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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대충 쓴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Lee Eunmee 2025. 4. 24. 10:11

약속한 원고 작업을 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 주제에 접근했나' 참고용으로 목차만 봤을때 내가 기획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판단되는 책을 주문하여 받아 보았다.  그 책은 주루룩 추천사 페이지만 예닐곱 되는것 같았고, 여러명의 저자가 썼는데, 저자들의 화려한 '직함'에 비해서 구체적으로 그분들이 뭘 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어쨌거나, 목차만 봤을때 내가 수년전부터 기획했던 책과 많이 닮아 있었다. 

 

그래서 받아서 열어봤는데 - '이분들은 챗지피티한테 책쓰기를 시켰구나. 아주 그냥 시켜놓고 복사-붙여넣기를 했구나' 싶은 내용이었다.  이렇게 쓰면 정말 큰일 나겠구나! 나도 절대 이런 유혹에 넘어가면 안되겠구나, 망하는 지름길이구나! 했다.  역시 이런 샘플도 봐 봐야 내가 정신을 차린다.

 

물론 나도 자료조사를 위하여 여러가지 상이한 AI 프로그램에 질문을 하고, 비교를 하기도 하고, AI비서가 알려주는 참고문헌을 뒤져보기도 하고 그런다. AI는 그러라고 쓰는거지, 그걸 그냥 시켜놓고 복사-붙여넣기를 해서야...AI 허구헌날 쓰는 사람들은 이게 사람이 정리한것인지 AI가 정리한 것인지 그냥 쓱 보면 아는데...

 

 

 

(발표자료 AI로 대충 만든 사람들 그 발표자료보면 나는 확 짜증이 나는 편이다.  기계가 만든거 눈에 보이거등. 기계를 시켰어도 최소한 디테일 만이라도 네 손을 거쳤어야지!  지긋지긋하다구!!!) -- 이건 마치 이런거다. 편의점 음식을 사왔어도 그걸 그냥 전자렌지에 돌려서 손님에게 주는것과, 편의점 음식일망정 그것을 집에 있는 사기접시나 용기에 담아서 따끈하게 데우고, 냉장고에 있는 오이나 뭐 푸성귀를 곁들여서 손님 접대를 하는 것.  나는 적어도 '사람의 정성'이 들어간 것을 원한다.  AI할줄 안다고 자랑하지 말라구, 지긋지긋지긋하다구!!!!

 

 

AI로 대충 내용 채워서 '제가 이런 책을 출간했습니다' 용으로 막 나오는 책들의 홍수 속에서 -- 내가 그래도 나의 시간을 의미있게 가치있게 채우고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 내 목소리로, 내 이야기로 다가가는 수밖에 없다.  가짜를 보면서 '진짜'에 대하여 새삼 다짐하게 되었다. 나의 미래의 독자들께 약속 드린다. '제 손글씨로, 저의 호흡으로 적은 그런 책을 선보이겠습니다.'  물론 여기서 '손글씨'란 진짜 손글씨로 원고 작업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손글씨를 쓰듯 꼬박꼬박 자판을 두드려 내 호흡으로, 내 목소리와, 나의 언어로 내 책을 채워나가겠다는 다짐이다. 

 

 

 

 

 

 

* 아 그래도 내가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지난번 라디오 인터뷰를 위해서 만났던 작가님이 '책 읽기가 수월했어요. 읽어나가는것이 편안했어요, 꼭 옆에서 이야기를 하시는것 같았어요'라는 평이었다. 그래서 내 글의 스타일을 그에게 간단히 말해줬다, "저는요, 말을 하면서 글을 써요. 글을 쓰고 나서도 제가 그걸 소리내서 읽어봐요. 말하듯 잘 읽히나 안읽히나. 왜냐하면 제가 근본적으로 스토리텔러라서 누구한테 이야기하듯 글을 쓰거든요. 잘 읽힌다는 느낌을 받으셨다니, 제 스타일이 살아있군요. 다행입니다."  오죽하면 (무명시절에, 지금도 무명시절이지만 아무튼 옛날 옛날에) "당신 글 진짜 쉽게 잘쓴다. 유명한 사람들 자서전/전기 출판하는거 있쟎아. 그거 대필하는 사람 필요한데 돈 많이 줄테니까 구술해주는 자서전 그거 대필해줄래?"  글쎄 저자이름 (내이름)이 들어가면 해주고, 내 이름 빠지고 그 사람의 자서전으로 소개되면 나는 고스트라이터(대필인생)인데 그런 짓은 안한다.  그러고 돈 벌 기회를 박찼다. 내가 굶어 죽어? 뭐하러 그런짓으로 인생을 낭비를 하냐!  참 호기로운 인생을 살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