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20.05.22 행복한 왕자
  2. 2020.05.19 그만 하시오
  3. 2020.05.14 엄마 할머니도 딸 편은 안들어주지
  4. 2020.05.06 한뼘 예술: 마스크 (3)
  5. 2020.05.05 한뼘 예술: 마스크 마스크 마스크
카테고리 없음2020. 5. 22. 16:31

 

우리 학교 건물 앞에는 학교 이름의 주인공인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의 동상이 있다. 본교에 서 있는 동상과 동일한 틀로 제작한 동상이라고 한다.  그 동상을 멀리서 보면 생뚱맞게도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가 생각나곤 한다. 아무래도 동상의 주인공이 서양사람이고 미국 식민지 시절의 신사복을 입고 있으니까 서양의 왕자가 연상이 되는지도 모른다. 

 

아침마다 그 동상앞을 지나며, 저 동상에 제비가 날아와 앉으면 좋겠다는 동화적 상상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도시에서 제비를 보기가 쉽지 않아 상상에 그치고 만다. 

 

 

학교에 행사가 있었는지 어제부터 그 동상의 손목에 풍선이 한무더기 매어 있었다. 그러니까 서른개쯤 되는 풍선이 그 동상의 손에 묶인채 그의 머리위에서 둥실둥실 떠 있었던 것이다. 뭔가 즐거운 행사가 있었나보다.  아침에 일부러 캠퍼스를 이리저리 돌아 '흰 눈처럼 피어난 이팝꽃'들을 감상하면서 느릿느릿 학교로 향했는데, 동상에 기어오르는 조그만 소년이 내 눈에 들어왔다.

 

 

세살쯤 되었을까? 아주 작은 소년이 동상의 팔에 매달려 풍선을 따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 광경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코비드 난리통에 아무데도 못가고 학교에서 엄마, 아빠와 시간을 보내는 외국인 교수의 아이들.  꼬마들 몇명이 매일 아침 엄마와 함께 동상 근처에서 노는 것이 보이곤 하는데, 이 꼬마가 풍선을 따려는 것이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마도 그 엄마가 어딘가 근처에서 어슬렁거리고 있겠지. 

 

 

나: Do you want to pick a balloon?

그: Yes, I need two of them. One for me and one for my baby sister!

나: (빙글빙글 웃으며) I can help you pick them. 

그: Yes! My daddy can pick them, too!

나: Yes, your daddy can pick them all!

그: Please pick them for me...

 

 

뭐 이렇게 노닥거리며 풍선 두개를 따 주었는데 하나를 놓쳤다. 풍선 하나가 둥실둥실 하늘 높이 날아가 버렸다.  그래서 풍선 하나 남은 것을 그의 소매에 묶어 주고, 또 하나를 따서 그의 나머지 손에 묶어 주었다.  소년이 양손목에 풍선을 묶자 저만치서 유모차에 아기를 싣고 어슬렁어슬렁 걸어오고 있는 엄마에게 달려갔다.  그의 손목의 풍선이 둥실둥실 천사의 날개처럼 그를 따랐다. 

 

그가 엄마에게 외치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그: Mom! Look at this!  She picked these for me!

 

 

나는 학교 건물로 걸어들어가고,  엄마와 함께 선채로 꼬마가 내게 손을 흔들었다.  아주 아주 꿀같이 달콤한 순간이었다.  아, 세살짜리 어린 아이가 뿜어내는 생명 에너지는 향기롭고 달콤하고 따뜻하기도 하여라. 그의 행복한 눈빛을 위해서라면 그의 부모들은 목숨이라도 바치려 할 것이다.  잠시 그 눈부신 생명에너지의 빛 앞에 서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오늘 그 소년처럼 행복하면 좋겠다.  하지만, 세상 구석에서는 많은 천사같은 아이들이 버려지고 학대당하고, 사랑받지 못하고, 슬픈 시간을 보내고 있으리라.)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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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20. 5. 19. 16:49

 

내 연구실 창가에도 이 자그마한 소녀상이 있다.  이젠 치우고 싶다. 내가 속았다는 기분이 들어서이다. (내가 이럴 때, 할머니들은 기분이 어떠실까?)

 

윤##씨는 수고도 많이 했을 것이다. 여러가지 개인적 희생을 감수한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여태까지 열심히 일해 왔을 것이다.  그 공적을 모두 인정한다고 해도 -- 몇가지 실수가 발견되고, 위안부 할머니 당사자의 불만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면 이제 자리를 비우는 것이 맞다.  지긋지긋하다. 저 소녀를 앞세워서 대체 뭘 한건가?  그 노인들을 앞세워서 당신들 도대체 무슨짓을 한건가?  

 

이자들이 평생 '진보'쪽에 표를 던지던 나를 오갈데 없는 난민으로 만들고 있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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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20. 5. 14. 11:57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5141104051439

 

“아빠가 추행했다는 말 거짓이었어요”… 딸 번복에도 법원은 “유죄”

어머니ㆍ할머니가 회유한 정황 드러나.. 대법 ”번복된 경위까지 따져야”“재판서 번복된 진술보다 수사기관 원래 진술이 더 신뢰” 이례적 판단친딸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가

www.hankookilbo.com

어머니ㆍ할머니가 회유한 정황 드러나.. 대법 ”번복된 경위까지 따져야”

“재판서 번복된 진술보다 수사기관 원래 진술이 더 신뢰” 이례적 판단

 

나는 분노한다.  대체로 한국의 가정에서 '딸'에게 사고가 났고, 가해자가 그집 '남자 - 아들, 손자'인 경우, 엄마와 할머니들은 딸을 묻어버리러 든다.   '딸'은 알아서 혼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구조이다.  지긋지긋한 현상. 

