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0. 3. 6. 18:56

나는 마스크를 사지 않겠다. 만들어서 쓰겠다. 

마스크만들기 패키지를 언라인에서 주문을 해봤는데, 별로 질감도 좋아보이지 않는 대충 본뜬 헌겊과 부자재가 들어있었는데, 어떻게 만들라는 설명서가 없었다.  (설명서는 넣어줘야 하는게 아닐까?)

 

그래서, 대충 만들려다가 그래도 유튜브를 열고 아무거나 '마스크만들기' 방법을 살펴보았다.  역시 '선수'들의 설명을 들으면 나도 아이디어가 생긴다. 단순한 것이지만 선수들의 사례를 참고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고마운 인터넷.

 

 

온종일 마스크 착용하고, 자기 구역에서만 '실험상자 속의 쥐'처럼 맴돌며 머리를 쓰다가 저녁에 집에 오면 머리가 멍해진다.  뭔가 '육체적인 일'을 하고 싶어진다. 티브이 오락프로그램을 틀어놓고 대충 대충 삐뚤빼뚤 기분내키는대로 오랫만에 홈질. 보내준 분홍 바느질실이 마음에 쏙 든다. 색깔 자체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색깔치료, 동작치료. 기분이 평화로와지고 그냥 감미롭다.

 

그래서 한 세시간만에 앞면 뒷면 그림이 다른 양면 입체마스크를 만들었다.  윗부분을 2/3쯤 열어 놓았다. 필터 갈아 넣는 창이다. 줄도 끼었다 (생각보다 쉽네). 정전기청소포 필터를 집어 넣었다. 끝. 

 

내가 생각해보니, 남편 안입는 고급 면소재 와이셔츠를 잘라서 아주 큼직한 마스크를 만들어야겠다. 남편것.  '해지'천이 멋있을텐데. 찾아보자. 이제 나는 마스크를 사지 않겠다. 나의 아주 아주 먼지만하게 작은 애국의 방법이다. 

 

 

 

 

오전에 엘리베이터에서, 복도에서, "어머! 마스크 이쁘다!  오모 오모! 직접 만드신거에요?"  우리들은 아주 작고 보잘것 없는것 한가지를 가지고 서로 기분좋게 웃었다.  사는거 뭐 별거 있나...별거 없다. 작은 일에 기쁘게 깔깔대고, 뭘 먹어도 기쁘게 맛있게 먹고, 서로 웃어주고. 뭐 별거 있나. 하느님이 하늘에 계시니 오늘도 기쁘다. 

 

내가 마스크 필터를 만들어내어 매일 매일 잘 지내는 이후로 이상하게 내게 마스크 선물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요즘은 '마스크'가 귀한 우정의 표시가 되어버린듯 하다. 누가 내게 마스크를 선물로 내밀면, 나는 감사히 받아가지고 곧바로 아무나 내 앞에 나타나는 학생의 손이 쥐어준다. 귀한 자식이다. 학비를 해결하기 위해 동동거리며 뛰어다니는 아주아주 귀한 자식들이다.  즐겁다. 즐거운 인생.  어서 모두 떨치고 일어나시길. 무사하시길. 

 

* 사실 2월초에 한국에 돌아온 후 나는 마스크를 딱 한 번 샀다. 약국에서 내것 남편것 딱 두장. 그 때 뭐 한장에 3,500원 하길래 기가 막혀서 그 이후로 안샀다. 내게는 비축분이 있었다.  미세먼지때문에, 작년에 언라인으로 한상자 (50장) 사 놓고 필요할때 쓰던것이 남아 있었다. 양말 서랍에 그냥 있었다. 그래서 그것 쓰다가, 뭐 구차스럽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마스크 한장에 3,500원인것이 말이 안돼서 그냥 다른 방법을 생각해 냈다. 이제는 심심할때마다 헌셔츠 잘라서 마스크나 만들어야지. 필터 갈아쓰면 되도록 만들면 된다.  재봉틀 사서, 막 만들어갖고, 막 여기저기 뿌리고 싶어진다마는, 일해야 한다. 수업 찍어야 한다. 아... 그런데 WHO 세계보건기구 의장, 그 사람 신뢰가 안간다. 이상한 사람같다. 그냥...나 그사람 티브이에 나오면 채널 돌린다.  아베나 시진핑 만큼이나 그 사람이 맘에 안든다. 이유는, 모르겠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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