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Art2011. 10. 24. 06:32

Cakes (1963) oil on canvas
Wayne Thibaud (1920- presently working)
사진. National Gallery of Art 동관 1층 2010년 1월 16일 이은미 촬영



집으로 날아온 Smithsonian Magazine 2011년 2월 호에 Wayne Thibaud 특집 기사가 실렸다.
http://www.smithsonianmag.com/arts-culture/Wayne-Thiebaud-is-Not-a-Pop-Artist.html
기사를 재미있게 읽고, 내가 갖고 있는 사진파일을 뒤져서 들여다본다.


Wayne Thiebaud (1920 - )   --'웨인 티보' 라고 발음한다-- 는 현재 91세의 현역 화가이다. 2차 대전후의 미국의 현대 미술을 주도했던, 앤디 워홀, 프란츠 클라인, 윌렌 드 쿠닝, 리히텐 스타인등 굵직 굵직한 인물들이 그와 동시대에 활동했다.  오늘에서야 그의 이름 Thibaud 를 '티보'라고 읽을수 있게 되었다.  내가 이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이유는 아마도 그의 이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잘 몰라서였을것이다.  정확한 발음을 모를경우 기억하기가 힘들다. (이제는 아마 잊지 않을것도 같다.)

미국의 현대 회화를 지나치다보면 '반드시' 큼직하게 그려진 파이 그림을 만나게 된다. 동글동글한 파이가 모여있거나, 하나가 있거나, 아이스크림을 아주 크게 그려놓거나, 캔디볼이 있거나 이런 그림들이 보인다. 큼직한 미술관에서 이런 그림을 한점 봤다면 '웨인 티보'라고 아는척을 해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것이다.

이 다양한, 그러나 반복적인 케익 그림은 앤디 워홀의 '갭벨 수프 깡통' 그림을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다. '상품'을 그림에 담아 놓은 스타일이 비슷해서일 것이다. 산업사회에서 대중적인 상품들이 가지는 '미적 가치'를 워홀만큼 신나게 대변한 이가 또 있을까. 티보의 케익 그림 역시 이런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나는 일단 티보의 케이크 그림을 '팝 아트'에 끼워 넣기로 한다. 

그러나, 티보를 팝 아티스트라고 규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가 팝 아트만 한 사람이 아니므로, 그가 팝아트적 작품들로 유명해졌고, 널리 알려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도 진행중인 그의 예술세계는 팝아트를 넘어서 다채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스미소니안 기사에서는 (혹은 wayne thiebaud paintings 이미지 검색을 해보면) 그의 매우 매력적인 풍경화들이 소개가 된다.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던 Richard Diebenkorn (1992-1993)의 풍경화 기법의 영향을 받았다고도 하는 티보의 풍경화는 간략하면서도 세밀하고 깊다.

스미소니안 기사를 읽어보면, 티보는 '만화가,' '광고미술가' 등의 이력을 거쳐 뒤늦게 본격 회화의 길에 입문하였다. 그의 이력을 보면 그는 나이 서른이 넘어서 미술 학사와 석사를 받았다. 그 자신, 헐리우드에서 광고나 영화 광고 쪽에서 활동하면서 돈을 많이 버는 일에 열중했다고 한다. 앤디 워홀 역시 상업 미술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성장을 했다. 아무래도, 동부에서 앤디 워홀이 상업미술로 돈방석에 오르고 있을 즈음, 서부에서 웨인 티보가 비슷한 이력을 쌓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그는 만화, 광고 일러스트레이션, 광고제작등의 이력을 거쳐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열어내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의 그림의 소재들이 가게 진열대의 달콤한 케익, 사탕 항아리, 아이스크림, 오락기등인 것을 보면 광고쟁이로서의 그의 전력이 여전히 그의 회화의 밑거름이 되고 있지 않은가. 광고쟁이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제품'들을 회화로 구현해 낼 생각을 했을까 말이다.

