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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영주

    저 보다는 아이가 초조해 하네요. 1년뒤면 돌아가서 입시 준비 해야 하니까요. 어떤 대학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고 항상 말하지만 아이의 눈높이에서는 그게 제일 먼저 보이고 실제로 학교에서는 그 얘기를 가장 많이 듣고 있으니까요. 돌아가면 중3 2학기가 되니까 불안한 모양이예요. 각종 미술관이며 뉴욕의 디자인학교 이런데 데리고 다닐 생각이긴해요. 직접 경험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업을 찾고 있는 건데 역시 정답은 눈에 담아 마음에 새기는 거였군요. 언젠가 부터 저도 정말 확 들어오는 경치는 사진 찍는것보다 눈에 담는걸 더 좋아한답니다. 한참이 지나도 눈에 선~하게 남더라구요. 여기서 1년의 경험이 어떤것이든 아이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합니다. 주말에 뉴욕에 가서 이쁜 건물도 보고 유명한 디자인학교도 보고 하려고요. 카메라 사달라고 하는데 좋은 놈으로 골라 사서 여기저기 다녀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술페이지 다시 열어서 활동하시면 좋겠습니다.

    2016.09.01 13:16 [ EDIT/ DEL : REPLY ]
    • 어차피 저 역시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감히 다른 분들에게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말씀드릴 처지는 못되고요. 그냥, 좌절과 기쁨, 쓴 맛, 단 맛 다 보면서 한 놈 대학 졸업시키고, 또 한 놈 대학 졸업반이니 보통 엄마가 겪을 전쟁은 대충 풀코스로 경험한 것 같은데요.

      다, 지나고 나면 그냥 한바탕 꿈이더라구요. 이런 말은 하바드 보낸 엄마나 서울대 보낸 엄마나 사람들이 이름도 기억 못하는 대학에 보낸 엄마나 결국, 세월 지나니 그냥 한바탕 꿈이더라 하는 이구동성 회상.

      이제 중3학생이 한국의 환경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입시에 대한 걱정을 미국땅에 가서도 하고 있을까, 생각하면 안타깝기는 합니다. 안그대로 되는데...(우리야 나이를 먹었으니 이렇게 말할수 있는거지만요.)

      그런데요, 정말 중요한것은 '아이디어'거든요. 벌써 기본 테크닉은 이미 한국식 미술교육시장에서 전수 받은것 같고, 미국 나가 있는 1년 사이에 다른 친구들이 앞서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라면, 뭐 자녀분도 지금 일년을 그냥 '안식년'으로 생각하면 어떨까요? 제 조카딸을 중2때 제가 미국집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1년 학교 다니다 한국 갔는데, 그냥 일년을 꿇리더라구요. 다시 2학년으로 가서 착착 진도 나가서 지금 대학 졸업하고, 어렵다는 공채 통과하고 청춘들에게 지옥같은 한국에서 아주 신나는 청춘을 보내고 있군요. 뭐, 그런 방법도 있고요.

      미국에 왔으면, 미국에서 취할수 있는걸 취하면 되는건데, 일단 뉴욕, 필라델피아, 워싱턴디씨가 바로 집근처에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그정도 거리는 근처라고 얘기해요.) 거기 널린 대형 뮤지엄들은 또 얼마나 많은데요. 1년동안 계시는 동안 매 주말마다 당일치기, 1박 2일로 그곳들을 차례차례 다닌대도, 아마 다 못보고 돌아가야 할걸요. 그러면, 그렇게 돌아다니는 사이에 뭔가 '눈'이 열리지 않겠습니까?

      저 역시 체계적으로 미술이나 예술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인문학 공부한 감으로 취미로 그냥 예술 관람을 즐기는 수준이긴 하지만, 가끔, 툭, 툭, 어디서 뭘 보거나, 뭔가 발견할 때, 제 속에서 무르익어 나오는 '감각'을 발견하곤 합니다. 혼자 속으로 생각하는거죠 '아, 내가 미술관 미친듯이 가고 또가고 또가고 했던 것이 그냥 사라진 것은 아니었어...내 안목을 키운거였군...' '깐이마 또까'라는 옛 유머처럼, 저는 워싱턴의 미술관들을 그냥 이웃집 다니듯 가고 또가고 해서, 지금도 어디에 무슨 작품이 있느니 눈에 선해요. 작품만 본것은 아니고, 관련 책도 보고, 관련 역사도 보고, 관련 인물도 연구하고, 글도 쓰고, 사진도 찍고. 그러니 뭘 보면 그게 *인지 된장인지는 가늠이 되겠지요.

