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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5 Detroit Institute of Art (Detroit Museum of Art)
Museums2009. 11. 5. 05:10

 

 

 

Detroit Museum of Art (=Detroit Institute of Art = DIA = 디트로이트 미술관)는 미국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 (Detroit)시에 있는 미술관 입니다.  젊은이들에게는 Enimem 의 8 Mile 이라는 노래로 더욱 친근하게 여겨질만한 도시인데, 자동차로 달려 디트로이트 구역으로 들어서니 도로의 표지판에 8 Mild Road, 7 Mild Road 라는 표시가 보였습니다.  에미넴의 노래 8마일은 정말로 디트로이트에 존재하는 거리의 이름이었습니다.  디트로이트는 한때 포드 자동차를 위시한 화학, 제약 산업이 활발하게 성장하던 곳이었는데, 현재는 미국 산업의 몰락과 함께 도시 자체도 몰락의 길을 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최근에 마이클 무어가 발표한 영화 Capitalism, Love Story 라는 작품에도 미시건주의 자동차 산업의 몰락이 주민의 삶을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디트로이트 미술관 (http://dia.org/) 은 1885년 설립된 이래 세계 여러나라의 명작을 비롯 현대 작품에 이르기까지 65,000 여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규모는 작겠지만, 내용면에서는 파리의 루브르나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서 볼만한 세계 명작, 혹은 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골고루 다 갖추고 있다고 할 만합니다.)

 

제가 이 미술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멕시코의 작가 디에고 리베라 (Diego Rivera)의 록펠러 건물 벽화사건이 하도 유명해서, 디트로이트에 가면 리베라의 벽화가 온전하게 보존된 것을 볼 수 있다길래,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 벽화가 보고 싶었거든요.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사실 웬만한 작품들은 이미 큼직큼직한 미술관에서 작가별로 주요 작품들을 본 후라서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았고,  오직 그 벽화 때문에 디트로이트로 차를 돌렸다고 할 수 있지요.

 

 

디트로이트 시내를 달려 미술관에 도착하면 로댕의 생각하는 남자가 생각에 잠긴채 우리를 반깁니다. 미국에 이 생각하는 남자가 15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제가 직접 만나본 남자는 (1) 워싱턴 국립 미술관 (2) 메릴랜드 볼티모어 미술관 (3) 필라델피아 로댕 미술관 (4) 디트로이트 이렇게 넷입니다.  앞으로도 돌아다니며 이 남자가 잘 있는지 찾아 볼 생각압니다. 

 

 

 

 

 

 

건물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차비가 저렴한 편입니다. 온종일 5달러) 주차장 입구로 나오면 이렇게 정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미시간의 가을도 펼쳐져 있군요.

 

 

 

 

 

입구에서 표를 살 수 있습니다. 성인 8달러. 다른 대도시의 미술관 입장료에 비해서 저렴한 편입니다. 별 불만없이 입장표 값을 지불했습니다.

 

 

 

 

 

시대별로, 지역별로 세계 여러나라의 명품들이 골고루 전시가 되어 있었지만, 제 블로그의 독자들께서 이미 아시는대로 제가 '미국미술'쪽에 정신을 팔고 있는지라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건성으로 보게 되는편입니다.  사진도 주로 미국미술, 현대미술 작품을 중심으로 찍게 되는군요. (물론 제가 아주 좋아하는 그림은 시대를 불문하고 정신 놓고 보기는 합니다만.)  뭐, 와홀이 잘난척하는  초상화 작품이 보이는군요. 

 

 

 

 

예,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작품을 발견한 순간, 잠시 제가 저의 우울을 잊을수 있었습니다.  아주 잠시 환각현상처럼 삶의 고통이나, 좌절감, 실의, 자기 연민이나 자기 혐오까지도 잊을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브르헬 (Pieter Bruegel the Elder)의 혼인잔치 (The Wedding Dance  1566년 추정)를 만났기 때문에.  한번 꼭 보고 싶었던 작품이, 갑자기, 예고없이 문득 내 앞에 나타났기 때문에.   이 그림에서는 정말 '소리'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왁자지껄 웃으며 떠드는 소리, 풍악소리, 바람소리 뭐 이런 소리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와 나를 감싸는 듯한 기분이 드는 그림이었습니다.

 

 

 

 

뉴욕 맨해턴의 현대미술관 (Museum of Modern Art = MoMA)에 가면 노란 바지를 입은 사나이라는 제목의 이탈리아 작가 작품이 있습니다. Michaelangelo Pistoletto (미켈란젤로 피스톨레또)라는 작가인데, 이 사람은 그의 그림을 거울같은 스텐레스 판에 작업을 합니다.  그림을 보면, 거울같은 그림판에 내 모습도 있으므로 나도 그림의 주인공이 된듯한 기분도 들고, 착시 효과도 있고 그렇습니다.  반가워서 그림속에 내가 들어있는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제가 브르헬의 그림에, 그리고 다른 명품들에 혼이 반쯤 나가긴 했지만, 정신을 수습하고,  본래  이곳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작품은 멕시코 출신 화가인 디에고 리베라의 대형 벽화 였습니다.  마침내, 가서, 내 눈으로 보았다는 것이지요.

 

 

틈틈이, 이 벽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사진은 클릭하시면 커집니다.

 

 

 

 

 

 

 

 

 

 

 

 

제가 서 있는 사진 뒷쪽의 벽화 부분을 자세히 보시면, 왼쪽 상단에, 일하는 공장 노동자들을 '구경'하는 관객들이 보이는데 - 가슴에 큼지막한 십자가를 매달은 '귀부인'들과 신사들과 그 아이들이지요. 미국자본주의의 상징, 돈과 그들만의 신교도적(?) 신앙심이 결합된...  저는 특히 그 부분을 상세히 써보고 싶어집니다.

 

이 사회주의사상이 강하게 스며든 벽화가 '디트로이트'에서 뭉개지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 만으로도 저는 디트로이트 시가 좋아집니다. 디트로이트는 이 벽화를 살려놓기를 잘 한 겁니다. 사람들은 이제 이 '벽화'를 보기위해 이곳에 오니까.

 

방문: 2009년 10월 31일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