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Column2012. 1. 11. 23:35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335980

시사잡지 뉴스위크가 금주 특집으로 ‘머리가 좋아지는 31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내용을 간추려 보면, 우리 두뇌의 기능 중에서 ‘단기 기억장치’ 기능의 향상이 지능의 향상과 맞물려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능은 고정된 것이 아니고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향상되거나 저하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나의 지능이 높거나 낮다고 해서 이를 ‘운명’처럼 받아들여서는 안되며 개인의 노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보면 되겠다.

기억력 증진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보조적인 수단으로 걷기, 낮잠, 아무 생각 안하고 쉬기와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하루에 30분씩 일주일에 5회 이상 걷거나 이와 유사한 운동은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하루 일과 중 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낮잠을 자거나 밤의 충분한 숙면도 기억력을 향상시키거나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나이키나 구글에서는 직원들을 위한 수면실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일과 중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앉아 있다거나 백일몽에 들어서는 것도 역시 필요하다. 우리가 ‘멍하니’ 있는 동안 뇌는 여러 가지 쌓인 일을 정리하고 수행하고 있을 것이다. 제 2언어나 외국어 공부는 기억력 증진 및 문제 해결 능력, 판단력에 이르기까지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니까, 현재 미국에 살면서 영어가 능통하지 않아 스트레스 팍팍 받으시는 분들은 이 참에 영어 공부에 재도전하실 것을 권한다. 영어를 더 잘하기 위해서 노력 하다 보면 단지 영어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소통 능력도 높아지고 게다가 머리까지 좋아지는 것이다.

다음은, 뉴스위크가 소개해준 머리 좋아지는 31가지 방법이다. 이중에 몇 가지라도 의식적으로 실천해본다면 ‘더 머리가 좋아지는’ 한 해가 될 수도 있겠다.

(1)크로스워드 퍼즐과 같은 단어놀이 (2)심황 뿌리가 들어간 음식 먹기. 인도 카레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3)태권도 배우기. 태권도가 아니라도 춤추기, 공놀이 등 심장박동을 증가시키면서 손발이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운동이 좋다고 한다 (4)‘알 자지라’와 같이 내가 평소에 접하지 않는 뉴스 접해보기. 늘 새로운 정보에 열려있으라는 뜻이다 (5)스마트폰과 같은 온라인 도구들에서 벗어나서 시간 보내기 (6)근무 중에 낮잠도 자고 잠을 충분히 자기 (7)TED(http://www.ted.com/) 자료 시청하기 (8)문학 페스티벌 참가하기 (9)뭔가 외우는 일을 습관적으로 해보기 (10)외국어 배우기 (11)다크 초콜릿 먹기 (12)뜨개질 하기 (13)가끔 미간을 좁히고 사색하는 표정 짓기. 다시 말해서 골똘히 생각해보고 기억해내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14)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비디오게임 해보기 (15)트위터에서 유명 과학자들 팔로우하기 (16)요거트 먹기 (17)슈퍼메모 프로그램 활용하기 (18)셰익스피어 연극 보기 (19)상황에 따라서 빠르게 또는 느리게 사고하기 (20)물 많이 마시기 (21)유명대학의 온라인 강의 보기. 비록 대학생이 아니라도 요즘은 유명대학의 명강의는 유튜브나 다른 매체에서 쉽게 시청할 수 있다 (22)미술관 가기 (23)악기 연주하기 (24)종이에 손으로 글 쓰기 (25)모래시계를 이용해 25분 작업하고 잠시 휴식하기 (26)가끔 ‘생각 안 하기’. 내가 아무 생각 안하는 동안 뇌는 중대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 (27)커피가 기억력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28)즉각적인 보상을 미루고 잘 참는 사람이 학업 성취도가 높다고 한다 (29)자신만의 특기 키우기 (30)일기장이나 온라인 블로그에 글 쓰기 (31)도심을 벗어나 자연으로 나가 시간 보내기.

위에 소개된 서른 한 가지를 들여다보면 결국 항상 새로운 정보를 만나고 사색하는 시간을 갖고 적절히 운동을 해주고 휴식을 취하라는 것이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고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래도 머리가 좋아진다니 새해를 맞아 외국어라도 한가지 배워볼까 싶어진다.

