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미술관'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9.24 Philadelphia Museum of Art: Handbook of Collections 1
  2. 2009.09.20 필라델피아 미술관 Philadelphia Museum of Art 1
  3. 2009.09.08 Joshua Johnson: 대갈장군 아이들
Books2009. 9. 24. 12:51

Philadelphia Museum of Art Handbook of Collections [Second Reprint, 1999]

 

 

일전에 필라델피아 미술관 http://americanart.textcube.com/63   에 갔던날, 뮤지엄샵에서 이 책을 한권 사려다가 말았었다. '아마존 닷 컴'에서 사면 할인가격에 좀 더 저렴하게 살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집에와서 웹 검색을 해보니 아마존에서 취급을 안하는 책이었다. 그렇다고 구형 판형의 '헌책'을 사고 싶은 생각도 안들었다. 그래서 운송료 8달러를 부가적으로 물고 언라인 뮤지엄샵에서 새 책을 주문하고 말았다.  (아, 나의 실수).

 

여태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워싱턴 디씨지역의 뮤지엄샵에서 판매가 되던 미술관련 책들은 아마존 검색해보면 미술관 판매가격보다 아마존 할인율이 높아서 미술관에서 타이틀 적어놨다가 언라인으로 구입하곤 했었다.  그런데, 때로는 미술관에서만 취급을 하는 책들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뮤지엄 다닐때 일일이 컴퓨터 갖고 다니면서 이 책이 미술관이 더 싼가, 언라인 책방이 더 싼가 확인하기도 귀챦은 일이고.  (요즘은 각종 통신기기가 발달해 있으니까, 넷북이나 휴대전화 열고 현장에서 가격비교도 쉽게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휴대 인터넷검색족은 아니다. 그것도 귀챦아서.)

 

그래서 내가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 집 근처 뮤지엄샵 책들은 나중에 또 가도 되니까, 그리고 대개 언라인 책방에서 할인이 되니까 언라인 구입하고, 먼곳에 있는 뮤지엄샵의 책들은 혹시 모르니까 현장에서 맘에 드는 책 발견하면, 그냥 사고 만다.

 

 

내가 이 책을 산 이유는, 그날 미술관을 샅샅이 둘러보고 다리도 쉴겸 뮤지엄샵에서 책 구경하다가 이것을 열어 봤는데,  내가 맘에 들어하던 작품들에 대한 해설이 많이 나와줬다.  그러니까, 그 무수한 작품들 중에서 한정된 숫자만을 선정하여 소개한 이 핸드북을 만든 편집자들과 나의 코드가 맞아 떨어진다는 셈이었다.  (이는 내가 매우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시각이나 기호를 갖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내가 아주 평범한 관객이라는 뜻이리라.)  아무튼 내가 눈여겨 본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었으므로 흥미가 생길수밖에.

 

역시, 배달된 책을 들여다보니 내가 미처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사실들이 속속 나와준다. 가령 예를 들어서, 로댕의 '지옥의 문  http://americanart.textcube.com/59  '의 경우, 37년간 이 한편의 완성을 위해 씨름했던 로댕이 사망했을때, 지옥의 문은 아직도 미완성이었고, 실제로 작품이 만들어진 상태도 아니었다. 그러니까 주형 틀은 있었지만 작품은 아직도 없었다는 말이다.  그 당시 미국의 한 재벌이 완성품 두개 (주형 틀로 두개를 찍어내는것)를 주문했다.  그렇게 탄생한 지옥의 문 첫 두 작품중에 하나는 그가 프랑스에 선물하고, 하나는 미국으로 운반해와서 그의 조국 미국에 선사했다. 바로 그가 그의 조국 미국에 선사한 '지옥의 문'이 필라델피아 로댕 뮤지엄에 있는 그 작품이다.  그러니까 이 지옥의 문이, 이 세상에 첫 선을 뵌 미완성 지옥의 문 첫 두작품중의 하나였던 것이고,  이 첫작품들이 탄생할수 있도록 후원한 사람은, 미국인 실업가였던 셈이다. 결국, 작품은 프랑스인 로댕이 만들었는데, 정작 로댕 사후에 그것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도록 후원한 사람은 미국인이었다.  (돈 많으니까, 팍팍 썼구만...)  덕분에 나같은 사람도 그런 명작을 공짜로 구경 할 수 있으니, 고마울 뿐.

 

지옥의 문이 '미완성'이라는 것도 꽤 상징적이다. :-)  (음, 아무래도 지옥의 문 특집 페이지 몇장 만들어야 하려나...갈등.)

