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Column2012. 1. 11. 01:12




매주 수요일에 실리는 내 칼럼은 2010년 8월에 시작되었다. 그러니까 그 때부터 매주 한편씩 2,000 자의 글을 신문에 발표를 한 셈이다. 주제를 정하지도 않았고, 그냥 마음가는대로 편안하게 써 달라고 해서, 그렇게 써오기는 했는데... 그 사이에 독자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뭐 별로 관심을 받을 일이 없으니까 나쁜 반응이랄 것이 없고.  누군가 아는체를 할 때는 대개가 덕담이므로. 헤헤.

칼럼을 계기로 모르는 분이 찾아와 내게 일을 부탁하여 기꺼이 수락을 한 경우도 있고,  모르는 분이 연락한 것에 내가 답을 하지 않고 지나친 경우도 있다. 나는 교육 관련 사회단체와는 협조적이지만 그 외에 정체가 애매한 단체와는 잘 협조가 안된다. 내가 그 분야에 대해서 잘 모를때는 나서기를 저어한다. (나 스스로 아무데나 깝죽대고 얼굴 들이밀고 그러는것은 실례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나는 내가 진정으로 쓸모가 있는 곳에 서 있고 싶다. 돈이 안되는 일이라도.)  칼럼이 인연이 되어 내 학생이 된 분도 있고. 모르는 사람인데 그냥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덥석 손을 잡아준 분도 계시고 -- 글 잘 읽었노라고.

칼럼을 쓰면서 가장 덕을 많이 본 사람은 나 자신일것이다.  (1) 일단 나는 행동거지가 조심스러워졌다. 옷 매무새도 좀 조심스럽게 하고, 행동도 튀지 않게, 오만불손하지 않게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편이다.  (2) 내 글과 내 행동이 일치하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3) 매주 새로운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보거나, 일단 주제가 정해지면 최소한 '멍청한 소리'를 해서는 안되므로 관련 자료도 챙겨보게 된다.  그러다보니 나 스스로 많이 배우고, 정돈된 생각을 갖게 된다.  이러한 것들이 나라는 한 인간을 완성시켜가는 과정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대개 수요일에 실리는 원고는 화요일 오전까지 담당기자에게 전해져야 하는데, 나는 성질이 급한 축이라서 뭐든 닥쳐서 하지 못하고 앞서서 하는 편이다. 그러니 일요일 저녁이면 원고가 완성된다. 월요일 아침에 다시한번 원고 상태를 체크하고 (다듬을데가 발견되면 기쁜 마음으로 다듬는다), 그리고 나서 안심이 되면 월요일 오후에 원고를 보낸다.  원고란 것이 써놓고 덮어 뒀다가 다시 보면 뭔가 미진한 것들이 발견되기 마련이다. (그런 후에도 신문에 실린 글에서 오자, 탈자, 잘못된 정보가 발견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내가 잘못 쓴것을 편집자가 고쳐 놓은 경우도 종종 있다.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는 글 생각이 안나서 그냥 보내버리고, 월요일 저녁까지도 아무 생각이 안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잠자리에 들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 새벽에 일어나 뉴스위크지를 집어들고 특집 기사를 요약소개하는 형식으로 글을 써서 보냈다. 번갯불에 콩을 튀겨먹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평소에 내가 흥미롭게 관심가지고 관련 서적들을 보아오던터라 글 쓰기가 재미 있었다. 어쨌거나 편집자가 작업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새벽에 원고는 날아갔다.

아침에 이메일을 열어보니 서울의 김선배가 신년 축하 메시지를 보내셨는데, 그 속에 유머가 한편 들어있다. 그냥 웃고 지나갈 만한 유머이지만, 사실 이론적으로 들여다보면 '원인'에 대한 착각이나 오해와 관련된 내용이다.


만득이가 벼룩에게 말했대요. '뛰어!' 벼룩은 팔짝 뛰었답니다.
이번에는 벼룩의 다리 하나를 부러뜨리고 말했답니다. "뛰어!" 벼룩은 미동도 하지 않았겠지요?
만득이가 내린 결론; 벼룩은 다리가 부러지면 귀가 먹는다.

위의 유머와 관련된 실생활의 예는 얼마든지 있을수 있다.  한 학생이 수업중에 집중을 하지 않고 산만하고 노트필기도 잘 안하고 그래서 선생님이 관찰을 했는데, 알고보니 그 학생이 시력이 안좋아서 칠판의 글씨가 제대로 안 보였다는 것이다. 그 학생은 칠판이 안 보이니 옆자리 친구가 베껴쓰는 것을 훔쳐 보거나 혹은 잘 보기 위해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을 것이다.  그것이 선생님 눈에는 태도가 불량하게 비쳤을수도 있다.

빈민가 지역 교도소에 흑인 수감자가 많은것을 보고, '흑인들은 범죄 유전자를 타고 났다'고 판단을 할 수도 있겠다. 겉보기에 그러하다.  하지만 빈곤한 상황이 이들을 감옥으로 보내는 한가지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국에서 미국에 방금 온 학생이 하나 있다. 그는  한국에서 수재, 천재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여러모로 탁월하다. 하지만 영어는 아직 제대로 할 줄 모른다. 그래서 그는 영어를 잘 못 알아듣고, 말을 할때도 제대로 하지를 못한다. 그래서 겉보기에 바보같다.  사람들은 그가 말귀를 잘 못알아듣고, 말을 잘 못하므로 바보 천치라고 판단한다. 영어가 문제라고는 상상하지 않는다. 그래서 무수한 미국 만득이들이  내리는 결론, '한국의 천재는 미국의 바보 수준이다.'

하여...이 유머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가, 한가지 '스르르' 드는 생각.  매주 수요일에 나오는 내 칼럼을 쓸때, 주제가 어떠하건 한가지 '유머'를 가지고 시작하면 어떨까?  유머가 있는 칼럼. 유머 한가지를 통해서 세상 사는 일을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잠시 해봤다. (그런데 사실 유머 적재적소에 활용하기가 참 어렵고, 게다가 유머를 발굴해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서점에 가서 유머집을 좀 들여다봐야 하려나....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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