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Life2009. 10. 31. 06:22

 

 

어제 새벽에 출발하여 12시간만에 펜실베니아, 오하이오주를 거쳐 미시간주의 주도인 이스트 랜싱에 무사히 도착.  미시간 주립대에서 개최된 slrf 오프닝 참석.  오늘은 오전에 주제발표를 무사히 마치고, 다른 발표를 둘러보고 숙소로 일찌감치 돌아왔다.  어제는 천국의 가을 날씨. 오늘은 비. 따뜻한 비. 북부라서 단풍 색이 선명하고 짙다.

 

(잠을 못자서 조금 피곤한것 외에는 ...대체적으로 평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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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Life2009. 10. 25. 06:55

 

Shanandoah National Park, Skyline Drive 홈페이지

http://www.nps.gov/shen/planyourvisit/driving-skyline-drive.htm

 

한반도의 척추가 태백산맥이라면, 북미 미국의 척추는 애팔라치아 산맥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애팔라치아 산맥의 정점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가 있다. Skyline Drive 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서쪽으로 50마일 정도 달리면 Front Royal 이라는 소읍이 나오고 이곳에 스카이라인 드라이브의 입구 (셰난도 국립공원 입구)가 있다.  이 산맥의 등줄기에 올라 서쪽을 보면 굽이 굽이 이어진 산들이 보이는데 그렇게 한없이 가면 서부가 나온다. 이 산맥의 등줄기에서 동쪽을 보면 푸른 산자락 너머 너머에 대서양이 펼쳐진 형상이다. 수도 워싱턴에서 한시간 거리이므로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골치가 아프면 이 산맥의 등줄기에 올라 넓게 펼쳐진 국토를 내려다보며 상념에 잠기곤 한다고 한다.

 

버지니아로 온지도 2년이 넘었지만, 나는 가을 단풍 구경을 제대로 해 본적이 없었다.  오늘 하필 절정이라는 가을단풍 구경을 나섰는데,  날이 변화무쌍하여 흐리고, 비가 쏟아지다가, 개다가 다시 비가왔다.  난 비오거나 흐린 날도 분위기 있어서 좋다고 생각하므로...특히 요즘은 심적으로 우울한 관계로 맑은 날은 더 괴롭더라. 맑은날엔 세상 사람들이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짓는것 같고, 나만 혼자 왕따된 기분이 들기도 하므로...  왜 나갔냐하면, 집에 있으면 우울해서 잠이나 잘까봐.  :-]  (난 나름대로 우울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오늘, 비오고 안개끼고 온갖 날씨의 쇼를 하는 가운데 단풍구경을 했는데,  하하하, 안개가 자욱하니까 단풍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보일때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유쾌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왜 사람들이 '단풍구경'을 가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난 여태 살면서 단풍구경을 해 본적이 없었다...)  단지 자연이 선사한 알록달록한 풍광속에 내가 흐르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색깔치료' 와 같은 위안을 받았다.  미국 미술사에서 21세기에 '추상표현'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Rothko 를 위시한 작가들이 '어마어마한' 캔바스에 색칠을 해 놓는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워싱턴의 미술관에 가면 21세기 추상표현주의 관련 작품들이 전시된 곳은 홀이 넓고 그리고 벽을 '압도'하는 대형 작품들이 걸려있다.  나는 이 전시장들을 좋아하는데, 왜냐하면 그 어마어마한 작품 앞의, 어마어마한 색상 앞에서 앉아 쉬거나 서있을때, 색이 내게 스며드는 듯한 유쾌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내가 색이 되고 색이 내가 되는듯한 느낌. 나는 그 느낌이 참 좋다.  그런데, 단풍 구경을 갔을때, 알록달록하게 물든 자연이, 혹은 뿌연 안개가,  흐려서 수묵화처럼 보이는 무채색의 풍경이 내 몸에 스며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 몸이 자연과 동화가 된다는 느낌이 들면서,  '괜챦아, 괜챦아' 라는 기분이 들었다. 뭐가 괜챦은가하면...그냥... 견디기 힘든 시간이지만  그래도 괜챦다는.  이 시간을 용서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괜챦다는.  막막하지만 그래도 괜챦다는.  사람들은 색깔을 몸에 담기위해 단풍구경을 가나봐...했다.