 

내게는 큼직한 미술관의 화집이 몇권 있는데, 일단 미국의 책값을 기준으로 보면 큰 미술관의 화집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팔리는 편이라 가격 부담이 덜해서 몇번 망설이다가 살수 있고 (너무 비싸면 못산다),  그리고 그렇게 집어온 책은 집에서 심심할때마다 자주 열어놓고 보게 되는데, 보면 재미있다. 재미있고 흥미생기면, 시간 날때 또 미술관에 가서 들여다보기도 하고. 그러면 더 재미있어지고...

 

 

결론: 필라델피아 미술관에 갔다가 이 책을 발견, 마음에 들 경우 현장에서 사세요. 언라인 책방에서 구하기 힘들어요. 배송료 비싸니까 현장에서 사는 것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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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09. 9. 20. 22:14

 

 

공식 홈페이지:http://www.philamuseum.org/

 

현재 필라델피아 미술관이 서 있는 언덕은 원래는 '저수지'였다. 그런데 기존의 펜실베이나 박물관이 노후해 짐에 따라 새로운 박물관 부지를 물색하던 사람들이 이 저수지 자리를 눈여겨 봤고, 1917년 이 터전위에 세워질 박물관 설계가 완성되었다.  11연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1928년 현재의 필라델피아 미술관이 완공을 보게 된다. 올해가 2009년이니까 81년 된 셈이다.  1917년이면 우리나라는 1910년에 한일합방을 당하고 1919년에 삼일운동이 일어났으니까, 그 즈음에 이 건물이 지어지고 있었던 셈이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의 주요 건물들이 대개 '코린트 양식 (Corinthian)'을 택하고 있는데 이 건물 역시 동일한 건축양식을 따르고 있다.  (미국 건국 초기의 건축양식에 나타나는 미국의 이상주의에 대한 페이지를 따로 정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코린트 양식을 '별로 아는바가 없는 내 식으로' 단순무식하게 설명하자면, 기둥위를 살피면 '뭐라뭐라' 장식을 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히히히. 이부분은 Art Dictionary 카테고리에 추가 설명 페이지 엮어야 할 것 같다. 공부를 해서 정리를 해야 한다는.)

 

입장시간은 (오전 10시 - 오후 5시).

입장요금은 성인 16달러

자세한 사항은 http://www.philamuseum.org/

안내데스크에는 한국어/일어 안내지도 준비되어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가보다.

 

1층에는 미국미술과, 유럽미술이 주로 전시가 되면 윗층으로 올라가면 세계 여러나라의 문화 예술품 전시관들이 있다. 이곳에 한국관도 있는데 이웃한 일본관에 비하면 어쩐지 쓸쓸하지만, 아무튼 한국관도 있긴 하다.  2008년에 방문했을때 돌아보았는데, 올해 (2009)에는 내가 '미국 미술' 자료를 찾아보러 간 것이라서, 전관을 다 둘러보지는 못했다. 오로지 미국미술관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냈다.  그냥 일반적으로 둘러보기에는 하루를 다 잡아도 다 보기 힘들정도로 전시품의 양이 방대하고, 그냥 지나치기 안타까운 명작, 명품들이 수두룩해서 오히려 갈증이 심하게 날지도 모른다.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귀한 것들인데 다 볼 수 없어서 안타까운, 그런 갈증.

 

 

 

본관 외에도 길건너 조금 걸으면 Perelman Building (펄만 빌딩)이라고 불리우는 별관도 있는데, 이곳에는 주로 현대 미술, 설치작품들이 전시가 된다.  참고로 이 건물의 카페테리아 디자인이 현대적이고 예쁘다.

 

 

 

미국미술에 관심을 가진 나의 입장에서 평가해보자면, 이곳의 미국 미술관은  가구나 다른 장식품 속에 당시의 회화작품을 전시하는 식으로 입체적인 전시를 시도 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은 미국미술의 분야중에서도 '회화'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가구나 장식품에는 그다지 눈길을 주지 않는것을 보면).  펜실베니아 태생의 Thomas Eakens 토마스 이킨스, Hicks (힉스)등 지역 화가들의 작품이 많이 있어서 배부르게 볼 수 있고, 제법 '미국미술'품이 숫자가 많아 보여서 만족스러웠다.  워싱턴 디씨의 국립 미술관에도 미국미술 전시관이 따로 있는데,  내 인상으로는 필라델피아 미술관쪽이 미국 미술에 좀더 성의를 보이는 것 같다.  물론 미국미술의 '왕'은 스미소니안 국립 미국미술박물관이라고 할수 있겠다.

