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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타백 소개

Lee Eunmee 2024. 1. 20. 06:44

 

한국에서는 쿠팡이나 무신사등 패션 아이템 판매처에서 구입할 수 있고, 미국에서는 notabag usa 공식홈페이지 혹은 아마존 https://www.amazon.com/stores/Notabag/Homepage/page/BDE32BAC-3D70-40A2-BB6D-CF28C995F9D8 에서 구입가능.

 

내가 이 가방을 처음 발견한 것은 2023년 가을 추석연휴에 과천 국립 현대미술관에 '백남준'의 '다다익선' 작품 보러 갔다가 미술관 갤러리에서.  당시에 오리지날 파랑색을 사가지고 그자리에서부터 백팩으로 메고 다녔는데 가을 내내 그리고 겨울에도 '옷'을 입듯 이것을 달고 다녔다. 남편이  '너 중될래? 스님 매고 다니는 바랑같구나'하고 농담으로 놀리기도 했는데 남편도 이 가방이 내 패션에 아주 잘 맞는다고 어딜가나 먼저 챙겨주기도 했다.

 

지난 12월에 내 친구와 만나서 영종도에 놀러간 날 - 자연주의자라서 꽤 까탈스러운 내 친구도 이 가방에 반해서 '그것은 어디서 사는거냐?' 묻길래 '쿠팡'에서 싸게 팔더라 하고 알려주었는데 그날 저녁에 미대나온 딸과 의논하여 파랑색 하나 까망색하나 이렇게 두개를 샀다는 카톡을 받았다.  가을학기에 나와 작업하시던 시민 학생들도 외국 드나들면서 외국에서 사온거냐고 묻는 분들이 있었다. 사실 파랑색이 더 예쁜데, 겨울이라서 눈오면 눈에 띄는색이 좋을것 같아서 빨강색으로 들고왔다. 마침 매일 눈이 와줘서 매일 잘 사용중. 

 

웹에 설명이 나오는데 끈을 다른방식으로 잡으면 손에 드는 가방이 된다. 이걸 접어서 '가방내부의 포켓'에 접어 넣으면 네모난 카드봉투만해진다.  모든것이 참 자연스럽고 실용적이라서 놀라워했었다. 

https://notabag.us/

 

 

 

 

가을 내내 '옷'처럼 입고 다녔던 파랑색 가방.  추석에서 이어지던 연휴기간에 하늘이 천국처럼 파랗고 아름답던 날, 엄마 모시고 파주의 벽초지 수목원에 갔었다.  그날 사진에 파랑색 가방이 몇장 남이있다.

 

 

 

 

 

 

 

이 가방의 단점: 가방안에 '책한권'정도 혹은 그 이상의 무게가 실려야 어깨끈이 어깨에 착 붙어서 흘러내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가방에 뭐 장갑이나 '존재감이 없이' 가벼운것만 들어있으면 오히려 어깨에 착 붙지 못하고 흘러내린다.  그러니까 가방에 담을 것이 없으면 그냥 접어서 갖고 다니거나 '손수건이나 스카프'처럼 손에 들고 다니거나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이 편하고, 뭔가 장을 보거나 책같은 것을 담을때 오히려 제대로 '가방'기능을 한다.  스스로 모양을 잡는 가죽가방이 아닌 '보자기'와 같은 헝겊 가방들이 갖는 공통적인 개성이므로 단점으로 보기도 힘들지만. 가방안에 아무것도 없을때는 백팩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못한다. 

 

 

빨강도 예쁘네
하나는 애들 도서관 가방으로 쓴다
난 이제 이가방 없인 못다녀
어깨 내려가는게 어찌하나 생각하다가 다이소 등산용품코너에서 간단한 체스트벨트 찍찍이 3개 천원에구매
멜때만 붙이고 다닌다.
작은 가방에 항상 넣고다니다 필요할 때 꺼내 잘 쓰고있지.

