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3. 8. 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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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miles / 2 hours.


A guy practicing y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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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1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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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날씨처럼 새벽부터 쨍하고 날이 쌀쌀하더니 눈이 시원하게 청명하고 선선한 날씨. 

요즘 버크 호수에는 중고등학생들이 조를 이루어 달리기 연습 중. 남학생들은 웃통을 벗어 제끼고 달리기 바지 한장 걸치고, 여학생들은 상의로 셔츠나 탱크탑을 걸치고. 사슴들처럼 가볍게 달리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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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서늘하고 바람도 선선하여 땀도 나지 않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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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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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아저씨처럼 보인다는 여사님 (해병대같이 보이지 않을까?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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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이 자리에 앉아서 바람 솔솔 부는 가운데, 쐬주나 한잔...매운탕하고... 좋을텐데...

공원에서 맥주를 비롯한 알콜 음료 마시면 벌금 내야 할걸 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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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1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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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비가 예보되어 있는 날.  비가 오는 둥 마는 둥  흐리고 촉촉한 하늘.


노신사 블루헤론은 이슬비 속에서 생각에 잠기시고, 



노란 들꽃이 뒤덮인 뚝방.


이 들꽃의 이름은 '황금 막대기 (Goldenrod).' 인디언들은 잎사귀를 배탈 났을때 약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미중서부에서는 이 꽃이 필무렵이면 가을학기 시작 할 때라고. 네브라스카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상징 꽃. 버지니아에서도 슬슬 '백 투 스쿨'. 

http://en.wikipedia.org/wiki/Goldenr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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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비는 내가 어제 본 그 나비일까?

비가 내리는데도 나비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오늘 비는 '나비비' -- 나비 날개도 적시지 못할 고운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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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그늘 호수는 바람이 일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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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건너편 기슭에 누렁이 개 한마리가 첨벙거리고 뛰어 놀다가 주인에게 잡혀 돌아가는 것을 보았네.  복된 숲속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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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1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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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삐가 열정의 여름학기를 무사히 잘 마치고 일주일간 방학.  다음주부터 나도 찬홍이도 가을하기 시작. 찬삐의 '고난의 행군'같은 여름학기가 끝났으므로 이제 전투적으로 도시락 쌀 일이 없게 되었다.  


방학기간에 엄마하고 새벽예배에 다니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오늘 새벽 '억지로' 따라 나선 찬홍. (기특). 그 대신 억지로 숲길 산책하는 것은 면제 해 주었다. 


집에 와서 남들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시각에 마당에서 가열차게 베드민턴 한판 때려주시고, 찬삐는 쉰다고 집으로 들어가고, 나는 버크 호수로 향했다.  (어제부터 찬삐하고 나는 베드민턴을 시작했다. 전에 치던 가락이 있어서 핑핑 잘 친다.)


스멀스멀~~  스티븐 킹 원작 단편 '미스트 (안개)'를 영화로 만든 영화 장면같은 흰 안개가 꾸역꾸역 도로를 덮은 가운데 살살 차를 몰아 호수에 도착.  '달'같은 '아침 해'를 보았다.  신비에 싸인 호수. 


한바퀴 돌고 숲을 나오니 쨍하고 아침 해가 밝았다.  아침 안개는 맑은 날씨를 예고한다. 쨍쨍한 날씨.  부지런한 새벽에만 보여주는 호수의 신비.


* 일용할 양식 * 도시락 특별전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는 듯합니다.   :-)


* 버크 호숫가를 오랫만에 걸어보니 -- 발이 무척 편하다는 것을 발견.  말랑말랑한것이 카페트 위를 걷는 듯한 편안함.  그러니까, 내가 매일 나가 걸었던 아코팅크 길이 노면이 아주 거칠었다는 뜻이다.  가끔 아스팔트가 덮여 있는 곳도 있지만, 나머지는 뾰족뾰족한 자갈로 덮여 있어 발바닥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고 신발도 자극을 많이 받고.  그래서 자꾸 발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좋은 것을 향유할때는 좋은 것을 모르는데, 차이가 나는 것을 겪어 봐야 그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게 된다. 버크 호숫가 길은 카페트같이 편안한 길이다.  오랫만에 가니 길도 보드랍고, 전망도 좋고, 발을 저절로 굴러가듯 나아가고, 참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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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1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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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비가 내리는 것을 찍고 싶었는데 빗방울이 파문을 일으키는 것을 찍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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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에 갈 때마다 차지하는 언덕위의 벤치

