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3. 8. 27. 16:59

나는 요즘 내가 '우울증'이 아닐까 의심을 품어 본다. 

https://nct.go.kr/distMental/rating/rating02_2.do

 

국가트라우마센터

 

nct.go.kr

이곳에서 대충 검사를 해보니 중간수준의 점수가 나왔다. 나의 증상은 이러하다.

도무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그러니까 세시간 정도 집중해서 하면 끝내는 일이 있다고 할 때, 예전에는 '빨리 해치우고 놀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후딱후딱 두시간에 일을 잽싸게 해 치우고나서 여유있게 놀면서 '도대체 꾸물대고 못하는 사람은 뭐지? 결국 자기 의지 문제가 아닌가?' 이런 기고 만장한 생각을 하곤 했다. 모든것이 자신의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여전히 내가 집중해서 하면 세시간도 안되어 끝낼 일임을 알고 있는데 - 일을 하기가 싫다. 그래서 그냥 누워서 며칠을 빈둥대다가 내 일상에 치명적이지 않을 정도로 일을 뚝딱 해치우고 만다. 그러니까, 아직까지는 내가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 같았으면 나서서 해치웠을 여러가지 일들에서 나는 손을 떼고 있다. 그냥 안하기로 한다. 예를 들면, 내가 공들여 진행하는 일이 있는데, 관련 기관에서는 '포상 신청서'를 작성하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러저러한 공을 세웠다는 보고서를 작성하면 연말에 무슨 '상'을 받을수 있는 기회다. 경쟁이 심하지도 않고, 보고서만 작성하면 상을 받을것이 확실하다. 기한도 충분히 주었다.  그런데, 하루 정도 날 잡아서 끄적이면 될 일을 - 안하기로 결정한다. '아쉽지만 귀챦군. 어차피 내가 죽어서 관속에 들어갈때 그 따위 상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구. 그쪽에서 상을 줘도 내가 받으러 가기 귀챦다구...' 이런 마음이 된다.  작년에는 내가 며칠간 그 보고서에 공을 들여서 내가 소속한 기관이 큰 상을 받았는데, 지금은 한글자도 쓰고 싶지 않다.

 

내가 공들여 키운 프로젝트도 내년부터는 안하겠다고 알렸다. 그리고 대체로 무엇을 하러 들지 않는다. 여기저기서 개인적으로 일회성 부탁이 들어오는 것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자원봉사' 차원에서 그러마고 해 주지만, 다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정리를 해 나가고 있다.  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단지 심리적인 것만은 아니다.

1. 일단 나는 최근에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작년 5월에 이어서 두번째 확진이다. 경과는 나쁘지 않았다. 코로나 치료제도 먹지 않고 지금은 코로나에서 회복했다. 하지만, 나는 현재 기운도 없고, 입맛도 없고, 뭐랄까 늘 속이 울렁거린다. 

2. 일어나 앉아있기도 싫고, 늘 누워있고 싶다.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선풍기를 미풍으로 약하게 틀어놓고 온종일 누워있으러 든다. 

3. 머리가 아프다거나 뭐 특이한 증상은 없지만 나는 늘 멀미가 느껴진다. 

맡은 책임이 중요한 것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대한 일들을 내가 아직까지는 잘 해내고 있는데, 어느순간부터 그 일들이 서서히 무너지는게 아닐까 슬슬 불안해진다. 그래서 일요일 오후에 학교에 나와서 밀린 일들을 하려고 책상 앞에 앉았다.

 

나는 마치 깊은 우물속에 잠겨서 깊이 깊이 가라 앉는것 같은 암담한 기분이 든다. 하나님께서 나를 일으켜세워주시길. 하나님 저를 우물에서 건져주셔요. 제가 이대로 죽을것 같습니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