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0. 6. 30. 03:13

카맥스 (carmax https://www.carmax.com/ ) 라는 중고 자동차 거래소가 있다. 내가 2009년에 사서 사용하던 차를 팔러 갔다.  한국에서는 아반테, 미국에서는 엘란트라로 팔리는 자동차이다. 2009년에 이 차를 사게 된 이유는 당시에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가 경기를 활성화 시키려고 헌자동차를 가져와서 새자동차를 살 경우에 여러가지 가격 할인을 하게 해 줬다. 그런데 소형차를 사야지 유리하다고 해서 당시에 내가 운전하던 크라이슬러 타운앤컨츄리를 갖다 주고 이 차를 받아왔었다. 

 

햇수는 10년이 넘었지만, 흔히 중고자동차 거래할 때 자동차 세일즈하시는 분이 하는 대사 (영화에 나온다) "이게요, 여교수님이 타던 차에요. 깨끗합니다" -- 바로 정말로 그런 차에 해당되는 차이다. 이 차를 가지고 두 아들의 대학 입학과 기숙사 뒷바라지를 했다. 이 차가 내 곁에 있는 동안 이 차는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경계를 넘나들며 네번을 이사했고 다섯 집에서 살았다.  

 

매클레인의 2층 집에서 살 때 이차를 샀고, 그후에 매클레인의 작은 아파트로 이사를 했고, 그 후에 메릴랜드로 갔었고, 페어팩스로 갔다가,  이리로 왔다. 이리 온 후에는 일년 가까이 차고에 가만히 있었다. 아들에게 내가 새 차를 물려줬기 때문에 이 차는 할 일이 없어졌다.  그 사이에  고등학생이던 두 아들이 장성하여 사회인이 되었다.  이 차는 내 소중한 가족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던 아주 소중한 친구였다. 

 

우리 왕눈이도 이 차를 좋아했다. 참 많은 추억이 이 차에 스며있는데, 하지만 이제 우리 가족을 돌보는 일에서 벗어났으므로 다른 가족을 만나서 그들을 돌보는게 낫다 싶어서, 차를 끌고 카맥스로 갔다. 

 

카맥스 직원이 차를 꼼꼼이 살피고 가져온 견적이 우리가 미리 이리저리 알아보고 예상했던 가격과 일치했다. 그래서 아들과 나의 결론은 '카맥스'가 믿을만 하다는 것이다. 중고차를 팔아야 할 때 공연히 아는 사람에게 판다던가 해서 나중에 골치아플것 없이 카맥스로 끌고 가면 되겠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 사랑하는 차 한대가 내 곁은 떠난다.  그 후에 새로 장만한 파란색 사륜구동 자동차는 우리아들이 잘 쓰고 있다. 엄마가 자동차를 두대나 공짜로 자신에게 주었다고 좋아한다.  줄 수 있는것은 다 주고 싶은게 엄마 마음이지.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0. 6. 30. 02:49

지난주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내게 보내준 1,200 달러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서 여러가지 용도로 거의 다 썼다. 어디다 썼는가

 

 

  • 우리 아들 직장 다닐 때 좋은 일이 많이 생기라고 Cole Haan 구두 아주 고급스러운 것으로 두켤레 사줬다. 
  • 한국의 가족 형제들을 위해서, 아웃렛에서 내가 미국에서 귀국할 때마다 사는 것들 (캐빈 클라인, 토미 힐피거, 랄프 로렌 셔츠등)을 샀다. 
  • 워싱턴 디씨 다녀오는 휘발류값이며 호텔비. 
  • 한국마켓에 들러서 우리 아들이 다음에 내가 올때까지 엄마 생각하면서 먹을수 있는 한국 과자들 등 미국 그로서리에서 구하기 힘든 한국 식료품들을 카트 한 가득 샀다. 수백달러어치다. 
  • 엄마라는 사람들은 자신의 것은 아무것도 안 사도, 가족들이 기뻐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돈 쓰는 즐거움을 느낀다. 

 

 

그래서 지금 그 1,200 달러를 정말로 서민들이 살만한 실용적인 것들을 사는데 거의 다 소진했다. 잔돈 남는것은 지갑에 갖고 있다가 공항에서 아들에게 '팁'으로 던져 주고 떠날것이다. 

 

 

미국사람들은 정부가 코로나 사태때문에 뿌려주는 1200달러 안팎의 지원금을 '코로나 머니'라고 부른다. 아들의 직장 사람들은 '그것을 아무렇게나 써버리지 말고 저축을 하라'고 조언을 한다고 한다. 이미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도 있다고. 아들에게는 코로나 머니를 어떻게 썼는지/쓸것인지 묻지 않았다. 돈모아서 집 살 고민을 하느라 두 아들이 철없이 돈 쓰는 엄마보다 훨씬 진지한 편이다. 실용적인 미국 스타일로 두 아들이 삶의 개척해 나가는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자식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으니까 말이다. 