Believe

You will fall in love here

Good luck

이 자리에서 너는 사랑에 빠질거야. 믿어라,  행운을 빈다. (누군가 해 놓은 낙서)

15마일 행진을 위해 챙긴 간식, 서울우유 제공 커피 우유, 커다란 복숭아 한개. G2 음료수 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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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편 다리 같은 것이 기찻길, 왼편에 희끄무리 한 것이 선착장 (배 빌려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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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살살 뿌리는데도 꿀벌들은 부지런히 잉잉대며 꽃 주위를 맨돈다 (가운데 까만 두개의 점 =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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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나무 그늘에서 발견한 네잎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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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늘에 쭈그리고 앉아 네잎 클로버를 '여섯개'를 따는 '쾌거!' 

즐거운 숲속 여행




숲속길 산책은 그 자체가 꿀같이 기쁜 시간이지만, 특히 달콤한 일들은 주인과 산책 나온 개들이 다가와서 쓰다듬어 달라고 다소곳한 표정을 지을때. 혹은 저만치서 나를 발견하고 겅중겅중 뛰어와서 막 부비부비 할 때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런데 가끔 아주 특별한 개들이 있는데 덩치가 송아지만한 큰 개들 -- 그런 개들이 격하게 반가움을 표시하는 방법. 막 와서 부비부비 하면서 참을수 없다는 듯이 큰 입을 벌려서 내 손부터 팔뚝까지 앙-앙-앙-앙 질근질근 무는 시늉을 하는것.  개 주인은 기겁을 하는데 정작 개의 입에 내 손과 팔을 맡긴 나는 개와 더불어 희희낙락. 


오늘은 커다란 세파드가 내 가슴에 코를 쓱쓱 문지르더니 나를 향해 점프를 하려고 했다. 여기서 점프란, 펄쩍 뛰어오르며 내 가슴을 확 밀듯 하는 것 (개들의 반가움의 표시). 개 주인이 점프하려는 것을 눈치채고 그걸 못하게 하자, 내 손이며 손목이며 팔을 질근 질근 물었다 놨다.  하하. 그런데 개가 순하게 그렇게 질근질근 물어주면 꼭 개가 팔을 주물러 준다는 느낌이 든다. 아주 시원해진다. (믿거나 말거나) 장차 개를 훈련시켜서 개 이빨로 물어서 해주는 맛사지 이런 영역 개척해보면 어떨까?  난 정말 시원했으니까...


개 주인은 내게 놀라지 않았느냐고 걱정을 하고 -- 나는 방긋방긋 웃으면서 "난 개들이 이렇게 격하게 애정 표시 하는게 좋아."


고양이도 그렇고 개도 그렇고, 짐승들은 아주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듯이 막 물었다 놨다는 반복할 때가 있다. 그냥 이끝으로만 물면서 애정표시를 하는것처럼 보인다.  어미개나 어미고양이가 새끼들을 다룰때도 이런식으로 물었다 놨다를 반복한다. 사랑과 우정의 표시. 그러니까 그 커다란 셰퍼드는 정이 많은 개라는 뜻이다.  


길에서 이렇게 다양한 개들의 환대를 받기 때문에 산책길이 더욱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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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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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시쯤 퇴근하여, 수박 먹고 쉬다가 일곱시 쯤 되었을 때 숲으로 갔다. 슬슬 황혼이 내리고 있어 걸음을 재촉했다. 벌써 입추가 지났다. 날이 짧아지고 있다. 


서둘러 반환점을 돌아 오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에 빛의 동굴 같은 것이 나타났다. 숲속길이 어둑어둑해져서 나도 슬슬 겁이 나서 뛰듯이 걷던 중이었다. 그런데 마치 어둠속에 조명을 밝힌 듯 저만치만 빛나고 있었다. 신기한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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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빛의 길을 통과 할 때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나 혼자 겪는 것 같이 가슴이 뛰었다.



그리고 숲을 벗어났다. 


그리고 나서 환하게 열린 공원이 나오는데, 문득 오른편을 돌아보니 거기 무지개가 걸려 있었다.



