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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코로나 자가격리 시즌 2 - Day 1, Day 2 (1월 13일 14일)

Lee Eunmee 2021. 1. 27. 04:35

 

미국 동부 현지시각 1월 12일 (화) 오전 10:35에 아틀란타를 출발한 델타 항공기는 대략 15시간을 허공을 날아 한국 시각 1월 13일 오후 3:30분경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델타

 

내가 탄 비행기는 델타 아틀란타-인천 직항이었다. 승객 인원은 기내의 모든 좌석의 사람들이 발뻗고 누워도 될 정도로 한산했다.  비행기에는 3가지 등급의 좌석이 있었는데 (1) 누워 갈수 있는  (2) 넓직하여 조금 편히 앉을수 있는 (3) 그냥 나같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가는 이런 등급의 좌석들이 있었는데 결과적은 (2)번 비행기표 산 사람이 억울한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1) 번 선수들 누워가고 (3) 번 선수들이 3인분 좌석을 1인이 차지하여 누워가는데 (2) 번 선수들은 2인이 나란히 앉는 배치에다가 2인 사이의 담이 고정이 되어있어 절대 옆자리 담 트고 누울수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하하하. (내가 왜 웃지?)

한달 전 미국에 갈 때보다 돌아오는 길의 좌석이 더 한산해보였다.  코로나의 심각성이 점점더 커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입국절차

 

입국하기 위해서 사전에 스튜어디스가 나눠주는 양식이 세가지 정도 있었다. 두가지는 코비드 관련, 하나는 세관신고서. 비행기에서 미리 작성하면 편리하다.  그런데 코비드 관련 입국 양식 쓸때 - 한국 주소를 쓰는 칸이 있는데 - 이때 주민등록지에 적힌 주소가 아니라 -- 내가 자가격리를 어디서 하는지 그 주소를 써야 한다.  나는 그냥 생각없이, 살고 있는 사택 주소를 썼다가, "아 자가격리는 별도로 다른 곳에서 하는데요" 했더니 그 주소를 적으라고 잔소리를 해서 그렇게 했다. 

 

  1.  쓰라는 서류 몇장 쓰고
  2. 기다리는 동안 체온 검사를 받는데 - 여기서 체온에 이상이 보이면 '증상자' 캠프로 이동한다. 줄 서 있다보면 별도 공간이 보인다. 그리 가면 상황이 복잡해질것이다. 
  3. 자가격리용 앱을 깔아서 - 공무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행을 해야하고, 전화번호가 정말 본인 것인지 그자리에서 확인 전화까지 한다. 
  4. 모두 마친후에 - 다시한번 자가격리 관련 간단한 서류에 뭐 쓰고 싸인해야 한다. 

자 이 모든 과정이 지나야 비로소 평소와 같은 입국심사대로 가서 여권 보여주고 간단히 통과한다. 

 

짐을 찾고 이제 사람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이동하는데 -- 여기도 경계가 삼엄하다.  그냥 맘대로 나가는것이 아니다. 공무원이 삼엄한 표정으로 다가와서 '어디로 갈건가?' '어떻게 갈건가?'  '가족이 와서 내차로 갈거다'  '차는 어디있나?' '가족이 어디있나?' 꼬치꼬치 묻는다.  가족이 차로 데려간다고 하면 - 그 가족과 삼자대면을 해야 나를 내보내 준다.  가족이 안오고 내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 그 사람을 어디론가 안전한 차에 탈때까지 에스코트 할걸 아마...  거의 '중죄를 짓고 도망다니는 사람'을 관리하듯 하더라.  뭐 불쾌하지는 않았고, 코로나의 위중성을 실감할 뿐이다.  그 공무원은 나와 내 남편과 이렇게 삼자대면을 한 후에 나를 풀어주었다.

 

 

코로나 검사

 

안내지에는 입국후 3일 이내에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나와 있었지만 - 나도 한 성깔 하는 사람이다. 그게 사흘 기다릴 일인가?  공항에서 바로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서 '입국자인데요. 지금 인천 공항에 도착했어요. 지금 가려고 하는데 코로나 검사 받으려고요'  하니 직원이 시원시원하게 몇가지 질문을 하고 예약을 해 준다. 

 

질문 내용은, 이름, 주민등록 번호, 직장, 어디서왔나, 자가격리 주소지, 전화번호, 가족 전화번호 (비상연락망) 이런것을 꼬치꼬치 물은 후에 오후 7시까지 오면 오늘 중 아무때나 검사가 가능하다고 안내를 해 준다. 인천공항에서 곧바로 차를 몰아 보건소에 가니, 보건소 바깥 마당에 담당 요원들이 앉아 있다가 곧바로 명단에서 내 이름을 확인하고 검사를 해준다. 추운데 이분들이 한데서 수고를 하시는구나. 진행은 신속했고, 검사는 여름에 했을때보다 덜 고통스러웠다. 그동안 검사 기술이 더 좋아진 것인지.  그것이 오후 다섯시 쯤.  

 

 

자고 일어나니 익일 새벽 3시 45분에 보건소에서 텍스트가 날아왔다. 검사결과 음성을 알리는 기쁜 소식이었다. 

 

시작일로부터 시작하여 15일간 (만 14일간) 이제 문밖 출입을 못하고 가만히 실내에서 견뎌야 한다.  지난번에도 잘 해 냈으니, 이번에도 성실하게 잘 해내면 될 것이다.  올 여름에도 이걸 또 해야 하는걸까? 그때는 상황이 좀 달라지려나?  ....음...흘러가는대로 흘러가는 거다. 

 

 

 

 

 

 

 

 

 

도착 90분 전 중국 상공을 지날 때

창밖 중국의 산하.

남북 통일이 된다면 북한 하늘을 거쳐서 오겠지...

 

 

텅 빈 아틀란타 공항.  저 스타벅스는 작년 여름에도 닫혀 있었다. 그러니까 1년 가까이 저 모양일것이다. 미국의 국제공항은 한국의 인천공항과는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인천 공항은 그래도 면세점들이 열려있는데 - 미국의 공항들은 그냥 딱 전쟁이 나서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도시의 모양이다.  여름에는 미국 공항에서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이제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내가 출발하는 날에도 버지니아에는 눈이 펑펑 내렸다. 눈길을 달려 공항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