 

 

 

 

이곳이 바로 애팔래치아 산맥 등줄기에서 내려다본 셰난도 골짜기. Grandma Moses 모세 할머니가 아이들을 낳아 키우며 살던 곳. 모세 할머니가 즐겨그리는 풍경화의 구도와도 흡사하다.  http://americanart.textcube.com/category/Grandma%20Moses

 

 

 

 

 

 

 

 

 

 

 

 

 

 

 

 

 

 

 

 

 

 

 

 

 

 

 

어느 모르는 인도계 가족 일동이 하필 내 차 밖에 모여서서 사진을 찍길래 나도 차 안에서 이들을 찍어봤다.  비와 빨간우산과 가무잡잡한 피부와 그리고 선량한 가족이 그려낸 예쁜 그림.  이들이 행복해보여서 나도 좋았다.  모두 행복하시길.

 

 

 

 

 

돌아오는길 Apple House 라는 식당에서.  이들이 만들어 판다는 잼과 소스병을 찍어보았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동안.  이 식당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63년에 문을 열었다고 하는데 Front Royal 에서는 명소인것으로 보인다.  하이웨이와 지방도로가 만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나같은 소풍객들이나 이지역 주민들 모두가 편안하게 드나들수 있는 곳.  다양한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었는데, 음식이 소박하면서도 정감이 갔다.  난 3달러짜리 계란 샌드위치 (버터로 구운 식빵 사이에 얇은 계란부침 끼운것)를 먹었는데,  내가 내 식성에 맞춰서 집에서 만든것보다 더 바삭하고 기름기없는 맛이었다.  어쩌면 다음번에는 이 식당에서 계란샌드위치를 먹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이곳으로 달려갈지도 모르겠다.

 

 

 

 

 

 

Applie House 의 위치는 워싱턴에서 갈경우 하이웨이 66 서쪽방향으로 50마일쯤 달리다가 Exit 13 에서 나간다. 나가면서 셰난도 국립공원 안내판을 따라서 달리다보면 국도 55번상에서 주유소가 나타나고 주유소 옆에 빨간 건물이 나타날것이다.  이곳이다. Exit 13으로 정확히 나가면 쉽게 찾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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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Realism/Ashcan School2009. 10. 24. 03:21

http://americanart.textcube.com/133  이전페이지, 미국 사실주의 화가들에 대한 글에 이어, 해당 페이지에서 잠깐 소개한 The Eight (8인회)의 작품 성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페이지를 하나 만들어봅니다. 2009년 10월 4일 (한국, 추석날)에 워싱턴 Corcoran Gallery of Art http://americanart.textcube.com/97  에 갔을때 마침 The Eight 화가들 작품이 한 갤러리에 전시되어 있어서 작품 사진들을 카메라에 담아 올수 있었지요.  분명 The Eight 을 타이틀로 한 전시이긴 했으나 8인회 멤버중에서 여섯명의 작품이 있었고, 그리고 역시 이들의 후배격인 다른 두명의 화가가 추가 되었습니다. 모두 8인의 그림이 소개가 되긴 했으나 그 중 두명은 8인회 소속은 아니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들이 20세기 초반에 Social Realist 사회 사실주의로서 활동할 당시의 그림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기에는 추가된 두명의 그림이 오히려 더욱 효과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코코란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나열하면서 간단히 스케치 하겠습니다.

 

일단, 기획전 안내판입니다. The Eight (8인회)와 The 14th Street School (14번가파)로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8인회 회원중 코코란이 소장하여 전시한 작품은 Luks 와 Shinn 을 제외한 여섯명의 그림들입니다.

 

 1. William Glackens (1870-1938)  윌리암 글래큰스

 2. Robert Henri (1865-1929) 로버트 헨라이 http://americanart.textcube.com/197

 3. Goerge Luks (1867-1933) 조지 럭스 (x) http://americanart.textcube.com/278

 4. Everett Shinn (1876-1953) 이브릿 쉰 (x) http://americanart.textcube.com/272

 5. John French Sloan (1871-1951) 존 프렌치 슬로언 http://americanart.textcube.com/201

 6. Arthur B. Davies (1862-1928) 아서 데이비스 http://americanart.textcube.com/279

 7. Ernest Lawson (1873-1939) 어니스트 로슨 http://americanart.textcube.com/281

 8. Maurice Prendergast (1859-1924) 모리스 프렌더개스트  http://americanart.textcube.com/205

 

14번가파의 작가들중

 1. Reginald Marsh (1898-1954)  레기날드 마시

 2. Raphael Soyer (1899-1987) 라파엘 소여

의 작품이 전시가 되었습니다.