티보의 그림들을 들여다보면서, 그의 그림 소재가 된 것들의 일관성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생각해본다. ...음...문방구에 가서 문방구에 쌓인 것들을 사진기에 담아서 연작으로 그려보면 어떨까. 문방구 풍경, 문방구 안의 아이들, 문방구 앞의 전자 오락기 앞에 앉아서 노는 아이들, 그 앞에 쌓인 장난감 뽑기 껍데기, 그 알록달록한 껍데기 뭐 그런것만 시리즈로. 

티보는 UC Davis 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가 70에 은퇴를 했는데, 그 후에도 지금까지 명예교수로 미술 특강을 하는데 여전히 학생들이 몰려 온다고 한다. 나이 90에 현역을 달리는 화가. 참 복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나를 사로잡은 그림은 아래의 풍경화. 제목 Brown River, 2002. 그림이 빛에 반사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내 책상 밑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었는데도 아래 부분이 반사가 되었다. 이것은 말하자면 '지도'와 같다. 헬리콥터나 비행기를 타고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장면 같은 풍경.  그런데 그림을 들여다보면 그림자의 방향이 일관성이 없고, 그리고 색상이 참 다채롭고 깊다.  그림자의 방향이 왜 일관성이 없을까?  예컨대 왼쪽 상단 구석의 푸른 나무 그림자를 보면 태양이 그 뒷쪽에서 비치는 것 같은데, 강 오늘쪽 굽이진 강둑의 나무 그림자는 오른쪽 위에서 태양이 빛나는 것 처럼 보인다.  어린 아이라 하더라도 빛과 그림자의 이치만 안다면 금세 알아차릴 이런 방향의 불일치를 화가가 몰랐을까?  알았다고 봐야한다. 그러면 그는 왜 이런 장난을 했을까? 이 자도안에 모든 '시간성'을 다 집어 넣고 싶었던걸까? 

 

이렇게 아름다운 '지도' 그림을 보면, 나는 가슴이 쿵쿵 뛴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아, 얼마나 매혹적인가.






아래의 그림은 Man in Tree (나무의 남자).  티보가 1978년부터 그리기 시작하여 아직도 작업을 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30년이 넘게 그의 품에서 색을 입어가고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채색이 꽤나 깊다.  그래서인지 화면에서 보석같은 색감이 불빛처럼 흘러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아 찾았다!

http://americanart.si.edu/images/2004/2004.30.4_1b.jpg
티보의 풍경화가 어딘가 눈에 익어서 뒤져보니, 내가 그의 풍경화를 본 적이 있었다.  어디에 있는지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 1층.  에드워드 호퍼와 조지아 오키프 그림이 있는 전시장 왼쪽에 이 커다란 풍경화가 걸려있다. 나는 이 그림 앞에서 한참을 이유도 모른채 서성이곤 했었다.  이 '지도'같은 그림 앞에서면, 뭔가 그리워진다. 자동차를 몰고 이 풍경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지는 것이다. 


(위) 2011년 1월 25일 작성


(아래) 2011년 2월 12일 (토) 방문,  작성 (사진 촬영: 박찬홍)
본 페이지 맨 위에 소개된 작품. National Gallery of Art 1층에 전시된 작품. (카메라가 바뀌어서 색감도 조금 차이가 난다). 대략 사람과 비교하여 이정도 규모의 작품.




같은날,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 이작품을 보려면 에드워트 호퍼의 Cape Code Morning 이 전시된 뒷편으로 가면 된다.

위의 이미지를 보면 강물이 연분홍처럼 보이는데, 전시장에가서 원화를 보니 내 카메라에 담긴 이미지가 좀더 원화의 색감에 가까웠다. 강물이 노리끼리한 분홍빛에 가까웠다 (얼핏 노란 탁류를 연상시키는 색감이었다).







(아래) 2011년 10월에 이 전시장에 방문 했을때, 위의 LeVee Farms 가 걸려 있던 자리에 새로운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티보를 보러 가볼까...'하고 갔는데 새로운 작품이 걸려 있어서 예기치 않았던 선물을 받은듯 그렇게 반갑고 기뻤다.
이러한 풍경화는 동시대에 같은 지역에서 활동을 한 리차드 디벤콘 (Richard Diebenkon http://americanart.tistory.com/1400  )의 풍경화와 많이 닮아있다.  그래서 두사람의 풍경화를 비교해서 보는 일도 재미있다.