 

 

나의 입장은 -- 내가 한국에서 돈 벌고 한국에다 정직하게 세금내고 살고 있는데 미국정부에서 내게도 수표를 보내줬으므로 그냥 순수하게 '고맙다. 미국 정부에서 준 돈, 미국에서 다 쓰고 가는게 예의다'라는 입장이다. 

 

****   *****

차별의 문제 

 

 

그런데, 그렇게 신나게 돈을 쓰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일년에 참 많은 금액을 한국에 세금으로 내고 살고 있다. 나는 정직한 납세자로서 내 의무를 다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번에 정부에서 코로나 관련 기금 나오는것 신청을 했는데, 그 절차를 생각해보니 -- (그때는 아무 생각도 못하고 지나갔다) 그 정부에서 주는 코로나 머니가 '세대주'에게 일괄적으로 가도록 되어 있었다.  물론 나와 남편은 사이가 좋다. 내 돈을 남편에게 다 줘도 아깝지가 않다. 부부는 한 팀이니까. 그래서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공기가 자유로운 미국에서, 납세자인 내 이름으로 수표가 날아온 것을 보면서 문득, '뭐지?  한국에서는 왜 나를 무시하지? 내가 어엿하게 독립적인 납세자인데 왜 나를 싹 무시하고 세대주에게 돈을 준다는거지?  이런 의문이 드는 것이다.

 

 

 

다시 생각을 해 봤다. 내가 전업주부라서 별도로 세금을 내는 것이 없고 '세대주'가 대표로 세금 내고 산다고 치자. 그러면 나도 동의할수 있다. 세대주가 그 집안의 유일한 공식적인 납세자라면 말이다.  나의 경우는 나도 내 월급에서 세금 나가고, 남편도 월급에서 세금 나가고, 어쩌면 내가 내는 세금이 남편보다 더 많을지도 모른다.  내가 남편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도, 나는 통장으로 돈을 받을 자격이 없다. 뭐가 그런가? 왜 나를 무시하는가? 이런 생각을 하니 문득 화가 치미는 것이다. 나와 남편은 사이좋은 부부이니까 문제가 안된다.  그런데 별거를 하거나 사이가 아주 틀어진 부부라면?  세대주에게 일괄 지급된 그 돈이 공평하게 나눠질수 있을까?  

 

 

한국에서는 결혼한 여성 납세자는 '세대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난 차별이 참 싫다.  내가 심지어 나를 낳아 키운 부모님이나 가족에 대해서 화를 내는 부분이 이미 어릴때부터 가족 내부에서부터 '차별'을 경험하고 견뎌내야 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어떤 사회이건 '차별'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몹시 화가 난다.  물론 미국이 완전한 나라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종 차별 문제로 지금도 여기저기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으니까.  그런데, 그냥 한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공기가 훨씬 상쾌한 것은 사실이다. 

 

****    *****

중소 사업자들의 시각

 

 

코로나 지원금에 대한 한국과 미국 정부의 태도를 비교 할 때 내가 투덜대는 또 한가지는 "미국에서는 돈 보내주고 맘대로 쓰게 내버려 두는데, 한국에서는 조건이 하도 복잡하고 까다로워서 아예 '치사해서 돈 안쓰고 만다'는 느낌이 들도록 유도하는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하게 만든다.  '우리가 거지야? 돈을 주려면 주고 말려면 말지 뭐가 그렇게 조건이 많아?  세금 낼거 다 내고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지?' 이런 느낌. 

 

 

그래서 나는 개인으로서 짜증스러워하는데 -- 미국의 중소 사업자들은 바로 그런 문제로 미국 정부에 불만이 많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에서는 코로나 지원금을 중소 업소에서 쓰도록 유도하는데 미국은 왜 그런 방법을 안 쓰는가?' 뭐 이런 논지로 비판을 한다고 한다. 

 

 

중소 사업자들의 비판도 일리 있다고 본다. (내가 개인 입장에서 불평하듯, 그들도 그들 입장에서 충분히 비판 할 수 있다고 본다.)

 

 

 

뭐 그나저나 한국 지방정부에서 내게 보내진 코로나 지원금은 내가 7월 10일까지 쓰지 않으면 다시 지방정부로 귀속된다는 메시지가 왔다. 나는 그거 한푼도 못써보고 만다. 뭐, 정부로 곱게 환수 된다면 나는 상관없다. (중간에 이상한 사람이 착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0. 6. 29. 13:38

 

방학에 미국 집에서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때, 나는 미국판 [The Office]를 아무데나 열어서 보곤 한다.  여러차례 보니까 줄거리도 대충 아는고로 그냥 재미 없던 에피소드는 통과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듬성듬성 보는 식이다.  

