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3. 7. 31. 08:13

tiffany-1

저녁 7시 10분, 여름 저녁, 한가롭게 풀을 뜯는 사슴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대(森林帶)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야장미(野薔薇)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 소리 구슬비 들려 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 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 까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오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똑 따지 않으렵니까?


***


내가 나서는 산책길은 내게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이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동물들은 그 '아무도 살지 않는 먼 나라'를 지키는 정령들이다.  숲속길에 있을 때, 걱정 근심 모두 사라지고 고요한 평화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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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