저만치 공원에서 테니스를 치는 사람들은 테니스에 열중하고 있었고, 나 혼자 길에 우두커니 서서 무지개를 바라봤다.  무지개는 서서히 희미해졌고, 숲 맞은편에서 어느 부부가 다가올 무렵 무지개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 부부가 가까이 오면 나는 손가락으로 무지개를 가리키며 "무지개를 보세요!" 하고 기쁘게 소리를 치고 싶었는데, 애석하게도 그들이 다가올 무렵 무지개는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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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홍이에게 전화기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노아의 배에 탄 생물들에게 무지개는 희망이고 약속이었다. 


그리고나서 우리들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주 좋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늘 무지개는 희망이고 약속이다, 나와 찬홍이에게도. 


여름동안 기도하면서 고민하고 결정한 나의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게 주어진 사명은 찬홍이가 저 무지개의 약속을 실현해 내도록 돕는 것이다.  내가 뭔가 제안을 하니 찬홍이가 마치 목타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성큼 그 제안을 환영한다. 혼자서 고민이 많았구나. 암중 모색중이었구나.   나는 이번 가을에 찬홍이의 좋은 조력자가 되고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엄마는  몰라도 하느님은 다 아시지. 우리 대장님이 오늘 내게 힌트를 주신것이다. 아이고 깜찍하기도 하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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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alking2013. 8. 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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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무거운 날.  어느날은 바람에 날듯 발걸음이 가벼운데 오늘은 몸이 천근만근.  '나가지 말고 쉴까...' 요런 유혹을 뿌리치고 오늘도 7마일 워킹.  (이제 5마일은 성에 안차서  -- 나가면 7마일이다.)  처음에 버지니아로 되 돌아와서 산책하러 나갈때, 버크 레이크 한바퀴 도는 것도 힘들고, 집 뒤 트레일 3마일 걷기도 지루하더니, 매일 집중적으로 걸어주자 몸이 다시 건강을 찾는 것도 같다. 매일 걷는것이 한달 쯤 되었나... 일주일에 네번, 다섯번 이렇게 정하고 걷는것 보다는 '매일 걷는다'가 내 생활에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여름사이에 위염으로 한달 가까이 고생했는데, 이제 씻은듯이 나았다.  몸이 안 좋아서 집중적으로 워킹을 한 것인데, 결과가 좋다. 방학기간이라 수업준비 슬슬 하면서 유유자적 한 것도 있고, 매일 새벽예배 다니고 매일 걸으러 나가니까 영혼에서부터 신체에 이르기까지 평안해 지는 중.

버지니아로 이사 온 후부터는 메릴랜드에 살 때 발발했던 '아토피'가 사라졌다. 습기가 많고 그늘지고 시원한 숲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니 피부가 '가시적으로' 건강해지는 것 같다.  올 봄까지만 해도 햇살 알러지 때문에 긴팔이나 팔토시를 하고 운전을 하고, 목에도 반드시 스카프를 둘러서 햇살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그래야 했다. 안그러면 따갑고 쓰리고.  나는 이런 현상이 내가 슬슬 갱년기로 진입하는 현상이 아닐까 했다.   이렇게 몸이 막 망가지다가 폐경이 오고 그렇게 늙는건가보다, 막연히 이런 짐작을 했다.   그런데, 아토피가 사라지고, 햇살 알러지로 고통을 받지도 않는다.  그런 것들이 모두 그냥 사라졌다.  ('문제'는 해결되는게 아니라 그냥 사라지는거다.) 



아파트 1층 땅집에 살고 매일 숲그늘에서 흙을 밟고, 매일 예배하고.  



반환점에 이르렀을때 하늘이 컴컴해지고 후두둑 후두둑 비.  아치같은 나무들이 비를 가려주므로 시원한 빗속을 가볍게 걸었다.  숲속에 비가 쏟아지면 갑자기 주위 공기가 '파인애플 쥬스'를 엎지른 것 같은 쥬스 냄새로 가득하고, 오이냄새, 수박 냄새, 사과 냄새, 그런 상쾌한 향기가 빗물속에 가득하다. 숲이 비를 맞을 때 퍼지는 숲의 향기.  


나는 참 복이 많다. 

***


나의 다람쥐들은 요즘도 나와 잘 지내고 있다.  아침에 창가에 와서 빈 먹이통을 들여다보는 다람쥐들.  얼른 견과류 한 줌 들고 나가니 한 놈은 마당에서 '어디로 갈까...' 고민 하듯 서 있고,  한 놈은 나무 위에서 생각에 잠겨 있고.  


