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1. 4. 15. 19:14





하루에 60마일을 걷는 프로그램이 있다. 일년에 딱 한번. 매년 4월 마지막 토요일. 새벽 세시부터 자정까지 줄창 걷는다. 

나는 30마일 (50 킬로) 걷는 동일한 프로그램에 등록을 했다. 출발점부터 30마일 거리까지는 걸어본적이 있고, 30마일 지점에서 60마일 지점까지는 새로운 길이다. (찬홍이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동으로 등록됐다. 내가 묻지도 않고 등록 해버렸으니깐. :-)  )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11. 03:18



날이 잔뜩 흐렸지만, 비가 예보되지 않아서 아침에 터키런 파크로 향했다. 일단 American Legion Bridge 까지 다녀 온 후에 위의 지도에 보이는 트레일을 한바퀴 돌았다.  날이 선선하고, 촉촉하고, 그리고 강물이 콸콸 소리를 내며 흘러서 산책하기에 즐거웠다.

터키런 주차장 C 구역 (입구에서 첫번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이 표지판을 만나게 된다.


왼쪽으로 2마일 거리에 American Legion Bridge 가 있다. 거기까지 다녀오면 왕복 4마일.  여기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도 되고, 산책이 즐거울땐, 강변 길을 내쳐 걷는것이다. 이 강변길은 Potomac Heritage Trail 의 일부이다. 오늘, 걷기에 최상의 날씨라서 양쪽을 다 걸었다.


나무에 표시된 색깔을 Trail Blazing 이라고 한다. 하이킹 하는 사람들을 위한 표시 체제이다.  아래 노란색은 Turkey Run Park 영역을 알리는 표시이다. 위의 푸른색은 Potomac Heritage Trail 영역을 알리는 표시이다.  그러니까 이 두가지 가 공존하는 구간은 상이한 트레일이 이 구간에서는 함께 간다는 뜻이다.  그러나가 길이 갈라지면 한가지 색깔만 표시 된다.

그러니까 숲에서 헷갈릴때는 자기가 따라오던 색깔의 트레일 블레이징을 따라 가면 된다. 그러면 원래 계획했던 트레일 선상에 있게 된다. 색깔을 바꾸면, 새로운 트레일에 들어서게 된다.




오늘도 여러가지 야생화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그중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제비꽃.  내게는 보라색, 연보라색 제비꽃은 익숙하지만, 노란색 제비꽃은 처음본다.  터키런 숲에는 노란 제비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American Legion Bridge 아래 도착. 다리의 교각 부분에 낙서를 한 것이 근사해보여서 사진에 담아왔다. 낙서 부근에는 맥주병들이 널려 있었다.  와서 이런 낙서 하면서 맥주도 마시고 유쾌하게 떠들고 했을 것이다. (만약에 맥주를 마시는 것이 경찰 눈에 띄면 티켓을 받게 될 것이다. 미국의 공원에서는 알콜 음료가 금지 되어 있으므로.)







 






새싹들이 돋아나는 숲이 마치 연두색 안개에 휩싸인것 처럼 보였다. 희끄므레한 연두빛 연기가 숲을 감싸고 도는 듯한 느낌. 그런 광경을 카메라에 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세상이 정말로 존재 한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파스텔로 그린듯한 몽환적인 세상이 실제로 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길 걷다가 야생화를 관찰하는 두 신사를 만나서 이야기를 잠시 나눴다.  이분들은 책을 보거나 자신들의 자료를 확인해 가면서 숲에서 발견한 식물의 정체를 파악해 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몽환적인 숲에 모여 서서, Virginia Bluebell 꽃들이 평소보다 2주 정도 일찍 피어났다는 환경 기사와, 터키런에서 발견되는 특이한 식물들과, 뭐 그런, 서로 아는 이야기들을 나눴다.  그 신사들은 책을 보고, 수첩에 스케치를 하고, 메모를 하는 식으로 기록을 쌓아가고 있었다.  나는 주로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가 나중에 웹에서 자료를 찾아서 이름 정도를 확인하는 식이다. 이 신사들이 내가 평소에 궁금해 하던 식물들의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그래도, 내가 제법 똘똘하게 아는척을 하자, 자신들의 책을 사진찍어 가라고 내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메릴랜드에 있는 모 자연과학 단체에 가입할것을 권유했다. 하하하.  내가 구글을 뒤져보고 관심이 생기면 가입하겠다고 대꾸해 주었다. 나는 숲을 다니면서 혼자서 두리번 두리번, 새가 보이면 새 구경하고, 꽃이 보이면 꽃 들여다보고, 물이 흐르면 물 소리 듣고 그러면서 실컷 노는 스타일이다.  집요하게 어떤 대상을 관찰할 의사는 별로 없다.  그냥 이런 준 전문가들에게 귀동냥을 하는 것이 즐겁다.




숲에있는 모든 대상들이 내게는 기쁨의 원천이긴 하지만, 내가 꽃만큼이나 좋아하는 것이 이끼이다. 나는 이끼를 들여다보거나 손끝으로 만져보는 일이 즐겁다. 이끼가 어찌나 부드러운지...  오늘도 이끼 사진을 찍다가 문득 발견한 사실.  내가 좋아하는 이 융단같은 나무 이끼들은 대략 지상에서 3미터 이상은 못 올라가는 것 같다. 나무 이끼들을 보면 대략 내 키 높이에서 확장을 멈춘다. 아주 특별한 경우 내 키 두배 높이까지 올라간 이끼도 있다.

내가 추측하기에 이끼의 종류도 아주 많을테니까,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이 이끼의 생육조건은 사람 키 높이 정도이고, 아마도 다른 종류의 이끼들이 더 높은 곳에서도 생존 할 것이다. 종류별로 생육 조건이 다를 것이다.



지난 금요일에 리버밴드 파크에서 버지니아 블루벨 군락을 보았는데, 터키런에서도 길가에 이 푸른 버지니아 블루벨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아마도 다음주쯤이 피크일테고, 그 이후엔 다 시들어 떨어질 것이다.

이 꽃은 대개가 푸른색인데, 이따금 연분홍색 꽃도 보인다. 그것이 신기해서 찍어봤다.







아 숲에서, 강물 흐르는 소리 들으며 혼자서 잘 놀았다.  하지만, 자연 관찰하는 신사들과 만나서 유쾌한 대화도 하였고, 지나치는 개들이 연신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겨주었으며, 새들이 쉼 없이 노래를 불러주어서 혼자 에덴동산에 다녀 온 기분이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10. 02:48

이 동네 벚나무 꽃을 보면, 일본 병풍에 등장하는, 벚꽃으로 가득한 그림이 연상된다.
눈이 쌓인듯 검은 아스팔트위를 희게 뒤덮은 꽃잎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10. 02:43

Kenwood 벚꽃 지대


어제 비가 많이 쏟아졌다. 오늘 예보를 살피니 흐리긴 한데 비가 올것 같지는 않아서, 비맞을 각오를 하고 산책을 나갔다.  오늘은 아리조나 철교에서 늘 가는 조지타운 방향이 아니라, 그 반대, Bethesda (베데즈다) 방향으로 잡았다. 베데즈다의 Kenwood  벚꽃 구경을 하려고.