 

안젤라가 앤디의 간청으로 약혼을 해 놓고는 드와이트와 회사 구석에서 정사를 이어가는데 이래저래 직장 동료들에게 현장을 들키기도 하고, 동료들도 눈치껏 대충 상태를 짐작하거나 파악하는 분위기 이다.  그들중에 현장을 잡은 직장 동료 필리스 여사가 '약점'을 잡은 것을 기회 삼아서 안젤라에게 허드렛일을 시키면서 즐거워한다.  말 안들으면 네가 무슨 못 된 짓을 하는지 약혼자를 비롯해서 모든 사람에게 말해버리겠다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안젤라가 찍소리 못하고 시키는대로 일을 하다가 어느날 폭발한다. 시키는 일을 안하겠다고 버틴다 '넌 어차피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을거야. 난 안해!' 이러고 버텼는데.  필리스는 '그래?' 하고 돌아서더니 그자리에서 곧바로 사무실 사람들에게 공표를 한다. "안젤라와 드와이트가 회사에서 ***을 한다!"  마침 이 자리에 약혼자 '앤디'가 없었다.  평소에 짐작하던 사람들도 이제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고 약혼자인 '앤디'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이 잘못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자 사무실 사람들은 고민에 빠진다. 아무것도 모르는 앤디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만 한다.  물론 안젤라는 절대 자신이 고백 할 수 없다고 펄쩍 뛴다.  아무도 차마 앤디에게 '네 약혼녀가 네 직장 동료와 회사에서 ** 한다'고 말할수 없다.  직원들은 보스인 마이클에게 '네가 말하라'고 몰아붙인다. 하지만 마이클에게도 그런 당혹스런 이야기를 전하는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나는 절대 못해'하고 이 일에 끼어들지 못하겠다며 퇴근하겠다고 나가버리는데, 하필 차를 타고 떠나려는데 '천진난만한' 앤디가 다가와서 말을 건다. 

 

 

마이클은 자동차 운전대에 앉은채 막 운전을 하며 떠나려다 말고, 차 유리창 밖에 있는 앤디에게 "Angela is sleeping with Dwight...I am leaving... (안젤라가 드와이트하고 자...난 가야 해...) 이렇게, 마치, 남의 말을 하듯이, '저 하늘에 까마귀 한마리가 날아가는군...'하고 혼잣말을 하듯이 이 폭탄같은 소식을 전한다. 

 

 

앤디는 차를 타고 떠나는 마이클이 던진 부조리한 한마디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가늠을 하지 못한채로 사무실로 들어와서 이사람 저사람에게 묻고나서야 간신히 사태를 파악하게 된다. 

 

 

내게는 마이클이 얼머무리듯, 마치 잔기침을 하듯, 혹은 머리를 긁적이듯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우물우물 '폭탄같은 소식'을 던지는 풍경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정말로 무서운 소식은 저렇게 우물우물 오는거구나.  마이클은 천재구나. 저런 소식을 정색을하며 심각하게 전하면 그림이 얼마나 심각해질까.  저런 소식은 그냥 우물우물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꽁무니를 빼면서 흘리는거구나...  그것을 배웠다.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0. 6. 25. 13:18

https://www.mk.co.kr/star/hot-issues/view/2020/06/651230/

 

‘그림 사기’ 무죄 확정 조영남 “감옥 갈 생각까지 했는데…세계적으로도 없던 판례” - 스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그림 대작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제1부는 25일 오전 진행된 조영남의 그림 대작 관련 사기 혐의 선고기일��

www.mk.co.kr

 

모 가수가 그림 사기 사건으로 고생을 하더니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그 왈 - 요즘 재판관이 미술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내 원 참 기가 막혀서...)

얼마전 '골목식당'이라는 오락 프로그램을 보는데 -- 어느 식당이 소개가 되었다. 그 식당을 운영하는  부부는 곱창인가 하는 요리를 하는데 요리한 후라이판을 쓰고 또 쓰고 닦을 줄 모르고 썼다.  그런데 이 분들 표정을 보면 자신들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사회자가 "후라이판을 왜 안 닦으세요?" 하고 물으니까 "그럼 그걸 쓸때마다 닦아요?"하고 천진하게 되 물으셨다.

