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럭저럭 내가 예수쟁이가 된 것도 십년이 넘어가는 것 같다. 정식으로 '좋아 평생 예수쟁이로 살겠어'하고 세례를 받은 것은 6년이 넘었다. 그러니까 교회 드나들며 간 본 세월이 한 오년쯤 되고 그 이후로 착실한 예수쟁이로 살고 있는 편이다.
나는 지난 연말 이후로 한국에서 내가 소속한 교회에 가 본적이 없다. 연말에는 A형 독감 때문에 빌빌거리다 미국행 비행기를 탔으므로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로 교회를 못갔고, 연말에 미국으로 갔고, 미국에서 올때 쯤 코비드 난리가 터져서 나는 자진해서 교회에 안나가고 온라인 예배만 드렸다. 내가 교회 갔다가 코비드를 옮긴채 학교에서 강의를 하게 되면 학교가 문제에 빠질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내 행동을 극도로 조심했다. 그럭저럭 봄이 갔고, 미국에 다녀왔고, 자가격리 2주를 착실히 겪었고, 그 후에 현장 예배의 길이 열렸으나 그래도 나는 교회에 가는 대신에 온라인 예배를 드렸다. 만에하나 내가 감염되면 학교가 위험에 빠진다는 동일한 염려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 죄송하지 않다. 나는 분명 매주 착실히 예배를 드리고 십일조를 내고 감사헌금을 내고 온라인으로 목사님이나 교회와 소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에서 성경통독 운동이 벌어져서 나도 참여했고, 그래서 폭탄같은 은혜 속을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나의 나날들이 은혜로 가득하다. 그러니까, 나는 하느님께서 나의 온라인 예배를 기쁘게 받고 계신다고 확신한다.
소속 교회에 온라인 예배 드리는 것 외에, 나는 학교에서 동료들, 학생들과 소그룹 기도회도 진행하고 있다. 봄학기 내내 Zoom으로 기도회를 진행했고, 여름 방학기간에도 - 내가 미국 집에 가서 생활 할 때도 변함없이, 쉼없이, 빠짐없이 기도회를 진행했다. 사실 작년까지는 여름, 겨울 방학 기간에는 기도회를 쉬었다. 방학이므로 기도회도 방학을 했다. 하지만 모든것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 어차피 언라인으로 하는거, 미국에 가건 캐나다에 가건 한국에 있건 아무 차이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모두들 방학 동안에도 계속 기도회를 하는데 동의하고, 방학 내내 평소처럼 기도회를 가졌다 (일주일에 한번 한시간 모여서 기도를 나누는 것이다.) 온라인 시대가 가져온 예기치 못했던 기도의 확산이었다. 방학에도 쉼없는 기도회의 행진이 계속 되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하느님이 이 일을 매우 기뻐하실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대면이 코로나의 위험을 키울수 있는 상황에서, 교회가 대면 예배를 '강행'하거나 '고집'을 부리는 것은 '몽니'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하느님이 기뻐하실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온라인으로 기쁘게 예배드릴때 더욱 기뻐 하실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는 것에 대하여 -- 우리가 기독교인으로서 정의롭게 핍박 받고 있다는 식으로 꿈꾸지 말라. 그것은 정의로운 핍박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남을 괴롭히는 일이며 다른 기독교인들을 똥통에 빠뜨리는 행동일 뿐이다.
예수쟁이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니고, 평생 가는 그 길에 돌부리가 나오면 돌부리를 치우고 가고, 바위가 나오면 바위를 돌아가면 되고, 잠시 쉬었다도 가고 그러는 것이지, 평생 갈 그 길을 욕되게 만들지 말라. 챙피해서 어디가서 예수쟁이라는 말도 못하겠다. 그래도 나는 나 스스로 '예수쟁이'라고 일컫는데 - 예수님이 내 삶의 등불이고 그의 손에 이끌리어 나는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내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내 삶을 인도하시니 나는 예수쟁이이다. 예수쟁이 하루이틀 하고 말 것도 아니고,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는 것이야 조금 기다린들 어떤가. 온라인 예배도 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인데 뭐가 문제인가. 당신의 예배의 자세가 문제인 것이다.
이 세상에 세워진 예배당이 코로나 때문에 모두 망할리가 없지만, 그것들이 모두 망한다고 해도 -- 나는 여전히 예수쟁이로 살 것이다. 예수님은 내가 속한 예배당에 계시는것이 아니라 내 가슴에서 나와 함께 살고 계시기 때문이다. 이세상의 목사들이 모두 사라진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예수쟁이로 살 것이다. 내게는 성경이 있어서 성경에 의지하여 하루 하루 살 것이고, 내 기도에 의지해서 살 것이기 때문이다. 삼위일체이신 성부, 성자, 성령을 믿으며 내가 하루 하루 살아간다면 분명 하느님은 기뻐하실 것이다. 예수쟁이여 정신 똑바로 차리고 예수님을 제대로 경배하자. 교회가 없어도 목사가 없어도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다. 교회나 목사는 부차적인 문제다 그러니 그러한 우상에 현혹되면 안된다. 제발 미친 목사따위로 시끄럽게 굴지 말라. 짜증난다. 정상적인 일상의 시간에 일상처럼 나는 교회에 갈것이고 일상처럼 목사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눌것이다. 하루이틀 떨어져 있다고 멀어지면 그건 처음부터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