 * 오전 7시 30분, 아리조나 철교 출발
 * 오전 8시 30분  4마일 걸어서 베데즈다 시내, 반즈앤노블 책방 도착. 책방이 열리길 기다리며 시내구경하고, 커피 한잔 사먹고
 * 오전 9시부터 10시 20분까지 책방에서 책 구경.
 * 오전 10시 20분 -- 11시 30분 다시 차를 세워놓은 포토맥 애비뉴 도착.  (왕복 8마일 초과)

Capital Crescent Trail 은 0.5 마일 구간마다 마일표시판이 붙어 있어서 그것을 세면서 가면 거리 짐작이 가능하다. 나는 메일랜드 출발점에서 보면 7.5 마일 거리에서 3.5 마일 거리까지 4마일 거리를 왕복한 것이다.  11마일 종착점은 조지타운 톰스 보트하우스. (그러니까 7.5 마일 거리에서 조지타운 종착점 11마일포인트까지 가면 3.5 마일. 이런식으로 걸을 거리 계산을 대충 할수 있다.)

베데스다 시내 못미쳐서 Kenwood 라는 주택지가 나오는데 이곳의 벚꽃나무들이 수령이 백년이 넘는 것들로, 봄이 되면 마을 전체가 벚꽃동산이 된다. 이 벚꽃이 인근에 꽤 유명하다.

비올까봐 방수 잠바까지 입고 갔는데, 비는 오지 않고 흐리고 온화한 날씨라서, 오히려 걷기에는 최상의 날씨였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촉촉하여 편안하게 혼자서 잘 걸었다.


나는 버지니아에 살고 있는데 승용차로 15분쯤 이동하면 워싱턴 디씨이고, 차를 세워놓고 조금 걸으면 메릴랜드두 경계를 넘어간다.  하루에 두발로 세가지 다른 주경계를 들락거린 셈이다. 하하하.
(표지판을 모아 안내 글을 써보려고 표지판 사진들을 찍어봤다.)



본래 Capital Crescent Trail 은 '기찻길'이었다. 교통 수단이 발달하면서 기찻길이 사라지면서 그 자리에 트레일이 조성된 것이다. 그러니까 이 터널도 기차가 지나가던 터널이었고, 내가 '아리조나 철교'라고 부르는 검은 다리도 기차가 지나가던 다리였다.

그런데, 이 터널은, 어찌보면 -- 나 혼자 걸으면서 혼자 생각을 해서 그런지, 성전 건축물 같아 보이기도 한다. 어딘가 숭고해보인다는 말이지... 로마시대 초기 기독교인들은 지하 묘소 카타콤에서 집회를 했다고 하는데, 그들이 이런 곳에서 모였던걸까? 그러면 카타콤의 양식이 성전의 양식인걸까? 뭐 이런 여러가지 건축과 종교와 역사를 나 혼자 오가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했다.



어느 건물에 이런 낙서가 있길래, 하도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양쪽 가장자리에 있는 두명의 친구들이 표정이 조금 다르다. 재미있다.




Kenwood 벚꽃단지에서 셀프카메라. (왜 나는 꼭 내가 들어간 증명 사진을 남겨야 직성이 풀리는걸까. 나는 촌스러워서 그렇다.)


베데즈다 책방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시내 구경.  여기도 조지타운 시내하고 비슷하네...조지타운대학이 없을뿐, 시가지는 비슷하다는 결론. (그러니까 그동안 이 앞을 몇차례 지나면서도 시내 구경을 한가롭게 해보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조지타운 컵케익 분점도 있군...




메릴랜드주 깃발이 예뻐서 그냥 찍어봤다.




이 동네 명소인가본데, 반즈앤노블 옆쪽에 Quatermaine Coffee 라는 카페가 있다. 프렌차이즈가 아닌 지역 고유의 업소인가보다. 


나도 동네 명소에서 커피나 한잔 하려고 들어가서 French Press 를 한잔 주문했다. 그런데,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는 프렌치 프레스가 뭔지 모른다. 나는 막연히 내 친구가 만들어준 프렌치 카푸치노인가? 뭐 그런걸 상상했는데 우유가 들어가고 거품이 있는 부드러운 뭐 그런걸 상상했는데, 그냥 까만 커피를 주더라. 하하하. 내 친구 클레어가 집에서 커피 만들어주면 굉장히 맛있던데...

하지만 내가 늘 먹는 아메리카노하고는 맛이 좀 달랐다. 뭐랄까 거칠고 탁하고, 그러면서도 순하다고나 할까?  아무튼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먹다 보이 입에 맞아서 그걸 맛있게 다 마셨다.

그런데 이 집에서 일하는 직원들, 죄다 영화배우같은 미남들인데 영어 진짜 깔끔하고, 그리고 쿨하면서도 친절하더라. 직원들이 매력이 있어서 내가 또 가봐야할것 같다. 동네 장사라서 그런지 단골 손님과는 잘 아는것처럼 이야기를 주고 받기도 하더라.
아 그런데 내가 프렌치 프레스 주문하니까 What kind of bean? 하고 묻는데, 내가 할말이 있어야지... 내가 커피는 그냥 다 커피라서 아무거나 먹어도 지장없는데, 이 집에서는 커피콩 종류까지 손님이 고르나벼....(나 미쳐부러...)

이렇게 난처한 경우, 나의 전략은 뭔가하면:  "Uh..well...what would you recommend, sir?"  선택을 그쪽으로 넘겨버리는거다. 헤헤헤.  그러니까 그 탐 크루즈같은 점원이 "Uh, you like it strong? or mild or weak?"  이러고 묻는거다.  그래서 내가 Mild 라고 대답해줬다. 호호호. 그러자 "OK, red bean..." 뭐 이런것 같다. 난 커피콩 종류에 특별한 관심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가게 벽에 커피콩에 대한 설명판도 있는것 같았다.  커피 제대로 마실줄 아는 사람은 이 카페를 무척 좋아할것 같다. 나는 커피맛은 잘 모르고, 점원이 멋있어서 여기 또 갈거다.

이곳의 카페 밖에는 예쁜 벤치들이 마련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벤치에서 요기를 하는 것이 많이 보였다.




아홉시에 반즈앤노블에 들어가서 책 보며 놀았다. 하바즈 비즈니스 리뷰 4월자 특집 기사가 흥미로워서 구입해보려고 사진 찍어왔다.



The Playful Brain 책이 꽤 흥미진진하게 씌어졌길래...집에 와서 아마존을 통해 헌책을 주문했다. 돈 아껴서 살아야한다. 하지만 책은 원없이 봐야한다.  헌책을 구입하면...원하는 책을 싸게 볼수 있다.



반즈앤노블에서 반환. (그 전에는 여기서 줄창 가서 시작점까지 간적도 있다. 그것도...겨울에...미쳤지...하하하)



내가 차로 돌아가려면 7.5 라고 씌어진 곳까지 걸어야한다. 사실 그보다 조금 더 가므로 전체 왕복 길이는 8.5 마일 정도 된다.




캐피탈 크레센트 트레일의 전체 지도.






내 차를 세워둔 포토맥 애비뉴의 어느 집에서 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정원에 파란 의자를 내 놓았다. 달력 그림같아보인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8. 23:35

5301 Potomac Ave. NW
Washington D.C., DC 20016

내비게이터에 이 주소를 찍고 운전하여 가면, 잘 정돈된 중산층의 주택가가 한쪽에 있고, 맞은편은 수로와 포토맥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이 나온다.