 

그걸 보면서 -- 아 저분들은 정말 후라이판의 위생문제에 대하여 전혀 문제의식이 없으시구나. 아예 저래도 된다고 생각하시는거구나 했다.  그분들은 정말 위생문제에 대해서 깜깜해 보이셨다.  그 후에 위생문제에 대하여 배우고 일주일 동안 청소만 했다고 한다. 누구나 모를 수 있고 배워서 실천하면 위대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개념미술'의 '개념'을 내가 모르지는 않는다.  미국의 유명한 미술관에 가면 개념미술 작품이 어느 구석엔가 반드시 있고, 이 경우 

 

 * 개념 디자인은 누가 했는가

 * 그 개념 설계도를 누가 와서 시행하여 작품을 만들었는가 

 

이러한 설명이 표시가 된다. 내 블로그 어딘가에도 개념미술에 대해서 상세히 적어 놓았을것이다.  개념미술이 아니더라도 '***공방'처럼 서양미술에서 오래전부터 유명 대가의 '공방'에서 그 대가의 이름으로 작품들이 만들어졌는데 그 문하생들이 창작한 것들이 대가의 이름으로 이리저리 팔려갔다. 어떤 작품들에는 그러한 배경이 상세히 적혀있기도 하고, 그러지 않은 작품들도 있고 그렇다. 

 

모 가수가 남이 그린 그림에 붓칠 몇번 하고 자기 싸인해서 비싸게 팔아 먹었다는 것이 이 사건의 전말인데 -- 그것이 사기 죄에 해당되는지 아닌지는 법을 잘 모르는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다. 그런데, 그가 그런식으로 팔아먹은 그림을 '개념미술'이라고 하는데는 나는 동의하기 어렵다. 개념미술의 '개념'을 자기 편의대로 갖다 붙이면 예술에 대한 실례이다.

 

무죄를 축하한다. 그림 가지고 교도소 가는 상황도 엉뚱하긴 하다.  간통 때문에 교도소 가는 일이 엉뚱한 것처럼 그림 가지고 교도소 갈 일은 아니지.  간통이 무죄가 아니지만 부끄러운 일이듯, 이 세상에는 '무죄'이지만 부끄러워 근신해야 할 많은 상황이 있다. 무죄를 축하한다. 그것이 축하 받을 일이라면. 

 

어쨌거나 위생 개념을 잘 몰라서 설겆이를 잘 안하던 식당 부부는 잘못을 인지하고 열심히 후라이판을 닦고 청소를 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셨는데 -- 이 가수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거나 다 개념미술이라고 하면 그거야 말로 예술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때 범벅이던 식당 바닥을 눈부시게 깨끗이 걸레질 하여 닦아낸 식당 운영 부부가 내 눈에는 더 위대해 보인다는 말이다. 세계적인 상을 휩쓸고도 그것이 혼외관계라는 이유로 근신하며 잠행하는 영화감독과 영화배우가 새삼 저 가수보다 윗길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적어도 그들은 조용하다.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0. 6. 22. 21:36

 

미국 정부가 주는 코로나 지원금 수표가 뒤늦게 도착했다.  

 

5월 1일자로 United States Treasury 이름으로 발행된 수표이다. 두 아들들에게는 은행으로 직접 입금이 되었다고 하는데, 왜 나는 은행입금이 아닌 수표 처리가 된 걸까?  아들 설명으로는 전 국민에게 뿌려지는 자금이라 전산망이 마비가 되기도 해서, 전산처리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에 수표처리가 된 것 같다고. 

 

봉투에 내 옛주소가 적혀 있고 누군가 moved 라는 손글씨를 적었다.  옛 주소에 배달 되었다가 반송이 된 후에 다시 보내진 것인지, 신고한대로 우체국에서 새 주소 처리를 한 것인지 알 수는 없고, 먼 길을 돌아서 내 손에 들어오게 된 것은 분명하다. 은행에 갖다 넣어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지만, 뭐 '현금'과 다를 바가 없다. 은행에 갖다 넣고 돈을 쓰면 된다.

 

한국에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코로나 재난 지원금을 이렇게 저렇게 주면서 '돈은 이런데다 써라,' '이런 곳에서 쓸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여러가지 제한사항을 걸어 놓았다. 내 몫으로 어디서 얼마가 나왔는지 나는 자세히 알지도 못한다. 알아도 돈을 어디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한국의 배우자에게 '지원금'을 써본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 "아직 한푼도 안썼어." 왜?  잘 모르겠고, 내가 돌아오면 함께 쓰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돈을 쓰라고 주는건지, 아이큐 테스트 하는건지, 쓰지 말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나는 제법 많은 세금을 한국 정부에 내고 있다. 유리지갑 납세자이니까.

