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s2010. 7. 18. 19:33

 

http://www.corcoran.org/close/index.php

 

백안관 옆에 있는 Corcoran Gallery of Art 2층 전시장에서 7월 3일부터 9월 12일까지 생존하는 미국 현대화가 Chuck Close 의 특별전이 진행중이다.  여름기간 동안 토요일 무료 입장이라서 입장료를 절약하기 위하여 (그리고 토요일에는 내셔널 몰 지역의 도로변 주차도 무료라서 좋다) 토요일 오전에 다녀왔다.

 

워싱턴 시내의 미술관들은 대개 영구 소장 전시물에 대한 사진 촬영은 허용하고, 특별전은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 (다른 도시에서도 대부분 이와 같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전시품에 대한 사진 촬영은 못 해왔지만, Chuck Close 의 작업 내용이 어떠한지, 그 공정까지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영어로 art 은 예술이라고도 번역되지만, '기술'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사실 '기술'과 '예술'사이의 거리는 매우 멀면서도 그 차이를 분간하기 힘들정도로 중첩되어 있기도 하다. 이번 척 클로스의 작품전을 보면서 예술이란 천재성이나 창조성에만 의지할수는 없는, 기술과 세밀한 정성이 요구되는 작업이란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따금 미국의 대형 미술관에 가보면 만드시 어딘가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척 클로스의 작품들.

휙 훑어보고 지나갈지도 모르는 그 작품뒤의 제작 공정은,

땀과, 노력과, '노가다'가 요구되는 아주 힘든 과정이었다...

그런것을 알게 되니, 이 세상에 쉽게 얻는것이 별로 없으며

영광뒤에 --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어, 한편으로 기쁘기도 했다.

(노력해야 얻을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 아닌가...)

 

 

코코란 미술관 앞의 찬홍이(왼)와 지홍이 (오른). 

사진에서 오른편에 백악관이 있다.

저 오른쪽 뒤에 보이는 회색 건물이 백악관에 연결된 행정동, 아이젠하워 빌딩.

 

2층 전시장. 중앙에 입구의 척 클로스 작품이 보인다.

천창으로 자연 채광이 된다.

 

2층 전시장 중앙홀. 역시 멀리로 척 클로스의 작품이 보인다.

 

 

현관 앞에서 미술 작업을 하는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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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ee Eunmee
Books2010. 7. 17. 07:00

지팔군이 일하는 ESL센터의 보스님이 선물로 반즈앤노블 50달러 카드 두장을 줬다고 자랑을 하길래, 내가 '독수리'처럼 잽싸게 한장을 챘다. :-)   오늘은 금요일.  찬홍이와 타이슨 몰에 가서 세일하는거 기웃거리며 놀다가 반즈앤노블에 가서 그 카드로 여러가지를 질렀다.

 

1. Audio Book (unabridged) Globish  : 32달러 - 난 출퇴근 길이나 원거리 여행중에 오디오북 듣는것을 좋아한다. (영어공부가 잘 된다...비원어민인 나로서는 영어는 평생 공부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고.)

 

 

 

 

 

 

 

2. Andy Williams 히트곡 음악 시디 :13달러  (음악 씨디는 역시 아마존이 훨씬 싼것 같다.)

 

Moon River: The Very Best of Andy Williams

 

 

 

 

 

3. Just who will you be?  (염가로 판매하는 책 덕미속에 있길래. 5달러라서 정가의 1/3도 안되니까 싼맛에, 커피 한잔 값이라고 생각하고 딱 커피 먹을 시간만큼 읽기에 좋길래)

 

집에와서 검색해보니, 나름대로 잘 구입한 책 같다.  찬홍이가 지금 읽고 있는데, 저자가 하이스쿨 졸업식장에서 기념사를 한 내용이라고 하니 찬홍이에게도 딱 좋겠다.

 

Just Who Will You Be?: Big Question. Little Book. Answer Within. (ROUGHCUT)

 

 

 

 

4. The How of Happiness: 역시 정가의 1/3 로 육달러쯤에 팔길래, 내용을 들여다보니 행복감에 대한 매뉴얼처럼 꾸며져 있길래 대충 살펴보려고. (역시 싼맛에 산 책.)  아마존 평도 그리 나쁜편은 아니고.  저자도 아주 엉터리는 아닌것 같고.