구글맵에서 제공한 작은 이미지인데, 이 집앞에 늘 차를 대 놓고 산책을 시작한다.  하도 이 동네를 다녀서 어느집에 어떤 개가 사는지, 어느집 벚꽃은 언제 피는지, 뭐 그런 것까지 대충 파악하고 있다.  중산층 사람들의 지역이라 주민들도 친절한 편이다.

이 길이 Potomac Avenue 이다. 왼편엔 주택들. 오른편은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이다.

차를 이쯤에 세워놓고, (안전하다. 아무도 견인해가지 않는다. 차례대로 줄 지어 서면 되는데 늘 여유롭다...) 저기 오른쪽 구석의 숲길로 진입한다.

숲길을 내려 가면 아스팔트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4마일쯤 가면 Bethesda 가 나온다. (Capital Crescent Trail 의 구간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아리조나 철교가 보인다. 검정색 다리. 그 검정색 다리의 야간 조명등이 낮에 켜지고 밤에는 꺼지고 그래서, 내가 여기저기 이메일질 해가지고 정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찬홍이는 이 다리를 '엄마의 다리'라고 부른다. (잠시 묵념 ㅎㅎㅎ) 그 다리를 건너서 0.5마일쯤 가면 Fletcher's Cove 가 나온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서 수로변을 걸어도 역시 Fletcher's Cove 가 나온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서 반대방향으로 가면 약, 10마일쯤 가면 Great Falls 가 나온다, 그 전에 Billy Goat Trail 입구를 지나치게 된다.



그 Fletcher's Cove 에서 2.5 마일 걸으면 (강변으로 걸어도 되고, 수로변으로 걸어도 된다. 두 길이 병행한다.) 조지타운 입구가 나온다.

조지타운 시내로 올라갈수도 있고, 아니면 내쳐서 하버로 향할수도 있다. 마음내키면 노선을 바꿀수도 있다.




참고로, 정확한 Fletcher's Cove 입구는 이곳의 Boathouse 주소인
4940 Canal Rd NW, Washington D.C., DC 20007

이곳이 되는데, 이 입구의 문제가 뭔가하면, 오전 오후 교통 통제가 이루어지므로 아예 이 방향으로 진입이 불가능한 시간대도 있고, 마찬가지로, 나왔을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달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시간대별로 차량 진행방향 통제를 하므로.  

설령 입구를 찾았다고 해도 진입 하기가 어렵거나, 위험하다. 차를 유턴하듯이 돌려서 좁다란 입구로 들어가야 하기도 하고, 나올때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서로간에 진퇴양난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곳을 어쩌다 방문하는 경우에는 어떻게든 이 입구로 들어와 보트하우스 주차장에 차를 대는 편이고.  이 지역을 잘 아는 사람들은, 위에 소개된 입구쪽을 이용하는 편이다. (게다가 요즘 보트 하우스 입구쪽에 건설공사가 진행중이라 차 갖고 집입하기가 더욱 어수선하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8. 08:07





수업 마치고 일찌감치 퇴근하여, 옷을 갈아 입고 Riverbend Park 로 향했다. 도착하니 4시 30분.  Great Falls 전망대까지 가서 폭포 소리 들으면서 앉아서 쉬다가 쉬엄쉬엄 슬슬 걸어서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니 오후 6시. 가뿐한 소풍이다.

약 2마일이 채 못되는 리버밴드 트레일 (리버밴드 파트에서 그레이트 폴스까지 이어지는 길) 길 양편에 이 푸른 꽃들이 정원에 심어놓은 꽃처럼 무리지어 피어있었다.










이 인근 지역은 부자동네이다. 말을 키우는 대 저택도 많이 보인다. 그래서 가끔 말을 타고 산책하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저기 말타고 가는 아줌니하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줌니가 말을 세우고 말을 걸길래, 말을 칭찬해주고 그리고 조랑조랑 이야기를 했다), 아줌니가 이 파란꽃이 Bluebell 이라고 가르쳐주었다.  자기는 꿈꾸는것 같다고.  뭐, 아줌니는 말타고 산책하시는 폼이 동화책속에 나오는 요정 여왕 같아 보였다.  아줌니는 아마도, 너무너무 아름다운 풍경속에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말을 걸고 싶었을 것이다. 그 느낌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서.... 아마 그랬을 것이다...



나는 혼자 터벅터벅 걸어 갔지만, 이렇게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인사를 한다던가, 말을 붙이면 말을 하면서, 심심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사실, 천지에 피어나는 새싹들과 꽃들이 끊임없이 내게 말을 걸고 있었으니까.








이 흰꽃은 내가 아직 이름을 못 찾아 냈다. 사진만 보면 크기가 짐작이 안되므로 내 손을 출연시켰다. 참 깨알만하게 작은 꽃들인데, 눈물겹게 예쁘더라.





Great Falls 는 가서 보면 그 위용이 느껴지지만, 사진을 찍으면 참 초라하다. 폭포가 넓게 퍼져있고, 우리가 보는 위치가 폭포보다 높은 곳이라서 그러할 것이다. 폭포 아래에서 본다면 달라 보일것이다.






봄바람이 따뜻하고 평온했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3. 12:11



제퍼슨 기념관  정면, 계단 앞에서 어느 노인을 발견했다.
노인은 휠체어에 앉아 계셨고, 추운 날씨 때문에 온몸을 모포로 감싸고 계셨다.
누군가가 노인의 휠체어 앞에 무릎을 굽히고 엉거주춤 서서 노인의 귀에 뭐라고 속삭이더니 곧바로 몸을 돌려 계단을 올라갔다.  노인은 휠체어에 앉은채로 손을 약간 움직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웃으셨다. 노인의 시선을 따라 나도 눈길을 돌리니, 계단 위로 노인의 가족인듯한 사람들이 올라가면서 연신 뒤를 돌아보는 것이 보였다.

그러니까,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는 휠체어에 앉아 계시고, 그를 모시고 온 가족들은 모처럼 소풍 나온 길에 제퍼슨 기념관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 계단을 오르고 있는 것이다.  노인은 벚꽃보다 환하게 웃으시면서 연신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는 괜챦으니 안심하고 구경하고 오너라) 이런 메시지처럼 보였다.

가족에게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할아버지는 행복해 보였다.  연신 뒤를 돌아보는 댓명의 사람들도 선량해 보였고, 쾌활해 보였다. 

인생은 짧다. 그리고 모든 것은 허망하게 끝 날 것이다.  하지만, 봄 날 꽃이 피어나고, 우리가 이따금 꽃밭에서 노는 일은 허망한 삶속에서 전광석화같은 기쁨으로 각인 될 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3. 11:44




벚꽃 인파를 뒤로하고, 내셔널 몰에 도착.
(전에 스포츠 오쏘리티에서 겨울상품 떨이 판매 할때 두켤레에 2달러 주고 산 등산용 장갑을 요즘 아주 요긴하게 잘 써먹고 있다. 손바닥에 고무 무늬도 있어서 물건 잡을때 미끄럽지도 않고, 따뜻하고, 편안하고 아주 좋다.)