 

미국에서는 그냥 개인 통장에 현금 입금을 시켜주거나, 내 경우처럼 수표를 보내준다.  수표의 경우 은행 입금처리가 남아있긴 하지만, 그 돈으로 내가 명품백을 사건, 한여름에 밍크코트를 사건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다. 돈을 쓰기만 하면 된다는거다.  뭐 나라가 하도 커서 국인 개개인이 돈 쓰는 문제까지 다 통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니까 그냥 현금 뿌려주고 -- '알아서 소비하라'는 것이겠지만, 어쨌거나 들어온 돈을 자유롭게 쓸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시원하다는 느낌이 든다.  수표에 적힌 도날드 트럼프 라는 이름이 이 순간만은 예뻐보인다. 하하하.  돈 주는 손은 예쁜 손.  사실 내가 벌어들이는 수입에 대한 세금은 한국 정부에 모두 흘러들어가는데, 그래도 매년 꼬박꼬박 미국정부에 내 세금 보고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미국정부가 주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수혜자가 된다.  고맙지 뭐. 

 

***

세금보고를 해 주시는 회계사님께 문의 하니 시원한 답을 주신다.

내 아들들은 통장으로 코로나 구호금을 받았는데, 내게는 수표가 날아온 이유:

 

나는 지난 수년간 한국에서 수입이 발생하고 한국에서 세금을 모두 냈으므로, 미국 정부에 세금보고를 하지만 별도로 미국에 내야 할 세금이 발생하지 않았다.  보통 세금보고를 하고 약간의 세금을 돌려받았던 사람들은 이전에 돌려받았던 은행자료가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직접 은행으로 처리를 했는데 -- 나처럼 어떤 이유로 세금보고를 하되 환급받은 기록이 2년 이상 없는 경우, 환급받은 은행 기록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그 사이에 은행이 바뀌었을수도 있으므로)  수표를 직접 집으로 부쳐준다고 한다.

 

이렇게 수표처리가 된 사람들 중에는 아직도 막연히 기다리는 입장도 많다고 하니, 수표를 무사히 받은  나의 경우 운이 좋은 편이라고 한다.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0. 6. 20. 04:50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제 슬슬 귀국후의 자가격리 사항에 대하여 준비를 해야 한다. 뭘 준비해야 하지?

 

일단, 내 숙소로 돌아갈 수 없다. 공공의 안전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밖에서 자가격리 의무를 마친 후에야 내 숙소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니까, 자가격리가 가능한 호텔을 잡아서 보름간 (만 2주이므로 사실상 14박 15일이다). 자가격리하게 될 장소는 직장에서 마련해 주기로 했다. 숙소 인근의 호텔이 될 것이다.

 

자 그러면 호텔방에서 꼼짝없이 15일간을 버텨야 하는 나는 그 시간을 무사히 보내기 위하여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1. 일단 성경책을 통독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성경 통독)
  2. TV도 보고 인터넷으로 이메일도 보내고, 기본적인 사무를 볼 것이다. Youtube 로 실내 운동을 따라 해야 할 것 같다.
  3. 뭐 간단한 도구들은 내가 호텔방에서 빨아 쓰고, 청소하고 그러면 되겠지.
  4. 4. 15일간의 '먹을 것'이 문제다. 하루에 한 차례씩 남편이 가져다가 문에 매달아 놓고 가면 받아 먹으면 되겠지.  방에 갖혀 지내야 하니 많이 먹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루에 한끼 혹은 두끼와 간식/과일이 필요할 것이다.  남편이 고생을 하겠다. 
  5. 음, 뜨개질이나 바느질 거리를 준비해 볼까?  성경을 통독하려면 딴 짓 할 시간도 없는데, 그래도 갇혀 지내는 것이 지겨워서 몸서리가 날때, 그 때는 알록달록한 뜨개질이 위로가 되지 않을까? 음, 예쁜 털실을 좀 사갖고 가볼까?

 

뭐, 적어보니 복잡할 것도 없군. 이 정도인건가?  3일내에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니,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차를 몰고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되는게 아닐까? 궁금해서 언라인으로 뒤져봐도 나와 같은 상황에서 준비할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안내가 안보인다. 자가격리하는 학생들을 돌봐야 했다는 (2주간 식사와 필요 물품을 공급했다는) 선생님에게 연락을 취하여 기본적으로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지 팁을 좀 얻어봐야겠다. 

 

아, 영화 <올드보이>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15일간의 자가격리를 집에서 식구끼리 "아 교도소에 들어가야 한다"고 농담으로 말하는데 -- 사실 교도소에서도 매일 일정시간 동안 운동장에 나갈 수 있지 않은가?  자가격리는 그것도 허용이 안된다. 독방 징계 같다.  그렇지만 - 다른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나 혼자 빠져 나갈수는 없다. 남들이 견디듯 나도 견디면 될 것이다. 

