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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2.19 학점만 좋으면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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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21. 2. 19. 15:07

다음주 개강을 앞두고 3학년에 올라가는 학생이 찾아왔다. 학생들이 내게 올때는 단순히 인사만 하려고 오는 것은 아니다. 인사 나누고 가는게 아니라 머뭇거리고 떠나지 않는다.  그러면 그것은 '상담'을 원한다는 제스쳐다.  이 경우, 나는 대체로 바쁜 일을 놓아두고 학생을 만나 주는 편이다. (그래서 내 일은 자꾸만 뒤로 미뤄지고 나는 피곤해진다. 하지만 어쩔수 없다.)

 

1학년 신입생 때 2학기간 가르쳐서 접촉이 빈번했는데, 그 학생이 2한년이던 지난해에는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수업이 지속되었으므로 어디서도 그 학생을 볼 수 없었다. 이제 그 학생은 3학년이 되는데 역시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수업이 이어질 것이고, 얼굴 맞대고 이야기 할 기회는 - 이렇게 찾아오지 않는 이상은 없다고 봐야 한다.  학생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상세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너 지난 1년간 뭘 하며 지냈니?  너 성적 좋은것은 물을 필요도 없고 - 내가 묻는 것은 공부 외에 뭘 했냐는거다."

 

우물우물, 뭔가를 하긴 한 것 같은데 구체적이고 명쾌한 답을 안하고 우물거리기만 한다. 봄학기에는 학교 공부 외에 뭘 할 생각이니?  이 질문에도 3학년에 올라가면 전공과목이 많아지니까 공부에만 전념하겠다고 한다.  참 모범생 다운 대답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정답은 아니다.  공부에만 집중하겠다고? 그건 쉽지. 공부 열심히 해서 학점 잘 따는것 자체는 아주 좋은일이지만, 그것만 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네 학점을 위한 공부가 나중에 취직을 시켜줄것도 아니고, 네 밥벌이를 책임져 줄것도 아닌데.  공부는 다들 할만큼 하지.  그런데 '너의 경력'은? 대학생활에서 공부가 절반이면, 나머지 절반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너의 성장이란 말이지. 

 

공부외의 경력을 어떻게 쌓느냐구? 뭐라도 해야지.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건, 배달을 뛰건, 아니면 무보수로 봉사활동을 하건간에 꿈지럭 거리고 돌아다니면서 세상을 배워야지.  그래야 나중에 세상이 너를 업어갈텐데. 

 

그학생은 꿈을 꾸는듯한 표정으로 "아...그래서...공기업이나 사기업에서...인턴십을 찾아보려고 하는데 잘 안되고요..." 라고 얼버무렸다.  공기업/사기업 인턴은 공부만 잘하면 들어가는데가 아닌데 어쩌나.  그들은 너의 경력을 볼걸. 이력서에 학점 높은것 외에 아무것도 내세울게 없다면 너는 인턴자리도 구하기 힘들지. 그런 자리는 이미 탄탄하게 경력을 쌓아올린 후보들이 가져가지. 왜냐하면 - 고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것도 안하고 공부만 한 사람은 쓸모가 없거든. 연탄이라도 나르고, 옆집 꼬마 공부라도 도와준 기록이라도 있어야 그 사람의 사회적 가치를 볼수 있는데.  편의점 알바 같은것도 얼마나 훌륭한 경력인데.  시간제 아르바이트가 훌륭한 경력이라는 내 말에 - 그 학생은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얼마나 귀한 경력인데 - 편의점 알바에서 '경영'에 눈을 뜰수 있고 경영학이 가르치는 여러가지를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인데. 연탄 한장을 날라도 그것의 가치에 대하여 열페이지 쯤의 보고서를 쓸수 있어야 그게 똑똑한거지. 사회는 그런 인재들을 필요로 하지. 공부만 하고 학점만 잘 따고 - 세상 돌아가는것도 모르고, 연탄 한장 배달의 의미도 모르고 그런 사람들은 그저 답답할 뿐이지. 

 

그 학생은 - 여태까지 아무도 그런 얘기를 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음, 주위에 언니 오빠가 없거나, 사촌들이 없거나, 부모님께서 이런 돌아가는 얘기를 안해주시거나, 마땅한 선후배가 없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음. 그러고보면 나는 주위에 언니 오빠, 고모들, 사촌들이 우글우글해서 일찌감치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눈을 떴을것이다.  그들이 말을 안해줘도 저절로 배우게 됐을 것이다. 

 

"너 공부말고 또 뭐했어?"  누군가 물었을때 시원시원하게 대답할수 있는 인재들이 갈곳은 많이 있을것이다. 애매한 표정으로 애매하게 답하는 사람들은 아직 애매하다.  경력이 반드시 번듯한 대기업이나 연구소나 사회단체나 그러할 필요는 없다. 어느 구석에서 무엇을 하건 -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새로 깨닫고, 그 깨달음을 어떻게 다른 곳에 확장시킬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똥을 퍼도 전문가가 되면 그 사람은 환경단체 우두머리가 될 수도 있는거니까.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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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21. 2. 3. 10:35

지난해 12월 2일 이후 처음으로 오늘 내 전자체중계 위에 올라서서 체중을 확인했다. 조마조마 조마 조마~  미국으로 갈 준비에 마음이 분주하여 제대로 '매일 운동'을 하지 못했고, 미국에서 한달을 보냈고, 자가격리를 했고, 이럭저럭 2개월만에 오늘 아침에 '용기를 내어' 체중계 위에 올라선 것이다.  매일같이 나가서 최소 하루 10킬로미터씩 걷다가 그런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간헐적으로, 혹은 몰아서, 혹은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여 간단히 운동을 하면서도 나는 '이러다 다시 살쪄도 할말이 없다...' 이런 기분이었다.  게다가 자가격리 기간에는 갇혀서 지냈으니 군살이 생겼어도 할말이 없다. 평소만큼 운동을 못하니 지방이 올라가고 근육이 줄어들을 것은 자명한 것 아닌가.

 

그런데, 다행히 인바디 체중은 2개월 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400g 증가가 있었는데, 그 정도는 오늘 오후에라도 나가서 10킬로미터 걷고 오면 해결 할 만한 정도라서, 체중계의 숫자를 확인하고는 "오 주여!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말았다. 

 

운동량이 줄어드는 것을 의식해서 - 식사량에 신경을 쓰고, 간식이 먹고 싶어질때마다 노카페인 차를 수시로 마셨던 것이 몸의 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리라.  아, 이제 다시 매일 인바디 체크를 하고 운동을 하는 모우드로 전환을 해야지. 나가서 걸어야지.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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