2012,1,11,ㅇㅇㅁ
Posted by Lee Eunmee
Humor2012. 1. 11. 05:37


어느 인기 넘치는 정당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모 청년의 제안을 받아들여 '눈높이 위워회'라고 조직 개명을 했다고 한다.  소통위원회가 ===> 눈높이 위원회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아이디어가 국내 굴지의 과학자를 키우는 핵교를 거쳐서 미국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대학을 나왔다고 뽑힌 명석한 두뇌의 청년에게서 나왔다고 하니 걍 누나와 형들이 만장일치로 승인을 한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그, 선거때만 되면 '국민의 눈높이'대로, '낮은 자세로' 뭣을 하겠다는 인물들에 대하여 넌더리가 나다 못해서, 방법만 알면 '소송'이라고 걸어버리고 싶어진다. 요즘 한국에서 고소, 고발, 소송이 유행병처럼 번진다더니 바람을 타고 그 바이러스가 나한테까지 날아온 모양이다.  동네 가겟방에 들러서 독감 백신이라도 뒤늦게 맞아야 하는걸까?

내가 '눈높이'라는 말에 대하여  온몸에 두드러기가 돋는것은 이들의 무신경함과 후안무치의 뻔뻔함에 있다.

눈높이가 뭔가?  좀, 그 말을 비주얼로 살펴보자.  위의 그림에서 오른쪽에 꼬마가, 왼쪽에 어른(선생님)이 있다.  어른(선생님)이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화를 하는 장면이다.   그러면 정당이나 정치인이 '눈높이'를 논할때, 어른 자리엔 누가 가는가?  당근빠따, 자기네가 어른(선생)이다 이거겠지?  그러면 그들이 눈높이 맞추는 상대는? 키작은 아이, 그리고 국민이 되는거겠지?

참 기고만장하고 뻔뻔한 아이디어 아닌가?  아래 그림은 바빠죽겠는 (사실은 백수와 다름없는) 내가 친히 그린것이다. 정말 저사람들하고 눈높이 맞추려다보니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설명을 해야 겠어서.



생각해보자. 국민은 의식 수준이 이정도다.  그런데 '눈높이'를 극구 강조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의 의식, 행동 수준은 이정도다. 뱁새가 붕새를 어떻게 따라와?  눈높이가 바닥인 존재가 눈높이가 하늘에 닿아있는 존재의 눈높이에 어떻게 맞춰? 응?

국민은 지금 정당들의 밑바닥 눈높이에 눈높이 맞춰 주느라 허리가 꼬부라질 판이다.

무슨 말을 써먹으려면, 정치인이 정치적으로 어떤 '언어'를 감각있게 써 먹으려면, 그걸 정확히 포착해서 써먹어야지. 그냥 마냥 '눈높이'는 좋은말!  좋아 쓰자 써!  그러면 되겠는가? 아, 정말 당신들하고는 눈높이가 안맞아서 대화가 불가능하다.

헤이 수재~  한국말 다시 배우셔.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런 이름 붙인거면, 구제불능일세. 오직 존경할따름~)



웃자고 하는 말이다. 써놓고 보니 하품나네....
Posted by Lee Eunmee
WednesdayColumn2012. 1. 11. 01:12




매주 수요일에 실리는 내 칼럼은 2010년 8월에 시작되었다. 그러니까 그 때부터 매주 한편씩 2,000 자의 글을 신문에 발표를 한 셈이다. 주제를 정하지도 않았고, 그냥 마음가는대로 편안하게 써 달라고 해서, 그렇게 써오기는 했는데... 그 사이에 독자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뭐 별로 관심을 받을 일이 없으니까 나쁜 반응이랄 것이 없고.  누군가 아는체를 할 때는 대개가 덕담이므로. 헤헤.

칼럼을 계기로 모르는 분이 찾아와 내게 일을 부탁하여 기꺼이 수락을 한 경우도 있고,  모르는 분이 연락한 것에 내가 답을 하지 않고 지나친 경우도 있다. 나는 교육 관련 사회단체와는 협조적이지만 그 외에 정체가 애매한 단체와는 잘 협조가 안된다. 내가 그 분야에 대해서 잘 모를때는 나서기를 저어한다. (나 스스로 아무데나 깝죽대고 얼굴 들이밀고 그러는것은 실례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나는 내가 진정으로 쓸모가 있는 곳에 서 있고 싶다. 돈이 안되는 일이라도.)  칼럼이 인연이 되어 내 학생이 된 분도 있고. 모르는 사람인데 그냥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덥석 손을 잡아준 분도 계시고 -- 글 잘 읽었노라고.

