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2. 8. 29. 12:50

채널 돌리다 '스타다큐'라는 프로그램에 내가 아는 방송인이 나오면 - 그 사람 요즘 뭣하고 사는가? 궁금해져서 발길을 멈추곤 한다. 새카맣게 잊고 있었던 사람이 나오면 옛 친구처럼 반갑기도 하다. 그런데 어떤 스타가 나오건 간에 이 프로그램에는 어떤 공식이 있다. 단지 이 프로그램 뿐만이 아니다. 인간극장도 그러하고 하여간에 일반인이나 유명 연예인이나 그 사람의 일상의 모습을 스케치하는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는 '설정'이 한가지 있다. '멀리 있는 무덤'에가서 성묘를 하는 장면이다.

 

 

그러니까 한 개인이 특별히 조명이 될 때, 그 개인들이 꼭 보여주고 싶어하는 곳이 먼저 떠나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나 영감님, 마나님 뭐 이런 가족의 묘지이다. 그 묘지에 시청자들을 끌고 가서 그 무덤앞에서 절을 하고 술잔을 뿌리는 것을 보여야  직성이 풀린다고나 할까?  내가 미국에서 이십년가까이 살면서 미국 테레비를 이잡듯이 뒤지며 봤어도, 어떤 사람 다큐멘터리에 자기 조상 산소에 끌고 가는 사람 별로 못  봤다.  유독 한국인들은 가족의 산소에 시청자들을 초대하는것을 즐기며, 그것을 어떤 성스러운 의무라고 생각하는 모양새다. 그러니까, 이런 심정인것 같다 - '내가 테레비에도 나올 정도로 뭔가 의미있는 존재가 되었을때, 이 사건에 대하여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은 사람이 바로 그 무덤속에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뭐, 나도 뭔가 내 삶에 의미있는 일이 발생했을때 나도 우리 조상님 산소에 갈 생각부터 한다. 최근에 승진을 했는데, 아직 산소에 가지를 못해서 금주중에라도 가려고 벼르고 있긴 하다.  한국인들의 '성묘' 문화는 유네스코에 등재할 문화가 아닐런지. ㅋㅋㅋ.

 

근데, 연예인들 조상 산소...그것 좀 생략하면 안될까? 테레비보다가 그런 장면 나오는 분위기가 되면, 그 때 나는 채널을 돌린다.  뭐 내가 남의 조상 산소까지 들여다볼 정도로 정감이 있고 푸근한 인간이 아니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