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2. 2. 10. 17:53

 

위 사진속의 도구들과 물건들이 내일 퇴소를 앞두고 있는 7일간의 자가격리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일간 2리터들이 생수를 10병 마셨고, 내일 정오에 나갈때까지 합산하면 12병 정도가 될 것이다.  델타 항공 기내용 작은 물병 두개도 있고, 커다란 야쿠르트 세병도 있다. (포장은 재활용을 위하여 모두 제거한 상태이다).  물은 내가 매일 마시는 티백 (루이보스티, 페퍼민트, 민들레뿌리차 등)을 두개정도 넣어서 '냉침'으로 밤에 서늘한 창가에 두어서 우려내어 매일 마셨다.  앞으로도 집에 가서도 차를 따로 끓여 마실게 아니라 이렇게 2리터 물병에 넣어서 그냥 마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햅반은 16개를 먹었고, 떠먹는 요구르트 (불가리스)는 총 25개를 먹었다. (사진에는 23개가 포개져있는데, 나머지 두개는 화장실에서 비누그릇으로 사용되고 있다).  내일 나가기 전에 요거트 5개 남은것 다 먹을 생각이다. 총 30개를 먹고 나가게 된다. 그중에 10개는 남편, 20개는 내가 먹은것이 될 것이다. 

 

 

북어국 작은 포장 3개 (부부가 북어국 한개를 나눠먹으면 된다. 간이 짠 편이라서 물을 많이 붓고 한개를 둘이 먹었다).  컵쌀국수 5개. 

 

* 창가 오른쪽에 엎어놓은 두개의 코렐 그릇은 미국집에서 스텐 숫가락과 함께 가져온 것. 

스텐 숫가락 두개와 나무젓가락 (와리바시)는 미국 집에서 나올때 그냥 아무거나 두개 집어 온 것이고, 나머지 1회용 플라스틱은 델타항공에서 밥먹고 내가 챙겨 온것. 저 플라스틱 칼로 사과를 썰어 먹기까지 했다. 

 

햅반이나 요거트 용기는 다채롭게 사용되었다. 접시도 되었고 물컵도 되었고 필요에 따라서 갖다 쓰면 되었고, 사용후에는 깨끗이 씻어서 말렸다. 커다란 국수 그릇도 방울토마토를 씻을때는 바구니처럼 사용되었다. 일회용품이지만 사실 이것들은 거의 영구적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것들이다.  (우리는 '로빈슨크루소 놀이'를 한다며 이 도구들을 소중히 다뤘고 사랑하였다.) 

 

우리가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한번 쓰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매일 정성껏 씻어서 햇볕에 말려서 사용하니 일주일이 지나도 여전히 튼튼하다. 우리는 너무 많은 물자를 버리고 산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조개탕 재료를 주문하여 끓여 먹은적도 있다. 조개 껍데기도 깨끗이 씻어서 햇볕에 바짝 말렸다.  구운계란도 주문하여 먹고 있는데, 역시 계란 껍데기도 씻어서 바짝 말린다.  이것들은 학교에 내가 관리하는 나의 작은 정원의 화분들을 위해서 따로 모아 놓은 것이다. 비료가 되어 줄 것이다. 

 

아래는 일주일간 발생한 쓰레기이다. 뭐든지 냄새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무조건 깨끗이 씻어서 말렸다. 레토르트 국봉지도 씻어서 말렸다. 그러므로 쓰레기이지만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내일 나가기 전에 쓰레기를 꼭꼭 눌러 담으면 노란 이마트 봉지에 다 들어갈 것이다. 

 

 

 

 

외부에서 가족이나 누군가의 도움 없이 그냥 필요한 것을 온라인 주문하여 공급받으며 자력으로 부부가 자가격리를 하는 경험을 통하여, 최소한으로 살아가는 방법, 그리고 물자를 아끼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하여 소소한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쓰레기를 줄이려면 얼마든지 줄일수 있다는 것을 체험을 통하여 깨닫게 되었다. 내가 얼마나 막 살아왔는지도. 

 

물론 집으로 돌아가면 여태까지의 습관대로 막 살게 되겠지만, 지난 일주일간의 체험을 통한 깨달음이 먼지 만큼이라도 내 삶에 반영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Posted by Lee Eunm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