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0. 6. 29. 13:38

 

방학에 미국 집에서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때, 나는 미국판 [The Office]를 아무데나 열어서 보곤 한다.  여러차례 보니까 줄거리도 대충 아는고로 그냥 재미 없던 에피소드는 통과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듬성듬성 보는 식이다.  

 

안젤라가 앤디의 간청으로 약혼을 해 놓고는 드와이트와 회사 구석에서 정사를 이어가는데 이래저래 직장 동료들에게 현장을 들키기도 하고, 동료들도 눈치껏 대충 상태를 짐작하거나 파악하는 분위기 이다.  그들중에 현장을 잡은 직장 동료 필리스 여사가 '약점'을 잡은 것을 기회 삼아서 안젤라에게 허드렛일을 시키면서 즐거워한다.  말 안들으면 네가 무슨 못 된 짓을 하는지 약혼자를 비롯해서 모든 사람에게 말해버리겠다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안젤라가 찍소리 못하고 시키는대로 일을 하다가 어느날 폭발한다. 시키는 일을 안하겠다고 버틴다 '넌 어차피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을거야. 난 안해!' 이러고 버텼는데.  필리스는 '그래?' 하고 돌아서더니 그자리에서 곧바로 사무실 사람들에게 공표를 한다. "안젤라와 드와이트가 회사에서 ***을 한다!"  마침 이 자리에 약혼자 '앤디'가 없었다.  평소에 짐작하던 사람들도 이제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고 약혼자인 '앤디'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이 잘못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자 사무실 사람들은 고민에 빠진다. 아무것도 모르는 앤디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만 한다.  물론 안젤라는 절대 자신이 고백 할 수 없다고 펄쩍 뛴다.  아무도 차마 앤디에게 '네 약혼녀가 네 직장 동료와 회사에서 ** 한다'고 말할수 없다.  직원들은 보스인 마이클에게 '네가 말하라'고 몰아붙인다. 하지만 마이클에게도 그런 당혹스런 이야기를 전하는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나는 절대 못해'하고 이 일에 끼어들지 못하겠다며 퇴근하겠다고 나가버리는데, 하필 차를 타고 떠나려는데 '천진난만한' 앤디가 다가와서 말을 건다. 

 

 

마이클은 자동차 운전대에 앉은채 막 운전을 하며 떠나려다 말고, 차 유리창 밖에 있는 앤디에게 "Angela is sleeping with Dwight...I am leaving... (안젤라가 드와이트하고 자...난 가야 해...) 이렇게, 마치, 남의 말을 하듯이, '저 하늘에 까마귀 한마리가 날아가는군...'하고 혼잣말을 하듯이 이 폭탄같은 소식을 전한다. 

 

 

앤디는 차를 타고 떠나는 마이클이 던진 부조리한 한마디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가늠을 하지 못한채로 사무실로 들어와서 이사람 저사람에게 묻고나서야 간신히 사태를 파악하게 된다. 

 

 

내게는 마이클이 얼머무리듯, 마치 잔기침을 하듯, 혹은 머리를 긁적이듯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우물우물 '폭탄같은 소식'을 던지는 풍경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정말로 무서운 소식은 저렇게 우물우물 오는거구나.  마이클은 천재구나. 저런 소식을 정색을하며 심각하게 전하면 그림이 얼마나 심각해질까.  저런 소식은 그냥 우물우물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꽁무니를 빼면서 흘리는거구나...  그것을 배웠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