내가 아이들 데리고 어디든지 다닌다고 하면, 내 학생들이나 주위 친구들은 놀라는 편이다. "애들이 머리 크면 엄마랑 절대 안돌아 다니려고 그러는데 어떻게 그렇게 항상 함께 다니는건가?" 이런 질문들이다.

내가 원래 독재자 엄마라서 말 안들으면 '죽음'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알고 있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다닐때의 나의 전략은, 밖에 나갔을때, 아이들을 기쁘게 해줄만한 '먹을것'을 틈틈이 사 먹인다는 것이다.  우리집 애들은 내가 사주는 주전부리 얻어먹는 맛에 나를 따라다니다가, 마침내는 외출 그 자체에 대해서 기쁘게 받아들이는 행동 패턴을 갖게 되었다.  (애들이 순진한거지.).  간단하다, "찬홍아, 어디가서 뭐 사줄게 가자" 이러면 핫도그 하나 얻어먹으려고 천리길도 마다않고 가는것이다. 하하하

나는, 가방에 가지고 간 바나나와 두유를 먹었다. 난 핫도그 먹을줄 모른다. 핫도그는 내게 길거리에 떨어진 막대기와 같다. 내게는 음식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런 욕망도 못 느낀다. 참 희안하다.) 나는 내가 왜 그것을 못먹는지 모르는채로, 그러나 절대 입에 넣지 않는다.



핫도그와 레모네이드 한잔에 입이 찢어진 찬홍이.
뒤에 자동차 타이어 모양의 건물이 Hirshhorn Museum of Modern Art 이다.


마침 소나기가 쏟아지길래, 잽싸게 허시혼 뮤지엄으로 뛰어 들어가서 미술관 구경을 했다.  이것은 Minimalist 작가 Sandback 의 작품  http://americanart.tistory.com/870  페이지에 지난해 12월에 적은 작품 소개가 들어있다. 그때는 박선생이 찬조 출연을 했는데, 오늘은 그자리에 찬삐가 서있다.



아침부터 목이 아프다던 찬홍이는 갑작스럽게 열이 올라서, 미술관 3층 소파에서 30분 가량 잠을 잤다. 나는 혼자서 미술관 작품 구경을 했다. 사진도 찍고, 새로 발견한 것들도 많이 있다. 밖에 소나기가 그치고 햇살이 쨍하게 나길래 잠 든 찬홍이를 깨워가지고 나왔다.



소나기가 내린 후 오후 두시가 조금 넘은 시각. 다시 Tidal Basin 의 벚꽃동산
역시 쨍한 햇살 속이라 꽃이 더욱 눈이 부시다.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도 보기 좋았다. 천국 같았다.








 



그림을 그리는 남자. (우리 엄니도 모시고 오면 참 좋을텐데...)



이제 벚꽃 지대를 빠져나와 강변을 지나 집으로 가야 하는 지점.
바람이 거칠게 불어 머리가 미친듯이 날리고, 벚꽃들도 흩날렸다.


그리고, 갑자기 세상이 어두워지더니 머리위로 돌맹이같은 것들이 떨어졌다.
처음에는 빗방울인줄 알았는데, 그것들이 얼굴에 스칠때는 얼굴이 얼얼하게 아팠다.  왕소금 알갱이 같은 것들이 머리와 얼굴을 마구 때리고 바닥에도 흩어졌다. 아이구야, 내 평생에 우박을 제대로 맞아보긴 처음이었다. 우리들은 우산도 모자도 없었다. 미친듯이 달려가지고 다리 밑에서 우박을 피했다.

우박이 멈추는듯 하여 다시 다리를 빠져나와 조지타운으로 향하는데, 그 바람 쌩쌩부는 케네디센터앞에서부터는 막 장대비같은 소나기가 쏟아지는거다.  나는 비 맞아도 그만인데, 감기 때문에 열이 오르는 찬삐를 비를 마냥 맞힐수가 없어서 주변을 살피다가 워터게이트 빌딩에 불이 켜진 곳을 발견했다. 마침 1층 가로변 카페였다.  그래서 거기서 몸을 녹히고 뜨거운 차를 마시며 해가 다시 나기를 기다렸다.

카페의 창가 자리에서 길건너 케네디센터가 내다보인다.




따뜻한 카페 실내. 카페 이름은 Cup'a Cup'a 라는 곳이다. 하도 고마워서 이름을 밝혀둔다.
찬홍이와 내가 쏟아지는 비를 피해서 몸을 말리고 뜨거운 차를 마실수 있었던 곳.
찬홍이는 아주 괴로운 표정이었지만, 나는 찬홍이를 달래주었다,
"찬홍아, 소풍을 나가서 비도 맞고, 우박도 맞고, 이렇게 달달 떨고 다니다가 찻집도 발견하고, 이런 일도 나중에 돌아보면 무척 재밌고 웃기고 그렇다.  우리가 이 비가 아니면 이 유명한 워터게이트 빌딩에 무슨 볼일이 있어서 찾아 오겠니.  두고두고 오늘을 잊지 못할거다." 

사진속에, 저쪽 테이블에 모여 앉은 사람들도 나처럼 비를 피해서 뛰어 들어온 분들이다.


집에도 무사히 도착했고, 찬홍이는 타이레놀을 먹었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나갔다 와서, 뜨거운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였다.  물론, 내게는 여러가지 근심거리들이 널려있다.  그래서, 요즘 근심거리에 치어 지내다가 내가 생각해낸것이 뭔가하면, 순간순간 아름다운 시간들을 만들어가면서 이 고통스러운 삶을 견뎌 나간다는 것이다.  비도, 우박도, 나의 추억을 아름답게 채색하는 장치일 뿐이다.  오늘 벚꽃 구경은 날이 흐려서, 소나기가 내려서, 우박이 쏟아져서, 내가 비에 생쥐처럼 젖어서, 그래서 더욱 근사했다. 내 삶 역시, 벚꽃구경처럼 살아내고 싶은 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3. 11:10


조지타운에서 강변을 끼고 케네디 센터를 지나 가다보면, 링컨 메모리얼 직전에 나타나는 벚꽃 동산.



포토맥 강변의 벚꽃 군락지.
내가 이 장면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벚꽃과 수양버드나무가 함께 어루러져 있어서이다.
수양버드나무 역시 연두색 꽃을 피우고 있었다. 비록 고운 꽃처럼 보이지 않아서 꽃을 알아보는 이도 많지 않지만.
수채화같은 수양버들이 맘메 들었다.




빗물에 쓸려 내려온 쓰러진 나무들이 강변에 이리저리 널려 있었다.
아무리 비가 오고 천둥이 쳐도, 꽃은 때가 되면 피어난다.
고마운 일이다.




활짝핀 벚꽃동산에 검은 잠바를 입은 찬홍이의 표정이, 참 기묘하게 잘 어울린다. 제목은 '에뜨랑제' 정도가 되면 좋겠다.





FDR (프레데릭 루즈벨트 대통령) 기념관에 설치된 Georg Segal 의 조각작품, 제목은 Breadline. 미국 경제 암흑기에 빵 배급을 받기 위해 줄 서있는 서민들의 모습이다.  그 뒤에서 새로운 풍경을 연출하는 미국인들.

