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Art History Sketch2018. 1. 28. 22:37



https://www.nga.gov/exhibitions/special/weems-kitchen-table-series.html


https://www.nga.gov/exhibitions/special/weems-kitchen-table-series.html



며칠전 국립미술관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에 갔을때, 동관에서 특별전시중이던 재미있는 사진전을 보았다. 캐리 매 윔스라는 작가의 '식탁' 시리즈.  부엌 식탁이 주인공으로 이 식탁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24시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시리즈로 사진에 담은 것이다.  사실 나도 식탁에서 밥도 먹고, 책도 보고, 글도 쓰고, 친구와 차도 마시고, 뜨개질도 하고, 고양이와 놀고, 온갖것을 다 하면서도 (아직 식탁에서 섹스는 못 해 봤다...) 식탁의 풍경이 이렇게 다채로울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했었다. 전시장 입구를 제외한 네 벽에 이 시리즈가 걸려있어서 전시장 가운데에 서서 빙 둘러보면 마치 내가 식탁 중앙에 서있고 그 상태도 하루종일 식탁 주위의 사람들을 관찰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 사진전을 기록하는 이유는, 사실 나는 '사진 예술'에 별로 매력을 못느껴서 미술관 산책중 사진전시회는 대충 지나가기 일쑤이다.  만약에 내 블로그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은 어떤 사람이 있었다면 그는 눈치 챘을것이다, 내가 사진전에 대해서 단 한번도 글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런데 이 사진전은 내 발을 한참 붙들고 못 움직이게 했다.  이 시리즈 전체가 어떤 이야기, 드라마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랬을것이다.   한장의 사진속에서 시각적 구도나 깊이나 뭐 그런 사진 고유의 예술성을 들여다봐야 한다면 나는 재미가 없다.  그렇지만 사진에 대해서 관심도 없고 문외한이라고 하더라도 '식탁'을 주제로 한 이러한 연작 앞에서면 스스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생각해내거나 자신의 식탁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이 사진속의 식탁에 대해서 정감을 느끼는 이유는, 우선 식탁 그 자체와 의자들이  아주 전형적인 '아메리칸 스타일' 서민용 식탁세트라는 것이다. 아마 월마트에 가면 백 몇달러짜리 이 식탁세트가 판매가 될 것이고, 사람들은 상자를 사다가 직접 조립해서 사용해야 하며, 조립하기 귀챦으면 굿윌 같은 고물상에 가서 남이 쓰다 버린 이 테이블 세트를 사도 그만이다. 사실 내게도 사진속의 똑같은 식탁세트가 있었는데, 대학원시절 선배가 학위마치고 귀국하면서 살림 처분할때 내게 그냥 쓰라고 넘겨주고 간 것이다.  나는 그것을 수년간 사용하다가 이사하면서 남쓰라고 줘버렸는데, 의자 하나는 아직도 우리집거실에 남아 있다.  사람들이 살수 있는 '가장 싼' 서민용 식탁세트, 그 주위에 살아가는 서민들. 결국 일반적인 미국인들 정서속에 이 식탁이 스며들어있는 것이다, 마치 우리 조부모님이나 부모님 세대의 사람들에게 개다리 소반의 정서가 스며있듯. 사진을 보면서, 관객은 자신만의 추억에 잠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처럼, '나는 식탁이로소이다'나는 타이틀로 어느집의 식탁이 주변 상황을 스케치하고 그 집 식구들의 일상을 고자질하는 그런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 하는 영감을 받았다.  어떤 '영감'을 주는 작품.  좋은 작품이다. 내게 영감을 줬으니까, 설령 내가 그것을 구체화하지 않는다해도, 그런 상상만으로도 유쾌해질수 있으니까.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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