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1. 5. 5. 19:14

내가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미국 사회의 문화중에 한가지: 공공장소에서는 술을 마실 수 없다.  공공장소에서는 술을 마시면 안된다.  이것이 법에 정해진 것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대체로 그러한 편이다. 

 

 

약간의 예외가 '맥주'나 '와인' 일 수 있다.  워싱턴 디씨의 국립미술관 조각 공원에서 여름이면 한밤의 가든파티라고 특별한 며칠을 지정하는데 그 때는 그 공원 식당에서 제공하는 와인을 별빛 아래 공원에서 마시도록 허용한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그러하다.  대체로 보통 '국립공원'이라고 지정된 해변이나 강변, 공원에 가도 길에 앉아서 술을 마시는 사람을 볼 수 없다. 아마도 '금지'되어서 그럴 것이다. 

 

 

차 안에서 술병이 발견되어도 불법이다. 술 뒷트렁크에 실어야 한다. 술병이나 맥주캔이 그대로 드러난채 차안에 있는 것이 발견되면 티켓을 끊을걸 아마. 맥주를 제외한 다른 독한 술은 종이로 감싸야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식당에서 술 마시다가 남으면 뚜껑 덮어서 갖고 나와도 되지만, 미국에서는 먹던 술 갖고 돌아다니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그러니까 술을 포장하지 않은채 들고 돌아다녀도 안되고, 뚜껑 열린 술을 갖고 다녀도 안된다.  술은 아무데서나 저 먹고 싶을 때 먹는 것이 아니라, 허용된 술집이나 식당이나 실내에서만 먹는 것이다. 밤에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며 걸어도 경관이 다가온다. 그것이 대략적인 술에 대한 미국 문화이다.  (주별로 디테일에서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그러하다.)

 

 

한국은 - 술에 참 관대하다.  길거리에서 병나발을 불어도 문제가 안된다.  강변이나 바닷가에 나가보면 함부로 버려진 소줏병, 맥주캔들.  내가 한국으로 돌아와 자유로운 공기를 즐거워하면서도 못내 아쉬웠던 점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 이 술에 대한 관대함에 대해서 여전히 아쉬운 감이 있다. 근래에 촉망받는 대학생이 한강변에서 친구와 밤이 깊도록 음주를 하고 사망을 한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시름에 잠겼다. 자식 잃은 부모의 슬픔에 공감하고 - 아름다운 청년 한명을 잃었다는 사실이 슬프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 학생이 그냥 술집에서 술을 마셨더라면. 공원에서는 그냥 바람을 쐬고 이야기를 나누고 차를 마셨더라면.  그러면 사고를 피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날 그 시각 그 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지금 그 학생은 아름다운 오월의 휴일을 보내고 있었을텐데...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금하는 법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우리가 실내에서 담배를 금지하듯이, 실외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금하면 안되는걸까?  미국도 그렇게 하고 있고, 일부 눈을 피해 음주를 할 망정 대체로 그러한 문화가 자리 잡았다. 우리가 음주에 대하여 좀더 엄격해야 하는 이유는 - 그래야 소중한 생명들을 지킬수 있기 때문이다. 귀한 생명들이 잘못된 음주 문화 때문에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것을 더이상 좌시해서는 안된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