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2. 3. 21. 10:30



봄날이 가는 것이 안타까워서, 학교에서 수업 마치자 마자 대충대충 책상위를 정리하고 집으로 달려왔다.  운동을 다녀와서 쉬고있던 찬홍이를 끌고 포토맥으로 향했다.  찬홍이가 운전대를 잡아서, 내가 차창밖의 풍경을 사진기에 몇장 담을수도 있었다.  체인 브리지 로드.  하늘에 떠있는 '꽃구름.'


비가 뿌렸던 걸까? 길이 촉촉하고 웅덩이에 물이 고여있기도 하고, 온세상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 그렇게 싱싱한 봄날의 오후. 웅덩이에 고인 물에 비친 나무의 연두가 너무 생생해서 슬프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일까?  작년까지도 나는 꽃잎에 열중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자꾸만 초록, 연두가 시선을 잡는다. 심지어 이 봄날의 연두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길가다 문득 문득 발을 멈추고 연두 잎을 들여다보거나 손으로 만져보기도 한다.  연두, 초록, 네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몰라.  살아서 이렇게 아름다운 색깔을 보고 만지고 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산다는 일은 참 벅차고 힘든 숙제 같은 거지만,  그래도 이렇게 고운 빛깔을 볼 수 있으니 위로가 되고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찬홍이가 찍은 내 뒷모습이 참 태평하고 아담해보여서 맘에 들었다.  내가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 살았다는 것을 기억해야지.




키브리지



조지타운 스포츠 용품점 쇼윈도. Run, Recover, Repeat. 달리고, 회복하고, 다시 달리고.
찬홍이가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하루에 5-7마일을 꾸준히 달리고 있다고. 하도 기특해서 내가 달리기 운동화와 운동복을 사주기로 했다.  찬홍이를 따라서 나도 조금씩 달리기를 해 봐야지.



요즘 찬홍이와 외출을 하면 프로즌 요거트를 사 먹을때가 종종 있다. 만날때마다 한번씩은 사 먹는것 같다.  전에 혼자서 프로즌 요거트를 사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맛이 없어서 먹다 버렸다.  찬홍이와 먹으면 맛있는데, 혼자 먹으면 재미가 없다.  그래도 아이스크림은 느끼해서 다 못먹는데 프로즌 요거트는 작은것 하나는 거뜬히 해결한다. 즐거운 프로즌요거트.





집에 돌아오는 길에 조지타운에서 아주 고색창연하고 위엄있어보이는 빵집을 하나 발견했다. 빵집 점원이 갓 만든 빵을 진열하다 말고 창밖의 내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다음에 조지타운에 오면 이 빵집에 들러서 예쁜 파이 하나를 사 먹어봐야지!!!






꽃잎이 잔설처럼 내려 쌓인 조지타운 수로변. 파타고니아 옷가게 앞이다.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를 무심코 흥얼거리게 된다.

 


그리고 수로 너머로 지는 저녁해.  찬홍이와의 즐거운 강변 산책. 봄날.




'Diary > Walk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찬홍이와 봄날은 간다  (0) 2012.03.24
cherry blossom festival washingtin dc  (0) 2012.03.23
블루벨과 퍼그  (0) 2012.03.20
리버밴드 파크, 봄날의 강변  (2) 2012.03.20
봄날의 곰 두마리  (2) 2012.03.19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