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or2013. 3. 7. 23:58






삶은 계란은, 내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다.  고기를 잘 안먹으니까, 기운 없을땐 계란을 삶아서 두 세개 먹을때도 있다. 그러면 어지럽지 않다.  

어제 저녁 하면서 일없이 계란을 삶아놨다가, 오늘 학교에 오면서 싸가지고 왔다.  조교선생 책상에도 놓아 주고, 그냥 일없이 들르는 사람에게 주려고.  그런데 그냥 계란을 주면 날계란인지 아닌지 헛갈릴테니까 '삶은 계란'이라고 펜으로 썼다. 

써 놓고 보니까,  '삶은 계란'이 -- 인생은 계란 이라는 말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생은 계란이라구?  계란 양계장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뭔가 이건...

어쨌거나, 삶은 계란은 언제 먹어도 좋더라.  든든하고. 색깔도 이쁘고.

삶은 계란을 먹을땐, 늘, '고맙다'는 느낌이 든다. 이건 고마운거다.  어릴 때, 삶은 계란을 먹을수 있는 기회는 봄, 가을 소풍날.  그때만 엄마가 이걸 삶아서 한두개 주셨으니까. 

어느해 여름 방학에는 시골에서 지내다가 모두 서울로 올라가는 날, 할머니가 집 닭이 낳은 계란을 보물처럼 모았다가 장에 내다 팔곤 하셨는데 (우리집에선 계란이 그렇게 귀했다) 그날은 "훈자야, 광에 가서 계란 있는거 모두 내다 삶아라" 하고 아직 시집 안간 셋째고모에게 명하셨다.  계란 스무알쯤 삶았을까? 그걸 모두 삶아서 온가족이 그걸 모두 먹었다. 나도 한 '세개 쯤' 내 몫으로 먹은것 같다.  (이건 뭐 로또 맞은거지...)

우리 할머니는 그렇게 손자들을 사랑해 주셨다.  내게 삶은 달걀은 바로 그런 정서하고 엉켜있어서, 삶은 달걀은 늘 귀하고, 정답고, 그리고 신체/정신적 영양보급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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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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