://www.amazon.com/Empathic-Brain-Christian-Keysers/dp/9081829203


Mirroring People http://americanart.tistory.com/2298 의 저자와 비슷한 시기에 '미러 뉴론'이라는 동일한 주제의 연구 작업을 한 학자의 책이라서, 이들의 주요 논점이 뭔지 알기 위해 마저 읽었다. (킨들 책 값이 싸서, 그것도 작용했다). 


이미 앞서의 책에서 미러 뉴런 연구 관련 주요 토픽 및 개론을 대충 파악 했기 때문에 이번에 읽은 책은 읽기가 수월했다. 겹쳐지는 부분도 많고, 설명이 장황한 부분은 건성으로 지나쳤다.  마코 아이코보니의 저술에 비해서 크리스챤 케이저스의 저술은 어딘가 논점이 좀 흐릿하고 - 자꾸만 일반적인 얘기로 흐르는 것 같아서 읽는 맛은 덜 했다. 


이 책에 소개된 에피소드들 중에서 세가지 실험 이야기는 메모 해 둘만 한 것으로 보인다.


1. 좋은 놈, 나쁜 놈 실험:


여자 16명, 남자 16명 이렇게 성별이 다른 두개의 실험 집단을 구성한다.  이들은 어떤 게임을 하는데, 게임 결과에 따라서 연구자가 상금을 주는 식이다.  두명의 연구자가 이들과 작업을 하는데 한명은 상금을 공정하게, 후하게 나눠주고 (좋은 놈), 또 한 사람은 상금을 불공평하게 나눠주거나 아주 떼어먹거나 하는 식이다 (나쁜 놈). 


이 게임이 끝나고 나서,  실험 참가자들을 어느 방에 모이게 한다.  그리고 그 옆방에는 바로 위의 '좋은 놈' 과 '나쁜 놈' 연구자들이 들어있는데, 이들은 고통스런 전기충격을 받아야 하는 처지이다. 


그들에게 친절하게 행동했던 좋은놈과, 못되게 군 나쁜 놈이 차례대로 전기충격을 받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 남자들의 반응은 -- 좋은 놈이 전기충격 받고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면 곁에서 그 소리를 듣는 남자들도 뇌의 동일한 부분에서 고통을 느끼는 신호를 보냈다. (고통에 공감했다는 뜻).  그런데 그들이 괘씸하게 여기던 '나쁜놈'이 비명을 지를 때는 '고통에 공감했다는 신호'가 나오지 않거나, 심지어 뇌의 어느 영역 -- '아이고 고소해라 (보상의 기쁨)'이 강하게 반응했다고 한다. 


 * 여자들의 반응은 -- 좋은 놈이건 나쁜 놈이건, 이들이 고통스런 비명을 지를 때 동일한 '공감'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괘씸한 놈이 고통스러워 할때 -- 남자들이 무감각하거나, 고소해라 하며 좋아할때, 여자들은 괘씸한 놈의 고통도 함께 나눴다는 것이다. 


2. 백일 (삼개월 반) 쟁이 아기들 실험:




백일쟁이 아기는 아직 손에 뭘 쥐는 것을 잘 못한다.



아기 (ㄱ) 

아기를 엄마가 안고 앉아있고, 아기의 앞에 실험자가 나타난다.  실험자가 아기 앞에 두개의 장난감 (오른쪽에 한개, 왼쪽에 한개)을 놓고, 찍찍이가 붙은 장갑을 낀 손으로 우선 오른쪽 장난감을 잡는다 (장난감이 찍찍이에 붙는다).  아기는 대략 60초 동안 이것을 들여다본다.  실험자가 동일한 행동을 반복할수록, 아기의 집중 시간이 짧아진다. 


실험자가 이번에는 왼쪽 장난감을 잡는다. 아기의 집중 시간이 다시 60초대로 올라가고, 그 후에 오른쪽 장난감을 잡으면 역시 다시 60초 가까이 집중하여 바라본다.  이것이 반복되면 집중 시간도 짧아진다.