****.  ****

'올드보이' 신세는 벗어나게 된 것 같다. 내게 배정된 숙소는 취사가 가능한 조금 넓직한 복층형 오피스텔이다.  내 평소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게 '집'에서 살듯 '나름대로' 자그마한 2층을 오르내리며 보름만 버티면 될 것이다.  계단 오르내리는 운동을 할 수 있으니 그나마 하루에 백번만 오르내리면 기본적인 '움직임'은 해결 되겠지.  이제 조금 안심이 된다. 

 

보름간 취사 가능한 상태에서 문밖에 나가지 않고 살기위해 미리 준비 할 것은?

 

1. 세면도구: 세수비누 1, 치약, 샴푸, 린스. 수건 몇장, 빨래비누 1 (속옷, 셔츠 손 빨래)

2. 식량: 햇반 20개. 생수 한박스. 컵라면 과 라면종류.  과자. (가끔 간식거리를 배우자가 문에 걸어 놓아주고 가겠지.)

 

뭐, 이 정도면 되겠다. (적어도 내게는 매일 필요 물품을  문앞에 조달해줄 배우자님이 계시니까.) 이제 안심이 된다. 

 

검사는 공항에서 하는걸까? 아니면 도착후에 인근 보건소에 가야 하는걸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제법 흥미진진.  현재 내가 있는 곳은 거의 '웰컴 투 동막골'처럼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조차 없는 외진 산골 마을이므로, 공항과 비행 중에 조심하면 감염을 피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에 입국 할 때도 나는 94 마스크와 면 마스크 두개를 했었고, 비닐 차양이 달린 모자를 쓰는 둥 여러가지 안전 조치를 했다. 비행기에서는 타자마자 내 손이 닿는 의자 주변 모든 것을 소독티슈로 닦았고,  시시때때로 손 소독제로 손을 문질러 댔으며, 한자리 건너 앉은 이웃과도 대면하지 않았다.  돌아갈 때도 공항에서-비행기-다시 인천 공항 전 과정에서 동일하게 안전조치를 취하면 그것이 나로서는 최선이다.  인천 도착후 무슨 절차가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배우자가 차를 갖고 올 것이고, 나는 마스크를 쓴 채로 배우자와 만날 것이다. 내가 운전하여 격리장소로 갈 것이다. 그리고 15일의 '고래 뱃속' 생활이 기다린다. 나는 고래 뱃속의 '요나'처럼 얌전히 하느님과 시간을 보내도록 한다.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0. 6. 16. 01:48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0. 6. 16. 00:16

 

주말에 쇼핑몰에 갔었는데, 전자제품 매장 베스트바이는 매장을 열지 않은 채, (Drive Through pick-up)차를 탄 채 줄지어 있다가 필요한 용무를 보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른 매장 (옷, 신발 가게)의 경우에는 직원들이 입구에서 인원 제한을 하고 있었다.  매장 규모에 따라서 한번에 받을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쇼핑객들 중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보다 착용하지 않은 사람 숫자가 훨씬 많았다. 

내가 있는 곳이 시골 소도시라서 인구가 많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이 사람들은 마치 '코로나는 거짓 뉴스다'라고 하는 듯 행동하고 있는것처럼 보인다. 

 

나는 마스크를 쓴채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의 '미소'를 보여주는 일에 익숙해지고 있다. 마스크를 쓴채로 미소를 보낼 수 있다. 그것이 가능하다. 마스크로 입을 가려도 우리가 웃을 때 눈이나 다른 노출된 얼굴 모습이 우리의 미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0. 6. 15. 23:46

100년 전까지도 학교로 사용되었던 old school house.  오른쪽의 하얀 창고모양이 아마도 화장실 이었을 것이다.

 

카페 이름이 한국인에게는 유별나게 보일 수 있다.

 

1970년대 한국의 이발소를 회상하게 만드는 아주 오래된 이발소. 

요한 복음 3장 16절

For God so loved the world that he gave his one and only Son, that whoever believes in him shall not perish but have eternal life.

하나님께서 세상을 지극히 사랑하사 그의 독생자 아들을 주셨으니, 주 예수를 믿는자는 누구든지 죽지 아니하며 영원한 삶을 누리리다.

집 주인이 신앙심이 강한 사람인듯. 

 

옛날 소방서 입구에 붙어있는 표시.

 

이 도시의 법원 건물. 티파니라는 스테인드 글래스 작품으로 유명한 루이스 티파니가 직접 디자인하여 제작했다는 스테인드 클래스가 이 건물의 자랑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Louis_Comfort_Tiffany )

나도 미국 미술관에 다닐때, 주요 미술관에 반드시 소장하고 있던 티파니의 스테인드 글래스 작품들을 감상했었지만, 실제 어떤 건물의 창에 그대로 남아있는 그의 작품을 눈으로 보기는 처음이다.  제대로 감상하기위해서는 실내로 가서 봐야하는데, 일요일 오후에 갔기 때문에 문이 닫혀 있어 들어가 볼 수 없었다. 다음에 평일에 가서 다시 봐야지. 

