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0. 6. 10. 05:27

 

 

코로나 사태를 대하는 한국과 미국의 차이 (시민의 입장에서):

 

한국에서는 대체로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열어 놓은 상태에서 시민들에게 개인적인 방어조치를 취하도록 강력하게 유도하는 편이다.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마스크 쓰기를 하고 있으며 - 길에서 마스크 안 쓴 사람을 보면 연쇄살인범을 만난듯 증오하며 피하는 분위기 이다. 사회적 압박이 무서워서라도 마스크를 착용할수 밖에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을 유도하되 대부분의 사업장이 열려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집단 음주-가무 시설 제외). 그대신 출입국 장치가 삼엄하다.  아, 한국으로 돌아가면 여지없이 2주간 방구석에서 수도 생활을 해야 한다. 

 

미국은 대체로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닫아 걸고  유령도시를 만들어 놓았다. 스타벅스 열린곳을 찾기가 힘들다.  뭔가 사러 나가기 위해서는 그 상점이 현재 영업을 하는지 몇시까지 문을 여는지 전화로 확인하고 나가는 것이 안전하다.  매장마다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표시를 붙여 놓았고,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상점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대체로 마스크 따위를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가 짙다.  물론 이러한 사정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대도시와 인구 밀도가 떨어지는 시골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  워싱턴 디씨를 비롯한 인근 도심에서는 사람들이 공적인 장소에서 대체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분위기 이지만,  시골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나는 현재 버지니아의 시골에 머무르고 있는데 이곳은 마치 '웰컴투 동막골'과 흡사하다. 도무지 코로나라는 난리가 쳐들어오지 않은 동화속의 마을 같다.  점원들은 마스크를 하지만 매장의 손님들은 마스크를 안하고 돌아다니므로 이따금 내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나를 '점원'으로 오인하고 와서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만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들 중에 마스크 안쓴 사람이 널리고 깔려 있다. 출입국 장치도 널럴하다. 미국에 입국하는 내게 주어진 것은 미국방역관리 CDC 안내지 한장이었는데, 알아서 잘 조치하라는 내용이었다. (개인위생 철저, 마스크, 사회적거리두기, 2주간 처박혀있기등.) 개인의 자유를 더욱 존중하는 분위기라고 긍정적으로 해석을 할 여지가 있다. 

 

한국과 미국의 대처방법은 정 반대이다.  

 

미국은 비즈니스를 닫아놓은 상태에서 개인이 알아서 마스크를 하던지 말던지 내버려 두는 편이고

 

한국은 비즈니스를 대체로 열어 놓은 상태에서 개인들이 철저하게 지켜야할 지침들이 있는 것이다.

 

처음에 미국에 와서는 - 돌아가는 상태를 보고 '이것이 정녕 미국이란 말인가? 너무나 미숙하고 미개한 대처방법이 아닌가?  놀라워했는데 (지금도 약간 이들을 얕잡아 보고 있기는 한데) -- 한편으로는, 뭐랄까, 이들의 '여유'가 어떤 면에서 맘에 든다고나 할까...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자가격리'를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숨이 막힌다.  물론 거쳐야 할 과정이지만 그리고 마땅히 따라야 하는 사항이긴 하지만 -- 한국사람인 내가 한국에서 미국에 왔을 때 아무도 나를 이리가라 저리가라 제지하지 않고 '조심하라'는 종이 메시지 하나 받고 자유를 누리고 있는데, 그 한국인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면 핸드폰에 자가격리앱을 설치하고 2주간 격리되어 지내야 한다.  딱 이것만 보면 미국의 공기가 얼마나 자유로운지....이 순진무구한 (헛점 투성이이지만 그러나 매력적인) 개인이 누리는 자유에 대해서 노래를 부르게 된다.  (어쨌거나 나는 한국 귀국후 자가격리 2주간 성경통독을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두개의 다른 나라, 두개의 다른 국가 시스템을 오가면서 그동안 크게 차이를 못 느껴왔는데, 코로나 사태 속에서 양국을 오가며 나는 이제서야 미국의 개인주의의 실체를 극명하게 체험한다.  미국의 개인주의는 미국땅에 어울려보인다.  땅덩어리가 하도 커서 국가가 개인을 일일이 통제하기가 불가능해 보인다.  한국은 작은 땅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구조이므로  한국적인 시스템이 유지되는 것이 최선으로 보이기도 한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