내가 '다람아! 다람아!' 부르니 마당에서 '어디로 갈까' 하던 놈은 어느 거리까지 겅중겅중 다가와 나를 쳐다본다. 아몬드 한개를 녀석의 발 앞에 던져주니 냉큼 집어서 아주 겸손한 자세로 먹는다.   나무위에 다람쥐도 '다람아, 다람아' 쳐다보며 불러주면 몇걸음 내려와, 지상으로 내려울 자세를 취한다.


밥그릇에 먹이를 주고 "밥먹어!" 외쳐주고 나는 집으로 들어온다.  그러면 녀석들이 냉큼 와서 '잔치'를 시작한다. 


가끔 아침에 찬밥 남은것을 놓아주면, 새들이 와서 잔치를 하고, 빵부스러기 남은것을 놓아주면 야생 고양이도 와서 한입 먹고 간다.  그래서 요즘에는 부엌에서 음식 찌꺼기 정리 할 때, 쓰레기통에 버리는 대신에 잘 씻어서 모이통에 놓아 준다. 그러면 한나절 사이에 작은 짐승들이 와서 다 먹고 간다. 어제는 호박을 찌면서 속의 호박씨를 긁어 내어 내다 주니, 누가 먹었는지 모르게 다 없어져 있다. 땅집에 사니 작은 짐승들과 교제 할 수 있어 좋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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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폭우가 쏟아질 것 처럼 잔뜩 찌푸린 하늘이 새벽부터 온 종일 이어지는데, 정작 비는 이슬비처럼 뿌리다 말다 한다.  세상은 촉촉하게 젖고, 개울 물 소리는 콸콸 큰소리로 흐르고.  개울가에서 노는 서양 아이들 모습이 어릴 적 내 모습과 다를 바가 없어 쳐다보며 웃다.


일곱살쯤 되어 보이는 소녀와 다섯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 둘이서 숲속 길에서 자전거 놀이를 한다. 주위를 둘러봐도 보호자가 보이지 않아.  "동생을 잘 돌봐야 해~"  일곱살 소녀에게 당부를 하다.  아마도 숲 근처 저택에 사는 아이들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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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초록물이 들 것 같아. 숲도, 물도, 길도 초록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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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간 걷고 나니 목이 말라. 근처 한국장에 가서 장을 보는 길에 '노란 수박' 표시가 보이길래 한통 샀다. 노란 수박 빨간 수박. 수박을 두통 사들고 오니 내가 재벌이 된 듯한 풍요로움.  목마른 길에 노란 수박 반을 뚝 잘라서 숟가락으로 퍽!퍽! 마구마구 먹어주다. 이것이 나의 저녁식사. (-_-)   니가 인간이니?  너는 소다.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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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6.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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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태양은 초가을을 닮았다. 하늘이 높고 태양은 맑고, 구름은 두둥실. 


과일과 작물이 익기에 좋은 계절이다. 나는 이렇게 햇살이 뜨겁고 쾌청한 8월의 하늘이 참 좋다. 


여기저기에 매미들이 떨어져있다.  제 수명을 다하고 나무에서 떨어진 아이들. 내가 한국에서 본 매미들은 대개 회색이나 갈색, 짙푸른색 몸이었는데 집 근처에서 발견되는 매미들은 초록색 몸이다. 그것도 신기하다. 참 예뻐요.  




아래 지도에 나의 행로를 표기 해 보았다. 지도에서 핫핑크 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내가 한바퀴 도는 곳이다. 지도 상단에 '피켓'과 '50번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서부터 출발하여  아코팅크 파크 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는 방식이다. 그것이 왕복 15마일이다.   평소에 왕복 7마일을 걸을 때는 가운데 236 국도가 만나는 지점 직전 까지 갔다가 되돌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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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팅크 파크에 다녀오는 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 아래 지도에 표시된 웨이크 필드 파크.  이곳은 대략 1.5 - 2마일 거리인데, 사슴이나 사람 한명 통과할 숲속의 오솔길이 꼬불꼬불 이어져 있고, 개울이 졸졸 흐른다.  원시림이다.  숲의 정령들이 사는 곳 같다. 이 길은 너무 짧아서 아쉽다. 오솔길 흙은 말랑말랑, 여기저기 폭우에 쓰러진 나무들이 천연 나무 다리를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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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숲속에 나무 벤치가 있는데, 거기 누워서 다리를 뼏쳐 올리고 휴식.  무거운 몸을 이끌고 왔으니 발도 허공에서 가볍게 쉬게 해 준다. 


