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0. 5. 25. 03:21

우리 왕눈이는 '라사 압사 (Lasa Apso)' 잡종일것으로 추정된다. 털복숭이 개이다.  최근에 털을 싹 밀어버려서 지금은 '치와와'같은 꼴이 되고 말았지만, 기본적으로 털복숭이 개이다.  시추하고도 사촌간인 이 종류의 개들은 성격이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  그리고 내가 관찰한바로는 '털복숭이 개'들은 털복숭이 개들을 좋아한다.  왕눈이는 털이 길고 복슬거리는 개들과는 사이좋게 어울려 놀고, 털 짧은개를 보면 으르렁대고 사납게 군다.

 

옛날에 플로리다에 살때는 아파트 이웃의 포메라니안 개와 사이좋게 지냈다. 왕눈이는 문만 열렸다 하면 그집으로 달려갔다. 그 개도 문만 열렸다하면 왕눈이에게 놀러왔다.  하지만 털이 짧고 행동이 민첩한 발바리과의 윗집 개하고는 앙숙으로 지냈다. 아주 물어 죽이겠다는듯이 으르렁대곤 했다.

 

 

우리 이웃에는 비촌 프라이즈 (Bichon Fries) 종류의 개 한쌍이 산다.  그 집은 내가 플로리다에서 이사올 즈음에 조지아주에서 이사를 왔다.  그래서 둘다 서로 미국 남부에서 올라왔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형제'같이 각별한 이웃의 정을 느꼈다. 이 개는 오글오글한 털로 뒤덮여 있다. 그리고 순하고 태평하다.  이 개들은 우리 왕눈이와 몸집이 비슷한데 이렇게 오글거리는 털로 뒤덮여 있어서 몸집이 커보이는 편이다. 시각적으로만 커보일뿐 들어 안아보면 비슷하다.  (사진은 그냥 웹에서 빌려온것이다.)

 

 

 

이 개들은 우리집 건너 건너편에 사는데,  왕눈이는 심심하면 열린 문틈으로 뛰어나가 최종적으로는 이 개들이 사는 집 현관문 앞에서 어슬렁대고; 마찬가지로 이 개들 역시 집을 뛰쳐나와서 최종적으로 도착하는 곳이 우리집 현관문이다. 

 

그러니까, 개가 없어지면, 그개가 간 곳은 뻔하다.  그리 가보면 거기 있으므로...

 

오늘은 집에서 일을 하는 중인데, 책상앞 창가로 하얀 털 뭉치같은 것이 굴러다니길래 내다보니, 이 개들이었다. 요놈들이 우리집 현관문을 박박 긁었는데, 내가 일을 하느라 그걸 감지를 못했나보다. 그러자 내 창가에 와서 동동거리는 것이었다. 문 열으라고.  요놈들이 내 창문과 현관문 사이를 오가며 박박 긁거나 동동거린다.

 

왕눈이도 낌새를 눈치채고 문 안쪽에서 동동거리고.

 

결국 내가 현관문을 열어서 두 놈을 잡아 들인후, 두 놈을 안아다가 이웃에 양도하는 것으로 일단락. 

 

이제 왕눈이 이사가면, 니네들 여기 와도 왕눈이 없는데... 

마지막 인사하러 왔니?

개들은 속상하겠다.  친구한테 이사간다는 말도 못하겠다.

 

 

 

이번주말에 이사한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