칼럼을 쓰면서 가장 덕을 많이 본 사람은 나 자신일것이다.  (1) 일단 나는 행동거지가 조심스러워졌다. 옷 매무새도 좀 조심스럽게 하고, 행동도 튀지 않게, 오만불손하지 않게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편이다.  (2) 내 글과 내 행동이 일치하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3) 매주 새로운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보거나, 일단 주제가 정해지면 최소한 '멍청한 소리'를 해서는 안되므로 관련 자료도 챙겨보게 된다.  그러다보니 나 스스로 많이 배우고, 정돈된 생각을 갖게 된다.  이러한 것들이 나라는 한 인간을 완성시켜가는 과정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대개 수요일에 실리는 원고는 화요일 오전까지 담당기자에게 전해져야 하는데, 나는 성질이 급한 축이라서 뭐든 닥쳐서 하지 못하고 앞서서 하는 편이다. 그러니 일요일 저녁이면 원고가 완성된다. 월요일 아침에 다시한번 원고 상태를 체크하고 (다듬을데가 발견되면 기쁜 마음으로 다듬는다), 그리고 나서 안심이 되면 월요일 오후에 원고를 보낸다.  원고란 것이 써놓고 덮어 뒀다가 다시 보면 뭔가 미진한 것들이 발견되기 마련이다. (그런 후에도 신문에 실린 글에서 오자, 탈자, 잘못된 정보가 발견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내가 잘못 쓴것을 편집자가 고쳐 놓은 경우도 종종 있다.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는 글 생각이 안나서 그냥 보내버리고, 월요일 저녁까지도 아무 생각이 안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잠자리에 들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 새벽에 일어나 뉴스위크지를 집어들고 특집 기사를 요약소개하는 형식으로 글을 써서 보냈다. 번갯불에 콩을 튀겨먹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평소에 내가 흥미롭게 관심가지고 관련 서적들을 보아오던터라 글 쓰기가 재미 있었다. 어쨌거나 편집자가 작업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새벽에 원고는 날아갔다.

아침에 이메일을 열어보니 서울의 김선배가 신년 축하 메시지를 보내셨는데, 그 속에 유머가 한편 들어있다. 그냥 웃고 지나갈 만한 유머이지만, 사실 이론적으로 들여다보면 '원인'에 대한 착각이나 오해와 관련된 내용이다.


만득이가 벼룩에게 말했대요. '뛰어!' 벼룩은 팔짝 뛰었답니다.
이번에는 벼룩의 다리 하나를 부러뜨리고 말했답니다. "뛰어!" 벼룩은 미동도 하지 않았겠지요?
만득이가 내린 결론; 벼룩은 다리가 부러지면 귀가 먹는다.

위의 유머와 관련된 실생활의 예는 얼마든지 있을수 있다.  한 학생이 수업중에 집중을 하지 않고 산만하고 노트필기도 잘 안하고 그래서 선생님이 관찰을 했는데, 알고보니 그 학생이 시력이 안좋아서 칠판의 글씨가 제대로 안 보였다는 것이다. 그 학생은 칠판이 안 보이니 옆자리 친구가 베껴쓰는 것을 훔쳐 보거나 혹은 잘 보기 위해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을 것이다.  그것이 선생님 눈에는 태도가 불량하게 비쳤을수도 있다.

빈민가 지역 교도소에 흑인 수감자가 많은것을 보고, '흑인들은 범죄 유전자를 타고 났다'고 판단을 할 수도 있겠다. 겉보기에 그러하다.  하지만 빈곤한 상황이 이들을 감옥으로 보내는 한가지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국에서 미국에 방금 온 학생이 하나 있다. 그는  한국에서 수재, 천재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여러모로 탁월하다. 하지만 영어는 아직 제대로 할 줄 모른다. 그래서 그는 영어를 잘 못 알아듣고, 말을 할때도 제대로 하지를 못한다. 그래서 겉보기에 바보같다.  사람들은 그가 말귀를 잘 못알아듣고, 말을 잘 못하므로 바보 천치라고 판단한다. 영어가 문제라고는 상상하지 않는다. 그래서 무수한 미국 만득이들이  내리는 결론, '한국의 천재는 미국의 바보 수준이다.'

하여...이 유머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가, 한가지 '스르르' 드는 생각.  매주 수요일에 나오는 내 칼럼을 쓸때, 주제가 어떠하건 한가지 '유머'를 가지고 시작하면 어떨까?  유머가 있는 칼럼. 유머 한가지를 통해서 세상 사는 일을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잠시 해봤다. (그런데 사실 유머 적재적소에 활용하기가 참 어렵고, 게다가 유머를 발굴해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서점에 가서 유머집을 좀 들여다봐야 하려나.... 