 

(사진은 클릭하시면 커집니다)

 

전시장 풍경입니다.

 

 

 

안내판입니다.

 

 

 

위에 명시된 순서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William Glackens (1870-1938)  윌리암 글래큰스

 

 

 

 

2. Robert Henri (1865-1929) 로버트 헨라이  http://americanart.textcube.com/197

 

 

3. Goerge Luks (1867-1933) 조지 럭스  (x)  http://americanart.textcube.com/278

4. Everett Shinn (1876-1953) 이브릿 쉰  (x) http://americanart.textcube.com/272

 

 

5. John French Sloan (1871-1951) 존 프렌치 슬로언 http://americanart.textcube.com/201

 

 

6. Arthur B. Davies (1862-1928) 아서 데이비스 http://americanart.textcube.com/279

 

 

 

7. Ernest Lawson (1873-1939) 어니스트 로슨

 

 

 

 

8. Maurice Prendergast (1859-1924) 모리스 프렌더개스트 http://americanart.textcube.com/205

 

 

 

14번가화파

 

1. Reginald Marsh (1898-1954)  레기날드 마시

 

 

 

 

2. Raphael Soyer (1899-1987) 라파엘 소여

 

 

 

 

제가 일찌감치 퇴근을 해야 하는 이유로 '제목'과 같은 세부 사항은 추후에 추가하여 페이지를 완성시키겠습니다만,  얼핏 보기에 '무엇이 사회적 사실주의'라는거냐?  이 그림에서 도시, 빈민, 혹은 사회주의적 비판적 시선을 가진 그림이 몇점이나 되느냐?  이런것을 소위 사회적 사실주의 그림이라고 하는거냐?  이런 의문이 들수도 있을겁니다.  보따리 싸가지고 오피스를 나가기 전에,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기획전 자체가 '사회적 사실주의'에 촛점을 맞춘것이기보다는 코코란이 소장하고 있는 The Eight 의 화가들, 14번가화가들의 '작품'을 내 건 것입니다. 그 작가들이 그린 그림중에 코코란은 이런 그림들을 갖고 있다는 뜻이지요.   레기날드 마시가 특히 뉴욕 뒷골목 빈민가 풍경을 암울한 색조로 잘 표현해 냈지요.  헨라이가 그린 아메리카 인디언 원주민의 초상도 '초상화'로서 크게 주목할 것은 없지만, 그가 '사라져가는 힘없는 사람'을 그림의 소재로 삼았다는 것도 들여다 볼 만한 대목입니다.  소여가 그린 터미널의 모습은, 지구 어디에서도 발견될 만한 대중들의 삶의 모습이지요.  이 그림 앞에 서면, "왜 터미널은 어딜가나 다 비슷한 풍경일까?" 이런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딱딱한 의자, 어딘가 불편하고 낯선 대합실...외딴 시외버스 터미널이건, 기차역이건, 유명한 국제선 공항이건...

 

앞 페이지에서 잠깐 언급한 바 있지만, 사회 사실주의 작가군에 이름이 올랐다고 해도, 그 작가들의 그림이 모두 사회 사실주의적 그림은 아닙니다. 그들의 삶의 일정시간에 사회성 강한 그림을 그린 시절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입니다.  이 페이지에서는 사회사실주의 화가군에 포함되는 '화가들'의 실제 그림을 잠깐 소개한 것으로 정리하고,  다음 페이지부터 주요 작가별로 그림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페이지의 세부 정보도 나중에 채우기로 하겠습니다...즐거운 주말....)

