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Walking2010. 9. 6. 23:06

2009년 9월6일 월요일 노동절 휴일, 쾌청.

 

여름 운동복을 입고 나가니 오슬오슬 할 정도로 날씨가 쌀쌀 쾌청했다.

이런날 몸을 움직이면, 더운 것이 아니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

걷거나 달리기에 가장 이상적인 날씨.

 

오전 일곱시, 운하의 물이 강으로 합쳐지기 위해 내려가는 수문쪽 계곡.

이곳을 지날때면 항상 '폭포' 소리가 난다.

그리고 아침이면 볼 수 있는 '연기'같은 물안개.

흐린날 이곳을 지날때 이런 연기같은 안개를 보면

어릴적 본 '전설의고향' 귀신나오는 숲속이 연상되면서, 으시시해지기도 한다.

 

폭포 소리 이후에 추가되는,  지나가는 비행기소리.

 

 

 

 

 

 

 

Feltcher's Cove 앞에서도 찍어봤다.  집 아래 저만치 포토맥 강이 흐르는데, 카메라에는 강이 선명하게 잡히지 않는다. 내 '눈'이 내 카메라보다 더 멀리, 넓게 본다. 가을 풀벌레 소리가 잡혔다.

 

아, 그러니까 이 곳은 Capital Crescent Trail (워싱턴과 메릴랜드를 잇는 왕복 22마일 트레일, 검은 아스팔트길)과  저~기 오하이오까지 이어지는 수로 흙길인 체사피크 오하이오트레일이 갈라지는 곳이다. 워싱턴디씨부터 이 지점까지는 아스팔트 (아래)와 수로변 흙길(위)이 포토맥강과 수로 사이로 나란히 뻗어있지만, 지금 이 지점부터 서로 갈라진다.

 

나는 조지타운 나갈때, 위의 수로변 흙길로 걸어갔다가, 돌아올때는 아래의 강변 아스팔트길을 취한다. 두 길 모두 아름다워서 어느것 한가지를 포기할수 없으므로...

 

 

 

 

 

 

 

그리고, 잠자리.

길에 있길래, 밟힐까봐 풀숲으로 옮겨 놓아 주었다. 날개를 다친듯.

하지만 내가 건드리니까 살아서 버둥댔다.

지금쯤, 가을 햇살 아래서 고요히 죽음을 맞이하고 있을것이다.

날개의 무늬가 매우 특별한 잠자리였다.

중앙에 검정색 작은 '날개'가 또 달린것처럼 보인다.

자세히 보니 그냥 날개에 얼룩무늬가 있는거였다.

 

 

 

위장무늬같다. 얼핏보면, 검정얼룩때문에 껍질이 딱딱한 딱정벌레처럼 보일것이다.

 

잘가라 잠자리.

네가 눈을 감기 전, 너의 그 수백개나 되는 눈에 비친 이 파란 하늘이, 초록 풀숲이 아름다웠기를 빈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