Posted by Lee Eunmee
WednesdayColumn2012. 1. 4. 17:13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331639

2012년이 활짝 열렸다. 올 한해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정치적으로 역동적인 나날이 이어질 것이다. 미국은 11월6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요즈음 공화당의 후보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는 4월11일 국회의원 선거, 12월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이합집산이 진행되고 있다.
 
2012년 한국의 선거가 특히 재외 국민에게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제 해외에 살고 있는 한국 국적의 국민들에게도 참정권을 행사 할 기회가 열렸다는 것이다. 재외 국민에게 본래 선거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 정권 시절에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폐지한 이래, 40년 만에 어렵게 되찾은 국민의 권리인 것이다.
 
한국을 떠나기 전, 나는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으로서 권리이기도 하고 동시에 의무이기도 한 선거권을 포기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간접적으로 체육관에서 치러졌던 기묘한 대통령 선출 방식을 경험하며 성장 했던 내게, 대통령 직접 선거를 하거나 내 손으로 시장을 뽑는다는 것이 기적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내가 표를 던진 후보가 당선되면 기뻤고, 내가 표를 주지 않은 후보가 선출되었을 때는 아쉬웠다. 하지만 나는 직접 선거 방식의 민주주의를 사랑했다. 그래서 내게 투표는 기쁜 의무와 권리였다.
 
그런데 한국 땅을 떠난 이래로 십 년 가까이 여전히 한국인으로 살면서 나는 투표권을 누릴 수 없었고, 이는 매우 서운한 일이었다. 그러므로 마침내 2012년 ‘재외국민’ 혹은 ‘부재자’에게 선거권이 주어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 목소리를 되찾은 것처럼 기뻤다.
 
그래서 얼마 전 DC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 시위에 참석하러 가던 날, 주미 한국 대사관 총영사관에 들러서 재외국민 선거인 등록을 하였다. 총영사관에 들어서면 재외국민 등록을 위한 장소가 마련되어 있고, 담당자가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안내에 따라서 본인이 신청서 양식을 작성하고, 해외 체류자는 여권 원본과 사본을, 영주권자인 경우에는 여권 원본과 사본, 그리고 그린 카드 원본과 사본을 제출한다. 원본은 그 자리에서 돌려 받고, 사본은 신청양식에 첨부된다.
 
선거인 등록을 하고 돌아와 생각해보니 대학에 다니는 작은 아들놈이 만 19세를 넘겼다. 한국에서는 만 19세 이상이면 참정권이 주어진다. 그렇다면 작은 놈도 선거인 등록을 해야 한다. 나는 녀석이 방학을 맞아 집에 오기를 기다렸다. 이제 녀석을 데리고 총영사관에 가서 등록을 할 차례다. 초등학생 시절에 미국에 와서 십 년 가까이 살아온 녀석은 한국의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른다. 나는 한국의 정치 현안과 관련된 한국 서적 몇 권을 녀석에게 던져 주었다. 한국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국민된 입장에서 제대로 투표를 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요즘 한국의 서점가에서 신들린 듯 팔려나가고 있다는 책 ‘닥치고 정치’에서 저자인 김어준의 주장은 과격한 제목과는 달리 매우 평범하고 온순해 보인다. 정치란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고, 시민 각자가 자기에게 주어진 아주 작은 권리 혹은 의무인 ‘선거권’을 휴지 조각처럼 방치하지 말라는 것이다. 국민이 ‘투표’라는 아주 작은 행위로 제 목소리를 내면 목소리 낸 것만큼 존중 받고, 그만큼 민주주의는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아주 간단한 원리를 그는 호소하고 있는 듯 해 보였다.
 
참고로 선거의 역사를 살펴보면, 초기에 선거권을 가진 이들은 유산계급, 남자들 중심이었다. 미국에서 여성이 참정권을 가진 것은 1920년에야 가능했다. 스위스에서는 1971년에 여성 참정권을 인정했다.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과 함께 남녀 공히 참정권을 행사하게 되었다. 참정권이 간단히 우리 손에 쥐어진 것은 아닌 것이다.
 
2012년 40년 만에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해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선거를 할 기회가 주어졌다. 간단히 주어진 기회가 아니다. 그러므로 설령 번거롭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 권리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내일은 아들의 손을 잡고 총영사관에 가리라. 아직 늦지 않았다. 등록은 2월11일까지 가능하다.


