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3. 2. 13. 12:12

 

지난해 12월 8일 1차 헌혈에 이어 2개월이 지나고 - 미국에 다녀온지도 1개월이 지났으므로 헌혈 가능한 날짜가 되었기 때문에 [레드커넥트] 앱으로 예약을 하고 오전에 송도 메가박스 윗층에 있는 헌혈센터에 가서 헌혈을 하고 왔다.

 

 

헌혈을 하러 가면 일단 개별적으로 문진을 하는데 피를 뽑아서 간단히 뭔가 점검을 하고 (나는 뭐 무슨 수치가 높아서 건강하고 좋단다) 혈압을 재고, 혈액형을 묻고 뭐 대충 그런것을 한다.  지난번에 '전혈 (그냥 피)'을 기증했는데 - 이번에는 '혈장혈소판 수혈'을 선택했었다.  예약할때는 '혈장혈소판 수혈'로 선택을 하고 갔던 것이다. 그런데 상담하시는 분이 "일단 아이를 낳으신 여성분은 혈소판 기증은 안되고요 -- 혈장 기증을 하시는것인데요 -- 시간이 많이 걸리고요, 힘드실것이고요 --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희가 절실히 필요한 것은 '전혈 (그냥 피)'이에요. 그게 많이 부족해요."  뭐 전혈 기증을 해주면 도움이 많이 되겠다는 말씀이다.  그래서 '그러죠 뭐. 전혈로 갑시다' 했다. 

 

 

 

사실 내가 '혈장혈소판 기증'을 선택했던 것은 - 대체로 단골 헌혈기증자 님들 리뷰나 기타 정보를 보면 '혈장혈소판 헌혈'이 '전혈' 헌혈에 비해서 비교적 몸에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피에서 필요한 요소만 걸러내고 나머지는 다시 몸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시스템을 경험해 보고 싶기도 했고 (그것도 공부이니까) - 그리고 내가 지난번에 '노구'를 이끌고 생피를 뽑고 나서 며칠후에 끙끙 앓았었다. 몸살도 겹치고 해서 십만원짜리 수액을 맞아가면서 일을 했었다.  그래서 그 때 내가 너무 무리했나 싶어서 부분수혈(혈장혈소판)쪽으로 가려고 했던 것인데 - 생피가 모자란다니 내 피를 주기로 했다.  나는 또 기운없고 뭐 몸살기 있으면 가서 영양수액 꽂고, 스테이크 큰거 하나 썰어먹고 말지 뭐. 하하.

 

 

전혈 320밀리 정도는 한 15분이면 뽑는것 같았다. 금세 끝난다. 피 뽑는동안 '헌혈자들에게 주는 선물' 목록을 보여주며 뭘 갖고 싶은지 선택하라고 한다. 제빵점 선물권이나 문화상품권이나 대체로 '만원' 상당의 기념품들이 주어지는 것 같고, 또 다른 선택으로는 그냥 '지역 고교생 장학금'을 선택하면 일정금액이 장학금으로 간다고 한다. 그래서 그걸 선택했다. 기왕에 내 피를 누군가에게 줄때는 뭐든지 다 누군가에게 선물하는게 더 기분이 좋으니까.

 

헌혈을 하면 좋은 점:

1. 피가 급히 필요한 어떤 사람을 살릴 수 있다. (나는 내 가족이 수혈받고 살아나는 것을 목도 했기 때문에, 이 의미가 아주 생생하다)

 

2. 내가 그래도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거의 '마약'수준으로 좋아진다. 매우 행복하다. ㅎㅎㅎ (사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헌혈을 하는게 아닐까 추측한다)

 

3. 평소에 내가 먹는 음식이나 내 건강상태에 대하여 조심스러운 편이다. 다음에 건강하고 신선한 피를 주고 싶은 욕심에.  결국 내 건강을 더욱 잘 돌보게 된다. 

 

 

헌혈을 하고 싶어도 지병이나 유전적 요인이나 여러가지 상황 때문에 할 수 없는 사람들도 아주 많이 있다. (나도 내가 헌혈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자포자기하고 오랫동안 지내왔었으므로 그분들의 애환을 잘 안다). 헌혈을 할 수 있는 몸이라는 것 만으로도 굉장한 일이다. 헌혈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찌나 감사한지.

 

 

이제 내 몸상태를 예의주시하다가 여차하면 갈빗집이나 스테이크집으로 곧바로 가는거다. 그래도 기운이 없으면 내과에 가서 칠만원짜리 영양수액이나 하나 맞는거지. 그래도 헌혈은 즐겁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