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3. 9. 14. 13:17

얼굴에 먼지만큼 작은 뭔가가 생겨났는데 - 그것이 오랜기간 아주 미세하게 자라났다. 처음에는 뭐 여드름 같은것이라고 상상하고 짜내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짜낼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손톱으로 긁어서 떼어내도 순간적으로 사라진것처럼 보였지만 얼마 지나면 다시 솟아오르는 식이었다.  그런데 너무나 미세하게 작아서 이따금 손톱으로 긁어내거나 - 이것을 향해 짜증을 내거나 스트레스를 풀곤 하면서 벌써 몇년째 이 작은 사마귀 같은 것이 내 얼굴에서 자라났다.  이마에 있는 것은 그중 가장 큰데, 헤어라인에 가까웠고 머리카락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으므로 사실 그냥 거기었어도 무방했다. 이따금 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이 작은 사마귀가 수난을 당하곤 했다. 뺨에 있던 것이 수년간 방치되면서 이제 거울을 보면 마치 '점'처럼 그것이 눈에 띄게 되었다. 점은 아니고 그냥 뾰로지처럼 솟아오른 것이다. 이걸 뭐라고 하지? 나는 그냥 사마귀라 부른다. 

 

뺨에 두개, 이마에 한개. 뺨에 난 것은 하나는 수년이 지나서 눈에 띄게 되었고, 그 옆에서 작은 '새끼'가 자라나고 있었다. 아직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이 자라나는 것이 보인다.  벌써 몇년째 나는 이것들이 자라나는 것을 관찰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 도대체 이것들을 깨끗이 제거하기 위해서 어디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목숨을 다투는 중대하거나 화급한 것도 아니었고.  이대로 그냥 죽을때까지 함께 살아도 별 큰 문제는 없을것이다.  손에도 하나가 있었다. 이것은 내가 웹으로 검색해보니 바이러스성이라서 만지면 다른 곳으로 퍼질수도 있다는 - 바로 그것인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요즘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는 중이다. 그래서, 마침내 웹으로 검색해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피부관에 전화를 걸어서 상담을 하고 예약을 했다.  내가 며칠전 뉴스를 보니, 요즘 피부과가 조금 이상해서 -  피부과에서 사마귀나 뭐 그런 피부관련 시술을 받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렵다고 한다.  뉴스의 요지는, 피부과들이 '피부관리' 사업에만 혈안이 되어 있어서 정작 피부 관련 질환은 제대로 치료하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는거다.  그래서, 이 사마귀를 떼어주는 것을 어디서 찾는가 고민하다가 그냥 전화를 걸어본건데, 내 설명을 듣더니 대수롭지 않은 간단한 작업이라고 했다. 

 

 

그래서 오늘 오전에 예약한대로 피부과에 가서 내 신경을 거슬리게 하던 얼굴의 사마귀 세개와, 손에난 바이러스성 사마귀 한개를 5분도 안되어 다 제거하였다.  레이저로 한다고 했는데 - 나는 시술하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 의사선생님이 레이저로 사마귀를 지지는 동안 고기 타는 냄새가 나서 혼자 킥킥 웃었다.  태우는구나 사마귀를...

 

 

그런데 이 얼굴의 사마귀들은 나이 먹으면서 생겨나는 것들이라서, 나중에 생기면 또 지지고, 생기면 또 와서 지지고 해야 한다고 한다. 한개 제거하는데 11,000원을 받았다.  이 간단한 것을 나는 몇년을 고민만 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거다.  내가 하는 일이 늘 이런식이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제때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수년간 고민을 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일을 경중과 완급을 가려서, 쓸데없는 문제로 스트레스 받는 일이 없이, 현명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