(아래) 2011년 4월 12일, 대학원생들과 함께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에 필드트립을 갔던 날, 3층 링컨 갤러리에서 찍은 사진.  이 작품의 제작 년대가 1962년으로 표시 되어 있다. 미국에 앤디 워홀을 위시한 팝아트 운동이 불길처럼 퍼져갈때의 팝아트 작품으로 분류 될 만하다.  팝 아트 페이지에서 간단하게 적은 바 있듯이, 이미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어 나온 대상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그냥 열심히 그렸다. 앤디 와홀은 스프 깡통이나 포장 상자를 그대로 베끼듯이 그려 댔고, 웨인 티보는 알록달록한 컵케이크들을 그려댔고. 그 와중에 이런 잭폿 기계도 그렸을 것이다.

2011년 4월 12일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 링컨 갤러리.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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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케이크 그림의 연상작용일까요?.. 풍경화를 보고 있어도 여전히 케이크 장식같은 이느낌은..

    2011.02.14 11: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제가 이 작가에 대해서 알지 못할때, 제 시선을 끌었던 것은 케이크 그림보다는 그의 풍경화였지요. 지금도 저는 그가 그린 '빵떡'보다는 그의 풍경화를 좋아해요.

      그런데 사과씨님 말씀처럼, 이제는 그의 빵떡에서 그의 풍경화를 찾아내게 되지요. 사과씨님이 그의 풍경화에서 빵떡을 찾아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

      누군가를 알아가면서, 그와 관련된 것들을 연결시키면서 그 사람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가게 되는 과정. 그런 과정이 ...사는 재미 같아요. 우리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게 되면 많은 것들이 의미있게 다가오고 서로 연결되는데. 딱히 연애를 하지 않는대도, 낯선것을 만나서 알아가게 되는 과정 자체는 '연애' 하고 비슷하지요. 그래서 많은 시인들이 '사는것이 연애가 아니더냐' 하고 노래를 했겠지요.

      2011.02.17 01:15 신고 [ ADDR : EDIT/ DEL ]

WednesdayColumn2011. 2. 2. 22:23


백문이 불여일견.  한번 보시지요. :)  백남준씨 자료는 차근차근 정리하여 제대로 엮어보려고 계획만 열심히..촬영 이은미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50196


내일은 설날이다. 나는 워싱턴의 하늘 아래서 떡국을 끓여 조상께 드리는 차례를 지낸다. 세상 어디에 가서 산다고 해도 나는 한국인이고 한국인의 전통을 지키는 것은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의례이기도 하다. 명절 아침엔 한국의 가족이 그리워서 눈물이 난다.

           워싱턴에 살다 보면, 이곳을 찾는 지인들에게 관광 안내를 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챙겨 줄 때가 있다. 워싱턴 디씨에서 한국인이 찾아 볼만한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말해주고 싶다,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에 가봐야 해. 거기 3층에 가면 미국의 국보급 미술품들이 전시가 되어 있거든. 링컨 갤러리 중심 부분에 미국 지도를 표방한 백남준의 일렉트로닉 하이웨이 (Electronic Highway) 라는 작품이 있다는 것 정도는 웬만한 미국인들도 다 알고 있을 정도이지. 그런데, 사실 더 놀라운 작품이 거기 숨어있어. 바로 그것을 가서 봐야만 하는 것이지.”

           나는 일단 그 숨어있는 작품 생각을 하면 심장이 쿵 뛰고 코끝이 찡해진다.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 3층 북쪽 회랑의 오른쪽 구석방에 백남준의 진짜 보물이 숨겨져 있는데 제목은 메가트론/매트릭스 (Megatron/Matrix). 전체 215개의 화면에 두 가지 각기 다른 주제가 서로 연결되어 돌아간다. 메가트론 쪽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참가국 관련 화면들이, 매트릭스 에서는 나선형 속의 개인이 비쳐지면서 개인과 세계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대화하도록 이끈다.