 

워싱턴에서 필라델피아 미술관까지는 자동차로 편도 세시간이면 넉넉하다. 그래서 워싱턴을 방문하는 한국인 여행자중에 이곳을 일정에 포함시키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미국에서 왕복 여섯시간 거리는 그냥, 대충 참을만한 하루 여행거리).  필라델피아 시내에 있어서 일단 미술관에 가면 걸어서 시내를 둘러보는 일도 가능하고, 주말에는 주변에 무료로 주차도 가능하다. (내가 주말에만 가 봤으므로 주중에 주차사정이 어떠할지는 가늠이 안된다.)

 

참고로 Philadelphia 필라델피아는 City of Brotherly Love (형제애의 도시)라는 별칭이 따라다닌다.  탐 행크스가 주연했던 Philadelphia 라는 영화에서 닐 영 (Neil Young) 이 부르는 노래 '필라델피아'가 흐르는데 'City of brotherly love~'라는 가사가 슬프고 달콤하게 흐르기도 한다.  이 별칭은 초기 미국 정착역사와 관련이 있다. 매사추세츠 지역에 이주하여 정착한 주요 세력은 '퓨리탄'이라고 일컬어지는 개신교 세력들이었다. 이들은 다른 종파에 대하여 배타적이었고, 그래서 다른 종파의 사람들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델라웨어나 기타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하기도 하였다. 펜실베니아 지역에는 퀘이커교도들이 정착하게 된다. 퀘이커 교도들은 퓨리턴들과 달리 이념이나 종교적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관용적이었고 그래서 다른 종파의 사람들도 마음편히 살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 남북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다고도 전해지는 해리엣 스토우의 '엉클 톰스 캐빈 (톰 아저씨의 오두막)' 이야기에도 퀘이커 교도들이 도망가는 흑인 노예들을 도와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서 나는 늘 '퀘이커 교도' 하면 어릴때 읽었던 그 장면이 떠오르고 마는데, 필라델피아가 그들의 땅이었던 것이다.

 

필라델피아는 미국 독립사에서도 빠질 수 없는 역사적인 곳인데, 아무래도 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페이지를 여는것이 좋겠다. 오늘은 필라델피아 미술관을 방문한 사진을 좀 올리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를.

 

 

유튜브에 연결된 닐 영의 필라델피아 노래

 

 

 

가사:

Sometimes I think that I know  
What love's all about  
And when I see the light
I know I'll be all right.

I've got my friends in the world,
I had my friends
When we were boys and girls
And the secrets came unfurled.

City of brotherly love
Place I call home
Don't turn your back on me
I don't want to be alone
Love lasts forever.

Someone is talking to me,
Calling my name
Tell me I'm not to blame
I won't be ashamed of love.

Philadelphia,
City of brotherly love.
Brotherly love.

Sometimes I think that I know
What love's all about
And when I see the light
I know I'll be all right.
Philadelphia.

 

 

미술관 및 필라델피아 시내 사진들

 

 

 

 

 

 

미술관 앞 광장 계단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여행객들

 

 

내가 시간을 많이 보낸 미국 미술 전시장의 한 갤러리. 토마스 이킨스의 그 유명한, 수술하는 그림이 오른쪽에 보인다.

 

 

현대미술 갤러리의 한 전시장.  오른쪽에 앤디 와홀의 재클린 케네디 작품이 보이고, 왼쪽에는 역시 앤디와홀의 '전기의자 (사형할때 쓰는 전기의자)' 작품들이 걸려있다. 중앙의 홀 천장 저쪽에 가위표 (x표)가 보이는데 이쪽편 벽에는 동그라미표가 있다.

 

 

 

미술관 구경의 즐거움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뮤지엄샵 구경.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지만, 뭘 사지는 않는다. 그냥 사진 찍어 오는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도 하고, 물건 사 늘어놔봤자, 어쩐지 인생에 짐만 들어나는 것 같기도 해서.

 

 

 

뮤지엄샵에서 발견한 한국미술품 도록.  필라델피아 미술관이 소장하는 한국미술품 책이다. 반가와서 들었다가 내려놨다.  :)

 

 

 

미술관 계단에서 내려다본 필라델피아 시내 전경. 중앙에 보이는 도로가 '프랭클린 도로'인데 (벤자민 프랭클린은 필라델피아의 터줏대감님이었다) 이 도로를 따라서 한가롭게 걷다보면 시내 주요 박물관들, 건물들이 차례차례 나온다.

