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수업, 그것을 원컨 원치 않건간에 활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 이런 식으로 수업을 하면 여러가지 제약이 있긴 하지만, 장점도 있다. 내가 예상치 않던 장점을 기록하겠다 (나중에 연구 보고서를 써야 할지도 모르므로).
일단 학교나 학생들에게 기술적 제약이 크게 없다는 전제에서 (모두들 데스크탑이나 랩탑등 적합한 도구를 갖고 있고, 인터넷에 문제가 없는 상황) ZOOM 이나 Collaborative Class, Webinar 등 화상회의 식으로 진행하는 수업의 장점은 상호작용 (interactive collaboration)이 어떤 면에서 교실 수업보다 효과적인 면이 있다는 것이다.
1. 수업중에 토론이나 질문을 던질때, 어떤 학생은 목소리가 크고 어떤 학생은 잘 안들리는 개미소리로 어물거릴때가 있다. 앞자리 학생이 하는 말을 교수는 알아 듣지만, 뒷자리에 앉은 학생에게는 들리지도 않는다. 친절한 교수는 앞자리에서 옹알거린 학생의 발표 내용을 뒷자리 학생에게 다시 설명을 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뒷자리에서는 듣지도 못한 채로 진행되기가 일쑤다. 그런데, 화상회의식 수업에서는 모두의 목소리가 일정하다. 어떤 학생이 말하는 것을 교수가 잘 못들으면 다른 학생들도 잘 못들고, 교수가 정확히 들은 내용은 다른 학생들도 정확히 들을수 있다 (모두다 마이크에 대고 말을 하므로). 그런 면에서 '음성의 평등성'이 주어진다 (이 음성의 평등성을 뭐라고 만들어낼까 연구중이다. Equality in voice 라는 표현을 쓸까 생각중이다. 온라인 교육 전문 학회에서 이미 이런 내용을 발표 했을지도 모른다.)
2. 수업자료를 공유하며, "이 문장이 compound sentence 인지 complex sentence 인지 분석해보라"고 하면, 해당 학생은 공유되는 문장에 선을 긋고 표시를 하면서 분석을 해 낸다. 그의 분석이 맞건 틀리건 간에, 현장에서 동시에 동등하게 내용을 공유하고 서로 코멘트가 가능하다. 교실에서 진행한다면 누군가 칠판앞에 걸어나와 칠판에 표시를 하겠지만, 온라인에서는 오고갈 필요없이 그자리에서 쓱싹 이루어진다. 이것도 꽤 편리하다 (물론 이렇게 활발하게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교수가 꼼꼼하고 세세하게 미리미리 수업자료를 챙겨야 한다. 대충 준비는 대충 수업이 되고 만다.)
위의 두가지를 묶어서 말한다면, 온라인 화상회의식 실시간 수업에서, 교수가 독재를 하지 않고 시스템을 온전히 공유한다면, 그리고 학생들이 일정 교양과 품위를 유지한채 수업 활동만 한다면 - 온라인 수업도 아주 효과적인 교육방식이다. (여기서 교수와 학생의 태도에 대한 전제를 붙인 것은, 교수가 학생들 마이크나 비디오 다 닫아버리고 혼자 떠들고 있다거나, 혹은 교수가 학생들에게도 동일한 권한을 줬는데 학생이 장난으로 이상한 것을 올리고 못된 짓을 하거나 이런 잘못된 행동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수가 일방적인 강의만 하고 끝내는 거라면 사실 실시간 화상회의식 수업은 별로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일방적 강의는 차라리 녹화해서 올려 놓는것이 시간효율성이 좋다. 학생이 꼭 정해진 시간이 아닌 자유로운 시간에 녹화된 강의를 듣고 공부하면 그만이니까. 실시간 수업은 토론이나 상호작용이 활발한 수업에서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