 

 

아래: 내가 갖고 싶은 집.  나즈막하고 아담하고 소박한 이층집과 정원. 그것이 내가 갖고 싶은 집이다.  돌아다니다가 내가 갖고 싶은 집이 나오면 사진을 찍어 모아보려고 한다.  떠돌이로 사는것도 재미없어서 정착해 볼까 하고. 

 

 

코로나로 텅텅 빈 메인스트리트 오후

 

늑대 언덕 (Wolf Hill)이라는 이곳 이름을 기리기 위한 늑대 조형물이 여기 저기 설치되어 있다. 

이 도시의 연방건물 길 모퉁이를 장식한 그림. 

 

 

 

다시 책상 앞.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0. 6. 11. 00:34

 

미국집에 내 운동화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샌들을 신고 왔는데, 와 보니 없었다. 아, 아들이 짐정리 하면서 다 버린 모양이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근처 월마트에서 18달러짜리 운동화를 한켤레 사 신고 (9달러 짜리도 있었는데 믿음이 안가서 18달러짜리로 산 것인데) 10킬로미터를 걷고 오니 발목이 시큰거린다.  망했어...  이제 나도 젊은 청춘이 아니라서 이태전부터 발 쪽에 시큰시큰 '나이가 보내는 시그널'을 느끼던 중이라 걸을때조차 신중했어야 했는데,  곰이 돌아다닌다는 트레일에 넋이 나가서 신나게 걷다가 이 꼴이 되고 말았다. (나이 먹으면 내 육신이 내 욕망을 따르지 못하게 된다.) 하루 50킬로미터를 걸어도 발이 멀쩡했던 나의 청춘은 어디로 간 것인가?  

 

그래서 내가 내 일생에 처음으로 발목에 파스를 붙이고 이틀째 절름거리고 집안을 오르내리고 있다.  아, 파스를 이래서 붙이는구나. 아들은 왜 이런 파스를 많이 갖고 있는 것일까?  허리 아픈것을 운동으로 달랜다더니 파스가 많이 필요했던것이구나.  나는 건강한 몸을 타고나서 내 아들의 고통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살았던 듯 싶다.  

 

월마트에서 산 20달러 운동화는 실내화로나 신어야 하려나. 나는 검소하게 살던 습관이나 생각의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어서 20달러짜리 운동화나 100달러 짜리 운동화나 별 차이가 없을거라는 상상을 했었다.  "그게 다 브랜드 광고 값이지 운동화가 이만하면 되는거겠지 무슨 대단한 차이가 있으려고..." 뭐 이렇게 안이한 생각을 하고 20달러쯤 하는 운동화에 몸을 맡겼던 것인데 결과는 혹독하다. (나는 지금 절름거리고 있다구!)

 

어쨌거나 아들이 이 꼴을 보고 15마일쯤 운전하여 나가서 운동화를 한켤레 사 주었다.  나이키를 고르다가 매장 점원에게 "Hey, I am an elderly woman. I have ankle problems and some other issues with my feet. What would you recommend for me?" 하고 물었다. 그는 나의 'I am an elderly woman'이라는 말에 마스크를 쓴채 벙글벙글 사람좋은 미소를 날렸다. 그러더니 그가 가리킨 것이 이 신발이었다. Brooks. 점원은 간호사 여성들이 이 신발을 많이 사 신고, 자기 엄마도 이 운동화를 신는다고 했다.  그래 맞어. 미국여자들이 이 신발 신고 뛰는거 많이 봤어. 하지만 나는 주로 나이키를 신었지.

 

벙글벙글 웃는 점원이 맘에 들어서 그가 권하는 운동화를 신어보았는데, 신발에 아픈 발을 넣는 순간 답이 나왔다.  "Yes! This is it! I don't feel any pain in my ankel and foot."   정말 그랬다. 샌들을 신고 나간 발이 그냥 있어도 얼얼했는데, 이 신발에 발을 넣는 순간 발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오호!!! 신발이 아픈 내 발을 단단히 안아주고 위로해준다는 느낌.  신발의 차이가 이런 것인가! 

 

그래서 110달러쯤에 이 신발을 한켤레 샀다. 아들이 사줬다. (고맙습니다 우리 아들님.)  이젠 발 편한게 최고야... 

 

아침에 일어나 작은 아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아들아! 엄마 신발 사줘!