      성인이 된 아들들이 가끔 고마움을 표시하곤 합니다. '엄마, 엄마가 그 때 지겹게 끌고 다니셔서, 좋았어요. 난 좀 달라요.' 자신이 문화적 소양이 누구에게 뒤지지 않고, 뭔가 자신이 갖고 있는 힘을 느낀다는거죠. 자신이 갖고 있는 힘의 발견. 그게 중요하죠. 작은놈은 제가 미술관만 줄창 끌고 다녔는데 (혼자 다니기 심심해서), 나중에 혼자 힘으로 음대에 장학금까지 받고 입학허가를 받아냈어요. 제가 딴따라는 안된다고 잔소리를 하니까 그냥 대학입학 준비하면서 저 혼자 꾸역꾸역 작곡하고 창작하고 원맨쇼를 하더니 글쎄 집안에 없는 음대 입학허가서가 날아오더라구요. 하지만 안보냈죠. 딴따라 되는데 내가 왜 돈을 대냐고... 지금 행복하게 컴퓨터 엔지니어링으로 밥벌이 하고 있는데, 정말 음악하고 싶으면 제가 벌어서 하라 이거죠. 뭐.

      제 포인트는 뭐냐면, 뭔가 어떤 사람들이 노력을 기울여서 창조해낸 작품들, 건축물들,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자주, 많이 멀리서 가까이에서 보고, 관찰하고,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하는 과정이 사람의 영감을 키우고 구현하게 이끌어 준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미술 작품 본다고 시각적인 무엇만 발달하는게 아니라, 그것이 청각적, 신체적 기능의 발달에도 역시 영향을 끼치고 우리의 오감에 비타민을 제공한다고 보는 편입니다.

      자녀분에게 '일년의 안식년은 어떨까?' 제안하거나 선포하시고, 애 좀 쉬게 해줍시다. 벗어나게 해줍시다. 인생 어차피 스트레스의 연속인데, 현장에서 벗어난 일년을 좀 행복하게 보내면 어떨까요. 돌아오면 다시 지옥인걸요. 거기서까지 지옥 연습할건 없쟎아요. (한국이 지옥이고 미국이 천국이라는 말씀이 아니라, 지금 학생이 처한 교육 상황이 그렇게 고통스럽다는 말씀이고요..다른 오해는 마시기를... 다른 독자도 보실수 있어서 노파심에 덧붙입니다.)

      *어차피 자녀 교육에 정답은 없지요... 제가 뭐 잘난 엄마도 아니고, 그냥 방목형, 네 앞가림 네가 알아서 하라는 무책임형 엄마였기 때문에 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2016.09.01 17:39 신고 [ EDIT/ DEL ]
  2. 이영주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1년 일정으로 델라웨어에 살고 있어요. 한달 됐네요. 저희 아이 미술수업 찾다가 우연히 블로그를 발견했어요. 지금 중2인데 art director에 관심이 있는 아이랍니다. 미국 미술에 대한 다양한 경험, 한국에서는 접할 수 없는 다양한 미술 수업을 찾아주고 싶은데 기대한 것과는 좀 다르네요. 미국에서 아이한테 해줄 수 있는 미술 수업이 뭐가 있을까요? (델라웨어 아트뮤지엄에서 하는 수업하나 찾아서 등록했어요.) 클라스도 거의 없고 수업해주시는 선생님도 어디서 찾아야 할 지 막막합니다. 팁을 좀 주실 수 있는지요?