 

 

 

 

 

 

 

Posted by Lee Eunmee
American Art History Sketch2009. 10. 23. 07:35

 

 

 

 

 

http://americanart.textcube.com/118 미국 사실주의 계보정리 페이지에서 대략  미국 회화에서의 사실주의를  (1) '사회적 사실주의'와 (2) '지역주의적 사실주의'의 두가지 부류로 나눠서 도표를 그려본 바 있습니다.  미국 회화에서 사회적사실주의 (social realism)를 논할때, 반드시 거론되는 사람이나 단체들로는 Henri (헨라이)를 중심으로 한 "Ash Can (쓰레기통)" 화가들, "The Eight (8인회)"등이 반드시 떠오르게 되는데,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Ash Can 이나 The Eight 멤버들이 조금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미국 사실주의 화풍을 논할때 이 두 그룹은 하나의 동일한 그룹으로 간단히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동일한 그룹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비슷한 구성원들이 비슷한 사회적 안목을 가지고 사회성 있는 작품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Ash Can 학파와 The Eight 구성원을 중심으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화풍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겠습니다. Ashcan 혹은 Ash Can 이라고 알려진 이 미술그룹을 우리는 Ashcan School 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Robert Henri (로버트 헨라이)를 중심으로 그와 함께 그림 작업을 하거나, 혹은 그에게서 미술 수업을 들었던 사람들이 헨라이의 영향으로 '사회성'있는 그림을 그리면서 정체성을 만들어 갔기 때문입니다. Henri 의 동료나 제자중에서 애시캔 학파로 알려진 인물들로는 Henri, Glackens, Hopper, Shinn, Sloan, Luks, Bellows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당시 유럽 인상파화법의 영향을 받은 미국인상파 그림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뉴욕 뒷골목의 가난한 사람들, 소외받은 사람들의 풍경을 작품에 담아냈습니다.  (그러니까 ash can - 쓰레기통 이라는 별명이 붙게 된 것이겠지요).

 

The Eight (8인회)는 사실 딱 한번, 1908년 뉴욕의 맥베쓰 갤러리 (Macbeth Gallery)에서 여덟명이 합동 전시회를 한것에서 비롯된 명칭입니다. 이 8인회 전시회에 참여했던 작가들은

 

 1. William Glackens (1870-1938)  윌리암 글래큰스 : http://americanart.textcube.com/202

 2. Robert Henri (1865-1929) 로버트 헨라이 : http://americanart.textcube.com/197

 3. Goerge Luks (1867-1933) 조지 럭스 : http://americanart.textcube.com/278

 4. Everett Shinn (1876-1953) 이브릿 쉰 : http://americanart.textcube.com/272

 5. John French Sloan (1871-1951) 존 프렌치 슬로언 : http://americanart.textcube.com/201

 6. Arthur B. Davies (1862-1928) 아서 데이비스 http://americanart.textcube.com/279

 7. Ernest Lawson (1873-1939) 어니스트 로슨  http://americanart.textcube.com/281

 8. Maurice Prendergast (1859-1924) 모리스 프렌더개스트 : http://americanart.textcube.com/205

 

The Eight Member가 아닌 Ahscan School 멤버였던

  *. George Bellows (1882-1925) 조지 벨로우즈  http://americanart.textcube.com/198

 

이상입니다. 이들중 다수가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삽화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습니다.  특히 The Masses 라는 사회주의 사상이 강한 잡지의 편집이나 삽화에 관여한 화가들이 여럿 있습니다.  위에 올린 이미지는 John French Sloan 이 1914년 6월호 The Masses 표지화로 그린 작품입니다.  1914년 4월 20일에 미국 콜로라도주의 광산에서 광부들의 파업이 있었습니다. '자선가'로 널리 알려진 록펠러 (Rockefeller) 집안이 운영하던 광산이었습니다. 콜로라도 국방수비대가 이들을 공격하여 어린이 11명이 포함된 20여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이 잡지는 이 사건을 표지로 실은 것입니다.  표지 그림이 생경하고 과격해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실'은 더욱 처참하고 과격했겠지요.  (미국 구경을 하고 돌아간 내 조카아이들의 상상속의 미국사 속에  이런 모습은 없을 것입니다. 록펠러는 하늘이 보낸 천사는 아니었겠지요).

