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s2016. 8. 27. 01:55

Written on Jan. 10, 2010 (updated on August 25, 2016)


공식 홈페이지: http://www.delart.org/

델라웨어주의 주도(행정 수도)인 윌밍턴 (Wilmington)에 있는 델라웨어 미술관

 

 

 

우리집에서 120마일 거리의, 델라웨어주의 주도 (행정수도) 윌밍턴 시에 있는 델라웨어 미술관. 이곳은

 * 미국 식민지시절 그리고 19세기 미술작품

 * 미국 20세기 사실주의

 * 미국 20세기 사실주의 이후의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작품들

 * 영국의 프리 라파엘라이트 작품들

 * 일러스트레이터 Pyle 의 작품들

을  소장하고 영구전시하고 있다. 물론 특별전시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니까. 이 미술관에서 세계 여러나라의 역사적인 명품들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것이다. 피카소도, 마티스도 없으며 이집트 유물도 없다. 위에 명시된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나 나와같이 '미국미술'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거나 감상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상상치도 못했던 역사적인 작품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윌밍턴 시 변두리 주택가 안쪽에 위치한 델라웨어 미술관 앞모습.  1층 2층에 전시관및 카페, 뮤지엄 샵등을 갖추었고, 지하층은 교육실과 행정실로 사용된다. 겉보기에 나지막하고 작아보이지만, 측면과 후면쪽이 깊고 넓게 설계되어 있어 겉보기보다 전시장이 크고 알차다.

 

 

 

가장 나를 사로잡은 것은 2층 John Sloan과 The Eight 의 작품들을 전시해 놓은 곳.  이 전시장에 들어선 순간 심장 박동이 갑자기 증가하여 심호흡을 해야 했다.  (기대도 못하고 갔었는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

 

 

 

아아아, 마침내 존 슬로언의 초상화 앞에 서다!  (전생의 애인을 다시 만난듯 반가웠다... 내 원 참...)

 

 

 

 

이건 또 뭐냐. 내가 간밤까지 고민을 하던 레지날드 마시 오빠가 아닌가.  마시 오빠가 여기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니!  이쯤 되면 오늘을 그냥 내 생일로 지정을 해도 좋을것 같다...

 

 

 

 

 

그뿐인가! 현대미술 전시장에서 나를 반기던 저 문간의 색동 무늬.  저 색동무늬는 워싱턴 디씨 태생의 Gene Davis 가 아닌가!   데이비스님은 어떻게 내가 여기 오는걸 아시고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시는고?   게다가, 저기 저 벽뒤에 빨간 말대가리! 저 말대가리는 Deborah Butterfield 의 말이 아닌가!

 

 

오오 나의 말대가리야 오랫만이다! 잘 있었니?

 

 

 

 

오오, 인간말대가리! 너도 잘 지냈니?  요즘도 네 어머니는 너를 '말대가리'라고 부르시니?

       응, 우리엄마는 내가 고집세고 질기다고 말대가리라고 부르시지.

 

 

 

말대가리!  말대가리! 정말 반가워!

            나도 반가워 인간말대가리야! 네 머리는 여전히 말총머리구나 인간말대가리!

 

 

 

 

그런데 인간 말대가리야, 네 머리에 난 뿔은 뭐냐?

 

    그건 내가 좋아하는 프랭크 스텔라의 입체 추상화 작품인것이지.. 

 

 

 

 

오오 나의 말대가리!  안녕 말대가리! 안녕...

 

 

 

카페의 음료와 음식은 양심적으로 착하고 (가격이 저렴하고 깔끔하고)

 

 

인형을 좋아하는 돌쇠같은 작은 놈, 가방에 매달라고 도깨비 인형을 기념품샵에서 사고

 

 

 

해파리가 꿈꾸듯 날아다니는 2층 창가

 

 

 

그 창가에서 내려다보이는 야외 카페와 조각공원

 

 

 

동자승같은 꼬마가 하나 서있는데, 그 뒤에 온갖 악당들을 짊어지고 구부리고 있는 사람. 제목은 Protecting Future.  어린아이를 위하여 온갖 번뇌와 시름을 모두 짊어지고 있는 어른. 아아 이것이 부모가, 기성세대가 자식을 위해 후세를 위해 취해야 할 태도인것인가. 인디언 미술을 재현한 것이라 한다.

 

 

 

그러니깐... 내가, 지켜줄테니까, 두려움 없이, 용맹정진하길.. 내가 지켜줄테니까.  너는 햇살을 향해 웃으면서 나아가길.

 

세노야 세노야, 기쁜 일이면 님에게 주고

슬픈 일이면, 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면 안되네...

슬픈 일은 내가 다 막아줄게

세노야 세노야...

그러니까 어디서든 언제든 행복하게 잘 살아라

건강하게...

 

 

 

 

프리 라파엘라이트 미술 전시관에서는, 수첩에  기념 스탬프도 찍어보고.  옆의 나뭇잎사귀같은 문양은 프리라파엘라이트 미술의 상징적인 버들잎 문양.

 

 

 

스탬프를 찍은 손바닥만한 수첩의 표지는 이러하고... (꽃과 요정들이 매우 촌스럽게 그려진 매우 촌스러운 수첩)

 

 

 

자질구레한 것들을 담아 가지고 다니기 위해 기념품샵에서 산 헝겊 가방.  제법 커서 내 핸드백과 책과, 뭐 소소한것들이 한꺼번에 다 해결된다.

 

 

 

 

대규모 국립 미술관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지만, 기대이상으로 알찬 소장품들을 가지고 있는, 보석같은 미술관이다.

 

 

미술관 도슨트 (docent)의 안내도 받아서  재미있는 새로운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미술 책에 씌어있지 않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이야기들.  앞으로 이 미술관에서 보고 배운 미국 미술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슬슬 풀어보겠다. (아, 아, 아, 기대하셔도 좋다...)

 

 

2010년 1월 9일 (토) 맑음. redfox

 

p.s.

 

위의 Deborah Butterfield 의 말대가리 녀석과 나는 인연이 깊다.

 

이놈은 워싱턴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의 링컨 갤러리에 있는 말. 겉보기에는 폐목으로 만든것 같은데 재료가 Bronze (청동)이라고 해서 내가 갈때마다 들여다본다. 정말 브론즈야? 고목나무 조각 아니야?  (2008년 5월 사진)

 

 

 

이놈은, 매사추세츠주 보스톤 인근에 세일럼 (Salem)이라는 '마녀사냥'으로 유명한 항구 도시, 이곳에 Peabody Essex Museum 이 있는데, 그곳 1층에 서있던 말이다.  이 말은 주위에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울타리를 쳐놔서 나를 서운하게 만들었다.  링컨 갤러리의 말에는 울타리 안쳐놨지만 아무도 건드리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이 말에는 왜 울타리를 쳐놓는가?  (2009년 8월 사진)

 

 

 

해파리가 그리웠지.  바다나 수족관에 가야 해파리를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오늘 유리로 만든 해파리들을 봤지.  해파리라면, 한국마켓 식품부에 '해파리 냉채'용 해파리도 있었던 것이지. 해파리... 하지만 나의 해파리는 푸른 바다를  이리저리 떠돌아.  상념처럼. 기억처럼.  오래전에 지워진 기억처럼. 아주 오래되어 너덜너덜해진 기억처럼.  지워진 꿈처럼. 해파리처럼.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