           나는 미술에 관심 없고, 비디오 아트가 뭔지도 몰라. 그러므로 나하고는 상관 없어라고 내 친구가 말한다면, 나는 말해주고 싶다, “이건 미술에 무지한 사람이라도 상관없고, 시각장애인이라고 해도 상관없어. 그냥 거기 가서 그 작품 앞에 5분쯤 서있거나 앉아있기만 하면 돼. 백남준이 이 작품에 숨겨놓은 것이 따로 있어.”

           미국의 심장부 워싱턴 디씨, 미국이 자랑하는 국보급 미국미술품을 소장하는 스미소니안 미국 미술관, 3. 거기 빙글빙글 돌아가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품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하게 되는가? 그것은 바로 가수 조용필의 노래이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소리쳐 불러봐도 대답 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 코드 속에 반복적으로 끝없이 심어놓은 한국의 이미지들, 그 이미지들이 모니터를 수놓으며 변화해 가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트의 음악들이 그 흘러가는 화면들과 맞물리는데, 그 속에서 홀연히 흘러 나오는 조용필이라니.  내가 한번이라도 국립 미국미술관에서 한국인 조용필의 노래를 들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던가? 백남준씨는 물론 한국이 낳은 한국의 아들이고, 미국 국적의 아티스트로 생을 마감했다. 미국은 그를 한국 출생 미국 미술가로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국적이 무슨 상관이란 말 인가, 그는 한국의 아들인데. 

           조용필은 한국의 국민가수로 알려져 있고, 그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불세출의 히트곡이라고 한다.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하여 미국을 자주 오가던 국민가수 조용필은 간단히 취득 할 수 있는 미국 영주권조차 거절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한국의 국민가수로 생을 마칠 작정인 모양이다.

           미국 미술관에서 백남준과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맞닥뜨린 이후 내가 이 미술관을 찾을 때면, 나는 어김없이 메가트론/매트릭스 작품이 설치된 전시장 구석에 가서 밥 한끼를 먹을 시간만큼 앉아있다가 나온다. 허기진 가슴이 밥 한끼만큼 차오른다. 이국 땅, 워싱턴 디씨의 심장부에서 울려 퍼지는 한국 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애국가보다도 그 어떤 명곡보다도 더 거친 함성으로 대한민국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남준은 미국의 심장부에 한국을 심어 놓은 것이다. 이것은 고국을 떠나 세계를 넘나들며 활동하던 백남준의 그리운 노래이리라. 그리고 나의 그리운 함성이기도 하다.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은 매트로 레드라인 (Red Line) Gallery Pl Chinatown 역 앞에 있으며 오전 11 30분 개장 오후 7시에 닫는다. 입장료는 물론 무료이다.



이은미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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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Column2010. 11. 19. 00:46
BMA 제공 팜플렛 사진 일부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15709
2010년 11월 16일 화요일

요즘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 미술관(The Baltimore Museum of Art)에서는 Warhol The Last Decade(워홀 마지막 10년)라는 주제의 앤디 워홀(1928~1987)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10월 17일에 전시가 시작되었으며 내년 1월 9일까지 이어질 것이다.

워싱턴 지역에서 사는 것의 장점으로, 나로서는 아무 때나 무료로 드나들 수 있는 각종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들 그리고 아름다운 포토맥 강변의 트래킹 코스를 망설임 없이 꼽는다. 볼티모어 역시 워싱턴 지역에서 한 시간 안에 닿을 수 있는 거리의 역사적인 항구 도시이고, 이곳에도 꼭 가 볼만한 미술관이 몇 군데 있다. 볼티모어 미술관의 특징은 유럽 미술의 거장 ‘앙리 마티스’ 컬렉션이 미국 내 최대 규모로 있다는 것이고, 유럽과 미국의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요소요소에 숨어있어 숨바꼭질하듯 작품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앤디 워홀 기획전을 한다기에 아들 녀석과 함께 미술관 산책을 다녀왔다.

워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앤디 워홀’ 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들이 있다. 알록달록한 마릴린 먼로의 초상화, 실물과 일치하게 그려낸 캠벨 수프 깡통 그림. ‘전기의자’라고 불리는 사형대 사진. ‘도대체 이것이 그림이야 장난이야? 이것이 예술이야?’ 우리는 의문에 빠질 수도 있겠다.

