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9. 11. 22. 13:07

 

 

도무지 이 분 들은 제 손으로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는 듯. 

우비도 '무수리'가 씌워드려야 하고,

잠바 쪼가리도 노인 둘이 모시고 입혀드려야 하고.

손이 아주 많이 가는 분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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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9. 11. 19. 19:04

자왈 ~

三人行 必有我師焉

 

 

이런 말씀이 있다. 셋이 함께 가다보면 그 중에 내 스승 될 만한 사람이 있다는 말씀이다. 중학교 한문 시간에 배웠다. 

 

 

학기 중에 서너명씩 팀을 이루어 연구 과제를 해 내야 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팀을 짤때, 가능하면 대충 봐서 똘똘한 학생들을 한 팀당 한명씩 넣으려고 노력한다. 그들이 팀의 다른 학생들을 잘 이끌어서 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를 바래서이다.  물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짜는데, 내가 개입할 틈을 보일때 슬그머니 그런 학생들을 '포석'을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팀을 짜 내면, 내가 나서서 개입을 하지는 않는다.  자연스러운 것이 교육에도 좋으니까.  이렇게 최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내가 적극 개입하지 않고 팀을 짜다보면 똘똘한 학생들 여럿이 한팀에 들어가는가 하면, 정말 '걱정스러운' 학생들이 한팀에 모이기도 한다. 

 

 

이번학기에 정말 내가 한숨이 나오도록 걱정스러운 팀이 하나 있었다.  이 팀은 지난학기에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인데, 모두 점수가 신통치 않았다.  한팀에 적어도 (말하자면) A 성적을 받을만한 학생 한명이 들어가 줘야 어느 정도 수준이 유지가 될 터인데 문제의 이 팀은 조직원 모두가 약체였던 것이다.  뭐 착하고, 소심하고, 별로 소리를 안 내고, 그냥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는 '안보이는' 학생들이 한 팀이 된 것이다.  그 중에는 지각 결석이 잦은 학생도 있고, 이래저래 약체인데...

 

 

그런데, 참 사람의 조직은 신기하다.  이 약체가 약체이긴 하다.  날고 기는 학생들이 모인 집단에서 만들어내는 작품과 이 '약체팀'의 작품이 약간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데, 또 신기하게도 내가 염려했던 것 만큼 큰 차이는 나지 않더라는 것이지. 

 

 

이 약체팀에는 숨은 '돌쇠'가 한명 있다.  굉장히 성실한 학생인데 그의 성실성에 그의 성적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는 하지만 뭐 숙제나 시험이나, 프로젝트나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지각 결석 하는 법 없이 꾀부리지 않고 성실하다. 그 '돌쇠'는 사교성도 별로 없어서 늘 혼자 다니고, 늘 혼자 숙제하고, 늘 성실하고, 말이 없고, 그의 이름을 부르면 마지못해 빙긋 웃고 마는 성격인데...  그 '돌쇠'씨가 어쩌다 그 팀의 '리더'가 된 듯 하다. 그가 왜 리더가 되었는가 하면, 적어도 그는 지각, 결석 안하고, 주어지는 숙제는 무조건 다 하고, 그러다 보니까 팀 프로젝트도 팀원들이 하건 말건, 협조가 되건 말건 혼자서라도 그냥 꾸준히 해 내는 것이다.  그는 누가 했네 안했네 따지는 법도 없고, 내게 와서 불평을 하는 법도 없고, 그냥 꾸준히 내 연구실을 들락거리며 모르는 것을 묻고, 뭘 더하면 좋은지 묻고, 내 조언을 듣고, 그리고 말없이 나가서 꾸역꾸역 일을 한다.  그래서 '날고 기는 애들이 모인' 다른 팀만큼 월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평년작은 무난히 해 내더라는 것이다. 

 

 

또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는데, 약체팀에서도 '리더'가 수면위로 올라오듯이, 반대로 '날고기는 애들 모인 집단'에서도 리더는 '하나'더라. 리더가 될만한 애들이 여럿이 모였을때, 그 중 하나가 리더 역할을 하고 나머지는 게으름을 핀달까? Social Loafing 이라는 사회학 용어가 있기는 한데, 리더들이 모이면 모두 리더가 되는게 아니라 하나만 리더가 되고 나머지는 그냥 '덩어리' 노릇을 하는 것이다.  아 이것은 무슨 아이러니인가.  