    2016.08.27 01:19 [ EDIT/ DEL : REPLY ]
    • 안녕하세요. 델라웨어 아트 뮤지엄 근처에 사시는가봐요. 반가운 마음에 수년전 방문했던 기록을 열어 봅니다. (제가 좀 쉬고 싶어서 미술 관련 페이지들을 모두 닫아서...자료가 전혀 안보이는 상황이긴 한데...그래도 질문을 주셨네요.)

      http://americanart.tistory.com/288


      일단 뮤지엄 미술 수업 등록 잘 하셨고요. 제가 경험한바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식 '학원'이나 빡센 '개인지도' 이런 식의 미술 사교육 과정을 원하신다면, 북버지니아나 메릴랜드, 뉴저지 일대의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으로 이사를 하셔야 할겁니다. 소위 '코리아타운'이라 할만한 지역에는 '한국식'의 학원이나 개인지도 시스템이 한국 현지와 다를바 없을 정도로 활발하게 정착이 되어 있습니다. (혹시 그런 것을 원하시는지요)

      그런데 그냥 보통 미국인 학생들이 취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학교 아트 시간에 기분 내키는대로 열심히 하고, 학교 안에서 이런 저런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교내 작품 전시회도 참가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역량을 그냥 스스로 자연스럽게 키워 나갑니다. 퇴비주고, 비료주고, 온갖 영양제 들여서 막 속성으로 미술생도 키워주는 그런 시스템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한국식 입시중심/테크닉 일변도의 교육을 받지 않아도, 소질이 있거나 취미가 있는 학생들은 자기식의 표현방법을 개발해내고, 설령 그것이 '테크닉'에서 조금 서툴다해도 '창의성'이나 '예술성'의 면에서 인정을 받고 격려를 받는 편입니다. 예컨대, 제 아들놈은 한국 미술학원식의 정형화된 레슨을 전혀 받지 않고 그냥 제가 좋아서 끄적거리고 칠하고 그런 작품으로 상도 받고, 전시회도 참여하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미대를 목표로 했던 것도 아니지만요. 그런식으로 혼자 이것저것해서 번듯한 미술대에 들어가는 보통 학생들 많이 봅니다.

      제 생각에는, 어머니께서 너무 초조해 하시기 보다는, 느긋하게 아이가 그리고 싶은것, 하고 싶은것을 스스로 표현하도록 격려하고, 근처에 미술 클래스가 있거나 혹은 개인지도 해 줄만한 사람이 있는지 수소문 해보시고, 개인 상황이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미 동부에 널려있는 대형 미술관들도 자주 둘러보시고, 그래서 아이가 넓고도 아름다운 미술 세계를 그의 눈에, 가슴에, 영혼에 흠뻑 담을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델라웨어에 살고 계시면, 필라델피아도 가깝고, 필라델피아가 한때 미국 미술의 메카였고 크고 작은 진귀한 미술관이 널려 있습니다. 뉴욕도 그리 멀지 않지요. 워싱턴 디씨도 가깝고요. 미술 학원 다니기보다는 미술관을 수시로 둘러보면서 안목을 키우는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 될것입니다. 델라웨어 미술관도 보석같은 곳이지만, 가까운 필라델피아 아트 뮤지엄은...어마어마하지요.

      미술 테크닉은 아주 미세한 영역이라면, 초대형 미술관에 흩어져 있는 모래알 같이 많은 명품들을 한 눈에 쓱 일별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장차 '아트 디렉터'가 꿈인 학생에게는 거시적인 큰 안목을 제공하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1) 한국식 입시형/정형화된 그런 아트 레슨을 원한다면 코리안들이 밀집해 사는 코리아타운으로 이사를 가는 겁니다. 거기 가면 한국에 있는거 다 있습니다.

      (2) 미국식 아트레슨은 그냥 느슨하되 학생들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작업하게 내버려둡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에서 앤디 워홀도 나오고... 지역 소식지나 여타 정보를 통해서 아트 클래스 정보를 찾으시면 됩니다.

      (3) 실기위주의 테크닉이 주요 목표가 아니라면, 주거지 근처에 널려있는 세계적 규모의 아트 뮤지엄들을 나의 놀이터 삼아 무시로 드나드는 것도 안목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학생이 안목을 키우면 저절로 제 갈길을 찾겠지요.

      이것이 저의 아주 변변치 않은 답변입니다. 기대한 답변이 아니라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음...아무래도 미국미술 관련 페이지들을 다시 열때가 아닐까 사색하게 됩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즐거운 생활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2016.08.27 01:52 신고 [ EDIT/ DEL ]
  3. 빈방

    똑!똑!똑! 레드팍스님?

    2013.10.15 09:42 [ EDIT/ DEL : REPLY ]
  4. 감사합니다.

    덕분에 티스토리를 시작해봅니다.