 

물론 미국의 사회-사실주의 작가들이 모두 이런 그림을 그렸다고 상상하시면 안됩니다.  이 표지화 작업을 한 존 슬로언 역시 '예술지상주의자'이기도 했습니다. 사회성이 담긴 그림을 그리되, 사회적인 이념이 '예술'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니지요. 그래서 과격한 '사회주의'라는 이념으로부터는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한 편입니다. 미국의 대부분의 사회-사실주의 화가들이 이런 식으로 '이데올로기'와는 일정 거리를 유지한 가운데 회화 작업에 몰두했다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들 여덟명의 미술가들중에서 슬로언에 관심이 많지만, 일단 이들의 '대장'격인 Robert Henri 부터 간단히 소개하고 그 뒤를 이을 생각입니다.  헨라이는 작품보다는 그가 이끌었던 애시캔, 8인회 때문에 미국 미술사에 자신의 이름 '석자 (?)'를 박은 사람으로 보입니다.  *Henri 는 '헨라이'라고 발음합니다.  Hopper 관련 책에서 읽었는데 그가 자기의 이름을 반드시 '헨라이'로 발음해줄것을 극구 강조했다는 일화가 나옵니다. 그러니 그의 희망에 따라서 '헨라이'로 소개합니다.  (제 글의 독자들이 막 - 무척 똑똑해지고 교양이 업그레이드 되는 소리가 들립니다 헤헤헤.  미술 관련 글중에 헨라이 이름을 제대로 표기한 한글 페이지 찾아보기가 힘드실걸요. 헤헤헤)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 2층, 미국 사실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걸어놓은 곳이다.

왼쪽 가까이에서부터: Henri, Kent, Luks 의 그림들이 차례대로 보이고

오른쪽 가까이에서부터: Everett Shinn, William Glackens 가 보인다

저 너머에 Benton 의 그림이 있다...

2009년 12월 29일 스미소니안 미국미술관에서 촬영

 

Posted by Lee Eunmee
Diary/Life2009. 10. 18. 12:23

How Starbucks Saved My Life: A Son of Privilege Learns to Live Like Everyone Else

 

 

사람이 사는데 별로 의욕이 없고, 공부도 하기 싫을때, 전공책도 보기 싫을때, 그럴때가 있는데, 사람마다 이런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제각각일 것이다.  전에 나는 답답하면 몇시간씩 산책을 다녔다. 현재 나는 상태가 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산책을 나가는 대신에 주로 잠을 자거나, 평소에 안읽던 '진부해 보이는' 책을 읽으며 시간을 '죽인다.'  요즘 나는 시간을 '살아나가는 것'이 아니고 '죽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견디기 위해서 그냥 뭔가 하는데, 몸을 움직이기 싫으니까 '눈운동'만 열심히 하는 상황. 책보다 잠이 오면 자고, 잠이 깨면 다시 책을 보고. 

 

찬홍이가 책을 사다달라길래 서점에 가서 The Crucible 이라는, 아서 밀러의 드라마를, 내가 대학교때 읽었던 책을 찾아 들고 그냥 책방에 온김에 어정거리다가 이 책이 눈에 띄어서 집어 들었다.  이거 스타벅스에 가면 매장에 보이던 책인데. 그래서 스타벅스 홍보용 책인가보다고 늘 지나치기만 했었는데. 내가 왜 이 책을 집어든 것일까?  쉽게 읽힐것 같아서, 머리 식히기 좋아보여서, 혹은 스타벅스의 성공 비결이 뭔가 궁금해서...

 

막상 읽어보니 내 예상과 다른 엉뚱한 책이었는데...

 

온종일 읽는 내내, 내 삶과 연결지어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볼수 있었다. 우선, '바닥'으로 수직하강한 한 사나이가 생존하기 위한 노력이 생생하게 전달되었고, 그리고 곁두리로, 스타벅스의 지침도 내게는 의미있었다.  내가 요즘 내 우울감때문에 학교에서 좀 침울하게 행동했고, 내 학생들에게 충분한 교육환경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고, 가령 '내 학생이 나로부터 -  학생으로서 받아야 할 애정이나 존중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을까?' 생각해보니, 내가 부족했던 것 같고.  내가 좀 신경을 쓰고 내가 능동적으로 나를 바꿔나가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개인적인 실패는 개인의 문제이고, 그것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쳐서는 안되는 것이니까.  내가 나 자신을 컨트롤을 잘 해야 하는 것이지.

 

스타벅스의 장점들이 많이 열거되어, 결국 스타벅스 홍보에도 한 몫 했겠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볼 생각은 없다.  이 책에 그려진 스타벅스 매장의 아름다운 면을 나는 내 직장에 도입해야 하고, 내 가정에 도입하면 좋을 것이다. 내 삶은...이 책의 저자처럼, 나의 상실감이나 실패감 같은 것 역시 내가 치유하는 수 밖에.

 

이제, 나도 '앞으로' 나아가야 (move on) 하는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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