친구에게 '가방을 잘 쓰고 있니?'하고 물으니 사진과 함께 메시지가 왔다.  내가 '문제점'으로 지적했던 어깨끈 흘러내림 현상을 내 친구는 찍찍이 끈으로 간단히 해결한듯 하다. 저런 방법이 있었군. 정말 현명한 친구이다. 파랑과 까망을 샀다더니 이 친구는 결국 까망을 사용하는군. 파랑에 반해서 사 놓고 왜 까망을 쓰는걸까?  원래 이 친구는 뭔가 색이 드러나는것, 원색적인것을 동경은 하되 실제로 사용은 잘 못하는 편인것 같다.  아마도 그래서 내 친구가 나와 친구가 되었을것이다. 그가 동경하는 '드러나고, 원색적이고, 활발한' 그런 사람으로 내가 선정되었고, 내 친구는 그 곁에서 드러나지 않고, 무채색으로 조용히 나와 영혼의 교제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나는 또 그런 친구가 편하기도 하고. 둘다 원색적이고 시끄럽고 그러면 충돌이 일어나겠지.  돌아보면 ...내 삶에 스며든 좋은 사람들은 대체로 얌전하고, 조용하고, 말도 별로 없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 그런 유형의 사람들인것 같다.  또 그런 사람들은 나의 '야수파나 표현주의적 원시적 에너지'를 동경하는 것일수도 있다.

 

 

 

 

* 이 가방 리뷰를 쓰면서 스스로 자각한 사실: 아....내가 명품백의 세상에서 완전 은퇴를 했구나. 요즘 내가 사용하거나 관심을 갖는 가방들이 대체로 '헝겊 명품'쪽으로 가고 있구나. 십만원 안팎의 가볍고 실용적인 가방들.  사실 내 옷장안에 브랜드별로 한점에서 몇점까지는 갖추고 있다. 샤넬 한개, 구찌 두개, 버버리 다수, 크리스찬디올 한개, 페라가모 한개, 루이비통 다수. 돌아보면 지난 수년간 나는 이것들을 거의 꺼내들지 않았다. 샤넬가방은 내가 학교의 일로 외부의 중요한 자리에 초대받았을때 그래도 내가 대표하는 조직의 '가오'를 살리기 위해서 꺼내서 먼지 털어서 들고 나가는 편이고, 루이비통 여러개중에서 커다란 캐리올 가방 한개는 여름 겨울 미국 드나들때 정말 '짐보따리'로 끌고 다니고, 나머지는 그 아까운 것들이 온장안에 처박혀서 은퇴자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편이다.  현재의 나는 명품가방이 딱히 필요가 없다. 사람이 나이대별로 조금씩 생활이 변하는데, 이제 내 나이가 되면 명품 가방도 명품 옷도 별로 의미가 없다. 그런것으로 '가오'를 세우고 뭐 그럴 나이가 아니다. 그래서 젊은 며느리들에게 말해준다, "니 남편이 명품백 사주거든 아끼지 말고 가방 산 그날부터 들고다니고 마르고 닳도록 써라. 어차피 그거 닳아없어지지도 않고, 옷장 안에 묵히는사이에 청춘이 금세 도망간다." 

 

 

나는 보석도 없는 편이다. 그러니까 뭐 관심이 없다. 젊을때는 악세사리에 관심이 가기도 했는데 내가 귀금속에 빠져들었어야 할 나이에 유학을 하는 바람에 돈이 온통 학비로 쏟아져들어갔고, 머리를 '먹물'로 채운 후에는 보석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자판 칠때 반지나 시계는 다 성가시므로 손에 뭘 걸치는게 불가능하고, 목에 목걸리를 하려해도 나이 먹으니 피부가 약해져서 금목걸이를 해도 목이 따갑고 가렵다. 그래서 목걸이도 안된다. 이래저래 귀금속도 나하고 인연이 없다.  가끔 농담삼아 남편이나 아들에게 말하곤 한다, "엄마가 귀금속에 꽂히는날 니네들은 망하는거야. 엄마 뭐에 꽂히면 정신줄 놓는거 알지? 가산을 팔아서라도 귀금속을 사서 모으러들거다. 다행이지 뭐니 내가 그쪽에 전혀 관심이 없으니."  사실 누울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거다.내가 귀금속 살만큼 돈을 잘 버는것도 아니니 처음부터 포기했겠지.

 

어쨌거나, 나이먹고, 다리도 쑤시고, 삭신이 쑤시니 명품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편한게 '장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