 

 

The How of Happiness: A Scientific Approach to Getting the Life You Want

 

 

대략 이러한 것들을, 사가지고 (내돈 5달러쯤 추가했지만), 지팔이 덕분에 내가 세상을 다 얻은듯 유쾌하게 집으로 돌아와서...

 

오늘은 찬홍이 방을 싹 대청소를 해 주었다. 모든 '비본질적인' 것들을 쓰레기통으로 보내버리고 아주 말끔하게 치웠다.

 

그 여세를 몰아서, 여름 이불과 각종 러그들 (이사 한 후에 세탁을 안해서 시커매진 것들)을 욕조에 잡아 넣고 빨래를 했다. P국장이 '금지옥엽'으로 키운 내가 졸지에 '하녀' 모우드로 변신, 욕조에서 저벅저벅 빨래 구정물에 발을 담그고 저벅저벅. 아아아~ 

 

P국장이 집에 있을땐, 내가 돈 무서운줄 모르고 자잘한 돈을 써댔는데

일단 그가 곁에 없으니까 불안해서 내가 돈도 잘 안쓴다.

오직 쓰는 돈은 밥 지어 먹을 시장보기.

심지어 오늘 몰에 놀러나갈때도 '물'을 냉장고에서 한병 꺼내 가지고 나갔다. 목마르면 뭐 사먹는 대신에 그것 먹으려고.

물론 물도 보리차 끓여서 식혀서 작은 물병에 담았다가, 나갈때 갖고 나간다. (돈 아끼려고) ㅠ.ㅠ

 

 

어쨌거나, 오랫만에 시원한 몰에 가서 구경하고 상품권으로 책과 씨디도 사오니 기분이 좋다. 청소도 했고, 빨래도 했고. 이제 음악 틀어놓고 한가롭게 책이나 ~  랄랄~~

 

내일은 아이들을 끌고 코코란 미술관에 아침일찍 갈거다 (토요일 공짜니까). 일찍 나가서 내셔널 몰에 차를 세워놓고 공원에서 놀다가 열시에 미술관 열면 쌩 들어갔다가 두시간 보고 나와야 한다. 오후에 지팔이 태권도장에 가야 하니까.

 

일요일에는 찬홍이를 버지니아텍까지 데려다 주고 와야한다. 캠프에 가야 한다...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10. 6. 13. 13:12

 

 

 

 

 

 

 

 

 

 

 

 

Posted by Lee Eunmee
Museums2010. 6. 6. 01:48

공식 홈페이지: http://www.slam.org/

 

Saint Louis Art Museum 에 '마침내! 드디어!' 다녀왔다.  여기를 전부터 꼭 와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곳에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Bingham 의 대작들이 걸려 있기 때문에. 빙엄은 미주리주에서 활동한 미시시피 강변의 풍속화가이다.  '지역주의 화가'들에 대한 페이지들을 정리할때 미 중서부 지역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면서 정작 그 중심이라 할 미주리주를 내 발로 가보지 못한 것이 어쩐지 개운치가 않았었다.  이제 그 '부채감'을 털어낸 기분이다.

 

이번 출장의 목적인 '여름 집중 학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거의 4일간은 학생들이나 나나 '지옥 훈련'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가르치는 나로서는 큰 부담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공부하는 학생들이 거의 나흘 밤낮을 새 가면서 공부를 해야 했기 때문에 지도하는 나 역시 편안히 퍼 자고 그럴수가 없었다.  밤에 질문을 갖고 오는 학생도 있었고,  심지어 와인 파티도 수업의 연장같았다.  4일째가 되는 목요일에 종합시험을 치러 교실로 들어오는 학생들은 거의 파김치가 된 꼴 이었는데, 대부분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 밤을 꼬박 샌 형상이었다.  그렇게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금요일에는 필드트립을 나갔다.  세인트 루이스의 상징인 커다란 아치 (Gateway Arch)를 방문하여 그 아치의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미시시피 강이 가로질러 흐르는 일리노이주와 미주리주를 조망하고, 그리고 내 계획대로 세인트루이스 미술관에 도착했다.  필드트립이 교수의 삿적인 취향에 의해 결정된 감은 있지만, 학생들이 이 방문을 무척 좋아했다.

