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초로 내 발에 맞는 등산화를 샀다. (어제).
전에 스포츠 오소리티에서 대강 등산화를 살펴 봤었고, 노스페이스 등산화도 살펴놨고, 어제 팀버랜드 매장에서 예쁜 등산화를 만났는데 (꽤 팬시했다) 어쩐지 그 팬시함에 넘어가면 안될것 같아서 에코에 갔다가, 이 신발이 제일 맘에 들어서 이것을 샀다.
어제 아침에 산책 나갔다가, 난데 없는 바위지대를 만나는 바람에 내 발이 고생을 좀 했다. 평평하고 잘 닦여진 산책로에만 익숙해진 내 몸이 집중력을 요구하는 바위 산길에서 영 적응을 못하고, 특히 발과 발톱이 고통을 겪었다. (발톱 일부가 깨졌다. 양말과 신발이 얇았던 때문이다.) 그래서 '등산화'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등산화 그것이 둔하고 무겁고, 그걸 왜 신나 했더니 발전체와 발목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어제 바위지대에서 고생을 좀 했는데, 통과 하고 나니, 특히 그 고생스런 지대에 또다시 가고싶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평소에 안다니던 길에서 고생을 좀 한 결과, 몸살이 났다. 이 몸살이 지나면, 산에 가도 몸살이 안 날것이다.) 평탄한 길은 재미가 덜하고, 바위산을 좀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평생 내 몫으로 등산화를 사 본 적이 없다. 옛날에 엄마가 산 빨간 나이키 등산화를 신은적이 있었는데, 내 발에 약간 작은 (발에 딱 맞는) 신발을 그래도 열심히 신고 다녔었다. 그것이 집에 있던 유일한 등산화였었으니까. 발가락이 아픈것을 참고 그 것을 신고 산에 오르고 그랬었다. 아주 옛날 얘기다. 지홍이가 태어나기도 전이니까.
이제야 내가 내 몫의 등산화를 한컬레 장만한다. 인생은 아직도, 새롭고, 처음이고 그런 것들이 많이 있다. 늘 새로운 해가 떠오르는 것이니까. 새로운 길이, 새로운 사람들이 내 앞에 펼쳐지고 지나갈 것이다. 열이나서 오늘 장거리 워킹은 불가능하겠다. (산에 가기 전에 이 신발을 신고 길을 들여줘야 하는데...)
***
같은 매장에 트레킹화도 아주 예쁜, 그리고 편해보이는 것이 있었는데, 신어보니 발 앞꿈치가 신발에 닿았다. 이상도하지 똑같은 사이즈인데 등산화는 앞꿈치가 신발에 안닿는데 왜 트레킹화는 닿는 것일까? (나는 발 앞꿈치가 신발에 닿으면, 안신는다. 두꺼운 양말 신고, 발이 부을경우 신발에 닿는 부분이 아프니까.) 그 트레킹화가 참 가볍고 예뻤지만, 그점이 맘에 안들어서 안사고 말았다. 하지만 가벼운 트레킹화도 한켤레 갖고 싶은데 말이지.
아주아주 나비처럼 가볍고 기능적인 트레킹화도 하나 골라서 사야지. 산에 가기에 좋은 계절이다. 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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