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면서 여러가지 경로로 돈벌이를 해왔다. 학생때 주 수입원은 '과외' 였고, 신문사에서 일하며 기사 원고료를 받았고, 여기저기 투고하여 원고료를 챙겼고, 방송국에 이런저런 재미있는 사연을 보내서 여러가지 상을 타는 것이 나의 소일거리였다. 소설 응모에 선정되어 상과함께 상금을 받기도 했고, 회사다니면서 비서질도 했고, 뭐 무역회사 직원질도 했고, 번역질도 했고, 초중고등학교를 휩쓸며 영어강사도 했고, 뭐 돈벌이는 아닐지라도 시골집에서 농사 일도 거들었고, 식당하는 친척 돕느라 식당에서 심부름도 해봤다. (그건 그냥 자원봉사였다. 그걸로 돈 벌 의사도 없었고).
어쨌거나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여러가지 경로로 돈을 벌고 살아왔는데, 아무래도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에는 주 수입원이 보따리 장사건, 붙박이 교수이건간에 강의를 하고 받는 강사료나 월급이 되겠다. 하지만 월급 외에도, 부가적으로 이런저런 설계비나, 심의비, 뭐 회의비 등 뭐 잡다하고 소소한 수입도 발생한다.
그런데, 어떤 돈을 벌 때 내 가슴이 가장 뛰는가? 뛰었는가? 돌아보면, 글써서 원고 팔아서 원고료 받을때. 그건 아주 소액이라도 달콤하고, 향기로운 돈이었다. 학생때는 그렇게 받은 원고료를 향기로운 술을 사 먹는데 털어넣었다. 주로 친구들에게 술을 사 먹이며 내가 원고를 써서 돈을 벌은 것을 자축했다. 내가 글을 써서 그걸로 돈을 벌다니! 그러니까 수백만원 월급 다는 것보다 뭐 몇만원 원고료 받는것이 더 기쁘고 달콤한 것이다.
그런데 금일 오후에 낯선이에게서 이메일이 와서 지워버리려다가, 지우기 전에 그래도 혹시하고 열어보니, 출판사에서 온 메시지였다. 책이 일정부수 팔려나가서 인세를 보내준단다. 통장에 입금될거라고 확인하라고. 오메~ 이런 소식을 휴지통에 버릴뻔했구나. 내 책이 '인세'가 들어올만큼 팔려나갔다는게 신기하다! 내 책으로 인세를 받다니!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오 하나님!
책이 나오기도 전, 책을 쓰고 있을때부터 내가 입버릇처럼 하고 또 하던 말이있다. "첫 열매는 하나님께 봉헌하는 것이여. 아, 내 일생에 책 인세를 하나님께 봉헌하는 날이 오기나 하려는가? 오 주여!"
그런데, 그 농담처럼 뇌까리던 그 일이 도래했다. 인세가 통장에 입금 된다는 것이다. (그것도 내가 확인을 안해서 늦어졌다는 것이다). 글을 써서 책을 써서 그 책이 잘 팔려나가서 인세가 나왔다니 - 내가 세상을 평정한 것처럼 가슴이 꽉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이루었다. 이것으로 족하다! 하나님께 첫 열매를!
사실 그정도의 인세는 내가 프로젝트 한가지 머리써서 하면 간단히 벌어들이는 액수이다. 하지만 그 인세는 돈주고도 살수 없는 보석 같은 것이다. 내 글로 돈을 번다는것이 이렇게 신날수가! 그러고 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은 '돈을 버는 일'인데 -- 돈버는 일중에서도 가장 신나는 일은 글을 써서 돈을 버는 일인듯하다. 그래서 깨달았다 -- 아, 내가 글쟁이질을 가장 좋아하는구나!
할렐루야. 참 좋으신 나의 하느님. 내가 소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