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4. 10. 02:48

이 동네 벚나무 꽃을 보면, 일본 병풍에 등장하는, 벚꽃으로 가득한 그림이 연상된다.
눈이 쌓인듯 검은 아스팔트위를 희게 뒤덮은 꽃잎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10. 02:43

Kenwood 벚꽃 지대


어제 비가 많이 쏟아졌다. 오늘 예보를 살피니 흐리긴 한데 비가 올것 같지는 않아서, 비맞을 각오를 하고 산책을 나갔다.  오늘은 아리조나 철교에서 늘 가는 조지타운 방향이 아니라, 그 반대, Bethesda (베데즈다) 방향으로 잡았다. 베데즈다의 Kenwood  벚꽃 구경을 하려고.

 * 오전 7시 30분, 아리조나 철교 출발
 * 오전 8시 30분  4마일 걸어서 베데즈다 시내, 반즈앤노블 책방 도착. 책방이 열리길 기다리며 시내구경하고, 커피 한잔 사먹고
 * 오전 9시부터 10시 20분까지 책방에서 책 구경.
 * 오전 10시 20분 -- 11시 30분 다시 차를 세워놓은 포토맥 애비뉴 도착.  (왕복 8마일 초과)

Capital Crescent Trail 은 0.5 마일 구간마다 마일표시판이 붙어 있어서 그것을 세면서 가면 거리 짐작이 가능하다. 나는 메일랜드 출발점에서 보면 7.5 마일 거리에서 3.5 마일 거리까지 4마일 거리를 왕복한 것이다.  11마일 종착점은 조지타운 톰스 보트하우스. (그러니까 7.5 마일 거리에서 조지타운 종착점 11마일포인트까지 가면 3.5 마일. 이런식으로 걸을 거리 계산을 대충 할수 있다.)

베데스다 시내 못미쳐서 Kenwood 라는 주택지가 나오는데 이곳의 벚꽃나무들이 수령이 백년이 넘는 것들로, 봄이 되면 마을 전체가 벚꽃동산이 된다. 이 벚꽃이 인근에 꽤 유명하다.

비올까봐 방수 잠바까지 입고 갔는데, 비는 오지 않고 흐리고 온화한 날씨라서, 오히려 걷기에는 최상의 날씨였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촉촉하여 편안하게 혼자서 잘 걸었다.


나는 버지니아에 살고 있는데 승용차로 15분쯤 이동하면 워싱턴 디씨이고, 차를 세워놓고 조금 걸으면 메릴랜드두 경계를 넘어간다.  하루에 두발로 세가지 다른 주경계를 들락거린 셈이다. 하하하.
(표지판을 모아 안내 글을 써보려고 표지판 사진들을 찍어봤다.)



본래 Capital Crescent Trail 은 '기찻길'이었다. 교통 수단이 발달하면서 기찻길이 사라지면서 그 자리에 트레일이 조성된 것이다. 그러니까 이 터널도 기차가 지나가던 터널이었고, 내가 '아리조나 철교'라고 부르는 검은 다리도 기차가 지나가던 다리였다.

그런데, 이 터널은, 어찌보면 -- 나 혼자 걸으면서 혼자 생각을 해서 그런지, 성전 건축물 같아 보이기도 한다. 어딘가 숭고해보인다는 말이지... 로마시대 초기 기독교인들은 지하 묘소 카타콤에서 집회를 했다고 하는데, 그들이 이런 곳에서 모였던걸까? 그러면 카타콤의 양식이 성전의 양식인걸까? 뭐 이런 여러가지 건축과 종교와 역사를 나 혼자 오가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했다.



어느 건물에 이런 낙서가 있길래, 하도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양쪽 가장자리에 있는 두명의 친구들이 표정이 조금 다르다. 재미있다.




Kenwood 벚꽃단지에서 셀프카메라. (왜 나는 꼭 내가 들어간 증명 사진을 남겨야 직성이 풀리는걸까. 나는 촌스러워서 그렇다.)