 

 

 

우리나라 '경복궁'이나 뭐 배경 좋은 공원에서 신부사진을 많이 찍는데, 이 미술관앞 광장에 신부사진을 찍으러 온 팀들이 여럿이었다.  사진속에만도 두팀이 보인다.  한국에서는 신랑, 신부만 단촐하게 웨딩사진을 찍는 편인데, 미국에서 살면서 보면 신랑신부가 친구들에게 드레스와 턱시도를 사 입혀가지고 (그러니까 돈이 엄청 들지...) 아예 단체가 이동을 하며 여러가지 장면을 연출한다. 사진에서 보면, 가까운데 있는 팀은 '가족' 구성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옷을 맞춰 입고 와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는 단촐한 경우이고, 저만치 있는 팀은 신부의 친구들이 단체로 드레스 입고, 신랑 친구들도 단체로 턱시도 입고 줄서서 사진찍고 그랬다.  공부할때 중국계나 돈없는 유학생들 결혼식하는 것도 보았는데, 가장 단촐한 케이스는 지역 등기소에 가서 결혼신고 하고, 등기소 한구석에 마련된 '기념사진 촬영용' 세트 앞에서 그냥 신랑색시가 기념사진. 이때 신랑색시의 복장은 그냥 수수한... 친구들도 각자 가진 옷중에 가장 좋은 옷으로 골라입고 와서 축하.

 

 

계단 아래 입구 구석에, 그 유명한 Rocky 로키 동상이 있어서, 사람들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줄서서 차례 기다리는 사람들.  무명의 실버스타 스탤론을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만들어준 영화 Rocky 1편의 장면중에 로키가 운동삼아서 이 필라델피아 박물관 계단을 뛰어오르는 장면이 있다.  영화의 성공으로 덕분에 이 장소도 명소가 되고 말았다.  (어릴때 영화 로키 1의 이야기를 선생님한테서 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수업중에 영화 얘기를 해준 선생님이라니...하하하. 나중에 대학생이 되고, 집에 비디오가 생긴 후에야 그 유명하다는 '옛날' 영화를 보고 좋아했었지.)

 

 

 

프랭클린 도로변을 따라 걷다보면 왼편에 로댕 박물관이 나타난다. 입장료는 무료. 기부를 하고 싶다면 각자 알아서 원하는 만큼만 내거나 말거나. 중앙에 보이는 것이 지옥의 문. 왼편으로 건물안에 들어가는 문이 있다. 그 안에 로댕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칼레의 시민이 중앙홀에 있다.

 

 

계속 걷다보면 왼편에 프랭클린 도서관이 나오고, 길 건너편에 과학센터, 자연사 박물관등이 나오고, 중앙에 로간 써클 (Logan Circle)이라는 중앙 분수공원이 나온다. 이 분수공원을 가로질러 가보면 자연사박물관 뒷편으로 고층 건물들이 줄지어 서있다.

 

 

 

자연사 박물관

 

 

고층건물의 숲. 

그러니까, 박물관에서 내려다보던 저 멀리 있던 그 고층건문들 그 숲속까지 슬슬 걸었었다는 기록이 되겠다.  걷기에 편안한 9월의 햇살이었다.

 

 

 