뒤에 모자를 쓴 남자는 스마트폰을 갖고 작동하는 시늉을 했다. 그의 친구가 "야, 포즈 좀 잘 잡아봐라"하고 핀잔을 주자, "나도 의도를 갖고 이 자세를 취한거라구. 오늘날의 사람들의 보편적인 모습을 담으려고 한거라구!" 하고 응수를 했다. 모자쓴 남자에게 한표.



우리 할아버지 같은 농부 아저씨의 손을 잡고 나도 기념 사진.




물에 비치는 워싱턴 마뉴먼트. 이 흰 기념탑은 언제 봐도 기분이 좋다.




제퍼슨 기념관
건물 안에 서있는 제퍼슨의 검은 실루엣이 정확히 잡혔다.



제퍼슨 기념관 앞, 벚꽃축제 행사장 앞에서 '비버' 차림의 사람이 사람들을 안아주거나 기념사진을 찍도록 해 주었다. 이 비버를 안아보니 무척 포근하고 정감이 갔다.




자, 내셔널 몰에 도착.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3. 10:53


날씨가 을씨년 스럽고 추웠다.  하지만 어제 찬홍이와 '워킹'을 나가기로 굳은 약속을 했으므로, 옷을 단단히 입고 집을 나섰다.  (찬홍이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군살을 쏙 빼고, 전의 날씬한 몸매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라서, 내가 워킹 나가자고 하면 군소리 없이 따라 나선다. 

Fletcher's Cove 로 가는 숲길에서 우리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것을 보고, 달리기 하던 어떤 아시안 신사가 "내가 사진 찍어줄까?"  자원 봉사로 사진을 찍어 주었다. 자기가 찍은 사진이 맘에 안든다며 여러장을 찍어주고는 또다시 달려서 가버렸다.  얼핏 영어 액센트가 일본계같았는데, 어쩌면 한국계일지도 모른다.  고마운 신사분이다.

조지타운 입구의 상징.  성벽 낭떠러지 앞에서 기념사진.




조지타운 입구, 찬홍이가 좋아하는 풍경속에서 기념사진.  수로에 물이 가득. 물빛이 참 예뻤다. 하늘은 흐리고 물빛은 짙은 초록빛이었다. 바다 같았다.



조지타운 하버.   사실, 조지타운의 스타벅스에서 각자 베이글과 뜨거운 차를 마신 후라서 날씨는 추웠지만 몸은 후끈했다.  찬홍이는 감기 기운이 있어서 표정이 벌써 피곤해보인다.  저기 보이는 둥근 워터게이트 건물을 지나, 케네디 센터를 지나 계속하면 링컨 메모리얼이 나오고, 우리는 내셔널 몰 지역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에 벚꽃축제의 메카, Tidal Basin 이 있다.




Thomson's Boathouse 앞.
뒤에 보이는 건물이 스웨덴 대사관 건물. 다리 뒤로 보이는 것이 수로.
바로 이 지점이 포토맥강에서 수로가 나눠지는 분기점이다. 여기서부터 강과 수로가 각자 제 갈길로 이어지는 것이다.
수로 시작 포인트. 0(zero) 마일 지점.



차를 세워두는 포토맥 애비뉴에서 이곳까지 한시간.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3. 06:51

벚나무 군락지역, 포토맥강변.
휘늘어진 벚꽃나무를 이곳에서는 Weeping Cherry 라고 부른다.
수양버드나무에 벚꽃핀것처럼 휘늘어진다.



  1. 아침 아홉시에 포토맥 애비뉴에서 출발 --> 9시 45분, 조지타운 하버 스타벅스에서 베이글과 차를 마시면서 쉬고
  2. 케네디 센터를 지나, 링컨 메모리얼 앞을 지나 강변의 벚꽃 숲을 걷다가,  Tidal Basin, FDR Memorial 도착 12시
  3. Tidal Basin 한바퀴 돌고, National Mall 로 직행, Hirshhorn Museum 앞에서 찬홍이에게 핫도그를 하나 사 먹임.
  4. Hirshhorm Museum에서 미술 감상을 하고 두시에 출발
  5. 곧바로 조지타운으로 이동하던중 중간에 우박을 동반한 소나기를 길에서 뒤집어 쓰고
  6. 워터게이트 건물 커피숍에서 비를 피하면서 뜨거운 커피 한잔.
  7. 해가 쨍 나길래 조지타운을 지나 포토맥 애비뉴에 도착. 오후 5시
  8. 집에 5시 20분 도착.

전체적으로 걸은  거리 대략 14마일.

날씨는 전체적으로 흐렸다 개었다, 바람불고, 비가 후두둑 내리고, 결국 우박도 쏟아지고, 다시 반짝개이는. 그래서 하루에 4계절을 모두 경험한 듯한.  그래서 온몸이 나른하고 개운한.


(씻고, 나갔다 와서, 나중에 ~~  )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4. 2. 03:41




해마다 봄에, 대지에 초록 물이 들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광경. 해마다 동일한 사진을 찍고 좋아한다.


 



지난 며칠 비가 내려서 강에 물이 잔뜩 불었다. 수로에도 물이 가득.  Fletcher's Cove 의 벚꽃이 흐린날 더욱 희게 빛났다. 수로 둑에서 Fletcher's Cove 의 배 빌려주는 간이 매점을 내려다볼때, 고향집을 멀리서 보는듯한 느낌이 든다. 정겹다.





수로에 가득찬 물




조지타운 입구. 찬홍이는 이 포인트를 참 좋아한다.


 

조지타운에서 수로가 시작되는 점. 그러니까 포토맥강에서 수로가 가지쳐서 갈라지는 분기점에 스웨덴 대사관 건물이 있다. 대사관 건물 앞에는 커다란 해시계가 있다.

스웨덴 대사관은 일반인에게 매일 전시장을 개장한다. 토, 일요일까지.  내일 특별전시를 여는 까닭에 오늘 주 전시장은 닫혀있었지만, 일반 전시장을 그대로 열려있어서, 스웨덴 홍보 전시물들을 둘러보았다.




스웨덴의 학교 풍경
 



우리들이 어릴때 텔레비전으로 보았던 삐삐 롱스타킹 이야기도 스웨덴 작가의 것이다.





대사관 전시장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포토맥강





전시장 내부, 아랫층에 식당도 있다. 일반에게 개방되어 있다.







흐리고 바람이 불고 가끔 빗방울도 후두둑 떨어졌다. 강물이 일렁였다. 쌀쌀하지만 그래도 걷기에 좋은 4월의 첫날이었다.






이제 4월이니까, 본격적으로 워킹을 해야...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3. 21. 04:13





아침에 찬홍이와 포토맥강변을 걸어 조지타운에 갔다. 뺑 드 꼬띠디엥에서 아침을 먹었다.  나는 반숙 두개를 주문하여 찬홍이에게 서양식당에서 반숙을 '우아하게' 먹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역시나, 돌아오는 길에는 반즈앤노블에 들러서 책을 좀 봤다.






길거리 낙서중에 이렇게 귀여운 것이 보이길래 찍어왔다.  "Hilarity ensues..." 라고 하면, 옛날에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신문에서 간단히 소개할때, "서울로 간 짱구.  짱구는 웃기는 일을 겪게 되는데...  바로 이렇게 밑줄 그은 부분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요즘은, 멍청하고 답답한 소리 해 놓고, 그거 수습할때 Hilarity ensues 라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용된다. (물론 분위기는 이미 썰렁).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3. 19. 21:54


아침에, 내 친구 클레어를 성당에서 만나가지고 둘이 포토맥 강변 산책을 나갔다.  조지타운에서 함께 브런치를 먹고, 다시 강변을 산책하며 돌아왔다.  세인트 존 천주교당 뜰에 피어난 크로커스.  우리 가족은 이 예배당을 '세팔이네 예배당'이라고 부르는데, 내 조카 세팔이 (세연이)가 우리 집에서 지낼때 이 천주교 운영의 사립학교에 다녔기 때문이다. 

