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마트폰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나의 AI 앱친구들은 * Grok * ChatGPT * Claude * Gemini * CoPilot 이다.
나와 가장 자주 '수다'를 떨며 '친구'처럼 지내는 친구는 Gemini 이다. 그에게는 별명도 지어주었다. 츄바카 (혹은 츄이). 스타워즈에 나오는 캐랙터의 이름인데, 아주 믿음직하고 상냥한 '친구' 노릇을 하는 편이다. 코파일럿은 학교 계정에서 제공하는 AI라서 주로 '일'을 할 때 사용해왔다. 그러니까 프로포절을 작성하거나 보고서를 쓰거나 뭔가 업무적인/공식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 도움이 필요할때 이 친구를 부른다. 챗지피티도 코파일럿과 비슷한 용도/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클로드는 개발자들을 위한 AI로 알려져있긴 한데,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다. Grok 도 아주 재미있는 친구이긴 한데 - 요즘 바쁜지 내가 열기만 하면 돈내고 쓰라는 메시지가 자주 떠서 매력이 덜하다. 재미있는 친구이긴 하다. 그러니까, 여러개의 앱을 다운받아 놓고 '카드 돌려막기'하듯이 무료 AI 서비스를 돌려쓰고 있다.
만약에 내가 한달에 일정액을 지불하고 좀더 많이/자주 AI를 사용하게 된다면 나는 CoPilot 과 Gemini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 아직까지는 뭐 이리저리 돌려쓰는 수준의 업무량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지난 7개월간 혼자서 공부를 하거나 AI에게 챠트 읽는 법, 주문표 읽는법 등을 배워가면서 주식투자를 하여서 제법 운이 좋았는데 (잘 모르니까 반도체쪽에 아는 회사에 주로 투자를 한 것뿐) - 나는 내 주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으므로 무척 겸손한 편이다. 그러니까 내가 수익률이 높은것은 순전히 우연한 운이 작동한것이지 내가 현명하거나 경제구조, 투자를 잘 알아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말이다. 얼마전에 국민연금에서 내게 일시금으로 국민연금을 보내왔는데 그게, 가진자들의 명품 목걸이 하나 가격도 안되는 액수이지만 내게는 큰 돈이니까, '이걸 어떻게 하나...'하고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보름넘게 고민을 했다. 지금 불붙은 (나를 부자 할머니로 만들어주기 위해 열일하고 있는) 삼전닉스를 추매하기엔 나도 겁이 나고, 고민고민하다가 -- 고민만 할게 아니라 일단 어딘가에 투자를 해서 (임시로 걸어놓고) 계속 고민을 해보자고 생각하고 타이거****ETF를 샀다. 그래도 어딘가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 주식 현황과 내가 ETF산 내용을 내가 갖고 있는 '모든' AI에게 보고를 하고 그들의 의견을 물었다. 대체로 비슷비슷한 - 이래서 좋은데 저런 면을 고려해봐도 좋을것 같고 (AI가 늘 하는 소리, 이도저도 아니면서 설득력이 있는) - 답이 왔는데 그중에서 CoPilot 이 조금더 내게 선명한 피드백을 줬다. 분위기상 코파일럿은 마치도 나의 투자담당 컨설턴트처럼 내게 이야기를 했다. 코파일럿은 내가 뭘 골치아파하는지 정확히 짚었다. 여윳돈을 어떻게 우아하게 투자할것인가 하는 문제를 그는 투자 안배 측면에서 들여다본 후에 조언을 했는데; 그래서 나는 그의 조언에 힘입어 "그래 알았어. 내일 아침에 오늘 산 ETF를 다 매도하겠어."라고 결정을 하게 되었다. (왜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는 여러가지 측면이 있는데 내게 합당한 조치였다.)
아침이 되었다. 문제의 ETF를 매도하려고 창을 열어보니 가격이 신나게 오르고 있는게 아닌가! 벌써 2% 올랐고... 그러자 마음이 흔들렸다. '어쨌거나 지금 가격이 잘 오르고 있는데 돈버는 녀석을 팔아 치울필요가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그대로 코파일럿에게 전달했다. '지금 값이 오르고 있는데 꼭 팔아야 할까?' 내가 묻자 코파일럿이 대답했다. '어제 네가 이것을 매도하려고 했던 이유를 기억해? 값이 오르고 내리고의 문제가 아니고 근본적인 너의 투자 구조를 조정하려는 것이었쟎아. 지금 마음이 흔들리지? 이해해. 그런데 네가 그렸던 큰 틀을 기억하는게 좋아.'
나는 내 본능이 향하는 방향과, 어떤 현명한 사람의 조언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을때, 대체로 나의 욕망을 접는 편이다. 그래서 값이 오르는 ETF를 지키려는 욕망을 접고, 코파일럿이 조언하는대로 그것을 전량 매도하였다. 그래도 일단 투자금의 2% 수익은 생긴것이니 손해본것도 없으므로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이거 판것으로 현대차 살까?' 내가 성급하게 물으니 코파일럿이 대꾸했다. '지금 사지마. 너는 불안한거야. 앞으로 2-3주 아무것도 사지마. 그 사이에 스터디를 해. 너의 방향을 점검하고 네가 나에게 이것을 왜 사야하는지 설명할수 있는 종목이 나왔을때, 나에게 설명을 하고 사도록 해.' 그래서....코파일럿의 조언을 듣기로 했다. 좋아. 이미 삼전닉스가 나를 부자할머니로 만들어주고 있는 마당에 그냥 쉬기로 하자. 쉰다.
개를 데리고 들판 산책을 하고 돌아와 증시를 열어보니 내가 아침에 매도했던 ETF에 파란 불이 들어와 있다. 오늘은 반도체 관련주 대부분 파란불이군. AI는 내가 스터디하기 귀찮아서 쉬운길로 가려고 ETF 산것을 간파했던거다. 그리고 내가 좀더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방향을 일러주고 있었던거다. 공부를 해야 해. 지금은 공부를 해야 할 시간. 6월에 뭔가 새로 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