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2. 9. 29. 13:50

백남준 아트센터 2층 세미나실

 

지난 여름에 기획한대로 일전에 용인의 백남준 아트센터에 학생들을 인솔하여 필드트립을 다녀왔다.  지금 나는 내년에 진행할 여러가지 필드트립을 기획하고 있다. 캠퍼스에서 버스로 두시간 이내에 닿을만한 위치에 있는 '국제적'인 규모와 명성을 지닌 전시장이나 역사성, 사회성을 가진 장소를 주로 물색하고 있는데 미술관, 공연장, NGO 등 다양한 장소들에 대한 목록을 키워나가고 있다.  내가 추진하는 필드트립은  가서 '구경'하고 오는 식이 아니고 - 가서 경험하고 배우고 느끼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돌아오는 수업이다. 

 

 

필드트립외에도 교양을 갖춘 시민들의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줄 각종 이벤트도 역시 기획하고 있다. 그 중에는 회화수업과 전시회를 잇고, 합창수업과 합창발표도 있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으면 어느날 누군가 '상담할게 있어요'하고 기획서를 들고 나타난다. 그 분은 순수하게 인생 오래 산 내게 인간적으로 자신의 진로 고민을 나누고 상담하러 온 것인데 그의 고민을 듣다 말고 나는 무릎을 친다. "그 기획서 여기 놓고 가세요. 그리고 수업 준비하세요."  그렇다, 내가 생각을 하면 - 그 분야의 전문가가 내게 온다.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만 한 일에 대하여 그런 현상들이 벌어진다.  내 연구실은 '꿈의 공작소'가 되어가고 있다, 요즈음. 

 

 

오늘 새벽기도 하다가 문득 이러한 현상에 눈뜨게 되었다. 그러니까 그런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그냥 하루하루 지내다가 오늘 새벽기도 시간에 문득 '아하!' 하면서 깨달아졌다는 것이다. 

 

 

옛날에 나는 꿈을 꾸곤 했다. 그냥 이런저런 상상을 하곤 했다.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고 이것저것 찾아 다녔다. 전시회장을 늘 돌아다니고, 연주회장에 정기적으로 다녔다. 목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 애인만나러 가듯 돌아다녔다. 내가 즐기던 일들은 돈도 안되고 그리 해가 되지도 않는 심심풀이 즐거운 일 들이었다. 성가대에서 노래를 불렀고, 글을 써서 여기저기 발표를 했고, 그 모든 일들이 돈은 안되지만 내가 심심풀이로 할만한 일들이었다.  그리고, 이제 교육프로그램 기획자가 된 나는 내 머리에서 떠오르는 모든 프로그램들을 실행할수 있다. 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탄생시키고, 필요한 경비는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예술가가 '돈걱정 없이 예술'만 한다면 얼마나 행운인가. 지금 나는 돈걱정 없이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실행시키고 있다. 내 머릿속의 꿈들이 현실이 된다. 

 

 

 

필드트립에 버스를 렌트하여 학생들을 편안히 모시고 가고, 정성껏 준비된 고급스러운 점심식사를 미술관 정원 풀밭에서 귀족처럼 즐기고, 큐레이터들의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교육을 받고, 이런 모든 과정에 대하여 학생들은 내게 매우 고마워했다. 내가 봐도 참 고마운 융숭한 대접이었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께 얘기했다, "제돈 나가나요? 여러분들께서 내신 세금으로 운영되는거니까, 스스로 뿌듯하시면 되지요.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되고, 여러분들이 세금을 잘 내주시고 그래서 이런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는겁니다. 저야 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저도 사례비 받고 하는 일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한가지 '미션'이 있다. 뭐 좋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것이야 말할것도 없고 특히 내가 신경쓰는 것은 학생들이 '나는 사랑을 흠뻑 받고 있다. 나는 학생으로서 충분히 존중받고 있다. 나는 아주 귀한 사람이다'라는 것을 실감하게 만드는 교육 분위기 이다. '사랑을 흠뻑 받은 사람은 화를 내지 않고, 침착하며, 공부에 집중도 잘 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것은 내가 경험을 통해서 그냥 터득한 것이다. 내가 경험한 것을 그대로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공부 잘하고 많이 하면 뭣하나? 사랑이 결핍되어 있으면 다 소용없고 부질없다. 학생들이 사랑을 흠뻑 배부르게 받아먹었다는 느낌을 가지고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면 공부는 그것으로 사명을 다 한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 내가 새벽에 깨달은 것이 뭐냐하면 - 나의 하나님은 처음부터 나에대한 계획이 있으셨던 것 같다. 그분이 나를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만드시고, 이런저런 상상을 하게 만드셨다. 그리고 어느날 내게 '사람들을 위한 아주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해라. 내가 너의 꿈을 구체화 할 수 있게 조력자들을 보낼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것을 오늘 문득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현재 나의 형편은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니까 사실 나는 하루, 하루, 하루를 살 뿐이다. '내일'에 대하여 나는 아무것도 장담 할 수 없다. 내가 내년도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쩌면 그것도 그저 '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과연 내가 가을학기를 무사히 마칠지 그것 역시 미지수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채로 '오늘'을 살면서 '내일'계획을 세워 놓는다. 내일이 오지 않아도 내일의 계획은 수립되어야 하니까.  그래서 나는 매일 매일 하나님께 의지할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나는 오늘 살다 내일 죽어도 그만이다. 그런 각오로 하루하루 살고 있다.) 

 

나의 하나님은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가시려는 걸까? 나는 하나님의 계획이 궁금해진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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