워홀은 미국 미술사에서 ‘팝 아트(Pop Art)’ 예술가로 분류되는데, 이는 대중생활 속에서 모티브를 얻고 대중과 호흡하는 미술 조류를 일컫는 것이다. 미국의 팝아티스트 중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이들은 앤디 워홀 외에도 미국 성조기를 다양하게 표현해낸 제스퍼 존스(Jasper Johns)나 낡은 이부자리에 물감을 흩뿌리고 폐품을 수집하여 콜라주를 시도한 라우셴버그(Rauschenberg) 등이 있다.

워홀은 사실 ‘워홀은 이것이다’라고 정의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채로운 작업을 펼친 작가인데, 피츠버그의 카네기 대학에서 상업미술을 전공한 그는 뉴욕 맨해튼으로 가서 광고미술가로 활약을 하였다. 너무나도 재능이 넘쳤던 그는 상업미술에만 안주하지 못하고 다양한 디자인과 새로운 영역의 미술 분야로 넘나들었다. 그는 폭발하듯 다양한 작업을 거치면서, 그동안 예술의 소재가 되지 못했던 우리 삶 속의 다양한 요소들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깡통 음식 혹은 포장 상자의 무한 재생 작업, 의문의 죽음을 당한 여배우 사진의 무한 재생, 전혀 영화 같지 않은 일상의 지루한 영화들이다.

이번 특별전에 선보인 워홀의 작품은 무엄하게도 종교적 아이콘 예수의 무한 재생이었다. 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작품을 영사기로 되쏘는 식으로 본뜨기를 한 후에 스크린 작업을 하는가 하면, 역시 최후의 만찬에 그려진 예수의 얼굴 이미지를 캠벨 깡통처럼 100회가 넘도록 반복 재생시켰다. 그리고는 길거리 낙서, 그라피티를 연상케 하는 작품 속에 문제의 예수 얼굴을 삽입시키기도 한다. 이것은 신성모독인가 신성의 대중화 인가?

혹자는 1987년 의문사한 워홀의 사망 원인과 그가 말기에 작업했던 예수 이미지의 신성모독을 연결시키기도 한다. 어쨌거나, 그의 죽음은 그가 즐겨 작업했던 여배우 마릴린 먼로의 죽음만큼이나 의문을 남기고 있다.

볼티모어 미술관(http://www.artbma.org/)은 평소에도 다수의 워홀 작품을 전시하는 편이다. 그러므로 이 기획전 뿐 아니라 상설전시장에서도 워홀의 주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기획전의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지만, 상설 전시장의 작품은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참고로 전시 기간 중 오는 21일까지는 미술관에 음식 깡통 한 개를 가져가면 성인 입장료 15달러에서 2달러 할인을 해준다. 다가오는 추수감사절에 사회단체로 보낼 캔 음식을 모으는 행사인가 본데, 깡통 모티브를 갖고 놀았던 워홀을 기념하는 이 아이디어 역시 워홀만큼이나 발랄해 보인다. 물론 나도 깡통 한 개 갖다 내고 입장료를 할인받았다. 유쾌했다.


앤디 워홀이라는 '거인'을 어떻게든 정리하고 싶어서 밍기적거리다가 장장 1년을 보낸것 같다.  (어쩌면 앤디 워홀이라는 거인 때문에, 내 블로그의 미국미술 정리가 자꾸만 미뤄진것 같기도 하고.) 이제 슬슬 어떻게든 이 큰 산을 넘어서서 내가 본래 계획했던 일들을 마무리 해야겠다는 절박한 느낌도 든다.  말 꺼냈으니 정리하면 되겠지...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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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Art2010. 11. 16. 04:52

볼티모어 미술관 2층, 현대미술 전시장은 여러개의 연결된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입구쪽 자그마한 방에, 다음과 같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문제 1)  아래의 세가지 작품은 세명의 각기 다른 작가들이 작업 한 것이다.  혹시 이 작품들의 작가들을 짐작하시는 분? 

