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8. 10. 25. 10:00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059006&ref=A



http://americanart.tistory.com/2828  '아픔도 길이 되려면'의 '김승섭' 교수가 조사한 자료이다.  http://americanart.tistory.com/2866 페이지에서 언급했던, 축제를 방해받고 공개적으로 멸시를 당한 동성애자들의 심리 건강상태에 대한 보고서를 KBS에서 보도했다.


화가 난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하러든다.  하다못해 발 끝에 걸리는 돌멩이라도 걷어차거나, 개라도 걷어차거나 뭐 만만한 상대를 걷어차는 것으로 인생의 스트레스를 해결하려 한다.  동성애자들은 그들의 만만한 화풀이 상대로 보인다.  



내가 처음에 예수쟁이가 되었을 때는, 어느 조그마한 개척교회에서 시작을 했는데, 그것이 내가 자의로 시작한 것이 아니고 피치못할 사정이 있어서 마지못해 교회에 다니다가 -- 개척교회의 특성상 아무리 선량한 목회자님이라고 해도 성실한 교회 회원을 '과소비'히는 경향이 있는데 -- 그러니까 내가 착하게 고분고분 말 잘듣는 우량 신도로 보이니까 너무나 과한 신임을 해서, 내가 부담스러워서 그곳을 그만 뒀다.  난 어느 사회에 가서나 고분고분 말 잘듣는 사람 처럼 보인다. 날 잘 못 아신거지. 부담스러운 것은 딱 질색이라 말 잘듣다가 어느날 때려치고 마는데. 



그래도 교회에 다니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소크라테스는 법질서를 유지하는것이 마땅하다고 보고 사형도 감수했는데, 내가 조금 불편하다고 내 말을 허투로 안 지키고 그러기는 싫었다. 사람이 신용이 생명이지) 다른 교회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개척교회의 스트레스에 신물이 나서 이번에는 메가처치 (수천, 수만이 모이는 대형 극장식 교회)였다. 지금도 그 교회에는 미국의 유력자들이 바글바글하게 모이고 있으며 한국에서 목회자들이 워싱턴에 들르면 '견학코스'로 꼽히기도 한다.  알콜 중독자 유태인 이었다가 개심하고 목회자가 된 목회자의 일화도 제법 유명하고 그 분이 설교 말미에 반드시 외치는 So What? (그래서 핵심이 뭐냐하면!) 하면서 그가 정말로 하고자 하는 핵심을 다시한번 정리해주는 그의 독특한 설교방식도 매력적이고.  그 교회를 몇년간 다녔다. 거기서 성경공부도 단계별로 다 해내고, 합창단에도 가입하여 예배시간에 합창도 하고. 이를 '성가대'라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그 교회에서 '세례' 받을 생각을 안했다.  목사님이 '신'이 아니므로 뭐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그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는데, 딱 한가지 내가 내키지 않았던 것이 -- 그가 설교시간에 대놓고 '동성애'에 대한 반대 입장을 역설하곤 했다는 것이다. 아 짜증나...나는 짜증나지만, 어릴때부터 어른들 앞에서 무릎꿇고 훈계말씀 듣고 자란 세대라서 듣기 싫어도 듣고 지나가는 편이었는데...가만보니 주변에서 목사님의 설교에 반대입장인 미국인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가버렸다.  그것은 그 사람의 개인적인 외침이었다. "난 네 말에 동의하지 않아!!!"



나는 일어나서 나가버리는 대신에, 마침내, 그 교회에서 나가버렸다. 내가 거기 계속 다니는 것은 폭력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교회를 찾다가 결국 '감리교회'에 자리를 잡고 세례를 받았다. 내가 죽을때까지 감리교 기독교인으로 살겠다고 맹세를 한 것이다.  감리교의 사회정의 실현, 약자에 대한 보호의식이 내 철학에 맞았다. 감리교회에 다니니 목사님의 설교중에 정치적으로 내 귀를 거슬리는 내용이 없었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 만들어 놓으신 집이었다. (한국에 와보니 미국 감리교와 한국 감리교의 분위기가 많이 차이가 나는것이 약간 장애가 되고 있다. 예수님께서 마땅한 길을 알려 주실것이다.) 



동성애자로서 사회적 편견이나 '조직적인 기독교인들의 방해'에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비록 내가 아무런 행동도 나서서 하지 않는 '비동성애자'이나, 나는 적어도 당신들 편에 서고 싶다. 나는 퀴어축제를 나서서 방해하는 기독교인들과 한자리에 있을 생각이 추호도 없다. 나의 예수님은 그가 나를 사랑하시듯이 당신들도 사랑하실거라고 믿는다. 도대체 내 죄가 당신들의 죄보다 작다고 장담할수가 없으니까. 우리 모두 그 앞에서 죄인일 뿐이다. 그러니 '화풀이를 약자한테 몰려가 해 대는 기독교인들'에 다쳤다해도 예수님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그가  함께 하시기를.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