 

 

이제 내 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방향으로 뿔뿔이 흩어질것이다.  나는 이들을 모두 한자리에서 다시 만날일이 없을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인생이 참 덧없고, 흐르는 바람같다. 나는 미국 미술을 지속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고... (미술관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거울의 계단. 끝없이 반복되는 나, 나, 나, 나...)

 

 

 

 

 

2010년 6월 4일 방문.

 

 

Posted by Lee Eunmee
카테고리 없음2010. 5. 31. 09:01

5월 28일에는 한국으로 보내지는 짐을 챙기기 위해서 운송업체 직원들이 우리집에 와서 짐을 챙겼다.  문을 열고 작업하는 도중에 왕눈이가 없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왕눈이는 문만 열리면 달려 나가서 이웃의 조지아댁으로 뛰어 가므로, 안보이면 그 댁으로 가보면 되는것인데,  문제는 왕눈이가 조지아댁에 없었다는 것이다...

 

 

왕눈이와 평소에 동네 산책을 나가는 코스가 있는데, 그 곳을 모두 뒤지고, 동네를 다시 뒤져도 왕눈이가 보이지 않았다.  짐 싸러 온 사람들도 모두 자리를 뜨고, 왕눈이가 없어진지 세시간쯤 되는데 왕눈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평소에도 열린 문틈으로 몰래 나가면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금세 돌아오곤 했는데, 세시간씩 행방불명이 된 적이 없었다.)

 

 

기실 나는 요즘 이사를 하면서 왕눈이가 성가시다는 생각을 했었다. 일단 돌려받지도 못하는 '개 보증금'을  아파트 계약할때 수백달러를 낸것도 억울했고, 한달에 50달러씩 개 때문에 아파트 렌트비를 더 내는 것도 돈이 아까웠고, '아 누가 달라고 하면 주고 싶구나' 이런 생각이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내일 이사 나가려고 오늘 이삿짐 일부를 내보니는데 개가 없어지다니... 개가 제발로 나가준건가? ... 왕눈이를 찾아서 동네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왕눈이가 우리곁을 떠날때가 되어서 스스로 나간것인가,

이제 다시는 왕눈이를 못보는건가. 

왕눈이는 지금 어디 개장에 갖혀 있는건가?

아침에 왕눈이를 쓰다듬어준 것이 마지막이었나?

왜 암말도 안하고 나가버린건가.

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암말도 없이 사라져버리는가?

왜 모든 사랑하는 것들은 종적을 감춰버리는 것으로 끝장을 내는가?

...

 

뭐 온갖 '삶'의 비애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이엇다.

 

그날은 남편도 근무를 안하고 이삿짐 챙기는 것을 돌보고 있었도, 큰 아이도 집에서 집안일을 거들고 있었는데,  모두들 왕눈이를 찾아 헤메다가 '얼빠진' 얼굴로 돌아왔다.  어-디-에-도 왕눈이가 없는것이다.

 

나는 그냥 기운이 빠져서 일하다 말고 침대에 죽은듯이 쓰러져 있고

남편은 기운을 차리겠다며 부엌에서 점심밥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통신장비 반납할것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 (오늘 반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남편이 '점심 먹고 나가라'고 부엌에서 외쳤을때

나는 울화를 터뜨리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왕눈이가 집을 나갔는데 밥이 넘어가???"

나는 울면서 집을 나섰다. 그냥 한심해서. 눈앞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개 한마리가 없어진게 한심해서.

 

한시간쯤 후에 집에 와보니, 큰 아이도 아픈 사람처럼 침대에 누워있고

남편이 집안에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사라진걸까? 왜 모두 사라지는가?

불안증이 생겨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딨어?"

