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0. 4. 4. 12:48

매일 아침 씨앤앤을 본다. 여기 아침은 저쪽의 저녁. 매일 저녁 트럼프 아저씨는 코로나의 하루 보고를 하면서 씨앤앤 기자에게 면전에서 윽박지르고 심술을 떨고 나몰라라 한다.  오늘 아침에는 그이 말에 곧잘 쌍지팡이를 들고 나서는 아저씨가 안나왔다.  한 기자가 그 쌍지팡이가 왜 오늘 안나왔느냐고 물으려고 하자, "나에게 쌍지팡이가 왜 오늘 안보이냐고 묻지 말라.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며 그의 말을 잘라 버렸다. 대통령인 자신의 권위에 누군가가 먼지를 날리면 그 꼴을 못본다. 만약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저런 행동을 했다면 -- 아마 벌써 태극기와 성조기와 일장기및 각종 나라 깃발로 무장한 세력에 의해서 일찌감치 교도소로 보내졌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은 참 당당하시다.  

 

 

어쨌거나 오늘은 화제는 '마스크'였다.  기자들이 '마스크 쓸 필요 없다더니 왜 마스크 쓰기를 슬그머니 권장하는건가?' 이런 류의 질문을 던지자 트럼프 아저씨는 -- 나는 개인적으로 아직 마스크 안써도 된다고 생각해. 지금은 그래. 나중에 내가 변할수도 있겠지 이런 식으로 얼버무렸고 곧바로 Center for Disease Control 에서 유니폼을 입은 남자가 나와서 설명을 했다. 

 

 

그는 말을 참 정확히 잘 했다. 그래서 나도 '저 사람 참 또박또박 말을 잘한다 생각하고 호감을 갖고 그의 발표를 보았다.  

 

 

그의 설명인즉슨,  --- 그래 인정한다. 우리가 과거에 질환도 없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분명히 말한바 있다.  그런데, 우리는 '데이타 (과학적 근거 자료)'에 입각해서만 일을 한다. 과거에는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어떠한 데이타도 없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의료용 마스크는 병원으로 보내고 일반인들은 건강한 사람이라도 나와 상대를 보호가기 위한 차원에서 헝겊 마스크를 쓸 것을 권유한다. 왜냐하면 감염자 중에 무증상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증상이 없으니 모르고 돌아다니다가 남에게 전파를 하므로 -- 대략 이런 말이었다.

 

 

 

그의 말을 들으며 나는 실소 했다.  '상식적으로 생각을 좀 해보셔. 마스크 써서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상식적으로 종이로라도 내 입 가리고 남의 입 가리면 위험이 줄어들을수는 있지 않은가. 그걸 꼭 시체가 쌓여서 냉동고도 부족하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죽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 그제서야 데이터가 충분히 쌓였으니 "그럼 이제부터" 라고 한다는 말인가? 당신들은 예측은 못하나? 오직 시체가 쌓여야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스크 얘기를 하는가?

 

 

순진하고 맹목적이고 단순한 Dataism 의 문제는 그들이 눈에 보이는 데이타만 들여다보다가 더 큰 데이타, 보통 사람들이 감지하는 데이타 -- 인류가 진화하면서 쌓아온 본능적인 데이타에는 눈이 멀어버린다는 것이다.  미신적인 상상도 문제지만 과학에 기대어 과학이 답을 주지 않으면 절대 생각 안하고 판단 안하고 시체가 쌓이기를 기다리는 데이타 맹신도 문제다.  미국 씨디씨는 바로 그 -- 바보짓을 여태 하고 있었지 싶다. 그런데 그 판단착오로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는지, 감염되고 있는지, 국가의 격이 떨어지고 있는지, 좀 깨달았으면.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