 

 * 하나는 쉽게 맞출것 같다

 * 두개까지도 맞추는 분이 있을것이다.

 * 세개 모두 작가를 맞춘다면, 당신은 전문가일 것이다.

 

하나도 못맞췄대도 속상해하지 마시길. 관심 없으면 재미 없는 것이고, 몰라도 상관 없는 것이므로. :-)

 

 

 

 

문제 2) 그런데 이 세가지 작품이 왜 한방에 있을까? 

 

답은...나중에요... (신변잡기는 이제 작작 좀 하고, 블로그 제목에 맞게 미국 미술 좀 들이 파야겠지요... 하도 안쓰니까 이제 작가들 이름도 가물가물 해져요.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해요...)

 

 

 

 

2010년 11월 13일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촬영

 

2010년 11월 13일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촬영

 

 

2010년 11월 13일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촬영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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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Art2009. 9. 19. 18:42

 

http://americanart.textcube.com/48 로이 리히텐시타인의 '집'에 이어

 

워싱턴 디씨의 스미소니안 국립 미국 미술 박물관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American Art and Portrait Gallery) 입구에 설치된 로이 리히텐스타인(1923-1997)의 작품, Modern Head (근대적 머리). 1974년에 디자인이 만들어졌고, 이 작품은 1989-1990 년에 제작된 것이다.

 

리히텐스타인은 1960년대 말 부터 이 모던헤드 시리즈를 시작하는데, 산업화가 가속되는 현대 문명 속에서 기계처럼 변화하는 인간을 묘사했다. 1930년대를 풍미했던 아르 데코 (Art Deco) 건축 디자인과도 맥이 통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원래 1996년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World Trade Center)에서 한블럭 떨어진 곳에 세워졌었다.  그런데 2001년에 911 참사가 터졌고, 무역센터 빌딩들이 무너져 내리는 일이 발생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한복판에 있었던 이 작품은 약간의 표면 상처만 입었을 뿐 멀쩡하게 그 재난을 버티고 서 있었던 것.  모던 헤드.  이는, 인간의 두뇌가 그 모든 재앙 속에서도 꿋꿋함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래서, 911참사 발생 직후, FBI 요원들이 이 지역을 조사하던 시절, 이 작품은 FBI 요원들의 '메모판'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작품 벽에 메모지들을 붙여놓고 정보 정리도 하고 연락도 취하고...  911참사 발생 2개월 후 2001년 11월 9일 모던헤드는 뉴욕에서 벗어나 워싱턴의 스미소니언으로 오게 되었다. 현재는 박물관 울타리 안쪽에 세워져 있으므로 다가가서 메모지를 붙여 놓을 수는 없지만, 멀리서도 이 파란 얼굴을 보면 반갑기도 하다. 재앙을 딛고 일어선채 우리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있는것 같아서.

 

september 18, 2009 rf.

 

 

그런데, 지금 사진을 들여다보니 울타리에 붙어있는 장애인 표시의 파랑색과 모던헤드의 파랑색이 서로 잘 조화를 이루는듯 하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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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Art2009. 9. 14. 08:36

 

 

미국 미술가들을 차례차례 정리하다보면 훗날 Roy Lichtenstein (로이 리히텐시타인)에 대한 챕터도 정리가 되겠지만, 오늘은 National Galler of Art (워싱턴 국립 미술관)의 조각공원 (Sculptor Garden)에 설치된 그의 작품 한가지를 소개한다.

 

사실, 이 작품은 워싱턴에 2년 넘게 드나들면서 자주 보던 것인데, 며칠 전에야 이 작품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했던 것을 고백한다.

 

(사진감상)

 

 

 

'집'이라는 이 작품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그 입체감을 달리한다. 귀여운 집이다. 어떻게 보면 공중에 떠있는것 같기도 하고.  언덕위의 집을 이각도 저 각도에서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이곳은 평지이다. 평지인데 어떻게 언덕위의 집처럼 보이는가?

 

그 비밀은..

 

..

 

..

 

..

 

..

 

 

우리의 착시현상을 이용한 작품이다.  :)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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