"왕눈이 찾으러 나왔지..."

"어딘데?"

"기다려봐, 여기가 어디냐하면..."

전화를 툭 끊은 남편이 1분쯤 후에 내게 전화를 걸었다.

 

"왕눈이 찾았어!"

 

 

남편은 내가 울면서 나간후에 왕눈이를 찾으러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일주일전에 왕눈이가 갔었던 동네 동물병원에 가봤다고 한다. 혹시 동물병원에 가면 잃어버린 개들이 어디로 보내지는지 알수 있을것 같아서.  그래서 왕눈이가 다니는 동물병원에 가서 "세시간전에 라사 압사 흰 개 한마리를 잃어버렸는데...어디가서 찾으면..." 하고 우물거리고 말을 꺼내니, 접수대의 직원이 "세시간전에 라사 압사 개 한마리를 누가 데리고 왔는데..." 하면서 개장에서 왕눈이를 데리고 나오더란다.

 

누군가 길에 돌아다니는 왕눈이를 데려다가 '잃어버린개'라고 동물병원에 맡기고 갔다는 것이다.  마침 그 병원이 왕눈이가 다니는 병원이었다. 그래서 병원에 왕눈이 관련 기록도 있고,  '아빠'를 보자마자 미친듯이 반기는 개가 모든것을 증명하므로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왕눈이를 받아 올수 있었다고 한다.

 

왕눈이가 생환할때

우리들은 모두 마당에 나가서 왕눈이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앉아있었다.

평소에는 왕눈이가 귀가하는 가족들을 '열광적'으로 반기는 세리모니를 해주었지만

이번만은 온가족이 마당가에서서 환영식을 해주는 것으로 왕눈이를 반겼다.

 

우리들은 모두 왕눈이가 세시간동안 사라졌던 그 시간동안 우리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 말도 못하고, 늙은 개가 이제 어디론가에 가서, 어쩐지 죽음을 당할거라고 상상하니 살맛이 나지 않았노라고 모두들 얼빠진 표정으로 술회했다. 

 

심지어는 동네에서 개를 끌고 한가롭게 산책하는 사람들이 한없이 부럽게 느껴졌으며

나의 경우에는 어떤 '분노'같은것도 희미하게나마 경험을 했었다.

어떤거냐하면

내가 왕눈이를 찾아 돌아다니고 있을때, 조지아댁의 두마리 털복숭이 개가 산책을 나왔는데

내가 '왕눈이를 잃어버렸다'고 하니까 조지아댁이 '오늘 우리집에 안왔는데....내가 보면 알려줄게...'하고 아주 태평하게 말했었다. 나는 개 잃어버린것이 너무나 서러웠다. 그리고 두마리 개를 끌고 가는 조지아댁이 너무너무 부러웠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 '엽기 블랙 코메디'를 쓰고 있었다.  왕눈이를 영원히 잃어버리면, 가만 안있겠어... 온동네 개들을 모두...잡아다 가둬버리겠어....  이유없는 복수심.... (물론 이런 생각은 왕눈이를 찾은 후에,  우리가 느꼈던 슬픔을 회상하며 깔깔대며 만들어낸 복수혈전 같은 것이다.)

 

물론 내가 왕눈이를 영영 잃어버렸다고 해도, 동네 개들에게 보복을 할 리는 없다. 하지만 상상은 가능하다. 사랑하는 개를 잃어버린 어떤 '정신이상한 여자'가  그 보복으로 매일 한마리씩 개를 잡아다 처치해버리고, 매일 매일 동네 개 한마리가 실종되는데, 사람들은 영문을 모르고...으스스...  사람들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슬픔이나 분노는 그대로 적개심으로 이어지면서 싸이코패스 짓을 저지르게 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왕눈이를 다시 찾았다. 그래서 왕눈이를 찾아온 '왕눈아빠'는 온가족의 영웅이 되었다.  우리는 왕눈이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자각하게 되었다. 왕눈이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수 없을정도로 어둡고, 슬프고, 기운빠지는 세상이 될 것이다. 왕눈이는 우리의 가족이었던 것이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