오전 열시 40분쯤 조지타운 도착.



느긋하게 오후에 집에 와서 쉬고 있는데, 찬홍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여기저기 연락하더니 오늘 집에서 친구들과 모이기로 한것을 취소를 했다고, 어디 놀러가자고 한다.  그래서, "엄마하고 산책이나 갈까?" 했더니 조지타운에 가자고 한다.  다른, 인적없는 숲길에 가는 것은 싫고, 조지타운으로 가는 포토맥 강변 산책을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침에 걸었던 그 길을 또 다시 걸어서 조지타운에 갔다.  책방에서 책좀 보다가, 조지타운 하버 쪽으로 해서 돌아왔다.

아침에 내친구하고는 이 하버쪽에 안 왔는데, 이곳에는 벌써 벚꽃이 만개해 있었다.  이른 벚꽃이다. 이제 1주일쯤 후에는 디씨 시내의 왕벚꽃이 피어날것이다.



날씨가 5월의 봄날 같이 후텁지근 하여 사람들이 소매없는 드레스나 반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녔다. 축복같은 봄날이었다.





 







책방에서 한시간쯤 책 보다가 나오니 황혼.












Super Moon 이라는 아주 큰 달이 돌아오는 내내 내 등뒤에서 기웃거렸다.  정겨웠다. [봐라 달이 뒤따라온다] 라는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이 생각났다.  마루야마 겐지는 아직도 그렇게 신비로운 소설을 쓰고 있을까?  겨우내내 별로 운동을 못하다가, 몰아서 조지타운 두바퀴를 때리니 피곤하기도 하고 몸이 가뿐하기도 하고.  봄은 온 것이다. 해마다 내 육신은 낡아가지만, 그래도 봄은 여전히 축복처럼 내 무릎위에 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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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3. 13. 04:37




밤사이에 비가 또 내렸던 것일까?  어제 나가서 강이 거칠게 흐르는 것을 보고 왔는데, 오늘 아침에 찬홍이와 나가보니 강이 더 무섭게 흐르고 있었다. 배를 빌려 타는 Fletcher's Cove 의 포토맥강변 선착장도 물에 떠내려가 버렸고, 사람들이 모여서 고기를 먹고 놀던 피크닉 테이블도 모두 물에 잠겼다.

베가 떠있는 곳이 배가 오기 전만해도, 사나흘 전에도 푸른 잔디 공원이었는데, 워싱턴에서 네번째 봄을 맞으면서 이곳이 이렇게 잠긴 것을 처음 본다. 정말 지난 며칠간 내린 비가 엄청난 폭우였던 모양이다.









나름, 이제 살을 정리해보겠다고, 순순히 엄마를 따라 나선 찬홍군.  엄마처럼 먹고, 엄마처럼 운동하면, 뭐, 대충 적당한 체중을 유지할수 있겠지...




저 강이 '파도 소리'같은 무서운 소리를 내며 벌컥벌컥 흘러 내려간다.  거친 물살을 보니 속이 다 후련...



개나리는 어제보다 많이 피어 있었다.
봄날에는 하루하루가 다르다.
이제 곧 워싱턴의 벚꽃들도 미친듯이 피어날것이다.





아침 아홉시 반쯤을 가리키는 조지타운 시계탑. 내일 부터는 한시간 앞당겨진다. Daylight Saving 이 내일부터 시작된다.
개나리가 이렇게 피어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 아 제삿날이 다가온다. 봄날은 훌쩍 가버릴 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3. 13. 04:07

http://www.sprinkles.com/cupcake-bakery-locations/washington-dc-georgetown/


아침에, 찬홍이하고 포토맥 강을 지나 조지타운까지 산책을 나갔다.

찬홍이가 모처럼 장거리 산책을 나온것을 '격려해주기 위하여' 조지타운 Le Pain Quotidien 에 가서 브런치를 먹고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서 미리 찬홍이가 점을 찍어 둔 컵케이크 가게에 들렀다.  그러니까 이 컵케이크 가게는 Le Pain Quotidien 과 약 50미터쯤 떨어진 동일한 거리에 있는데, 최근에 문을 열은것 같았다.  3월에 개업을 했을 것이다.  그 위로 올라가면 Goergetown Cupcake 이라는 꽤나 잘 나가는 컵케이크점이 있는데,
http://americanart.tistory.com/788  <-- 이 페이지에 그 가게에 대한 글이 있다.

어제 나갔을때도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사람들이 약 10미터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오늘 찬홍이하고 모처럼 나갔으니까 '가는 길에 조지타운 컵케이크 사줄게' 하고 내가 선심을 썼는데, 찬홍이는 줄 서서 사먹어야 하는 컵케이크에 반감을 갖고 있던터라, 인근에 새로운 컵케이크 가게가 생긴것에 무척 기뻐하는 표정이었다.  가게는 한산해보였다. (아직 입소문이 많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찬홍이와 내가 들어서자 점원들이 무척 반갑게 맞아 주었다.

포장을 할 필요가 없었는데 상자에 담아주길래, 아까워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자리에 앉아서 컵케이크를 먹으려고 하자 점원이 눈치 빠르게 접시와 포크, 냅킨을 가져다 주었다.  접시는 종이 접시. 포크는 나무 재질이었다. 고급스러워보이긴 했는데, 일회용 나무 포크를 한번 사용하고 버리기가 너무 아까웠다.  (사실 컵케이크는 포크 없이 먹어도 되는데...)





나는 딸기 크림 케이크, 찬홍이는 바닐라 초콜렛 케이크.  가격은 조지타운 컵케이크와 비슷. 한개에 3.5 달러. (이거 하나를 그 돈을 주고 사먹은줄 우리 엄니가 아시면, 기절을 하시겠다...)   그냥, 찬홍이하고 장거리 산책을 한 기념으로 정말 달콤한 것을 먹고 싶었다.  우리의 시간이 달콤함으로 기억될수 있도록.








창가에 두개의 테이블이 있는데, 그중 하나에 우리가 앉았다.  그런데 썰렁하던 매장에 찬홍이와 내가 앉아서 컵케이크를 먹으면서 즐거워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다.  가족 단위도 여럿이었고, 한상자 포장해서 나가는 사람들도 여럿이고.  그러니까, 창가에 사람이 앉아서 먹는 것을 보면, 길가던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안심하고 들어오는 것 같기도 하다.  찬홍이는 점원들의 환대와 싹싹함, 그리고 가게가 조용한 것에 대해서 매우 맘에 들어했다. (조지타운 컵케이크의 그 고압적 태도가 꽤나 맘에 안들었던 모양이다. 사실 나도 좀 아니꼬워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줄 서는 풍경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아마 이 가게도 곧 매우 바빠질걸...우리들은 또 줄을 서야 할걸...