박물관 입구 돌계단에서, 사진사들이 신부들을 꼭 이자리에 앉혀 놓고 사진들 찍길래, 저 자리가 어떤 자리길래 모두들 저 각도로 저기서 사진을 찍나 궁금해서 찍어봤는데,  햇살이 뒷편에서 부터 오면서 역광에 가까운 측광이라 머리 뒷부분이 반짝이고, 얼굴은 그늘지고, 잘 모르겠지만 대략 이 각도가 신부사진 찍어대던 전문 사진사들이 선호하던 각도였다.  하하. 난 야외에서 신부사진 그런거 찍어본적 없어서 야외 웨딩촬영하는 풍경을 보면 조금, 음, 번거롭겠다 그런 생각도 하게 된다. 옛날에 우리 엄마는 '구식 결혼'을 해서, 연지곤지에 한복 새색시 복장으로, 아빠는 사모관대 뭐 그런 복장으로 결혼식을 해서, 그런 흑백사진이 우리집에 걸려있는데 엄마는 하얀 웨딩드레스입은 사람들 사진을 무척 부러워하셨다. 두고두고 부러워하셨다.  어느해에 우리 엄마가 집에 돌아다니면서 사진장사를 하던 사람의 설득에 혹하여서 '사진 합성'을 주문했다.  뭐냐하면 아빠, 엄마 얼굴 잘 나온 사진을 가져다가 웨딩드레스 입고 양복입은 신랑신부 사진에 '합성'을 하는 것이다. 사진장사가 그렇게 합성을 하여 액자에 담아가지고 와서 돈을 받아가지고 갔을 것이다. 아주 아주 옛날 이야기이다.  그날 저녁에 학교에서 퇴근하신 우리 아빠가 엄마를 '어린애' 야단치듯(?) 엄마한테 화를 내셨다. 왜 남의 몸뚱아리에 내 얼굴을 갖다 붙이느냐 이거였다. 이런 거짓사진이 그렇게 좋냐 이거였다.  나는 웨딩드레스의 환상이 좌절된 우리 엄마가 안타까웠다.  그때부터였을거다. 내가 웨딩드레스를 증오하게 된 것이.  나는 그따위 환상같은것 개나 물어가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인데, 엄마의 환상이 너무 가슴이 아팠기 때문에 그만 그 반대로, 강한 거부를 하게 되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웨딩드레스를 봐도 별 감흥이 없고, 사람들이 왜 저것을 입고 사진을 찍을까? 이런 의문이 일없이 떠오르다 말 뿐이다.  사는게 그런거지. 뭐.

 

 

Posted by Lee Eunmee

 

Joshua Johnson (artist)
American, born c. 1763, active 1796 - 1824
The Westwood Children, c. 1807
oil on canvas
overall: 104.5 x 117 cm (41 1/8 x 46 1/16 in.)
Gift of Edgar William and Bernice Chrysler Garbisch
1959.11.1

http://www.nga.gov/fcgi-bin/tinfo_f?object=45955

 

 

 

대갈장군 아이들: Joshua Johnson (c. 1763-1832)

 

“National Gallery of Art 에서 그림을 보았는데요, 이상하게 아이들 머리가 커요. 왜 그런가요?” 워싱턴 디씨를 방문하여 국립 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의 미국 미술을 둘러본 친구가 물었다. “누구의 그림인가요?” 내가 물으니 Joshua Johnson 이라고 가르쳐준다.

 

Joshua Johnsonhttp://en.wikipedia.org/wiki/Joshua_Johnson 미국 흑인 중 최초로 그림을 그려서밥벌이를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조슈아의 아버지는 백인이었고, 어머니는 다른 사람의 노예였다. 따라서 조슈아는 노예로 태어났다. 후에 조슈아의 아버지가 조슈아를 사들인 후 노예로부터 해방시켜주었다. 독학으로 그림을 그린 조슈아는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 지방에 살고 있던 부자들이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주문을 하면 이를 그려주었다. 조슈아는 만 20세가 될 때까지 노예로 살았고, 전문적인 그림 공부를 할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Joshua Johnson 에게는 풍속화가 (folk artist)라는 이름표가 붙는다. 

 

그가 그린 초상화의 주인공들은 역사적으로 대단히 유명한 사람들도 아니고, 그저 1800년대 초반에 볼티모어에서 밥술이나 뜨던 사람들 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새삼스럽게 초상화나 가족화의 주인공들이 누구인지는 큰 관심거리가 못 된다.  그의 독특한 화풍이 오히려 눈에 띄는데, 내 친구의 질문처럼 왜 아이들의 머리가 기이하게 큰가?” “왜 아이들 얼굴이 어른 얼굴하고 비슷한가?” 이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조슈아 존슨이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받지 못하여, 그냥 자기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는 수준에 머물렀고,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린 아이의 얼굴을 어떻게 그리면 어린아이처럼 보일지 잘 몰랐을 수도 있다.  대충 우리의 눈 짐작으로 아이들은 몸집을 보면 머리와 몸통의 비례가 어른과는 차이가 있다. 어른에 비해서 어린이는 머리통이 몸집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그러므로 보이는 대로 머리는 크게 몸집은 작게 그린 것이다.  그러면 얼굴은 왜 천사 같은 동안 (童顔)’이 아니고 겉늙은 어른 같은 표정인가? 조슈아 존슨은 어린이의 얼굴의 특징을 제대로 묘사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어른의 얼굴을 아이의 얼굴에 대입 시켰다.

