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6 (일)
교회에서 자매결연 맺은 충남 서천의 '성북교회'로 일일 전도를 다녀왔다. 나를 포함한 우리교회 신자 21명이 성북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를 드리고, 교회 인근 마을을 가가호호 방문하여 "예수님을 믿으세요. 성북교회가 가까이에 있어요" 하고 알려드리는 전도 행사를 했다. (선물로 부엌세제 한병).
교회에서 오전 7시에 버스가 출발한다고 해서 나는 집에서 5시 30분에 교회로 출발했는데 6시 20분에 도착하여, 차에서 한숨 잘 수 있었다. 그리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충남으로. 몇년만인가, 당신이 암에 걸리기 전에 이 도로를 달려 공주, 수덕사, 덕산 이런데를 다닌적이있었는데, 그 이후로 처음이다. 나의 거의 모든 서울-고양-인천을 제외한 장거리 여행은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월의 마지막 주말, 공기는 쾌청했고 햇살은 따스했다.
충남의 인심 역시 4월의 햇살만큼 훈훈해서 - 낯선 사람이 마당에 들어서서 "예수님 믿으셔요"해도 대체로 따뜻하게 맞아주시거나, 빈집이거나 했다. 크거나 작거나 부유해보이거나 평범해보이거나 어느집을 가도 마당에 먼지하나 안보이고 꽃이 조롱조롱 피어나던 시골마을. '여기가 천국같다'는 느낌이 드는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이 마을은 개나 고양이도 순하고 어질어서 사납게 짖는 개가 없었다. 대체로 멍멍 짖는 개들은 '어서와! 심심한데 어서와! 나하고 놀자!' 하며 꼬리치고 반겼고, 고양이들도 인기척이 나면 일부러 다가와서 쓰다듬으라고 저를 맡겼다. '이런 전도라면 일년 365일 전도만 하러 다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 따뜻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동백꽃이 가득 피어나는 어느 집에 들르니 주인장이 집 뒤 헛간에서 나오시는데, 고양이 두마리도 어디선가 나타났다. 주인장에게 저 뒤의 성북교회에서 나왔다고, 가끔 교회에 들르시면 좋을 일이 많이 일어날거라고 하니 '나도 성북교회 안다'고 그냥 무던하게 웃으셨고 -- "나비야. 너도 예수님을 알아야해. 예수님의 축복을 받아라!"하고 고양이를 쓰다듬어주니 '고양이도 예수를 믿어요?'하고 아저씨가 웃으셨다. 새도 꽃도, 고양이도 강아지도, 천하만물을 지으신 분을 우리가 찬양할 일이므로 뭔들...


전도 행사를 마치고, 가까이에 서천 '성서전래지 기념관'이라는 곳을 들렀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킹 제임스 바이블이 전해진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세워진 자그마한 성서 박물관/기념관 인데 - 그 킹제임스 바이블 초기본이 소장되어 있었다. 시편 23편 페이지를 열어보았다. 마량포구 인근인에, 여기서 5월에 자연산 광어축제가 있다고. 익산에서 오신 어른들 얘기를 들었는데, 자연산 광어는 배가 희고, 양식광어는 배에 무늬가 있다고 한다. 원래 배에 무늬가 있는데 자연산 광어는 바닷갯벌을 헤엄치고 다니면서 바닥에 쓸려서 그 무늬가 다 지워지기 때문에 배가 희고 (때 벗겨지듯 무늬가 벗겨지나보다), 양식광어는 그 무늬가 그대로라고 한다. (나는 길에서 한가롭게 있을 때, 역시 한가로운 선량한 사람들에게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는다. 내가 관심을 갖고 물어보면 - 선량한 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잘 설명해준다.)
이런 마을에서 한 두어달 살면 몸도 마음도 치유가 될 것 같은 - 참 좋은 동네이다.
전도하러 간 것인데 - 내가 뭔가 햇살과 푸근한 인심과 바닷바람에 전도당한 기분.


당신이 나를 기다리는 동안,
내가 천국에 가는 날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하느님의 심부름을 하는 시간을 늘려가려고 한다. 당신이 없는 이 세상은 너무 심심하고 지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