베데즈다 책방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시내 구경.  여기도 조지타운 시내하고 비슷하네...조지타운대학이 없을뿐, 시가지는 비슷하다는 결론. (그러니까 그동안 이 앞을 몇차례 지나면서도 시내 구경을 한가롭게 해보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조지타운 컵케익 분점도 있군...




메릴랜드주 깃발이 예뻐서 그냥 찍어봤다.




이 동네 명소인가본데, 반즈앤노블 옆쪽에 Quatermaine Coffee 라는 카페가 있다. 프렌차이즈가 아닌 지역 고유의 업소인가보다. 


나도 동네 명소에서 커피나 한잔 하려고 들어가서 French Press 를 한잔 주문했다. 그런데,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는 프렌치 프레스가 뭔지 모른다. 나는 막연히 내 친구가 만들어준 프렌치 카푸치노인가? 뭐 그런걸 상상했는데 우유가 들어가고 거품이 있는 부드러운 뭐 그런걸 상상했는데, 그냥 까만 커피를 주더라. 하하하. 내 친구 클레어가 집에서 커피 만들어주면 굉장히 맛있던데...

하지만 내가 늘 먹는 아메리카노하고는 맛이 좀 달랐다. 뭐랄까 거칠고 탁하고, 그러면서도 순하다고나 할까?  아무튼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먹다 보이 입에 맞아서 그걸 맛있게 다 마셨다.

그런데 이 집에서 일하는 직원들, 죄다 영화배우같은 미남들인데 영어 진짜 깔끔하고, 그리고 쿨하면서도 친절하더라. 직원들이 매력이 있어서 내가 또 가봐야할것 같다. 동네 장사라서 그런지 단골 손님과는 잘 아는것처럼 이야기를 주고 받기도 하더라.
아 그런데 내가 프렌치 프레스 주문하니까 What kind of bean? 하고 묻는데, 내가 할말이 있어야지... 내가 커피는 그냥 다 커피라서 아무거나 먹어도 지장없는데, 이 집에서는 커피콩 종류까지 손님이 고르나벼....(나 미쳐부러...)

이렇게 난처한 경우, 나의 전략은 뭔가하면:  "Uh..well...what would you recommend, sir?"  선택을 그쪽으로 넘겨버리는거다. 헤헤헤.  그러니까 그 탐 크루즈같은 점원이 "Uh, you like it strong? or mild or weak?"  이러고 묻는거다.  그래서 내가 Mild 라고 대답해줬다. 호호호. 그러자 "OK, red bean..." 뭐 이런것 같다. 난 커피콩 종류에 특별한 관심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가게 벽에 커피콩에 대한 설명판도 있는것 같았다.  커피 제대로 마실줄 아는 사람은 이 카페를 무척 좋아할것 같다. 나는 커피맛은 잘 모르고, 점원이 멋있어서 여기 또 갈거다.

이곳의 카페 밖에는 예쁜 벤치들이 마련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벤치에서 요기를 하는 것이 많이 보였다.




아홉시에 반즈앤노블에 들어가서 책 보며 놀았다. 하바즈 비즈니스 리뷰 4월자 특집 기사가 흥미로워서 구입해보려고 사진 찍어왔다.



The Playful Brain 책이 꽤 흥미진진하게 씌어졌길래...집에 와서 아마존을 통해 헌책을 주문했다. 돈 아껴서 살아야한다. 하지만 책은 원없이 봐야한다.  헌책을 구입하면...원하는 책을 싸게 볼수 있다.



반즈앤노블에서 반환. (그 전에는 여기서 줄창 가서 시작점까지 간적도 있다. 그것도...겨울에...미쳤지...하하하)



내가 차로 돌아가려면 7.5 라고 씌어진 곳까지 걸어야한다. 사실 그보다 조금 더 가므로 전체 왕복 길이는 8.5 마일 정도 된다.




캐피탈 크레센트 트레일의 전체 지도.






내 차를 세워둔 포토맥 애비뉴의 어느 집에서 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정원에 파란 의자를 내 놓았다. 달력 그림같아보인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