층층이 겹겹이 지붕을 만들어주는 나뭇잎들이 살랑살랑 노래도 불러준다.  일어나기 싫어지는 곳이다.  그냥 온종일 여기 누워서 뒹굴뒹굴 했으면...  하지만, 걸어 온 만큼 걸어 가야 하므로 일어나 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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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디씨 시내 여러 미술관에서 다채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나는 도통 미술관 갈 생각을 안 하고 지내고 있다.  미술관 돌고 돌다 보니까,  사람이 만든 미술작품보다 신께서 만든 자연이 더 흥미진진하고 지루하지 않다.  사람이 만든것은 한계가 있다.  자연에는 한계가 없다.  나는 신의 작품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다.  그래서, 자꾸만 자꾸만 숲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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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8. 4.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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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의 숲속길.  


어제 비가 오고, 오늘 아침 쨍하고 날이 개이니까, 숲속은 습기를 먹고 서늘한데, 나뭇가지 틈으로 햇살이 커튼처럼 스며든다.


찬홍이하고 이른 아침 예배를 보고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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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서늘하고 촉촉한데, 이따금 유리처럼 투명하고 따뜻하게 내려 꽂히는 8월의 햇살이 싱그러웠다.


이따금 후두둑 후두둑 소나기처럼 쏟아지던 나뭇잎에 맺힌 물방울들. 


지홍이가 버리고 간 셔츠를 주워입고, 오늘도 걷는 이 발길.  :-)

복된 일요일. 



산지 십년쯤 되는 저 챙넓은 모자를 늘 착용한다. 비오는 날에는 우산 대용. 햇살 아래서는 파라솔 대용. 상황에 따라서 접어 올리거나, 아니면 푹 내려 쓰거나.  사람들과 마주서서 얘기 할 때는 챙을 접어 올려서 서로 얼굴을 마주 보게 하고.  길가다 벤치에 앉을 때는 벤치를 탁탁 털어 먼지 떨어내는 먼지 털이개. 그리고 깔고 앉는 방석.  캔바스 소재로 누비로 만든 아주 튼튼한 모자라서 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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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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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다녀 오는 길에, 숲가에 나와 저녁을 먹는 암사슴을 만났다.  
어찌나 순한지 사람이 다가가 카메라를 들이대도 크게 노하지 않고 나뭇잎이며 나무딸기들을 달게 따 먹더라.

야생 사슴을 이렇게 가까이서 이렇게 안정적으로 동영상에 담기는 처음.








4마일 길을 돌아오는 동안 비가 쏟아졌지만, 숲이 깊어 몸이 젖지 않았다.  이제는 비가 쏟아지는 날에 사슴이나 나비가 어디로 숨는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깊은 숲은 모든 생물들을 안전하게 품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아이폰에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방법:

 아이폰에서 해당 동영상을 열어 화면을 손으로 툭 치면, 아래에 '공유' (네모에서 화살표 튀어나오는) 표시가 보인다. 그것을 클릭하면 어디로 보낼것인지 몇가지 선택 항목이 있는데 거기서 '유튜브'를 선택하면, 유튜브의 내 계정에 동영상이 등록된다.  물론 유튜브 계정에 로그인을 해야 한다.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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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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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10분, 여름 저녁, 한가롭게 풀을 뜯는 사슴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대(森林帶)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야장미(野薔薇)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 소리 구슬비 들려 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 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 까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오란 은행잎이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똑 따지 않으렵니까?


***


내가 나서는 산책길은 내게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이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동물들은 그 '아무도 살지 않는 먼 나라'를 지키는 정령들이다.  숲속길에 있을 때, 걱정 근심 모두 사라지고 고요한 평화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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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친구와 함께 포토맥 운하 길을 걸어 조지타운 하버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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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스트리트를 지나 듀폰 써클 근처까지 터벅터벅
맛있는 점심을 먹 고

조지타운의 극장에서 Fruitvale Station 이라는 인종차별 관련 가슴아픈 영화를 보고 비분강개.





다시 터벅터벅 걸어서 돌아오는 길

플레쳐즈 코브

보트 대여소 앞의 백일홍은 해마다 사람들을 반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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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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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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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하는 늘씬한 신사

뒤에서 '도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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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된 여름 한 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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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30 분에 출발.  두시간 만에 7마일을 걸어서 호숫가에 도착. (마일은 마일 포스트로 확인한다). 


