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듀얼브레인
번역본으로 휘리릭 읽었는데, 책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 '뭐지 이거? 이 책의 1/3 쯤은 챗지피티하고 공저한 느낌이 드는군.' 저자 스스로 책 내용에 '이 부분은 챗지피티의 드래프트를 손 본 것이고' 하는 식으로 직접 AI가 작업한 것과 자신의 창작에 대한 비교를 하기도 했으므로 정직하게 씌어진 책이긴 하지만 -- 느낌은 뭐랄까 -- '책 쉽게 쓰시네' 였다.
이런책은 소장하기보다는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서 한나절에 휙 보고 반납하기에 적당해보인다. 그냥 휙 보면서 요즘 트렌드가 이런거구나 하고 자각하고 지나가면 된다. 왜냐하면 - 이미 세상은 그가 책을 쓰던 시간에서 멀어졌고 기술은 더욱 진보했으므로. 이런 첨단기술 관련책은 - 동네도서관에서 빌려보거나, 책방에 서서 휘리릭 보면 될것 같다. (내가 뭐 얼마나 잘났다고 이렇게 평가하겠는가마는, 과대평가 되었다는, 혹은 낚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 혹은, 저자가 이 책에서 논의한 내용들은 - 사실, 내가 속한 교수사회에서 이미 많이 논의되거나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각자 아이디어가 있던 상태였고 (나도 많이 알고 있었던 것이었고) 내게 그리 대수로울 내용이 아니었지만 일반 독자들에게는 많은 정보를 주는 책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전문영역의 교수가 - 자기의 고유 전문분야가 아닌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쓸때는 어딘가 어설프고 'fishy' 어딘가 '가짜' 같은 느낌이 들때가 종종있다. 예컨대 에드워드 윌슨이 개미 이야기를 할 때는 솔깃하게 읽지만 - 그가 아시아 문화나 한국문화에 대해서 이야기 할때 그의 지식이나 이해도가 얼마나 얕고 밑천이 드러나는지, 그래서 책을 던져버리고 말 때가 있었던 것이다. 통섭이니 뭐니 떠들지만 -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영역이 아닌 남의 전문영역에 대해서 떠들때는,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너무 멀리 나가지 않는것이 좋다. 왜냐하면 어딘가에서부터 '생선비린내'같은것이 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그런 '비린내'가 느껴질때부터 나는 책을 건성 읽다가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