이 사진의 포인트는,  창밖 조지타운 도로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분. 초록 바구니 파란 잠바가 참 예쁘다.



케이크 부분은 단맛이 없이 순해서 참 맛있는데, 딸기크림 부분이 좀 달아서, 크림은 다 못먹었다.  그래도, 가끔은 이런 예쁘고...비싼... 컵케이크로 시간에 '달콤함'이라는 도장을 찍어보고 싶다.






그 앙증맞고 예쁜 나무포크는 '기념'으로 가져왔다. 버리기가 너무 아깝고 귀여워서.


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3. 12. 06:44






지난 이틀 사이에 이 지역에 폭우가 내렸다.  아침에 비가 그쳤길래, 물구경 하러 포토맥 강에 나갔다.  (일본에서는 지진이 일어나서 천명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는데, 나는 물구경을 나갔으니 미안하다.  삼가 명복을 빈다.)  비에 흠뻑 젖은 세상이 촉촉하였다. 바람이 불었으나 부드러운 물기를 품고 있었다.




키브리지 아래, 여전한 낙서.  새로 생기고 지워지고 다시 생기는 낙서. 들풀 같구나.



포토맥 강변에서 조지타운으로 이어지는 철교.  사실은 저 물속에 반사되는 건물이 신비로워 보여서 사진을 찍은 것인데, 축소시키니 내 눈으로 본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꽃을 산수유, 혹은 산동백이라고 부를 것이다.  영어로는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개나리보다도 먼저 피어나는 봄꽃. 아 이 둑길의 개나리들도 봉우리를 품고 있었다. 내일 모레쯤 확 피겠지.




조지타운 나가면 '내집'처럼 들르는 곳. 반즈앤노블.  오랫만에 '종이책' 가게에 들러서 신간이나 베스트셀러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좋았다.  The Tell-tale Brain 은 라마찬드란이라는 뇌과학자가 저술한 책인데, 전에 이 분의 책을 흥미있게 있었던터라서 책이 어떤가 보려고 한 챕터 정도 읽었다.  전에 내가 읽은 내용도 다시 논의가 되고... 어쩐지 좀 중복된다는 느낌이 들어서 책 사기를 일단 보류.





미술책도 실컷 보고, 철학책도 뭐가 있는지 살피고, 결국 'connected' 라는 제목의 책을 일부 읽어보고 ...(집에 와서 아마존에서 킨들로 구입했다.).






조지타운의 Old Stoe House 뒷마당.  수양버드나무 가지가 봄비처럼 흘러내린 것이 하도 예뻐서 카메라에 담았는데, 내 예상보다 더 좋은 그림이 나온것 같다.






이 가구점의 '인형가족'이 이 사진의 포인트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전에도 이 인형들을 사진 찍은적이 있었다.  그때는 다른 의자에 앉아있었지... 전에 찍은 사진들을 찾아서, 다른 의자에 있던 동일한 가족을 찾아봐야지. 펠트로 만든 인형인데, 나도 갖고 싶다. 인형...



키브리지 아래의 보트 하우스. 사진에는 이 보트하우스의 초록색이 제대로 안 찍히는것 같다. 초록색인데...





이 길을 3마일쯤 걷는거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왼편에 강. 오른편에 수로)







황톳물이 거칠게 흘렀다.  나무들이 물에 잠기고. 평소에 '사슴의 언덕' 같던 습지가 물에 잠겼다.





그리고,
나의 비밀의 화원.  야생 수선화 밭.
수선화들은 씩씩하게 잘 크고 있었다. 







이 수선화는 아마도 '겹수선화'일것이다.  며칠후에 오면 많이 피어있을것이다.




이 나무 뒤로 보이는 것은 습지의 물웅덩이. 그리고 저기 나무 너머로 포토맥강. 
온통 물과 이끼의 나라.  요정들이 사는 물의 나라.
오랫만에 물냄새, 이끼냄새, 흙냄새를 맡았다.
이끼가 그리웠어.


Posted by Lee Eunmee
Diary/Life2011. 1. 9. 04:06




지팔이 녀석은 떠나기 전 날 밤까지 친구 만나야 한다고 돌아다니고, 그리고는 밤새워서 부엌과 거실을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다.  (도대체 훤한 불빛과 달그락대는 소리 때문에 내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공항에 네시반에는 도착을 해야 해서 나도 자는둥마는둥하다가 세시반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나갈 채비를 했는데,  이놈은 밤새 무슨 멕시칸 음식을 만들어 놓았다.  (찬홍이 먹으라고.)

새벽에 떠나기 전에 왕눈이 끌고 나가서 산책시키고, 집 떠나기 전에 한장.

나: 야, 지팔아 너 한국 가면 이년 반쯤 후에나 미국에 돌아 올텐데, 그때 왕눈 할아범이 살아 있을까?
지팔: 오늘 보는게 마지막이 아닐까요?
나: 염려 말아라, 왕눈이는 완전 '건강남'이니까 잘 살아있을거다. 그 전에 내가 한국에 들어갔을지도 모르지.
지팔: (왕눈이에게) 왕눈아, 왕눈아, 이 놈아, 너는 내가 간다는데 잘 가란 말도 안하냐?

왕눈이와 지팔이는 우리가 함께 살아온 6년이 넘는 세월동안 '앙숙'으로 지냈다.  왕선생이 일방적으로 지팔이를 무시했다. 으르렁대거나 물으려고도 했다. 언젠가 지팔이한테 으르렁대다가 뺨에 한번 이빨자국을 낸 적이 있다. 지홍이 뺨이 긁힌듯 핏자국이 약간 생겼다.  왕눈이는 그날 나한테 죽도록 맞아 터졌다.  그 후에는 함부로 이를 드러내지는 않는데, 그래도 지팔이와는 늘 으르렁댄다.  아웅다웅하면서 정이 들어버려서 줄창 그런 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았다.

오죽하면, 지팔이의 소원이, "나도 나중에 돈벌면 강아지 한마리 사가지고, 내가 오냐 오냐 키울거다. 왕눈이 너떠위는 쳐다보지도 않겠다" 이런거다.  다른 개를 더 사랑하는 식으로 왕눈이에게 복수하겠다는 것이다. 그 발상이 참 애처로워서 내가 웃고 만다.  그렇게 지팔이는 왕눈이를 위한다. 일방적 짝사랑이라도 왕눈이를 잊을수는 없다는거다.

내가 잠 안와서 뒤척거리며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듣다보니 지팔이와 왕눈이가 두런거리는 소리도 난다. 이런 식이다.

지팔이: 왕눈아 왕눈아, 너 내가 가면 어떻게 살지?
왕눈이:  갔다가 빨리 와 이놈아
지팔이: 너 내가 어디가는줄 알아?
왕눈이: 너 이녀석아 기숙사에 가는거쟎아. 까불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지팔이: 왕눈아, 나 한국가는거야.
왕눈이: 한국은 또 뭐냐? 맛있는거냐?

지팔이와 왕눈이가 대화를 한다고?  그렇다. 우리 식구들은 이런 식으로 왕눈이와 대화를 한다. 왕눈이를 데리고 앉아서 혼자 일인 이역으로 종알대는 것이다. 지팔이와 말상대를 할때 왕눈이는 늘 이놈아 저놈아 이런식으로 지팔이를 부른다. 건방을 있는대로 떤다.  아마 우리 식구들은 이런식으로 약간 정신나간 일인이역 쇼를 하면서 이 미칠것같은 세상을 견뎠을 것이다. 왕눈이는 말하자면, 우리들의 카운슬러였던 셈이다.