한시간 쯤 주변을 어정거리고 돌아다니며 꽃구경하고, 호숫가 나무 그늘 벤치에 드러누워 콧노래 부르면서 신선노름 하다가 돌아왔다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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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가는 도중에 이런 길(위 사진)을 통과하는데, 내가 걷다가 오른쪽 숲을 들여다보니 그 숲안에도 오솔길이 있는거라...나중에 돌아올땐 저 숲그늘 길로 걸어야지 다짐하고, 정말로 돌아올땐 그 길을 취했다.  요정들만 지나다닐 것 같은 오솔길이 꼬불꼬불 나 있었다.  동화속 세계에 들어선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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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저 건너편에 높다란 다리 같은 기찻길이 보인다. 그쪽에 댐(방죽)도 있고, 왼편으로는 배를 빌려 탈수 있는 선착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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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이 호수 주차장에 차를 대고 호수 한바퀴 (4.5마일) 돌고 오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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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개울가 숲길에서 뿔사슴 세마리 발견.  마침 지나치던 신사와 함께 서서 사슴 관찰하며 노닥거리고.  






검정개를 끌고 산책하던 남자의 개를 쓰다듬으며 개 얘기를 한참 했다.  그 남자는 작년에 열세살 된 개를 잃어서, 얼마전에 검정개를 동물보호소에서 데려왔다고. 세살이란다 (내가 속으로 웃었다.  동물보호소에서는 무조건 개가 세살이라고 한다니깐...).  내 죽은 개가 '라사 압사'종류라고 하자 그이는 티벳에 '라사'라는 도시가 있다고 알려준다.  자기가 거기 가 봐서 기억한다고.  그 남자에게서 '라사'라는 도시 얘기를 들으니 왕눈이가 그리워진다.  왕눈아, 언젠가 내가 '라사'에 가 봐야지. 너의 조상들이 태어났다는 그 땅 말이다.


난 언젠가 '라사'에 가 볼거야. 거기 가게 된다면, 왕눈이가 물어뜯던 '개뼈'를 갖다가 그 라사 땅 사막에 묻어줘야지. 난 아직도 왕눈이가 너무나 그리워서 다른 개를 키우거나 그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는 사랑에서 잘 빠져나오지 못한다.


호수는 예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내가 차를 몰고 호수에 갈 때는 하이웨이도 지나고, 좀 복잡하고 멀게 느껴졌었는데, 트레일 코스로는 오히려 단순하고 짧아 보였다. 가는 길은 동화책 속의 요정의 나라처럼 그렇게 아름다웠다.  날이 선선해지는 가을이 오면 아마 자주 왕복하게 될 것 같다. 15마일을 걸어주니 다리나 엉치뼈가 약간 뻐근한 것이, '좀 걸었군' 하는 기분이 든다. 몸이 시원하다는 느낌.  시원. 그래 이 정도는 걸어줘야 몸이 풀리는 것 같아. 힘들지만 유쾌.   



* 혼자서 네다섯시간 걷다보면 여러가지 잡다한 생각을 하게되는데 (나는 그 고요한 잡다한 사색의 시간을 즐긴다. 심심하지 않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생각했다 -- 오늘 밤에는 '마르셀의 여름' 이라는 옛날 영화를 찾아서 봐야지.  그리고 내일 밤에는 '개같은 내 인생'이라는 영화를 봐야지.  그러고보니 둘 다 유럽 영화군.  이 여름에 잘 어울리는 영화.


* 결국 마르셀 빠뇰의 '아빠의 영광' '엄마의 성' (마르셀 영화 두편) 원작 영문 번역 원작소설까지. (마르셀 빠뇰의 어린시절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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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ade it 7 miles 2 hours.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3. 7. 27.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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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 길과 포장 길을 넘나드는 트레일 걷기에 마땅한 신발을 고를 때 유의 할 점은 뭐니뭐니 해도 '신발 바닥'이다.


내가 지난 6년의 워싱턴 변두리 트레일 걷기 이력에서 낡아 떨어질 때까지 신다가 작별한 신발의 종류도 다양한데, 그 다양한 신발들 중에서 내가 가장 신뢰하는 '운동화'는 뉴발란스이다.  이 신발이 뭐 다른 '동급 가격대'의 신발보다 탁월하다고 볼 수는 없고, 그냥 못생긴 내 발에 가장 잘 맞기 때문일것이다.