아기 (ㄴ)

이제 또 다른 아기가 등장한다. 역시 백일쟁이 아기이다.  그런데 이 아기의 실험 조건이 약간 달라진다.  우선 아기에게 위의 장난감과 비슷하지만 약간 작은 장난감을 잠시 갖고 놀게 한다.  아기 손에 찍찍이 장갑을 끼워줘서, 그 찍찍이 장갑에 장난감이 붙을수 있도록 해 준다 (아기가 물건 잡는 것이 서투니까).  그렇게 잠시 작은 사이즈의 장난감을 들여다보고 만져보고 나서 -- 이 아기는 전의 아기와 같은 실험을 맞게 된다.


아기 ㄴ 의 경우, 실험자가 오른쪽 장난감을 잡았을때, 집중헤서 보는 시간이 120초 가까이 되었다.  왼쪽 장난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집중시간이 길었다.  물론 행동이 반복되면 서서히 집중 시간이 줄어 들었다.


--> 사람은 친밀한 것, 면식이 있는것 -- 이런것에 좀더 집중한다. (교육 현장에서 보자면 생판 낯선 것을 제시하기 보다는 일단 '소개'하는 과정이 학습 효과를 높여 줄 것이다.)



3. 이웃의 고통 -- 원숭이 실험




원숭이 집 안에 줄이 하나 매달려 있다. 그 매달린 줄을 잡아 당기면 뭔가 먹을 것이 떨어진다. 몇 차례의 우연한 결과를 통해서 원숭이는 그 줄을 잡아 당기면 먹을게 떨어진다는 것을 학습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결과를 달리 해본다. 원숭이가 줄을 잡아 당기자 -- 옆 원숭이 집에 있던 이웃 원숭이가 죽겠다고 막 소리를 지른다. 전기충격을 받은 듯 하다.  원숭이가 일단 줄을 잡아 당기는 것과 이웃 원숭이의 고통이 상관관계가 있다고 파악하는 순간부터, 원숭이는 절대 끈을 잡아 당가지 않는다고 한다.  (---> 이런 것을 보면 동물들에게도 인간에 못지 않은 도덕감, 동정심,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물론, 보통 사람들이라면 동일한 환경에서, 절대 끈을 잡아 당기지 않을 것이다.


인간에게는 실험을 좀더 달리 해봤다. 


옆방에서 어떤 사람이 전기 충격을 받고 막 고통스러워 한다.  이걸 듣고 있어야 하는 사람들은 고통스러우니까, 나가버리고 싶을 것이다.  이 때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준다고 치자:

"저방에 있는 사람은 전기 충격을 열두번 받아야 해. 이제 두번이 끝났어. 너는 이제 여기서 선택을 할 수 있어: 

    1. 여기서 저 소리 듣고 있기 괴로우면 그냥 나가도 돼. 
    2. 끝까지 그냥 남아 있어도 돼. 
    3. 네가 저 사람 대신 들어가서 전기충격을 받을수도 있어. 이 경우 네가 몇번 대신 전기충격을 받을지 네가 결정할수 있어. 


자 이경우 나라면, 어떻게 할까...난,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나간다. (^_^*. 난 영리하니까. 실험 상황에서 내가 그냥 나가면 전기충격도 멈출거라는걸 아니까. ---> 그러니까 이렇게 실험의 속성을 아는 사람은 이런 자리에 끼워놓으면 안된다).  


그런데, 이 경우 대다수가, 3번 내가 대신 고통을 조금 나누겠다는 노선을 선택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이 나누는 고통은 60 퍼센트까지도 올라간다고 한다. 열번의 전기 충격이 남아있다면 그중 여섯번은 자신들이 받겠다는 식인가보다.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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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발달과 미러 뉴런에 대한 챕터도 있었는데 -- 내가 기대했던 만큼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서 크게 건질 것은 없었고, 모국어에 반응하는 신경세포와 제2언어에 반응하는 신경세포가 어떠할지, 어떤 차이와 공통점이 있는지 궁금했다. 이런것을 fMRI로 들여다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내 추측에 --- 초기 학습 단계에서는 뇌의 다른 영역에서 불이 들어올것이고, 능숙한 단계가 되면 모국어와 동일한 영역에서 불이 들어올것 같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