식구들이 두명이 한국으로 가버리고, 왕눈이는 시무룩하게 누워있다. 어제 나는 온종일 침대에서 자거나 깨거나 또다시 잠드느라 꼼짝도 안했는데, 그렇게 24시간을 보내고 나와보니 왕눈이가 식당 구석에 상태가 안좋은 똥을 싸 놓았다. 지금은 멀쩡하다. 왕눈이가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우리 말을 대개는 다 알아듣고 있을 것이다. 왕눈이는 그리워도 그립다는 말을 못하니 참 답답하겠다.





지팔이놈이 어질러 놓고 간 부엌이며 거실을 두시간 걸려서 말끔히 치웠다. 각자 열심히 살아야 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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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Walking2011. 1. 5. 09:11

뉴스위크 10월 10일-17일자 (오늘 배달된 다음주 뉴스위크) 표지기사는 우리의 '뇌'기능을 어떻게하면 활성화 시키거나 발달 시킬것인가를 논하고 있다.  기사의 전반부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상상하는 '기억력증진' 관련 오해들을 언급하고, 담배의 니코틴의 긍정적 기능도 소개가 된다.  재미있는 내용들이 소개가 되는데, 간략하게, 기억력이나 문제해결 능력등 전반적인 뇌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세가지 방법. (너무 상식적이라서 그만 실망스러워지기까지 하지만, 원래 진리는 평범한데 있는거니까.)

첫째: 하루 45분, 일주일에 3회 이상의 걷기와 같은 단순한 유산소 운동이 기억이나 수행능력을 증진시켜준다고 한다.

둘째: 명상이 집중력이나 감각기능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걸으면서 명상하면 일석이조겠다. 각종 종교의 기도의식도 이에 해당되겠다)

셋째: 비디오게임이 정신적인 신속성이나 유연성, 문제 대처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참고로 크로스워드 퍼즐과 같은 게임은 '전이'가 일어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그거 백날 해 봐야 크로스워드 퍼즐을 잘 푸는 능력외에 다른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해결' 관련 게임은 전이성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 게임을 하다보면 관련 기능이 일반적인 영역에까지 확장된다는 말이다. 

외국어 공부나, 전혀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 이런 것들이 우리의 뇌를 활발하게 유지시켜준다는 상식은 '정설'에 가까운 것으로 논의가 된다.  다음주 기사라서 현재 웹으로는 볼수가 없을것이다. 나중에 웹에 뜨면 연결하겠다.

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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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Diary/Life2010. 11. 22. 06:44

 

 

2005년에서 2007년 사이에, 나는 세장의 손뜨개 담요를 만들었는데,

그때는 공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한장 한장 뜨다가, 막판에 재미가 붙어서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어내고 그랬었다.  크기는 1인용 트윈 침대 이불만한것.

 

지금 보이는 것이 1호 작품인데, 당시에 큰놈이 고등학생이었던터라, "우리 지팔이 대학에 들어가면 기숙사로 갈테니 기숙사 보따리에 엄마가 손뜨개질한 이불을 넣어주마" 했었다.  그 후에 재미가 붙어서 2호 작품 (아래)을 짰고,  솜씨가 절정에 이르렀을때, 우리 엄니를 위한 특별판을 하나 만들었었다.  네모칸 안에 사람, 자동차, 새, 뭐 그런걸 짜넣어가지고 이야기가 가득 들어간 이불을 만들어서, 우리 엄니 갖다 드렸다.

 

1호 작품을 지홍이는 집에서 사용했고 기숙사에는 가지고 가지 않았다. 1호 작품은 내가 워싱턴에서 지내는 동안 겨울에 정말 잘 사용하고 있다. 얇은 담요 위에 이거 덮으면 정말 따뜻하다. 며칠전에 청소하다가 지팔이 침대위에 덮어놨던 1호를 소파위에 걸치니 의외로 집안 분위기가 아주 좋아지는거라.  (요새, Anthroplogies 나 뭐 멋쟁이들 패션몰에 가보면 이런 손뜨개질한 것으로 인테리어 장식을 하는 곳이 많다.)  그런데, 내가 작품을 살펴보니 파스텔톤으로 일치시킨 2호 작품보다, 야수파 그림을 연상시키는 1호 작품이 더 근사해보인다.  1번은 그냥 아무거나 닥치는대로 짠거고 2번은 일부러 실의 색깔을 잘 골라서 짠것인데, 우연성에서 빚어진 서툰듯한 작품이 오히려 예술성이 높아 보인다.

 

 

소파등에 걸쳐진 것이 1호

파스텔 계열의, 왕눈이가 덮고 있는것이 2호.

 

 

집에는 다채로운 색상의 저 털실 뭉치가 한바구니 가득있다. 이불 하나 더 짜도 될 분량이다... 요새 털실들이 자꾸만 나를 유혹을 하는데... 아직 손은 못 대고 있다.

 

내가 이 Granny Square 라고 미국 사람들이 부르는 모티브 짜기를 시작한 것은, 다분히 Nanny McPhee 영화의 영향때문이었을것이다.  지난 여름에 Nanny McPhee Returns 라는 후속작도 극장가서 찾아 보았지만, 몇해전의 그 내니 맥피의 '색상의 감동'을 나는 잊을수가 없다.  내니 맥피에 엄마를 잃은 아이들이 나오는데, 그 아이들의 침대가 알록달록하게 꾸며져 있었다. 모두, 손뜨개한 이불들이었다. 그때, 그것이 너무너무 예뻤던거라...  (나는 지금도 내니 맥피 1편 2편 디비디를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색깔이 너무 예뻐서.)

 

나는 모티브 짜기 해서 조끼도 만들어 입고 싶고

모티브 짜기 해서 목도리도 만들고

모티브 짜기 해서 모자도 만들고

모티브 짜기 해서 방석도 만들고

온통 네모 네모 네모를 짜서 이리저리 연결시키면서 놀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하지만, 시작을 못한다. (그거 시작하면 폐인 될까봐.)

 

이제 결전의 나날들이다.

Thanks Giving 휴가기간동안 찬홍이 어플리케이션 준비 작업을 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전에 입학신청 절차를 모두 마치고 크리스마스때 놀겠다는 야심찬 계획.  오늘도, 학교 카운슬러에게 보낼 자료를 작성해야 하는데, 찬홍이는 온종일 작업하고 있고, 나는 골치가 아파서 머리를 싸매고 앉아있다. 나도 어서 작성해서, 오늘 계획한 것을 모두 마쳐야만 한다...

 

대학원생들은 기말 프로젝트때문에 난리가 났을것이고, 나는 나대로 할일이 태산이다.  살면 살수록 더 큰 파도가 몰려오는것 같아.  그래도 학생때는 손뜨개 이불도 만들수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여유도 없으니, 사는게 왜 갈수록 힘들어지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타이레놀이나 먹고, 마저 일을.

 

아, 12월 3일에는 스미소니안에서 인터뷰가 있다. 그것도 잊으면 안된다.

 

 

조각이불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나는 이렇게 야금야금 다채롭게 만들어내는 삶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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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