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0. 12. 24. 11:04

2009년 10월 3일 Cocoran Gallery of Art에서 촬영.  워싱턴 디씨, 백악관 옆에 있는 코코란 갤러리 소장품. 메리 커셋의 '창가의 소녀 Young Girl at a Window.


미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소녀가 입고 있는 흰 드레스가 아랫부분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점점 밝아지면서, 머리의 흰 모자 부분이 눈부시게 희게 빛나는 식으로 빛의 처리를 했으며, 이 흰빛의 극대화를 위해서 배경이 되는 하늘이나 먼 도시의 풍경 역시 소녀의 모자를 중심점으로 펼쳐져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소녀가 무릎에 안고 있는 강아지의 검은 털이나 등뒤 유리창의 푸른빛, 그리고 숲은 어두운 초록색 역시 모자부분의 눈부신 흰빛을 위한 소품처럼 보인다.

그런데, 소녀의 흰빛에 가장 대비되는 것은 발코니의 울타리. 이 울타리는 소녀를 먼 풍경으로부터 단절시키거나 가두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오늘날 시각으로 (혹은 자유를 희구하는 여성의 시각, 혹은 나의 시각에서) 봤을때, 이 그림은 어쩐지 모순적 어두움을 안고 있다. 눈부시게 빛나는 소녀의 모자, 울타리에 갖힌 소녀. 메리 커셋이 이러한 해석을 의도했을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 한장의 그림은 메리 커셋이 무수하게 그린 대상들, 여인과 어린이, 집안의 여인들의 시대적 표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울타리 안에 한정된.


메리 커셋은 그 울타리를 넘었을까?  커셋은 스스로 그 울타리를 넘었다고 믿었을까?
아니면 죽을때까지 그 울타리를 의식하며 살았을까?
나는 그것을 메리 커셋에게 묻고 싶어진다. '당신은 당신의 울타리를 넘는데 성공했는가?'












코코란 미술관에 전시된 위의 작품. 오른쪽에 보이는 홀의 중앙의 중앙에 독보적으로 걸린 작품. 그 앞을 남자 관객이 가로막고 서있다.




렌윅 갤러리 (Renwick Gallery), 백악관 정문 맞은편에 위치한 스미소니안 렌윅 갤러리 2층 홀에 전시된 커셋의 '소녀' 그림. 소품인데 초록색 보넷을 쓴 소녀가 사랑스럽기도 하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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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0. 12. 24. 10:03

메리 커셋을 소재로 한 픽션 (Lydia Cassatt Reading the Morning Paper), 아침 신문 읽는 여인을 읽은 것은 2008년 2월의 일이다. 커셋의 작품에 모델로 등장했던 메리 커셋의 언니 '리디아 커셋'은 피를 토하는 불치의 병에 걸렸고, 작가는 메리가 언니 리디아를 그린 작품속에 그녀의 병환을 어떤 식으로 그렸는지 설명을 하고 있다. 리디아가 그려진 작품속에 등장하는 핏빛 소품들 혹은 정체 불명의 빛빛 소품들.  당시에 이 소설을 읽고, 후에 필라델피아 미술관이나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등 소설에 소개된 작품들을 찾아 다니며 리디아의 환후를 확인하고는 했었다.  (아쉽게도 당시에 내가 사용하던 작은 디카로는 미술관의 흐릿한 조명아래서 문제의 작품들을 선명하게 촬영할수 없었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메리 커셋은 그저 예쁘장한 여성 취향의 그림을 그린 어줍지않은 미국 인상파 화가 정도로 파악하고 있었으나, 소설을 통해서 메리 커셋을 만난 이후로 그이에 대한 나의 이해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메리 커셋 관련 페이지를 정리하다가 생각이 나서 책 페이지를 만들어본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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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0. 12. 24. 09:17


(위 그림은 2009년 12월 19일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에서 촬영했다)


