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3. 4. 22. 02:02

나의 한쪽 발은 부스러지는 낭떠러지 끝을 간신히 딛고 있다. 나의 나머지 한쪽 발 끝에서는 꽃이 피어나고 열매가 영글고, 나무 줄기들이 뻗어나가고 있다.  나의 절반은 근심과 두려움에 떨고, 나의 절반은 재크와 콩나무 이야기의 콩나무처럼 쑥쑥 영광을 향해 나아간다. 

 

 

성경에 나오는 욥(Job)의 서사는 풍요에서 - 나락과 암흑과 고통으로 - 다시 풍요로 항하는 일직선의 시간을 보여준다.  나의 일상은 풍요와 고통이 뒤범벅이 되어 회오리바람처럼 나의 주위를 맴돈다. 나는 한편 빛나는 승리자이고 한편으로는 사형 선고를 받은 죄수와 같다. 

 

 

내 삶을 관조하며 문득 생각했다 - 참 신비한 시간이다.  욥의 이야기에서 일직선으로 흐르던 시간이 - 나의 이야기에서는 시간이 입체적으로 흐른다. 하나님의 회오리바람 같은 시간속에 내가 갇혀있는것 같다. 내가 하나님의 시간에 갖혀 있다면 - 그것은 - 지금은 도무지 앞이 안보이는 혼돈의 상태처럼 지각되겠지만 - 내가 하나님의 시간에 갇혀 있다면 그것은 내가 그의 안전한 품속에 있다는 것이리라. 

 

하나님, 제가 이 시간을 잘 견디게 지켜주소서.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