 

위 기사의 경우,  그 딸을 보호하는 것은 그 집 엄마나 할머니가 아니라 (아버지는 가해자였고), 사회이다. 경찰이, 법원이 딸의 권익에 손을 들어 줬다.  그러니까, 딸들에게는 '가족'보다 '사회'가 더 안전한 시스템 같기도 하다. 쓰다.  가족은 일단 가족 구성원중에서 '남자'의 편에 서고, 남자에게 아무런 손해가 안 갈 경우에만 딸의 편이 되어준다.  혹은 딸의 편 같은것은 안중에도 없다.  그런 가족이 많을 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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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20. 5. 6. 11:50

꼬리까지 달린 고양이 마스크

 

조물조물 만들어서 바로 사진을 찍은거라 실 보푸라기가 그대로 묻어있다.  이번에는 꼬리까지 연출을 해 보았다.  우리 '흑둥이 (검은 고양이 이름)'를 형상화 한 마스크이다.  우리 '미스터 토마스' 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 놈은 예쁜 고양이라서 연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만들어 봐야지. (한놈은 '흑둥이'  한놈은 'Mr. Thomas'이다.) 우리 가족은 세상의 모든 귀여운 것에 대하여 '우리 흑둥이 같이 예쁘다'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든것은 '흑둥이'이다. 못생긴 놈. 

 

위의 것은 먼저 만들어서 세탁해 놓은것. 아래 것은 입술과 꼬리도 달린 흑둥이. 

 

 

여우. 

사실 이 여우 조각은 해진 양말 발목 부분에 있던것 - 여우만 오려 내어 꿰매 붙인것이다.  내 친구왈 -- 바닥에서만 살아야 했던 양말의 운명을 뒤바꿔주었구나.  (내 친구는 시인이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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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와!!! 너무 예뻐요~! 그 동안 블로그 접고 있었는데 다시 돌아와 보니 레드팍스님 이렇게 짱짱하게 계셔서 완전 좋아요~~~ 반갑습니다^^ 우선 삼남매 소식 전해 드리자면, 애들 진짜 많이 컷구요, 4살 막내가 유치원 들어가면서 저도 근처 학교에서 수업 하나씩 듣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첨엔 청강만 하다가 담엔 크레딧 받는걸로 바꾸었고, 지금은 학위받는 과정에 들어가라는 권유를 받고 마음 흔들리는데 책상에 장시간 앉을 건강이 안되어서 결정보류 중이에요. 학위 딴다고 무리했다가 이 즐거움이 괴로움으로 바뀔까싶은 걱정도 있고요. 으하하 아무튼 >,.< 레드팍스님 건강해보여서 좋아요!!

    2020.05.19 03: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학위를 아주 아주 천천히 진행하시면 안될까요? 풀타임 유학생 신분이며 무지막지하게 들어야 하지만 현지 거주민이면 조금씩 천천히 느리게 가도 되쟎아요. 느리게 - 하지만 목표를 가지고,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하면 가족 모두의 보람이 되지 않을까요?

    제가 여기 그냥 있는것도 쓸만하죠? 나이 먹으니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냥 고향 마을을 지키는 '나무'처럼 살아도 되겠다. 생각나서 가보면 거기 그자리에 있는 나무 혹은 고향 마을 입구의 구멍가게 같은것. 학교앞 문방구. 세월이 흐른 뒤에도 거기 그대로 있는 것들의 존재감. 그냥 그렇게 살아도 되겠다 싶어졌습니다.

    저 여기 계속 있을게요. 가끔 아이들이 얼마나 컸는지 소식 전해주시고, 그러면 제가 함께 박수쳐주고 기뻐해드리죠 뭐. 누구를 그리워하기보다는 - 그리울때 문득 돌아보면 거기 서있는 나무처럼 살기로 한거죠.

    저도 반갑습니다. 부군께서도 안녕하시고요? 부디 코로나를 잘 비켜가시고 건강하시길 빕니다.

    2020.05.21 13: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카테고리 없음2020. 5. 5. 07:46

 

코로나 발발 이래로, 마스크 전도사가 되어버린 마스크 귀신 할멈. 

심심파적으로 TV뉴스 볼때마다 바늘 붙잡고 한땀 한땀 - 천원차리 면마스크에 재주를 부려보다.

 

 

아, 수놓은거 보고 동료들이 부러워 하길래 하나 둘 만들어 주다가, 뭐 반응이 좋아서, 여기저기 선물 하려고 만들어 보았다. 한개 만드는데 대략 30분 정도.   Peace, Hope 이런거는 목사님이 보시고 무척 좋아하셔서, 몇개 만들어서 다음 주일에 갖다 드려볼까 생각중. 

 

 

 

특히, 굴러다니던 자투리 헝겊을 패치워크 (조각 모으기) 해가지고 붙여 본 것이 마음에 들어서, 우리 아들들 갖다 주려고 몇개 만들어 봄. (아들들이 이 꽃무늬를 과연 착용 할까?) 아마 해 줄거야. 늘 엄마가 만든것을 자랑하고 다니는 친구들이니까.

 

 

 

 

헌양말 고양이 마스크.

 

면마스크에 약간의 친축성이 있으므로, 아플리케 천도 신축성 있는 것이 좋다.  짝 안맞아서 굴러다니는데 아까와서 버리지도 못하던 검정 양말 잘라서 아플리케.  버지니아에 있는 우리 '흑둥이' 검은 고양이를 박아 넣었다. 

 

 

난 뭐든지 쉽게, 재미있게 가는 편이다. 마스크는 천원짜리 기성품을 사용하고, 집에 굴러다니는 것들을 활용해서 세상에 하나뿐인 마스크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재미있으니까.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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