메리 커셋 (Mary Cassatt 1844-1926)은 미국의 펜실베니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독일과 프랑스에서 보냈으며, 16세때는 펜실베니아 미술학교 (Pennsylvania Academy of Fine Arts in Philadelphia)에 입교, 미술 수업을 받았다. 이후에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미술 수업을 받고, 평생 프랑스 파리와  인근지역에서 활동한 미국 화가이다. (그이은 결국 82세의 나이로 프랑스에서 운명했다)

메리 커셋은 당시 프랑스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인상파화가 (Impressionists)들중 유일한 미국출신, 여성 화가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나 Edgar Degas 와의 교류가 널리 알려져 있는데, 드가가 메리 커셋의 예술성을 발견하고 커셋의 멘토가 되어 주었다고도 하지만, 커셋 역시 자기 주장이 확실했던 화가였다고 한다.

커셋의 작품들은 대개 '여성'들의 일상적 삶의 풍경에서 그 소재를 취하였다.  이는 당시 여성들의 활동의 폭이 제한적이었음을 대변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의 시각에서 커셋의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남성중심의 시스템에 갖혀있는 극히 제한적인 여성의 삶의 묘사에서 그 한계를 느끼게 되지만, 그것은 21세기 여성의 시각에서 그러한 것이고, 커셋이 살아가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에는 메리 커셋이라는 화가가 화단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그 실력을 인정받을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여성 해방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쯤에서 조선의 '신사임당'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물론 신사임당이 유명해진 이유 속에는 조선의 석학 이이 선생의 모친이었다는 것이 한몫 하긴 하지만, 신사임당이 그려낸 화조도는 그 상세한 묘사나 애정어린 시각, 사물을 묘사하고 표현하는 테크닉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뛰어넘는 탁월성이 있다. 그이의 주요 소재가 꽃이나 과일, 작은 짐승들과 같이 울타리 안에 갖혀사는 여인네가 관찰할수 있는 한정된 대상이었다고 해서 현재의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이를 비판하거나 그 가치를 과소 평가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신사임당이라는 한 여성의 탁월성은 그대로 여성들의 모델이 될만도 하다.

마찬가지로 어머니와 아기, 집안의 여성들의 한정된 일상적 삶의 풍경의 그 제한성이나 진부함으로해서 메리 커셋의 예술성을 폄하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커셋은 여성들에게 입교가 허용되지 않는 미술학교에 들어가고 그림 수업을 받는 담대함을 가지고 그 자신의 예술 세계를 개척한 투사이기도 했던 것이다.






다음은 2010년 1월 16일 워싱턴 디씨의 국립 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에서 촬영한 커셋의 작품들.





상기한 바 대로 프랑스 화가 Edgar Degas 가 커셋의 예술성을 발견한 이래 미술적 멘토, 친구로 평생 지내게되는데, 커셋의 그림의 구도를 함께 의논한다거나 혹은 소품을 어떻게 늘어 놓을 것인지에 이르기까지 드가는 세심하게 조언 내지는 '참견'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셋은 드가의 조언이 맘에 들지 않을 경우 감정을 드러내고 격하게 대응하기도 했다. (기묘한 관계다.) 드가는 커셋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다.  그래서, 이들의 관계 때문인지, 큼직한 미술관에 이들의 그림이 걸릴 경우 드가 작품 옆에는 대개 커셋의 작품을 걸어 놓는다.  오른쪽에서 두번째 작품이 커셋의 The Loge 이고, 그 왼편에 Degas 선생의 작품이 걸려있다.  글쎄,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이들의 관계를 알고 있는 관객으로서는 이 두작품이 나란히 걸려 있는 것을 보면 그만 픽 웃게 된다.  전시를 기획한 디렉터의 의중을 대충 짐작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짝꿍으로 전시되는 작품들은 커셋과 드가 외에도 오스트리아의 클림트 선생과 에곤 쉴레. 클림트가 쉴레의 후원자였고 이들은 격렬한 관계를 유지했었다. 그래서 미술관이 두 사람의 작품을 소장할 경우 기를 쓰고 두 사람 작품을 나란히 전시하는 편이다. (하하하),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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