 

미국 건국 초기, 1700년대 후반에서 1800년대 초반에 보이는 미국인들의 초상화를 보면, 작가의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이나 Joshua Johnson과 같이 전문적인 미술 수업을 받지 않은 작가들의 초상화를 보면, 대개 사람들이 모두 닮은꼴인 것을 볼 수 있다. 일례로, 애나 어른이나 남자나 여자나 의 모양이 다들 비슷하다. 왜냐하면, 그림 그리는 사람이 그릴 줄 아는 코의 모양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여자를 그릴 때나, 남자를 그릴 때나, 애나, 어른이나 그냥 그 코를 갖다 붙여주는 것이다. 아이들의 얼굴도 어른 줄여 놓은 듯겉늙은 표정이 많은데, 어른 얼굴 그리는 솜씨로 아이들 얼굴도 그려 넣었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 초기의 이런 작품들을 보노라면, “미국 미술 별 것 아니네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 나는 이런 서툰 그림들에 애정이 가는 편인데, 이 별것도 아니고 서툰 그림들은 유럽 화단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고, 이런 원시적인 화풍에서 새로운 무엇이 자라날수 있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1700년 말 혹은 1800년 초, 미국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신생국가였다. 미국의 미술도 이제 막 눈을 뜨고 그 첫걸음을 내디디고 있었던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은 문화도 역사도 척박한 이 신생의 땅에 애정을 보내기보다는 유럽을 동경하고 유럽으로 공부를 하러 떠났다. 유럽에 갈 수 없었던 사람들은 미국땅에서 독자적으로 서툰 걸음마를 계속 해 나갔다. 그리고 나는 이런 미술가들에 관심이 많다.

 

 

 Portrait of Adelia Ellender

ca. 1803-1805 Joshua Johnson oil on canvas 26 1/4 x 21 1/8 in. (66.7 x 53.7 cm.)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Gift of Mr. and Mrs. Norman Robbins 1983.95.55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3rd Floor, Luce Foundation Center

 

 

조쥬아 존슨의 그림속의 아이들이 대갈장군인 것은 그의 눈에 아이들이 그렇게 보였기 때문이다.  아이들 얼굴이 겉늙어 보이는 이유는 조슈아가 아이들 얼굴의 특징을 잘 살리지 못하고, 그냥 어른 얼굴 그리는 솜씨로 아이들 얼굴도 그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그의 그림의 가치가 일천하다고는 말 할 수 없다. 민화에는 민화만의 멋과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 예를 들어서 한국의 민화에 호랑이가 많이 등장하는데 민화의 호랑이와 김홍도의 호랑이 그림을 비교하면 김홍도의 호랑이 그림이 훨씬 사실적이고 힘이 넘치지만, 김홍도와 민화의 호랑이를 동일한 선상에서, 동일한 점수표를 가지고 비교 평가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September 7, 2009

RedFox

 

 

위에 소개했던 소녀의 초상화를 2009년 12월 29일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 3층 루스센터에서 발견.  그림의 보관소와 같은 이곳에는 가격을 매길수도 없는 걸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분홍 드레스를 입은 소녀와 잔

 

 

 

Little Girl in Pink with Goblet (분홍 드레스를 입은 소녀와 잔) 1805

Oil on Canvas

2009년 10월 31일 디트로이트 미술관 (Detroit Institute of Art Museum) 에서 촬영

 

 

 

그외에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에서 발견한 조슈아 존슨의  초상화 작품들

 

 

 

 

Portrait of Sea Captain John Murphy (선장 존 머피의 초상화) c. 1810

Oil on Canvas

2009년 12월 29일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에서 촬영

 

 

 

 

Portrait of Mrs. Barbara Baker Murphy (Wife of Sea Captain) c. 1810

Oil on Canvas

2009년 12월 29일 스미소니안 미국미술 박물관에서 촬영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발견한 조슈아 존슨의 작품

 

 

Portrait of Edward Aisquith  (에드워드 애스퀴쓰의 초상 ) c. 1810

Oil on Canvas

2009년 9월 19일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촬영

 

Smithsonian Q and A: American Art and Artists 책에 따르면 조슈아 존슨의 작품중 현재 남겨진 것은 19점이라고 한다.  열아홉점 남아있는 것중에 내가 본 것들이 조슈아 존슨 페이지들에 담긴 것들이다.

 

2010년 1월 3일 내용 보충. redfox

 

http://americanart.textcube.com/195  : 페이지 연결.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