2012, 1,  4 ㅇㅇㅁ
Posted by Lee Eunmee
WednesdayColumn2011. 12. 28. 19:50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326668

연말 연초에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볼만한 영화로 마틴 스콜세지 (Martin Scorsese)감독이 야심 차게 메가폰을 잡은 3차원 입체영화 ‘휴고(Hugo)’를 권할 만 하다. 배경은 1930년대, 전쟁 이후의 프랑스 파리. 고아 소년 휴고는 기차역의 시계탑에서 산다.

소년이 하는 일은 거대한 시계 내부를 관리하는 것. 그는 조밀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에 기름칠을 하고 시계바늘이 정확히 돌아가도록 돌본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아버지의 유물인 망가진 태엽 로봇을 고치는데 보낸다. 그는 이 로봇을 애초에 누가 디자인했으며 어떤 기능이 있는지 모르는 채, 이것을 수리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을 달랬으리라.
 
이 영화의 제작자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영화배우 조니 뎁 (Johnny Depp)이다. 이들 두 사람의 작품들을 익히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이것이 ‘영화에 미친 사나이들’이 합심하여 탄생시킨 작품임을 한눈에 알게 된다. 제작자들의 이름이 자막에 흐를 때,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영화 판의 대단한 감독과 골수 영화배우가 작심하고 영화에 헌정하는 진짜배기 작품 하나를 만들어 냈구나!”
 
이 영화는 어찌 보면 영화에 대한 영화이다. 뤼미에르 형제 시절의 원시 형태의 영화들이, 그리고 그 제작 현장들이 다큐멘터리처럼 화면을 누비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들의 잃어버린 환상에 대한 이야기 이기도 하다.

주인공 소년 ‘휴고’가 고아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부유하는 쓸쓸한 인생들이다. 과거의 영광과 꿈을 접고 서서히 사그라져가는 노인, 부모가 누구인지 몰라서 자신의 정체를 잘 알 수 없다는 소녀, 전쟁에서 다리를 다친 경관, 전쟁에서 오라비를 잃은 꽃집 여주인, 개가 으르렁거려서 도무지 연애를 할 수 없는 여자와 남자. 이들 모두 어딘가 다치고 무언가를 잃은 사람들이다. 이들이 삶의 불꽃을 다시 지피는 방법으로는 자신의 가치를 알아 주는 사람과의 만남, 나의 소명이 무엇인가 탐구하는 열정, 사랑에게 다가가는 용기와 지혜, 이러한 것들이리라.
 
이 영화는 또한, 삶을 살아가는 소명 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기도 한다. 거대한 시계탑의 톱니바퀴에 기름을 치던 소년 휴고 가 중얼거린다. “기계에는 쓸모 없는 부분이 한군데도 없어. 모두 꼭 필요한 부품들이야. 만약에 이 세상이 어떤 위대한 목적을 가진 기계와 같다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나 역시 어떤 목적이 있어서 여기 있는 것이 아닐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도 어떤 이유가 있어서 일거야. 나는 나의 사명을 완수하고 싶어….” 꼬마 고아 소년 휴고가 생각에 잠겨서 이런 독백을 할 때, 객석의 나 역시 ‘나의 소명은 무엇일까? 나를 이 세상에 보낸 설계자가 있다면, 그 설계자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기왕이면 그 목적에 부합하는 삶을 완성해 나간다면 좋을 것도 같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지난 세월 동안 우리에게 선사한 것은 성인 등급의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휴고’는 온 가족이 모두 손을 잡고 가서 각자의 입장에서 볼 만한 가족영화라고 할만하다. 꿈과 환상을 제시하지만, 솜사탕같이 한없이 가볍고 달콤하지만은 않다. 제법 무게 감이 있고 진지하다. 또한 2006년에 소개된 영화 ‘보랏(Borat)’의 주인공을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보랏 역의 배우, 코언(Cohen)의 등장에 연신 웃음을 터뜨리게 될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흐를 때, 관객은 자신의 삶에 지쳐서 잃어버리고 만 열정과 꿈이 뭐였는지 돌아보게 될지도 모르고, 그 꿈을 향해 다시 나아가도 늦지 않았음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2011년 한해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지난 일년을 돌아보고, 새해에 대한 설계를 해 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새해에는 많이 웃고, 그리고 내가 힘들다고 포기했던, 일상에 지쳐서 외면했던 나의 소망들에 대하여 돌아보고 다시 도전해보는 그런 시간을 살아보고 싶다. 분명 나에게도 이 세상에 내가 태어난 어떤 위대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어보는 것이다.

2011년 12월 28일, 수. 이은미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