 

 

재택근무를 하고 있을 작은 아들에게서 즉시 답이 날아왔다. "예이! 엄마!"

 

아, 착한 아들들.  스폰서 아들을 둘이나 가진 나는 얼마나 복이 많은가.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해. 클로그는 연구실에 놓고 학교에서 이리저리 뛰어 돌아다닐때 신어야지. 편안할거야.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20. 6. 10. 05:27

 

 

코로나 사태를 대하는 한국과 미국의 차이 (시민의 입장에서):

 

한국에서는 대체로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열어 놓은 상태에서 시민들에게 개인적인 방어조치를 취하도록 강력하게 유도하는 편이다.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마스크 쓰기를 하고 있으며 - 길에서 마스크 안 쓴 사람을 보면 연쇄살인범을 만난듯 증오하며 피하는 분위기 이다. 사회적 압박이 무서워서라도 마스크를 착용할수 밖에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을 유도하되 대부분의 사업장이 열려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집단 음주-가무 시설 제외). 그대신 출입국 장치가 삼엄하다.  아, 한국으로 돌아가면 여지없이 2주간 방구석에서 수도 생활을 해야 한다. 

 

미국은 대체로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닫아 걸고  유령도시를 만들어 놓았다. 스타벅스 열린곳을 찾기가 힘들다.  뭔가 사러 나가기 위해서는 그 상점이 현재 영업을 하는지 몇시까지 문을 여는지 전화로 확인하고 나가는 것이 안전하다.  매장마다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표시를 붙여 놓았고,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상점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대체로 마스크 따위를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가 짙다.  물론 이러한 사정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대도시와 인구 밀도가 떨어지는 시골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  워싱턴 디씨를 비롯한 인근 도심에서는 사람들이 공적인 장소에서 대체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분위기 이지만,  시골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나는 현재 버지니아의 시골에 머무르고 있는데 이곳은 마치 '웰컴투 동막골'과 흡사하다. 도무지 코로나라는 난리가 쳐들어오지 않은 동화속의 마을 같다.  점원들은 마스크를 하지만 매장의 손님들은 마스크를 안하고 돌아다니므로 이따금 내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나를 '점원'으로 오인하고 와서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만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들 중에 마스크 안쓴 사람이 널리고 깔려 있다. 출입국 장치도 널럴하다. 미국에 입국하는 내게 주어진 것은 미국방역관리 CDC 안내지 한장이었는데, 알아서 잘 조치하라는 내용이었다. (개인위생 철저, 마스크, 사회적거리두기, 2주간 처박혀있기등.) 개인의 자유를 더욱 존중하는 분위기라고 긍정적으로 해석을 할 여지가 있다. 

 

한국과 미국의 대처방법은 정 반대이다.  

 

미국은 비즈니스를 닫아놓은 상태에서 개인이 알아서 마스크를 하던지 말던지 내버려 두는 편이고

 

한국은 비즈니스를 대체로 열어 놓은 상태에서 개인들이 철저하게 지켜야할 지침들이 있는 것이다.

 

처음에 미국에 와서는 - 돌아가는 상태를 보고 '이것이 정녕 미국이란 말인가? 너무나 미숙하고 미개한 대처방법이 아닌가?  놀라워했는데 (지금도 약간 이들을 얕잡아 보고 있기는 한데) -- 한편으로는, 뭐랄까, 이들의 '여유'가 어떤 면에서 맘에 든다고나 할까...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자가격리'를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숨이 막힌다.  물론 거쳐야 할 과정이지만 그리고 마땅히 따라야 하는 사항이긴 하지만 -- 한국사람인 내가 한국에서 미국에 왔을 때 아무도 나를 이리가라 저리가라 제지하지 않고 '조심하라'는 종이 메시지 하나 받고 자유를 누리고 있는데, 그 한국인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면 핸드폰에 자가격리앱을 설치하고 2주간 격리되어 지내야 한다.  딱 이것만 보면 미국의 공기가 얼마나 자유로운지....이 순진무구한 (헛점 투성이이지만 그러나 매력적인) 개인이 누리는 자유에 대해서 노래를 부르게 된다.  (어쨌거나 나는 한국 귀국후 자가격리 2주간 성경통독을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두개의 다른 나라, 두개의 다른 국가 시스템을 오가면서 그동안 크게 차이를 못 느껴왔는데, 코로나 사태 속에서 양국을 오가며 나는 이제서야 미국의 개인주의의 실체를 극명하게 체험한다.  미국의 개인주의는 미국땅에 어울려보인다.  땅덩어리가 하도 커서 국가가 개인을 일일이 통제하기가 불가능해 보인다.  한국은 작은 땅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구조이므로  한국적인 시스템이 유지되는 것이 최선으로 보이기도 한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