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4. 11. 9. 10:42

 

화초 키우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만만하게, 신경안쓰고 번식시킬수 있는 화초 몇가지가 있다. 스킨답서스, 센세베리아 뭐 이런친구들과 함께 '나비란'이 있다.  가장 흔한 것이 흰 줄무늬가 들어간 (위) 종류일 것이다. 몇해전에 엄마 집에 있는 것을 조금 잘라다가 학교에서 키웠는데, 지금 무지무지 많이 번식했고, 학교에서 자라던 것 몇가지를 끊어다가 집으로 와서 뿌리를 내려 키우니, 여기서도 무섭게 번식을 하고 있다. 위의 친구는 흙이 기름지고 햇살이 좋으니 뻗어나온 꽃대가 '공룡'처럼 느껴질 정도로 '튼튼'하게 잘 자라고 있다. 

 

 

아래는 내가 어제 동네 미장원 원장님에게서 얻어온 것이다. 그 미장원은 아파트 근처 개인주택가 골목에 숨어있어서 동네사람이 아니면 찾아가기도 어려운 위치에 있었다.  어제 독감백신을 맞기위해 25년전에 내가 우리 어린 두아들 데리고 다니던 '가정의학과'에 들렀는데 - 백신 맞고 돌아오다가 문득 '이 머리좀 잘라야겠다' 생각하고, 근처 골목길을 기웃기웃대다가 이 미장원을 발견한 것이다.  대추차가 고요히 끓고 있던 그 미장원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가정의학과에 들렀을때에도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나는 들어서자마자 대기할것도 없이 바로 의사선생님을 만났던 것인데, 미장원에서도 대기할 필요없이 곧바로 머리를 자를수 있었다. 머리 자르다말고 원장님이 "새치 염색 안하셔요?" 하고 물었고, "머리 자르고 새치염색하는데 시간이 얼마가 걸릴까요?" 물으니 한시간도 안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한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내 용모에 변화가 올수 있다면 그것참 좋은 일이다 싶어서 새치염색까지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렇게 머리를 하다가 미장원에 있는 화분에 눈길이 갔고, "저것은 나비란 같은 모양인데 줄무늬가 없네요...." 했더니, "갖고 싶으시면 조금 끊어 드릴까요?"하고 원장님이 흔쾌히 이걸 나눠주시겠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나비같이 가볍게 머리를 자르고, 산뜻하게 새치염색도 하고, 미장원에서 얻어온 나비란을 들여다보고 있다. 

 

줄무늬가 없는 나비란. 이 친구가 자라는 모습을 보고싶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