내 발은 우리 할머니가 '도둑놈 발'이라고 선포하신대로, 발 볼이 넓고 큼직하다. (섹시한 여성 하이힐은 죽어도 못 신는다). 우리집 다른 여자 식구들은 죄다 '칼 발'이라고 갸름하고 길쭉한데, 나는 이게 뭐냐. 쳇.    한국에서는 내 발에 맞는 예쁜 신발이 없어서 짜증났는데, 미국 오니까, 내 발이 '작은!' 축에 끼는지라, 예쁜 신발 골라서 신을수 있어서 행복하다. :-)   아무튼 발 볼 넓고 튼튼한 '남자 발'이라서 폼이 안난다.  ----> 그 대신 튼튼하다.  이런 나의 비극적이며 건설적인 발 모양을 가장 잘 헤아려 주는 신발이 뉴발란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내가 반드시 뉴발란스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고, 나도 좀 변화를 주고 싶어서 신발가게에서 신발 고를 때, 거기 전시되어있는 모든 '좋은' 운동화들을 면밀히 살피는데, 결국 돌고 돌다보면 뉴발란스로 낙착.


그 이유는 신발 바닥 때문이다.  트레일을 걷다보면 반지르르하게 포장된 길도 만나고, 자갈이나 뾰죽뾰죽한 돌길도 지나가고, 모래 길도 지나가고 그런다. 노면 상태가 일정치 않다.  그런데, 운동화 바닥을 들여다보면 별별 종류가 다 있다. 충격 흡수/완충 장치로 고무 바닥에 일정하게 구멍을 뚫어 놓았거나 줄무늬 형태로 골을 파 놓은 것도 있다.  이런 바닥의 신발들은 트레일화로는 '꽝'이다. 


트레일 걸을 때, 자그마한 자갈이나 뭐 큼직한 모래알 같은 것들이 신발 바닥의 골에 아주 잘 박힌다. 그러면 걷다가 신발 바닥에 낀 자갈을 빼 줘야 한다거나, 뭐 이런 식으로 성가신 일이 일어난다.


그러니까 신발 고를 때 바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바닥의 구멍이나 골에 이물질이 끼어서 나를 성가시게 할 만한지 아닌지를 고민해야 한다. 


자연속의 트레일 걷기 용의 신발 바닥은 골이 파진데가 없이 선이 부드럽게 평평해야 하고, 그 바닥이 닳아 들어갈때도 여전히 평평하게 닳아들어가는 것이 좋다.  


전에 '언더 아머' 워킹화 신고 다닐때, 신발 뒷꿈치 골 파진곳에 상습적으로 공깃돌만한 자갈이 콱콱 박히는거다. 잘 모르고 걷다가, 아스팔트 도로에 올라서면 그 자갈이 아스팔트와 부딪쳐서 딱!딱! 소리가 난다. (아마 작게 불꽃이 튈지도 모르지...). 거북하고, 성가시고. 


그리고 장거리 워킹을 한다면 평소에 신는 보통 신발보다 한-두 칫수 큰 것으로 고르고, 반드시 신어보고 사는 것이 마땅하다. 다섯 발가락이 운동화 안에서 편안하게 춤을 출수 있어야 한다.  조금 큰듯한 운동화는 끈으로 조여 주면 된다. 언라인 주문하면 사이즈에 착오가 생길수도 있다.  장거리 트레킹은 트레킹 전용 신발 (등산화)를 신는것도 아주 좋다.  (장거리라는 말은 대략 두시간 이상 걸을때를 기준으로).


매끈하게 포장된 길을 걷거나 달릴때는 '바닥' 걱정 안해도 될 것이다. 이물질이 발 바닥에 끼어 들어갈 여지가 별로 없으니까.


사실 위 사진속의 운동화도 30마일 정도 트레킹 하기에는 약해보인다. (한 20마일 걷기에는 무리가 없을것 같다). 신발 몸체가 부드러워서 발 전체를 장시간 튼튼하게 감싸주기에는 무리가 있다. 온종일 트레킹할때는 등산화 소재의 두껍고 튼튼한 (무겁지...) 신발을 신어줘야 발이 보호를 받는다. 무거워도 발 보호는 등산화가 최고. 메렐에서 나온 트레킹화도 좋아보인다. 내 트레킹화는 에코.  천하무적. 나하고 힘든 길을 잘 걸어준 친구.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