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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뇌는 썩을지 몰라도

Lee Eunmee 2021. 1. 2. 10:57

 

냉소와 해학을 곁들인 표현인지 몰라도  --- (이자들이 뭐 하는 자들인지 앞뒤 배경을 모르니 따지고 싶지도 않다) 서모씨가 '육십이 넘으면, 뇌가 썩는다'는 식으로 함부로 말을 하면 - 혹시 그의 추종자들은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지 모르니  아마도 해학이었으리라 추측하며 -- 그것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60넘어 뇌가 썩는다면 60이상 인구들은 죄다 신경외과에 장기입원해야 하는게 아닙니까?  반문하고 싶어진다.

 

농담이라도 이런 농담은 안하는것이 마땅하다.  

 

Netflix 에 있길래 보았다. 100 Humans: Life's quesitons, answered.  백명의 인간: 인생의 의문점에 답을 하다 뭐 이런 타이틀의 시리즈물인데 몇꼭지 보다가 한가지는 나로서도 놀라운 실험/발견이라서 화면을 캡쳐해 두었다. 

 

이 실험에서는 백명의 실험 참가자들 중에서 동일한 숫자의 이십대, 삼십대, 사십대, 오십대, 60세이상세대 이렇게 다섯개 팀으로 나누어 각종 게임을 하도록 했다.  기억력을 알아보기 위한 기억 게임, 체력게임, 문제풀이 게임, 소통게임,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종합하여 팀 전원이 협력해야 해결되는 방탈출 게임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여러가지 게임을 시키고 등수를 매겨봤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20대가 건강하고 영리하게 잘 해 낼것을 짐작할 수 있고, 60세 이상이 가장 임무 수행에서 뒤처질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는데 결과는 의외였다.  가장 선두그룹은 예상대로 20대였다. 20대 팔팔한 청춘들이 주어진 임무 수행에서 월등했다.  그리고 그 다음이 60대 이상 노인 그룹이었다.  아래의 그래프가 종합 평가 점수를 그래프로 표시해 준다. 

등수별로 보자면 1등 20대 -- 2등  60세이상 노인 -- 3등  삼십대  -- 4등 사십대 --5등 오십대.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인가?30대가 60대 노인보다도 못하다는 말인가?  이런 현상에 대해서 Daniel Pink (When 이라는 책을 쓴 저자이다. 그의 When 은 나도 한번 읽어보고 맘에 들어서 자식들에게도 읽어보라고 책을 사 준적이 있다) 의 해석은 이러하다.  20대가 체력적으로나 문제풀이 능력에서 뛰어나고 가장 활발한 시기이다.  30대 이후에 40대 50대에서 이들의 기능이 현격히 떨어지는 것은 - 이들에게는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의 각 방면에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고 한군데 집중하기가 어려워 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인생에서 30대 부터 50대까지는 그야말로 생존하기 위한 질풍노도의 시기이고 그만큼 오히려 문제해결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미국인 기준) 60대 이후에는 직장에서 은퇴하고 한가로운 삶의 체제가 되면서 골치 아픈 일도 별로 없고, 잠도 충분히 잘 수 있고, 시간적으로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신체 기능은 떨어질지 몰라도 인지 기능이나 문제풀이 능력 소통력등은 이전보다 더 향상된다고 한다.  나이 먹는것이 그다지 비참한 일도 슬퍼할 일도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독설섞인 유머라고 하더라도, 나이 육십에 뇌가 썩는다는 말이 대학교수 입에서 막 튀어나오면 - 그 학생들은 그에게서 뭘 배울것인가?  자극적인 말 막 던지고 그러지 않아도 우리는 충분히 의사전달을 할 수 있다.  당신의 뇌는 썩어가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건 슬픈일이다. 얼른 치료받기를 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말을 좀 가려서 하고, 해학이나 유머에도 절도가 있으면 아름다울 것이다.  그래도 의사전달은 충분히 된다.  아무리 기생충같이 사는 인생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