 

 

그래서 인생 별거 없다. 길고 짧은 것은 대 봐야 알고, 상황에 따라서 바보도 천재가 될 수 있고, 천재도 바보로 전락할 수 있다는 말이지. 내가 최근에 발견한 현상은 대충 이러한 것이다. 천재도 바보가 되고, 바보도 천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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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캠퍼스의 낙엽이 바스락바스락 부스러지는 소리가 재미있어서 낙엽 밟는 소리를 즐기며 산책하고 있는데 이메일이 날아왔다.  위의 팀 학생들이 연구보고서 초안에 대한 내 피드백을 받고 싶어서 연구실에 왔는데 안계시다고 언제 볼 수 있냐고.  그래서 바로 답을 했다. 지금 볼 수 있어. 1분안에 갈 수 있어.  밥 먹고 오는 길이지. 너희들 밥 먹었니?  나를 만나 보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애들 밥 사주고 피드백을 줬다.  참 보기 좋아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은 참 보기가 좋다. 그것이 내 자식이건 내 학생이건 똑같다.  주어진 과제를 열심히 하는 학생을 보면, 무조건 다 해주고 싶어지는 것이다. 옛날에 나를 가르치시던 은사님들도 그러셨겠구나. 이제야 그분들이 왜 나를 예뻐했는지 알것도 같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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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9. 11. 19. 17:37

내가 가끔 이리저리 채널 돌리다가 보게 된 '유재석'씨 나오는 연예 프로그램이 있다.  그 과정이 눈길을 끌어서, 우연히 그 사람이 나오면 보고, 보고, 보고, 그래서 대충 몇 회를 보게 되었다.

 

 

대충 줄거리는 유재석씨에게 유명한 트로트 음악계의 대가들 (작사가, 작곡가, 편곡자, 연주자, 코러스 전문)이 대거 모여들어서 '유재석'이라는 트로트 가수 하나를 탄생시키는 프로젝트이다.  거기에 정말 그야말로 '기라성'같은 트로트계의 숨은 고수들이 모두 출연한게 아닌가 싶다. 사실 그런 숨은 고수들을 보는 재미가 있어서 내가 그걸 보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얼마전에 보니까 곡 녹음까지 근사하게 완성을 시켰을거다.  완성 된것같다. 유재석씨가 노래 녹음 할 때 보니까, 어떤 반음의 차이를 몰라서 작곡자의 속을 썩이다가, 도저히 유재석씨가 음의 차이를 이해를 못하니까, 그냥 원곡자가 음을 유재석에 맞춰서 바꿔버리는 식으로 결론을 내더라.  그 장면을 보면서 -' 아 저사람 저 음의 차이도 모르는 음치이구나...' 했다.  그런데 그 사람에 맞춰서 음을 바꿔버려주는 걸 보니, 그제서야 내가 정신이 퍼뜩 나더라.  

 

 

 

세상에서 다시 모으기 어려운 전문가들을 다 모으면, '저런 음치도' 음반을 내고 가수 데뷔를 할 수 있다. 우리는 그 현장을 똑똑히 목도했다.  이런 생각이 들자 문득 화가 치밀었다.

 

 

 

저게 올 가을 온 나라를 들었다 놨다하고 사람들을 둘로 갈라 놓았던, 고위층 자녀 대학 입학 스펙 만들기 사건과 다른게 뭐지?

 

 

대충 음 분간도 못하는 평범한 음치 유재석이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하여, 대가들의 도움으로 음반을 내고 가수데뷔하는 것하고 에미 애비 잘 만난 부유층, 고위층 애들이 에미 애비 '빽' 이용해서 보통 사람들은 꿈도 못꾸는 스펙을 만들거나 위조하여 이름난 대학에 들어가는것하고 무슨 차이가 있지? (내 눈에는 그냥 똑같아 보였다.)

 

 

유재석은 음치인데도 대가들 도움 받아서 화려하게 가수 데뷔해도 되고,  아무개는 평범하지만 부모 도움 받아서 화려하게 대학 입학 하면 안되는건가? 왜 한쪽은 되는데 다른 한쪽은 안되나?  유재석이 누리는 것이 공정한 경쟁과 공정한 과정인가?  내 눈에는 공정치 않아 보였다는 것이지.  대학 입학이 아니니까 괜챦다는 건가?  혹은 입사시험이 아니니까 괜챦다는건가?  대학입학이나 회사 취업은 공정해야 하고, 유재석이 가수가 되는 것은 공정성하고 상관 없는건가?  학교나 회사가 아니니까 상관 없다는건가?  난 내가 가끔 미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에 대해서 스스로 '나 지금 제정신인건가?' 이런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소크라테스에게 물어보고 싶어진다.  아무개 자식이 부모들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만든 스펙으로 대학들어가면 반칙이고, 유재석이 유명세 이용하여 유재석의 유명세 덕을 보려는 사람들 총 동원해서 만든 스펙으로 가수 데뷔하는건 '노-반칙'인건가?  소크라테스 할아버지는 내게 뭐라고 답을 해 주실까?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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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2019. 11. 19. 15:04

인턴 남학생이 머리를 금발로 물들이고 나타났다. 

나: "너 학기 마치고 군대가니?"

그: "네... (싱긋)"

 

학기가 끝나갈 즈음, 굉장히 고지식하고 평범하고 '저는 모범생입니다'라는 표를 온몸에 달고 다니던 남학생이 갑자기 머리를 알록달록하게 물들이거나 파마를 하고 나타난다면, 그는 99퍼센트 '난리'를 치고 있는거다.  군대 가기 전, 청춘의 마지막 몸부림이라고나 할까. 

