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1. 12. 25. 10:23

 

Fail Forward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존 맥스웰). 이 책은 1년전 리더십 코칭 전문가인 동료교수가 소개해서 잠시 훑어봤던 책이다.  동료교수와 나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을 함께 짜서  매주 토요일, 5주간 진행한 적이 있는데 - 동료 '타샤'의 주제가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으라는 것이었고, 저자인 존 맥스웰의 리더십 프로그램을 한국 학생들에게 그대로 적용하였다. 나역시 청소년이나 성인, 공무원, 교사 리더십 특강을 진행하곤 하는데 내 주제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관한 것이다.  내  주제와 타샤의 주제를 조화롭게 녹이기위하여 당시 이 책을 대충 훑었었는데 - 방학을 맞이하여 아무것도 하기 싫은 요즈음 빈둥빈둥 누워서 읽기에 안성맞춤인 책이었다.  (미국 집에 도착하여 열흘쯤 되었고, 그 동안 킨들에 쌓여있던 책들을 하나 하나 읽는다.  할일은 하기 싫고...)

 

이 책을 읽는 도중 - 내 마음에 다가오는 내용이 있었다.  메모를 해 두었으니 킨들을 뒤지면 나오겠지만, 기억에 의거하여 적어보자면:

  1.  인생은 어차피 공정하지 않다.  공평하거나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수긍하라/받아들여라.
  2.  내가 있어서/내 덕분에/나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이 덕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남이 나를 이용하도록 내버려 두라. 어쨌거나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누군가에게 덕이 되고 이로운 존재가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3.  리더의 말을 따르라. (냉소적이거나 반대하는 것은 득이 안된다.) 

 

위의 내용들이 내 마음에 다가온 이유는 - 내가 위의 문제들로 골치를 앓고 있거나, 그러한 것들이 내 삶을 피곤하게 만들었기 때문일것이다.  내게 누군가의 이러한 조언이 필요한 싯점이었으리라. 

 

그렇다. 나는 이 세상이 공정하거나 공평하거나 정의롭지 않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하자. 그것때문에 괴로워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 그러한 상황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도록 노력하자. 그것이 곧 내가 느끼는 불공정에 대한 해법이기도 하다. 

 

 

그렇다. 누군가 내곁에 다가올때 대개는 내 도움이 필요해서다. 때로는 누군가가 나를 이용해 먹거나, 지나치게 의지하거나, 그래서 나를 피곤하게 만든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것들에 대하여 화를 내지 말기로 하자. 내가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아직 나는 누군가에게 '이득'이 될수 있다는 뜻이니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내가 송장이 아니며 쓸모가 있다는 것이니.  화를 내지 말기로 하자. 그리고 나의 시체를 그들이 더 뜯어먹도록 내버려두자. 

 

 

그렇다. 순종하자. 내 주변에서 나를 이끄는 리더들을 위하여 내가 조력자가 되어주자. 비평하기보다는 칭찬해주고, 도와주고, 그리고 웃어주자. 생각해보니 '순종'은 내가 '나에게'하는 것이다. 어떤 형태의 순종이건 그것은 본질적으로 '나'를 향한 것이다.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고나서 넷플릭스를 틀었는데, 마침 화면에 한국영화 '아라한'이 뜨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도 식힐겸 그 '아라한'이라는 영화를 무심코 열었는데 -- 영화가 의외로 재미있었다.  '마루치'가 수련을 받는데 '안성기' 사부의 가르침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상대를 이기려고 하지 말고 - 내가 상대를 돕도록 하라 (상대에게 이득이 되게 하라) -- 나의 모든것을 다 주라 - 그러면 너는 모든 것 (기)와 함께 하게 된다." 

 

---> 뭐 대충 이런 가르침이었는데 그것을 보면서 - 저것은 예수님에 관한 것이구나, 저것은 내가 읽었던 책에 나온 그 가르침이구나...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고, 다 잃은 사람이 다 갖게 되는것이고.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다시 먼지가 뒤덮이겠지만, 어쨌거나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내 주변 상황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화가 났는 것들에 대하여 내가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고 그것들이 먼지와 같이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2022년에 내가 수업외에 별도로 외부 초청으로 진행하게 될 특별 프로그램 중에서 이 책을 응용한 새로운 세션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2022년의 특강들은 뭔가 더 신선하고 재미있게 하고 싶다. 

 

 

Posted by Lee Eunmee