    2013.08.12 01:27 신고 [ EDIT/ DEL : REPLY ]
  5. 조상우

    안녕하세요?

    티스토리를 처음하는데, 초대장이 있어야 가입이 된다고 합니다.
    홈페이지옆에 초대장을 보유하고 계신 분으로 나와서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혹시 초대장을 하나 주실 수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bwnsih@gmail.com

    감사합니다.

    2013.08.11 04:06 [ EDIT/ DEL : REPLY ]
  6. 비밀댓글입니다

    2013.07.10 16:52 [ EDIT/ DEL : REPLY ]
    • 반갑습니다. 버지니아로 오시면, 추측컨대 북버지니아 아니면 대학을 낀 도시...정도로 압축이 되네요. 이사오시면 라면이라도 함께 먹어야죠. :-)

      심리학도...맞죠? :-)


      2013.07.10 17:59 신고 [ EDIT/ DEL ]
  7. 비밀댓글입니다

    2013.06.29 23:50 [ EDIT/ DEL : REPLY ]
  8. 엉엉 왜 저를 차단하셨나요. ㅠ.ㅠ 댓글쓰려니까 귀하는 차단되어서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라고 ;;

    2012.10.20 06:04 신고 [ EDIT/ DEL : REPLY ]
    • 차단 안 했어요. :-)
      시스템 에러일거에요.
      자 골내지 마시고, 까꿍~

      2012.10.20 09:16 신고 [ EDIT/ DEL ]
  9. 비밀댓글입니다

    2012.03.29 00:28 [ EDIT/ DEL : REPLY ]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누구신지 모르지만, 어딘가 공통 분모가 있겠지요. 다음에 워싱턴 오시면 제가 뭐 커피 대접이라고 하고 싶군요. 아무데나 갤러리에서 잠깐만나도 재미있겠네요.

      권해주신 책은 아마존에서 바로 주문했습니다. :-) 소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2.03.29 22:50 신고 [ EDIT/ DEL ]
    • 비밀댓글입니다

      2012.03.30 01:22 [ EDIT/ DEL ]
    • 아, 기억해요. 예쁜 꽃잎으로 압화 만들고 그랬었죠. 바깥분, 전에 모 커뮤니티에 계셨었지요. 공부 마치고 자리를 잡으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다음에 바깥분하고 워싱턴 오시면 꼭 연락주세요. ...ㅋㅋ 우리가 한두해 알고 지낸 처지도 아니고, 십년이 훌쩍 넘죠 아마. :-)

      2012.03.30 03:33 신고 [ EDIT/ DEL ]
  10. 작은방

    친구 영어 문제를 풀어주다가 pippin에 대해 궁금해져서 검색하다가 이곳 링크가 뜨길래 우연히 찾아왔습니다.
    Horace pippin, an African American artist, had one of the most implausible careers in the history of the 20th century art
    라는 문장이었는데, 갑자기 harace pippin이 누군가 궁금해지더라구요..
    여기서 보여주신 그림들로 만나봤을 뿐인데도 참 마음에 드네요 ^^ 저는 미술은 잘 모르지만 붓터치가 정겨워요..
    방에 걸어 놓는다면 아마 집 그리울때마다 쳐다보게 될것 같은 느낌 이에요 ㅋㅋㅋㅋ


    그림에 대해 이것저것 말씀해주시는 것이 하나하나 다 와닿았기에 관심이 생겨 다른 카테고리의 이글 저글 계속 읽다보니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버렸네요. 마치 좋은 수필을 읽는 듯한 느낌의 좋은 블로그~~~
    참 멋진 분이셔요!

    ^-^ 종종 와야겠어요.

    ps: 봄소식 감사합니다. 모니터로나마 봄을 간접체험 하고 있네요

    2012.03.21 17:37 [ EDIT/ DEL : REPLY ]
    • 작은방님 반갑습니다.

      호레이스 피핀의 그림은 들여다보면 원시적이면서도 무작정 사람의 시선을 끄는 매력이 있습니다. 투박성에서 오는 매력이라고 해야 하나. 직접 미술관에서 보면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해지지요. 피핀의 작품 사진들이 몇장 더 있는데, 페이지를 업데이트 해 볼게요. :-) 감사합니다.

      2012.03.23 07:43 신고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