 

특히 평소에 얌전하고 딴짓 안하던 모범생들이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것 같다.  '*지랄* 총량의 법칙'을 여지 없이 증명하는 것 같기도 하다.  *지랄 총량의 법칙*이란 특히 아들 가진 부모들이 흔히 자조적으로 쓰는 말인데, 모범생이나 문제아나 결국 인간이 평균적으로 보이는 '지랄'은 다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어릴때 몰아서 하고, 어떤 사람은 뒤늦게 난리를 치고 그런 차이가 있을 뿐. 그래서 어릴 때 말썽 부리는 애들, 나중에 자라면 더 효도를 하기도 하고, 어릴 때 부모 속 썩이지 않던 자식들이 늙어서 부모 쓰러지게 만들기도 하고. 우리는 그저 그런 현상을 지켜 볼 뿐이다. (나는 내 '지랄'의 총량을 다 써먹은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새삼 이 나이에 지랄떨게 뭐 있나 싶은 것이지만....사람 일은 죽을 때까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니 늘 스스로를 조심해야 하리라.)

 

"야, 너 군대 가면 나 어떡해?" 

 

내가 슬픈 표정으로 신세한탄을 하자, 이 착한 모범생이 빙긋 웃는다, "안 갈까요, 그럼?" 

 

가라, 가, 군대는 얼른 갔다 와야 하는거지. 어서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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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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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9. 11. 17. 21:38

"내 강의를 들었다고 감상문을 올렸는데 그걸 올린 사람 아이디(ID)가 정경심이다. 그런데 읽어 보니 내가 그런 강의를 한 적이 없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동양대 인문학 강좌 감상문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조 전 장관 아들은 한영외고 재학 시절인 2013년, 동양대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 수료증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수강 후기를 인터넷 카페에 올렸는데 해당 글을 작성한 아이디 주인이 모친인 정경심 교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911151013011#csidx55f851ec06f52d38610fd7d9e7e13e5 

 

 

 

모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진중권씨가 서울대 특강에서 위와 같은 말을 직접 했다면, 그는 교직을 떠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혹은 그는 적어도 교단에 서는 것을 그만 두는게 좋을 것 같다.  

 

의사는 자신이 진료한 환자의 진료기록을 함부로 떠들고 다니면 안되고, 교사는 자신이 가르친/가르치는 학생 관련 정보를 떠들고 다니면 안된다.  물론 의사도 사람이니까 식구끼리 밥상머리에서 밥 먹으면서, "오늘 내가 진료한 환자는 이러저러해서 내가 마음이 아팠어"라고 환자의 이름이나 신상을 밝히지 않은채로 극히 개인적인 소회를 밝힐 수는 있다.  또한 교사/교수도 밥상에서 "오늘 어떤 학생이 시험중 남의 것을 베껴 적다가 적발되었지. 속상했어"라고 말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런 것도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신원이 밝혀지지 않는 범위에서만 이해가 될 만한 것들이다. 

 

진중권씨가'조국의 아들'이 '정경심 아이디'로 글을 제출했다는 이야기를 특강이라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것도 사범대 -- 교사 키우는 대학에서) 떠들었다면, 그는 교사가 지켜야할 최소한의 도리를 망각했거나 몰랐을 것이다.  그가 망각했건, 몰랐건 어쨌거나 그는 강단에 서면 안 될 것 같다. 또 어떤 화제의 인물이 그의 학생일 경우 그가 무슨 소리를 떠들어댈지 알 수 없다. 그의 재기발랄한 입이 해당 학생의 명예 뿐 아니라, 그 자신을 문제에 빠뜨릴수 있다. 

 * 서울대 사범대에서 진중권씨가 저런 소리를 떠들을때, 참석교수나 학생이나 그들중 아무도 '학생관련 정보 떠들어대기'가 위법한 사항이라는 것을 지적한 자가 아무도 없다는 말인가?  거기 서울대 맞는가? 아니 서울대 수준이 원래 그정도였던건가?  하긴 진중권이나 조국이나 다 그자들이 거기 나온 자들이니 그밥에 그나물이긴 하다만. 

 

당신이 교단에 서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수업을 한시간을 들었건 백시간을 들었건 해당 학생이 한때나마 당신의 학생이었다면 -- 당신은 그 학생에 대해서는 입을 닥치는 것이 옳다.  그것이 교단에 서는 자의 도리이다.  그 입좀 다물라. 당신이 가르치는 학생들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알라. 

 

당신이 조국 편 들 생각이 없듯이, 나 역시 조씨 편을 들 생각이 전혀 없다. 자기가 저지른 행동에 대해서는 각자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당신이 지금 교육자로서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지, 자신이 과연 대학 강단에 설 자격은 있는지, 막 저런  '아무도 묻지 않는 것까지' 떠들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또 다른  학생의 정보를 까발리고 다닐지 걱정되지 않는가? 스스로 걱정되지 않는가?  나는 가끔 내가 무섭더라. 그런 실수를 저지를까봐.  스스로 좀 부끄러운줄 알고 한 일년이라도 입닥치고 근신하는 자세라도 보여야 하는거 아닌가?  부끄럽지 않은가?  (나라면 챙피해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닐것 같은데,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는가?  일전에 진선생에 대해서 약간 변론을 하고 싶어졌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Posted by Lee Eun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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